우리는 함께 자란다 - 선생님이 아이에게 배우는 사랑
최희숙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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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여섯살 다문화 아동을 가르쳐줄 수 있냐는 제안을 승낙했지만 유아교육지식도 전무한데다 그 아이는 사고뭉치라고 한다.

성인을 상대로만 가르쳤는데 초등학생, 중학생도 아닌 유치원생을 상대로 가르쳐야 한다.

과연 저자는 아이를 잘 가르칠 수 있을까?


저자, 최희숙은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몽골과 베트남에서 현지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대학교 한국어교육센터 등에서 일했다. 현재는 베트남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나는 내 속의 무언가가 무너져 가는 것을 느꼈고, 그 무언가는 눈물이 되어 밖으로 쉴 새 없이 나왔다. 그제야 깨달았다.

'아, 나 정말 한국어 교사로서 행복했구나. 나 이거 엄청 좋아했구나.'



Ⅰ 만남


실업 급여 신청 후, 같이 지냈던 토끼 교사가 저자에게 물었다.

"선생님, 찾아가는 한국어 교육 인력풀 강사 한번 신청해 보세요."

성인만 가르쳤던 그녀였기에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전무했고 무엇보다 다문화 아이들을 가르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경력 단절의 위기까지 닥치자 결국은 지원하게 되었고 유치원생을 맡게 된다.

6세 반 아이지만 만 4세인 아이, 진수!

바로 그녀가 가르칠 아이였다.

부모님 모두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진수는 한국어를 거의 다 이해하고 말할 줄 아는데, 다만 한국인 아이보다 능력은 떨어져 발음이 이상하거나 가끔은 말을 못 알아들을 정도라고 한다.

덧붙여, 아이가 반말을 하며 단체 놀이에도 참여하지 않고 정리도 잘 안 하질 않아 힘들다고 한다.

그나마 일대일로 교육받을 때는 괜찮아 개인 선생님을 붙여주려는 것이었다.

저자는 앞서 강사를 신청해보라는 토끼 교사에게 곧장 연락해 조언을 구했다.

드디어 진수와 첫 만남의 시간이 왔다.

오동통한 몸에 눈에 띄는 체격을 가진 진수는 정말 첫마디부터 반말로 시작했다.

"지금은 선생님하고 진수만 같이 있을 거야. 선생님이 진수 선생님이야."

"너가 누군데?"



Ⅱ 수업


"우와! 이거 봐! 꽃이야!"

"'이거 보세요. 꽃이에요.'라고 해야지."

"이거 보세요! 꽃이에요! 어? 개미다. 저거 봐 봐! 개미 가고 있다!"

"'저것 보세요.' 그러게. 꽃이 너무 예쁘다! 개미도 있네? 다른 것도 있나?"


"차가 많아. 우와~ 차 많아. 어? 저거 봐! 차가 인사하고 있어!"

"어? 그러네! 차가 서로 인사하고 있네? 진수야, 어쩜 그렇게 멋진 생각을 했어? 진수 너무 멋있게 말한다!"


당연한 것을 보고 신기해하는 진수는 알고보면 참 순수한 아이였지만 그렇다고 수업이 마냥 순탄하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마냥 떼를 부리기도 하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진수에게 어떤 수업이 좋을지 찾고 또 찾았다.



Ⅲ 성장


진수는 친구들과 달리 언어능력이 떨어지니 자연스레 거리감도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가정에서 한글을 떼기에, 저자는 다이소에서 산 한글 색칠 놀이 책을 시작으로 진수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던 사건도 있었고 저자 또한 스스로 자질에 대해 생각해볼 때도 있었지만 어느 날 진수는 저자를 "엄마"라 부르며 엄마같다고 표현하게 된다.


진수를 가르치기 전에는 내가 과연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아이와 나의 만남에는 돈이라는 대가가 있는데, 대가가 있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진수와 만난 지 2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진수를 정말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의 진수는 반말을 존댓말로 고쳤고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으며 지금도 열심히 배우는 중이라고 한다.



어른이 되어도 '어린시절 나의 모습, 즉, 어린 아이'를 마음에 품고 산다.

어린 시절에 크게 상처받았던 일들은 트라우마가 되어 성인이 되어도 이내 발목을 붙잡기도 한다.


저자는 '진수'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는 곧 저자의 '어린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과도 같았다.

그녀는 진수를 만나고서부터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의욕'이었다. 매일매일 아이에게 어떻게 수업하고 어떻게 대화할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그에 관해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저자는 말한다. 진수를 만나고선 삶의 태도가 180도 변했다고!

진수뿐만 아니라 저자도 같이 성장했다는 말이 꼭 맞았다.



물론 같은 내용은 아니나 이전에 봤던 【The Kindergarten Teacher 나의 작은 시인에게】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오늘, 너의 시를 훔쳐도 될까?"

