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존중하지 않는 동물들에 관하여 - 어느 수의사가 기록한 85일간의 도살장 일기
리나 구스타브손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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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외식, 회식 메뉴의 단골 메뉴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돼지고기'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돼지갈비에 소맥 한 잔 하다보면 금세 불판 위에 있는 고기가 사라지기 일쑤다.

이렇듯 돼지고기를 '먹는다는 것'에만 초점을 두지 그들이 어떻게 불판 위에 오르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진 않는다.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도축 장면을 다루는 에피소드가 있었었다.

한 친구가 그것을 보고선 꽤나 충격을 먹어 소고기에 한동안 입을 안 댔었다고 한다.

볼 기회는 있었지만 용기가 나질 않아 나는 도저히 볼 수가 없었는데, 막상 책을 보고나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불편하지만 알아야 할 진실에 직면할 때가 되었는가?


저자, 리나 구스타브손은 동물의 더 나은 삶을 바라는 마음으로 수의학을 공부했다.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주로 개와 고양이를 치료하다가, 표현하지 못할 고통을 견뎌내지만 아무도 싸워주지 않는 동물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웨덴 국립식품청 수의직 공무원에 지원하여 2017년부터 도축장에서 일을 시작했고, 그 경험을 기록한 85일 동안의 일기를 책으로 엮었다.

2020년 스웨덴 올해의 수의사 상 최종 결선 4인에 들었다.





효율만을 추구하고 감정은 남김없이 도려내는 곳에서도 선의를 가슴에 품은 용맹한 사람들이 있다.

하루에도 수천 개의 생명이 순식간에 소멸하는 곳, 동물들의 비명과 비릿한 피 냄새가 가득한 현장에서 저자는, 하나뿐인 목숨을 빼앗기는 존재의 증인으로 세상에 나선다.

그리고 어쩌면, 언젠가, 찾아올지 모르는 변화의 심지에 작은 불을 밝힌다.


Ⅰ 국립식품청에서의 첫 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넓은 터에 위치한 회색 함석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곳, 약간 큼큼한 냄새 빼면 여기서 무엇을 생산하는지 아무도 모르는 곳.

국립식품청, 이곳이 바로 저자인 리나가 일할 곳이었다.

(국립식품청은 스웨덴에서 식품의 안전관리를 감독하는 관청이다. 우리나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를 담당한다.)

리나에게 업무 안내를 해주는 안데르스 또한 수의사였다.

주로 하는 일은 돼지 검사였다. 돼지가 실려 올 때 한 번, 돼지가 죽은 후 작업장에서 또 한 번 검사를 마쳐야만 도축이 시작된다.

이어 범상치않은 말이 이어진다.

"하차할 때 보는 게 제일 좋아요. 제 발로 못 걷는 놈들은 죽여야 해요."

수송 트럭에서 내린 돼지들이 도축되기 전 잠시 머무는 장소를 계류장이라 하는데, 계류장 직원들이 제 발로 못 걷는 돼지들을 죽인다는 의미였다.

도축장을 지나 계류장으로 가는 길, 동물들부터 소리, 냄새까지 모든 것을 한번에 느낄 수 있었다.

몰이통로로 들어서니 고약한 암모니아 냄새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너무 세세하게 그려진 도축 장면이 머릿속에 그대로 그려져 제대로 읽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문득 쓰다가 지우는 게 낫겠다 싶었다. 고로, 이 부분은 생략하겠다.)


3개월 남짓 남은 크리스마스까지 저자가 도축해야 할 돼지는 18만 두이다.

그리곤 오늘 본 돼지들을 찬찬히 생각해본다.


기침하는 돼지들

꼬리가 뜯겨 나간 돼지들

절룩이는 돼지들

관절에 점액낭염이 생긴 돼지들

폐렴에 걸린 돼지들

자상을 입은 돼지 한 마리

찰과상을 입은 돼지들

종기가 난 돼지들

암에 걸린 돼지 한 마리

깡마른 암퇘지 한 마리



Ⅱ 도축장의 현실 그리고 깨달음


왜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에 저자는 답했다.