극중 주인공 리사는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마음 한 켠,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을 가지고 있었다.

시를 통해 욕망을 충족하려 한 그녀의 눈에 학생 지미가 들어온다.

지미가 시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음을 깨닫고선 지미의 시를 훔쳐 수업에서 자신의 것마냥 발표하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리사의 올바르지 못한 집착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해피엔딩이 아닌 결말인데다 많은 여운을 주는 영화였었는데 같은 맥락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이 영화가 문득 떠올랐다. (제자를 향했던 선생님의 행보가 달라서 그랬던 건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이어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오은영 박사님의 육아법과 아이에 대한 해결책을 보면 항상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아이들은 왜 문제를 일으키나요?'라는 물음에 오은영 박사님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살아있기 때문이에요!"

부모 또한 완벽하지 않고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아이가 문제있는 행동 혹은 말은 한다할지라도 오롯이 아이에게 원인이 있는 것만은 아니다.

저자 또한 진수의 문제되는 말과 행동을 고쳐주기 위해 진심으로 아이의 눈높이를 맞추며 대화하려고 했었는데, 그런 점이 책에서 매우 인상깊었다.

(아이가 물론 한국 국적이 아닌 다문화 아이라는 점이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국적을 떠나 아이의 행동들은 어디를, 어떻게 향할지 모르니 '아이를 위한 교육'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 같다.

지금 부모이거나, 부모가 될 예정이거나 혹은 훗날 부모가 될 사람이라면.

그래서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하나보다. 예컨대 이 책 또한 그 중 하나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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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0 19: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영화 봤습니다 마지막 꼬마 ㅎ 반전!

하나의책장 2021-10-19 22:33   좋아요 2 | URL
앗! scott님도 보셨군요ㅎ
scott님은 책뿐만 아니라 영화도 두루두루 잘 보실 것 같아요^^

붕붕툐툐 2021-10-10 20: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왕~ 제가 흥미로워하는 류의 책이에요~ 영화도 꼭 보고 싶네영~ 저도 오은영 박사님 솔루션 좋아해요~ 부모란 존재는 참 믾이 배워야 하는 거 같아요!

하나의책장 2021-10-19 22:34   좋아요 2 | URL
자주 보진 못하지만 <금쪽이> 프로그램에서 오은영 박사님 솔루션으로 아이가 달라진 모습을 보면 정말 감탄밖에 안 나와요.
항상 박사님이 강조하길, 처음부터 아이가 잘못하진 않다고 하는데 그럴 때면 부모란 존재는 늘 노력해야만 하는 존재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방구석 빵지순례 인 도쿄 - 아무데도 못 가는 당신을 위한
아사히신문출판 지음, 이승원 옮김 / BOOKERS(북커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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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자리잡은 친구덕분에 일본에서 두세 달 머물기 위해 준비하다가 코로나가 터졌다.
결국 친구 또한 올해 다시 한국에 왔고 몇 년 후가 되었던 코로나가 다시 잠잠해지면 다시 일본으로 넘어갈 예정이기에 그 때 나 또한 반 년 정도 머물기로 했다.
그 때, 꼭 책을 참고삼아 빵지순례를 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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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10-07 08: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ㅎ 제목만으로 고소한 빵냄새가 설레게 하네요!ㅎ 꼭 행복한 빵지순례 이루시길 바래요!ㅎ 즐건 하루되십시요!

하나의책장 2021-10-19 22:40   좋아요 1 | URL
종식은 먼 얘기여도 잠잠해지기만을 바라고 있어요.
잠잠해지면 갈 수 있겠죠ㅎ 꼭 빵지순례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날씨가 오늘, 내일 다르다고 하던데 오늘밤은 바람이 참 찬 것 같아요.
감기 걸리지 않게,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엘리's 테이블 - 엘리와 헨케의 사랑 가득 스웨디시 키친 레시피 엘리's 테이블
엘리.헨케 지음 / 알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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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특히 유럽지역에서 펼쳐지는 레시피와 관련된 책들이 꽤 많다. 그 중 대부분이 책표지부터 내용까지 아기자기함을 담고 있는데 이 책 또한 단박에 내 눈을 사로잡았다.
북유럽 레시피가 가득 담겨있다고 하는데 표지부터 예쁨과 귀여움이 한껏 담겨 있어 보는 내내 웃음짓게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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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파이어족 시나리오
바호(이형욱)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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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순자산 20억원이라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성과에 자연스레 책을 펼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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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쓰는 용기 - 정여울의 글쓰기 수업
정여울 지음, 이내 그림 / 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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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정말 우연히 보게 되었다.

평소 정여울 작가님의 책이 출간되면 꼭 챙겨보기에 이런 행운이 있나 싶었다.

언택트 사인회라니!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일 수밖에 없는 요즘 시기에 딱 적절한 듯 싶었다.