"동물보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 바람은 늘 있었어요. 그러다 몇 년 전에 유용동물을 실질적으로 도와주고 싶다고 생각했죠."

5년 6개월간의 수의학 공부를 마치는 순간 예전처럼 순진하다 생각하지 않았는데 사실 여기서 일하고서부턴 드는 생각이 있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빠른 속도와 어마어마한 물량, 거대한 시스템 앞에 선 저자 본인이 참 순진하게 보였다는 것이다.


매일 오후, 실려 오는 돼지들은 그곳에서 하루를 보내게 된다.

세 삽 분량의 짚을 갈아주고 먹이를 주는데, 먹이를 만든 제조사가 말하길 성장을 촉진하고 살이 잘 찌도록 도와주는 사료라고 했다.

문득 저자는 그런 생각을 했다.

마지말 날이니만큼 살을 찌우기보다는 배부르게 먹여야 옳지 않을까?

또한, 열일곱 마리의 돼지가 고작 세 삽 분량의 사료를 나눠먹는다는 것은 입에 풀칠하는 정도의 양이었다.

도축장 동물보호 문제에 관심이 많은 동료 사라에게 이러한 의문에 대해 물었다.

사라의 답변은 이랬다. "제가 보기엔 그냥 형식상 주는 것 같거든요."

법에도 나와있듯이, 적정한 양을 주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 기준은 법을 기초로 삼아 도축장 자체에서 정하는 것이기에 딱히 이의제기할 수도 없었다.

도축장은 지역 담당 관청이 사업장의 각 공정을 조사하는 시간에 대해 조사비를 지급해야 하는데 수의사는 사업장 대표와 함께 계류장으로 가서 여러 항목을 검사하게 된다.

보고서는 짧고 표준서식에 따라 대부분 비슷한 점검 결과를 담고 있었다.

그렇다. 저자는 이의제기가 전혀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고 동시에 조사에 참여할 자격 조차 없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된다.


10일차 오후, 도축 예정인 돼지 700두를 퇴근 시간까지 처리해야 했다.

계류장에서 기사 한 사람이 돼지들을 심하게 매질하자 참다못한 저자가 한마디를 했다.

그리고 매주 금요일마다 하는 회의에서 팀장에게 용기내어 몇몇 기사들과 계류장 직원들의 돼지 모는 방식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제기하게 된다.

사실 타박받을 줄 알았지만 팀장은 오히려 저자인 리나를 두둔해주었다.

"신참이니까 그걸 활용해요.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면 더 힘들어질 거예요. 리나는 신참이니까 허용되지 않은 방식의 몰이채 사용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금지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말을 안 듣거든 돼지가 매질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육질이 떨어지고, 등에 구타 흔적이 남으면 회사가 대량의 고기를 폐기할 수밖에 없다고 하세요. 그게 제일 잘 먹혀요."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도축 장면을 다루는 에피소드가 있었었다.

한 친구가 그것을 보고선 꽤나 충격을 먹어 소고기에 한동안 입을 안 댔었는데 나 또한 볼 기회는 있었지만 용기가 나질 않아 나는 도저히 볼 수가 없었다.

여과없이 그려진 글이 동물애호가들에겐 꽤나 힘들게 읽힐 수도 있겠으나, 불편하지만 알아야 할 진실에 직면하는 것 또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돼지가 생각보다 영리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사람과도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에 대해 알고 있는가?

한 기사에 따르면 돼지와 인간의 심장이 흡사해 인간의 심장을 돼지의 것으로 대체하는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누가 소로 태어나고 누가 돼지로 태어나고 싶었겠는가?

그러라고 태어난 동물은 없다!


모든 생태계는 먹이사슬 구조로 이어져 있으며 순리대로 흐르게 놔두는 것 또한 생태계 구조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 또한 돼지, 소와 같은 가축을 안 먹고 살 순 없다. 하지만 인도적 도축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순 있지 않을까?

이런 문제에 대한 정답은 없다. 무엇보다 이러한 문제는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돼지, 소를 도축하지 맙시다!'라는 의견은 아니지만, 책을 읽고나니 그들이 마지막 숨 끊는 그 순간까지 배려는 필요하다는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책에도 나오지만 돼지들의 마지막 날, 열일곱 마리의 돼지에게 주어진 마지막 만찬은 고작 세 삽 분량의 사료가 다였다. 입에 풀칠하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아바타」를 볼 때, 주인공 제이크가 네이티리에게 사냥을 배우는 장면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는데 아마 지금의 상황과 견주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저자가 끝에 내민 것은 결국 '사직서'였는데, 책을 읽어보는 우리 또한 참 긴 여정의 순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종착지인 도살장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느낀 것은 인도적인 사육과 도축에 대해서도 진심어리게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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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11-07 2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못읽겠어요
아기 돼지의 얼굴 봐 버리고 말았네요

하나의책장 2021-11-08 20:33   좋아요 1 | URL
사진 미스인 것 같아요; 하핫ㅠ
기사 사진을 넣자니 마음 아파서 기왕 올리는 거 예쁜 사진으로 올린건데
저도 막상 딱 업로드하고나니 마음이ㅠㅠ ... ☞☜
 
정신과 의사를 만났습니다 - 하버드 의대 정신의학과 레지던트 성장기
애덤 스턴 지음, 박귀옥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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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인간의 정신은 불안정한 자신을 바로잡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느라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정신과 의사는 이런 사람들의 감춰진 부분을 밝히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수련하면서 혼자만 따로 노는 기분이 들었다는 저자는 자신이 지향하고 있는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마치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저자는 미국 최고의 레지던트 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인지한 채 지구로 돌아와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

4년 동안 동료, 교수님들과 함께 어떤 과정을 거치며 성장해 나갔는지를 보면 아마 그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책에서는 어떤 에피소드들을 들려줄까?


저자, 애덤 스턴은 현재 하버드 의대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 센터(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의 정신과 의사로,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 보스턴 글로브, 뉴잉글랜드 의학저널, 미국의학협회 저널 등 다양한 매체에서 정신과 전문의로서 경험한 글을 쓰고 있다. 현재 보스턴 인근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Ⅰ 1년 차


하버드 메디컬 캠퍼스의 정신의학고 보호병동.

환자의 병실에 들어선 순간 아드레날린이 분출되었지만 애써 감추며 환자에게 다가갔다.

세 명의 경비원이 저자를 둘러싸고 있었고 환자는 180cm 높이의 서랍장 위에서 찬찬히 바라보았다.

"내려오세요. 저희는 당신을 도와드리러 왔어요."

"당신 에이전트지? 악마들의 CIA 에이전트!"

"제발 내려오셔야 합니……."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환자는 경비원 둘에게 제압당했고 간호사는 그의 엉덩이에 진정제를 주사했다.


오랫동안 의사라는 꿈을 마음에 품었던 저자는 그 꿈을 이루게 되었고 의대생 시절 실습을 통해 정신의학과가 가장 잘 맞는 분야임을 깨닫게 된다.

모든 환자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 본질을 이해하고 파헤치면 분명 이상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버드 의대에 오기 위해 보스턴으로 온 저자는 뉴욕의 주립대학교 중에서도 북부 주 의과대학교 출신이었다.

의사인 가족들 사이에서 자란 아버지는 심장병 전문의였고 그 영향으로 형은 브루클린에 있는 남부 주 의과대학에, 저자는 뉴욕주립대학교의 북부 주 의과대학에 합격하게 된 것이었다.

아무튼 시러큐스라는 소도시에서는 최고의 학교라고 하지만 보스턴에서는 아는 이들이 거의 없었다.

의대생들이 레지던트 과정을 어디에서 이수할지 결정하는 프로그램인 '매치'가 있는데, 혹시 오류가 나 자신이 보스턴에 있게 된 건 아닌지 가끔 의문을 품기도 한 그였다.

하버드의 명망은 물론이고 저자도 나름 공부를 한 수재라고 생각했지만 그곳에 있는 이들은 수재 중에서도 수재였으니깐.

선배 레지던트 레베카가 동기들을 소개시켜 주면서 안면을 트기 시작했는데 그 때 누군가의 질문이 날아들어왔다.