주문 시, 각인옵션에 입력한 이름으로 사인하여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책 소개 | 글쓰기에 필요한 것

글을 쓴다는 건 벌거벗은 자기 자신을 마주한다는 것.

낯설고 알 수 없는 존재가 될 수 있는 용기, 상처를 고백할 용기가 글쓰기에 필요합니다.




책 소개 | Q&A와 에피소드, 글쓰기 수업까지

평범한 사람이 스무 권의 책을 내고 50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까지, 수많은 질문과 그에 대한 명쾌한 대답.

내일은 더 나은 자신이 될 것이란 믿음으로 매일 쓰며 배우고 느낀 솔직한 감정과, 한 장 한 장 써 내려간 원고가 비로소 한 권의 책을 만들기까지 생각한 것들.


나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과 끝가지 쓰는 용기만 있다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얘기하는 정여울 작가의 글 쓰는 방법을 담았습니다.



책 소개 | 온전한 자신을 마주하기

글을 쓰는 동안에는 온전히 나 자신에게 푹 빠져보세요.

잘될 거라는 생각, 잘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 그 모두를 떨쳐내세요.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 남들이 내 글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도 멀리 던져버려요.

지금 여러분이 쓰는 바로 그 이야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글입니다.



책 소개 | 경험은 이야기의 씨앗

아무리 사소한 경험도 언젠가는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이야기의 씨앗입니다.

내 관심의 안테나가 닿는 곳곳에 이야기의 씨앗을 뿌려놓고, 그 이야기가 언젠가 아름드리나무로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책 소개 | '끝까지 쓰는 용기' 일러스트 스티커

메이커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끝가지 쓰는 용기' 일러스트 스티커입니다.

글쓰기와 어울리는 귀여운 일러스트 2종류로 구성했죠.




책 소개 | 정여울

가장 사랑하는 것은 글쓰기, 가장 어려워하는 것도 글쓰기, 그러나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것도 글쓰기인 행복한 글쟁이.

자칭 '치유 불능성 유리 멘탈', '상처 입은 치유자' 또는 '문송해도 괜찮아.' 국문과 대학원을 거쳐 작가가 되는 길을 모두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남들이 뭐라든 오직 그 길로만 걸어가며 희열을 느끼는 경주마.

매일 상처 받지만, 상처야말로 최고의 스승임을 믿습니다.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KBS 제1라디오 <백은하의 영화관, 정여울의 도서관>, 네이버 오디오 클립 <월간 정여울>을 진행하죠.

지은 책으로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등 20권과 그 중 제 3회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한 산문집 《마음의 서재》가 있습니다.





몇 권 주문하면서, 내가 가질 책은 '하나'로 할까 '하나의책장'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후자를 택했다.

'하나'는 나중에 직접 작가님과 만날 기회가 생기면 그 때 받고 싶다.


코로나때문에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졌구나 싶다.

직접 대면은 어려우니 화면을 통해 라이브로 소통하고 심지어 사인회도 언택트로 이루어지니 말이다.


엄마 생일선물로 가방을 사다드리긴 했지만, 매년 이맘때쯤이면 항상 가을옷을 사드리니 생일선물의 연장선으로 옷 몇 벌을 사드렸다.

주말에는 외출하는 게 손꼽힐 정도로 거의 나가질 않는데 빨리 사고 빨리 오자는 마인드로 주말에 잠시 외출을 결정했다.

그 때 느꼈다. 아, 코로나 이전과는 정말 다르구나!

굳이 뭘 사려고 하면 일부러 평일에 움직이고 주말에는 거의 집에만 있어서 잘 몰랐는데 분명한 건 이전과는 달리 손님이 많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뭐, 그 시간대가 점심 시간이 겹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람도 많지 않았고 무엇보다 자주 가는 매장에 손님이 두 팀밖에 없었으니깐.

마스크 잘 쓰고 각별히 조심한다면 안 걸린다고들 하지만 집-직장밖에 몰랐던, 정말 조심했던 가까운 지인들의 코로나 소식이 조금씩 들릴 때면, 괜스레 긴장하게 된다.

이전처럼 자유롭게 문화 생활도 즐기고 친구들도, 지인들도 종종 만나 웃고 떠들며 맛있는 것 먹을 때가 그립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마음껏 그림을 눈에 담은 후, 밀크티를 먹을까 아인슈페너를 먹을까 고민하던 그 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손에 들고선 목적지 없이 산책하던 그 때, 예쁜 카페에서, 예쁜 디저트를 시켜놓곤 소소한 담소 나누던 그 때 …….

나열할 수 있는 소소한 일상들이 너무 늦지 않게 우리에게 찾아왔으면 좋겠다.

아, 제주도도 얼른 가고 싶다 ꔷ̑◡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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