"애덤은 어디에서 왔어?"

"아, 뉴욕 주립 북부 주 의과대학입니다. 시러큐스에 있어요."

그 순간 침묵이 흘러 어떻게 선발되었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방어를 하니 레베카가 입을 열었다.

"이곳은 꼭 필요한 사람만 선발해. 그 점을 항상 명심하도록 해. 어떤 이유에서든지 오류가 생겨서 네가 여기에 있는 게 아니야. 너는 이제 이곳에 속한 사람이야."


일주일간의 오레엔테이션 캠프로 레지던트 과정을 시작되었다.

레지던트 훈련과장인 캐롤 레딩 교수님이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수련생들에게 말했다.


"첫째, 여러분은 이제 여기 소속입니다. 그 점을 명심하세요. 우리는 여러분을 원해서 선택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 레지던트 선발 프로그램에 포함되지도 않았겠죠. 둘째, 아직 스스로 정신과 의사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을 겁니다. 괜찮습니다. 원래 그럴 수 있어요. 그러니까 여기에 배우러 오게 된 것 아니겠어요?"

"셋째, 내가 여러분을 방으로 불러 복장을 더 단정히 하라고 지적하는 상황을 만들지 마세요. 제가 싫어하는 일입니다."

"내가 적절성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게 만들지 마세요. 여러분들은 성인입니다. 명심하세요. …… 여러분은 레지던트 프로그램 역사상 가장 높은 점수로 선택된 사람들입니다. 그만큼 전설적인 인물들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환영하는 말을 전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레지던트 생활이 계속되었고 어느 날은 저자 또한 자신이 만났던 입원 환자들과 비슷해져 간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식사를 거르게 되고 희망도 없고 소외된 기분이 드는 등 우울증과 불안증의 초기 증상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속해 있는 집단이나 공간에 놓이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물들어버린 본인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주의환기이다.

세 번의 소개팅을 하게 된 저자는 레이첼에게 시시콜콜 보고하게 된다.

레이첼, 처음 저자가 그녀를 봤을 때, 당황 그 자체였다.

앞서 말했던 공식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할 때 뒤늦게 동기 한 명이 합류하게 되었는데, 그 인물이 바로 레이첼이었다.

"안녕. 만나서 반가워."

"레이첼이야."

반갑게 먼저 인사했지만 심드렁한 그녀의 표정이 무안을 주기까지 했었으니깐.

레이첼은 "다 별로야, 그런데 앞으로 더 최악일걸."이라고 답하는 것에도 불구하고 그런 레이첼에게 세 번의 소개팅에 대해 시시콜콜 보고하는 저자였다.


이런 저런 일들이 많이 펼쳐지는, 모든 것이 새로운 1년차의 레지던트 과정이었다.

덧붙여, 레이첼과의 관계를 진전시키고 싶은 저자의 마음도 함께.

그렇게 2년차로 향하고 있었다.




Ⅱ 2년 차


저자는 1년 차의 마지막을 멕시코 여행으로 마무리 지은 덕분에 동기들과의 유대감은 끈끈해졌으며 2년차가 되기 전에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했음을 느꼈다고 한다.


2년 차 때도 1년 차 때와 마찬가지로 환자들과의 여러 에피소드가 생기며 개인적으로는 제시와 공식적으로 헤어지게 되고 대부분의 시간을 레이첼과 함께 보내게 된다.

어느 날, 둘은 함께 와인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레이첼의 허락이 떨어지자 몸을 기울였고 저자는 그녀에게 말했다.

"너하고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고 맹세할게."

물론 첫 만남부터 얼빠진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진지하게 고백해 거절당할 경우에는 그 수치심을 감당하지도 못할 것 같아 저자가 한 말은 그녀뿐만이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내뱉는 말인 셈이었다.


아동심리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레이첼은 항상 가고 싶은 지역으로 따뜻한 지역을 언급했다.

그 말은 레이첼이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임의를 택한다면 하버드 롱우드에서 그녀와 지내는 것이 마지막이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이 현실이었다.


2년차 과정이 끝날 무렵, 저자와 레이첼은 함께 하는 시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품어둔 채 매일 같이 밤을 보냈다.

미란다와 에린에게는 레이첼과의 사이를 털어놓고 싶어 저자는 레이첼에게 물었지만 레이첼의 답은 단호했다.

"아직은 아니야. 우리가 잘 지내다가 결혼하게 되면 그때 말하자."

헛헛한 마음을 부둥켜안고 있던 그 때, 미란다가 저자에게 다가와 레이첼과의 사이를 물었다.

지하철에서 함께 내리는 모습을 봤다는 것이다.


레이첼 미란다는 너를 되게 이상한 애로 생각하고 있어. 얼마 전 너랑 나눈 해괴한 대화 대문이래. 이상한 사람처럼 굴지 마.

나 그래, 내가 왜 사람들한테 말하길 두려워하는지 이제 알겠지. 곧 소문날 거야. 잠깐, 확인할 게 있는데 미란다가 '애덤이 이상해졌어'라고 말했고, 너는 '애덤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나도 몰라'라는 식으로 말했다는 거지?

레이첼 미란다가 너한테 나랑 사귀고 있는지 물어봤다던데. 그런데 네가 모호하게 대답하면서 나중에 나한테 물어보라고 했다며?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 대답했어. 네가 온라인에서 만난 여자들에 대해서 언급한 적은 있다고 둘러댔어.

나 너무하잖아.


과연 저자와 레이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렇게 3년차로 향하고 있었다.




의학이라는 소재가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는 것은 아마 미드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이 책을 보고선 「Grey's Anatomy」와 「Chicago Med」가 번뜩 떠올랐다.

환자들과의 에피소드를 볼 때는 「Chicago Med」가, 저자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볼 때는 「Grey's Anatomy」가 떠올랐다.

저자가 미국인이라서 그런건지 「Chicago Med」의 에피소드와 흡사했으며 극 중 주인공들을 통해 정신건강의학과의 고충을 간접적으로나마 이미 보았기에 책 읽는 내내 익숙함같은 것을 느꼈다. (물론, 한국과 미국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잭 니콜슨이 출연한 「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본 적이 있는가?

사실 내게는 충격의 연속이었던 영화였던지라 한 번 보고선 더 보지는 않았지만 영화 내용의 일부분은 아직도 기억 속에서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자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 내용에서는 생략했지만 그 때의 전기충격요법이 지금도 쓰인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정신과 병동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감이 잡히질 않아 잘 모르겠지만) 책 속에서 보는 환자들과의 에피소드는 미드 「Grey's Anatomy」, 「Chicago Med」와 흡사해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래도 전기경련요법인 ECT는 익숙치 않다;


소설 읽듯이, 단숨에 읽었던지라 문득 서평을 작성하고 있던 내가 줄거리를 몽땅 털어놓는 것 같아 2년차 때는 굵직굵직한 사건들만 언급했었다.

레이첼과의 관계 진전이 있기에 저자는 제시라는 인물과도 관계가 있었는데 내게는 조금 답답함을 주었던지라 내용에서는 생략했다.

사실 이들은 다 실존인물인데 레베카, 에린, 미란다, 레이첼 등 저자의 주변 인물에 대한 에피소들과 함께 읽다보면 문득 내가 미드를 보는 건지 소설을 읽고 있는 건지 순식간에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 아닐까.)

다 써내진 못했지만 애덤과 환자들의 에피소드, 동기들과의 에피소드 그리고 레이첼과의 에피소드는 결국 주변에서 펼쳐질 법한 소소한 인생 이야기이기에 재미있게 빠져들었으면 좋겠다.

사실 애덤과 레이첼의 관계도 주목할 만하다.

뭔가 나아갈 것 같은데 자꾸 미적지근하고, 시원하게 가는 것 같다가도 답답해 미치겠고.

그 둘의 관계를 보면서 「Grey's Anatomy」와 「Chicago Med」의 커플들이 절로 생각나 '이것이 현실인가, 미드인가' 라는 물음을 몇 번이나 던지기도 했다.

(그 둘의 관계는 꼭 책에서 확인해보기를 바란다.)


책을 펼칠 때면, 저자 소개를 시작으로 목차와 프롤로그를 꼭 챙겨보고 내용으로 들어간다.

사실 그 때까지만 해도 이러이러한 느낌을 서평으로 녹이면 되겠구나 했는데 막상 본문을 읽고나니 무겁게 흘러가지를 않아 생각했던 것과 달리 조금은 다르게 흘러간 것 같다.

에세이인데 소설같은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과에 관심 있는 혹은 직업으로 삼고 싶은 이들뿐만 아니라 메디컬을 소재로 하는 미드나 글을 좋아한다면 추천해주고 싶다.

문득 다 읽고 나면 '미드를 보는 것인지, 아니, 내가 현실이 아닌 소설을 읽고 있는 것인지'라는 나의 물음에 왜 이렇게 생각했는지 알게 될 테니깐.

덧붙여, 4년 동안 저자가 동료, 교수님들과 함께 어떤 과정을 거치며 성장해 나갔는지를 보면 개인의 성장은 물론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해서도 또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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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내 집 마련 가계부
김유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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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쓰고 남기는 것을 좋아해 당연히 가계부까지 쓰는 습관이 있는데 2019년부터 내 집 마련 가계부를 접하게 되면서 이제는 다이어리 사듯이 자연스레 보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는 내년 아파트 부동산 대전망 및 [인생 설계 계획표]도 구성되어 있다고 하니 꽤 알차게 구성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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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뭐라고 - 언젠가 한 획을 그을 한국영화 스태프 32명과의 대화
안소희.주화 지음 / 퇴근후작당모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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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양한 경력차의 영화 스태프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스태프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 영화의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그들의 고충 또한 들어볼 수 있어서 굉장히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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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의욕을 찾습니다 - N년차 독립 디자이너의 고군분투 생존기
김파카 지음 / 샘터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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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지금 좀 망한 것 같고, 다시 시작하고 싶고, 처음 결과물이 쪽팔려서 숨기고 싶고, 모두 없던 일로 하고 싶을 때도, 그럼에도 꿋꿋이 계속하는 이유는 그래야 길게 봤을 때 이 엉망진창의 결과물이 별거 아닌 게 아닐 것 같아서다.


하고 싶은 일로 먹고 산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준비가 필요하다.

혹 안정되지 않다면 분명 불안 또한 감수해야 한다.

그 현실에 뛰어는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도, 불안 덕분에 무사히 도망칩니다!


저자, 김파카(김유은)는 서울에서 태어났고,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시작해 5년간 일했고, 그 이후 회사 밖에서 독립을 꿈꾸며 주체적으로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이후 6년간 작은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하며, 재주껏 먹고살기 위한 일들을 하나씩 수집하고 있다.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글 쓰는 사람, 얕은 재주를 가르치는 사람으로 먹고사는 중이다. 앞으로 또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림으로 먹고사는 일에 가장 긴 시간을 쏟고 싶다. 지은 책으로는 『내 방의 작은 식물은 언제나 나보다 큽니다』가 있다.





Ⅰ 이럴 생각은 없었는데 독립


상대를 쪼아가면서 성과를 얻는 것. 배려와 상식을 바탕으로 일하는 건 불가능한가? 갑과 을이 아닌 협업의 관계에서 일하고 싶다.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는 일. 돈이 된다고 다 하는 건 싫다.

일로 꽉 채운 하루. 일만 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는 일하기 싫다'는 저자의 기준이었다.

그리곤 문득 '일'에만 몰두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어떻게 (일하면서) 살고 싶은지 그 기준을 다시 정립하기 시작했다.


일 이외에 내 삶을 이어가게 하는 것을 찾을 것.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말되, 내 가치관이 뭔지 꾸준히 생각할 것. 그러나 내 가치관만 추구하다가는 굶어 죽을 수 있으니 고집은 적당히 부릴 것.

조직을 벗어나 내 힘으로 다른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것.


퇴사하자마자 한 달여 동안 여행한 저자는 여행의 모든 것을 기록하려 했다고 한다.

일과 생존투쟁에 제약받지 않는 자신의 삶을 뒤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묵고 있는 호텔이 너무 마음에 든다. 이유는 단순하다. 비싸서 그런 것 같다. 무리했나.

카드 잔액을 조회해본다. 쓸쓸한 숫자들을 헤아리고 있자니 온갖 잡생각이 날아든다.

슬슬 여행이 끝나가는가 보다.

2015년 12월 4일 금요일



사소하고 별거 아닌 것에도 즐거워할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아는 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잘 모르는 저자의 기억에는 지나가는 사람이 절로 미소 지을 만큼 열심히 자기 집 창문을 꾸미는 사람들, 자신의 행색에 개의치 않고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이 유독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한 말을 보면 최소한 즐겁고 좋은 기분으로 살고 싶어서 이런 결정을 한 게 아닐까 싶다.



Ⅱ 하고 싶은 일로 먹고살기


로마노 과르디니가 말했다. "정말로 뛰어난 재능, 탁월한 업적이란 얼마나 드문지, 대단한 사건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얼마나 희귀하게 일어나는지…. 이제 무엇이라도 실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이 무엇인지를 발견합니다. 그것은 끈기, 참을 줄 아는 힘입니다."라고.


처음 택한 직업을 포기하고 하고 싶은 일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것을 3년차쯤 깨달았다는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붙들고 있기보다는 일단 시작해보고 계속하고 싶은지 지켜보기로 했었다.

잘하는지 못하는지, 돈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2순위이고 일단은 꾸준히 하는 힘을 기르는 것을 1순위로 둔 것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대학을 마치고 전공과 비슷하게 혹은 무작정 넣은 이력서의 흐름에 따라 우리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다.

평생 업으로 삼을 만한 일을 20대에 선택한다는 것은 과연 가능한 것일까.


20대 때, 택한 직업을 평생 업으로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때로는 부러울 때가 있다.

그 중 대학을 마치고 전공의 흐름에 따라 가는 이들이 대부분인데, 물론 그 선택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결국은 평생을 업으로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껏 내게는 몇 번의 선택지가 주어졌었다.

인생은 물론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그 때의 선택의 상황들은 나의 인생을 뒤집을 수도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 때, 다른 선택을 했었으면 뭐라도 달라졌을까?

그러나 다른 선택을 한다해도 행복하고 즐거움이 가득했을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그렇게 저자는 그림으로 먹고 살기를 택한다.

무모하다부터 응원한다는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하고 싶은 일로 먹고 산다는 것 말이다.

내가 저자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던 건, 부모님을 통해서 그리고 가까운 지인을 통해서 그 과정과 결과를 이미 봤기 때문이다.



Ⅲ 아직 유명하진 않지만, 소신껏 길을 걷는 법


프리랜서는 다른 말로 '불안한 직업'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정한 수입으로 먹고 사는 직업이 아니기에 밑바닥을 찍을 수도 있는 게 바로 프리랜서다.

저자 또한 남편과의 대화에서 현실을 마주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닌 것 같았다.

"내가 키다리 아저씨는 못돼도, 키 작은 아저씨가 되어줄게."

그래도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분명 끌어올려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할 것이다.


1단계. 모닝페이지를 쓴다. 바닥에서 일어날 힘을 얻을 수 있다. 모닝페이지는 매일 아침, 의식의 흐름대로 노트 세 장 정도의 분량을 적는 것이다. 두서없이 쓰는 것이 핵심이다. 일기도 아니고, 작품도 아니고, 그냥 눈 뜨자마자 머릿속에 생각나는 대로 쓰는 낙서 같은 것. 앞뒤 문맥 상관없이 그저 손을 움직여서 쓰면 된다.

2단계. 무언가 해보기로 했다면 일단 망치는 연습부터 해보자. 바닥을 딛고 일어날 힘이 생겼다면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딱 한 걸음만 떼보는 거다. 에너지가 조금 생겼다고 달릴 생각부터 하지 말자. 뭘 더 잘하려고도 하지 말고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지도 말고, 바닥에서 일어서서 딱 한 걸음부터 떼야 한다. 자기 역량의 기대치를 확 낮추고, 적극적으로 망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인생은 롤러코스터다.

평탄한 것이 없다. 그저 굴곡이 있다면 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저자는 앞서 소개한 두 단계를 실천하며 열심히 망쳐보겠다는 생각으로 일단 '시작'한다고 했다. 엉망진창이라도 계속 쌓이다보면 분명 실력도 늘고 자신감도 회복될 테니깐.

저자의 경험이 녹여 첫 작품이 망한 것 같은 작가들을 위한 조언과 좋은 피드백과 나쁜 피드백을 구분하는 방법 등을 담고 있으니 꼭 책에서 확인해보기를 바란다.





이렇게 개성넘치는 캐릭터를 그리는 작가님이 있었다니!

소소하지만 무겁진 않은, 그래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인생 이야기라 가볍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본인에게 '좋은' 직업을 찾는 것은 굉장히 무겁고 어려운 일이다.

며칠 전, 새내기 공무원이 직장상사의 갑질 등으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너도 나도 매달리는 것이 공무원 시험이고 발버둥치며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했을텐데, 참 안타까웠다.

나만 잘 맞는다고 해서 그 직업을 평생의 업으로 삼지는 못한다. 여러 조건 또한 잘 들어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사표를 내고 나왔다면 한결 편했을까?

많은 직장인들이 직무가 안 맞아서, 업무량이 너무 많아서, 야근이 잦아서, 직장상사의 갑질이 심해서 등의 이유로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다닌다.

나 또한 직장 다닐 때 그랬다. 야근은 그렇다쳐도 상사가 푸시하는 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었다. 그래서 마음 속에 항상 사직서를 품고 다녔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고 참으며 다녔다.

물론, 하고 싶은 일로 먹고 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용기가 부족했던 건지 혹은 현실이 무서웠던 건지 선뜻 마음의 사직서를 종이로 옮기지는 못했었다.

그러다 문득 어떤 계기로 마음 속에 품던 사직서를 종이로 써내었다.

그 때 확실하게 마음 먹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 살아야겠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이야기가 더 와닿았던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친한 지인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서.


앞서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만 했던 상황들이 있었다고 말했었다.

당시 조금만 더 고민했으면 이 선택이 아닌 저 선택을 했었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고민할 시간이 부족했다.

인생의 중요한 계획은 우리가 예상치 못할 때 닥쳐오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강조하는 말이 참 좋았다. 나 또한 마음 속에 항상 품고 사는 말인데, 바로 "작아도 좋으니, 일단 시작해서 꾸준히 하자!"이다.

직업과 관련되었던 아니던 뭔가를 해보기로 했다면 무조건 꾸준히 해보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아무리 완벽주의자라도 처음은 서투른 법이다. 엉망진창이어도 일단 해보는 것이다.

쌓고 쌓인다는 것은, 결국 원석을 다듬고 다듬어 보석으로 만든다는 것이니깐.

저자와 같은 직종을 꿈꾸거나 준비하는 이들에게 더 나아가 자신만의 일을 하고자 하는 프리랜서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해주고픈 책이다.


인생이 계획대로 되는 건 없지만, 나의 작업 루틴을 만들어두면 최소한 마감 약속을 어길 일은 없다. 비즈니스 파트너에 대한 예의만 지키면 내 생활도 지킬 수 있다. 내 작업 방식에 있어서만큼은 누구의 조언도 필요 없다.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만큼 나만의 방식으로 조정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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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02 19: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해봅니다.ㅋ 계획대로 안되는 인생 그래도 무계획보다는 계획이 좋겠죠? ^^

하나의책장 2021-11-19 10:28   좋아요 0 | URL
하고픈 일 하면서 사는 게 정말 ‘행복‘이더라고요.
제가 아는 지인은 과감하게 직장 그만두고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했었는데, 여러 상황도 잘 들어맞아 지금까지 행복하게 일하고 있어요ㅎ
그 친구가 전에 그런 말을 했었어요, 행복하게 일하면서 살면 힘들어도 행복하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고.
행복하고 만족해하는 친구 표정을 보면서 그 때 몸소 느꼈었어요.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를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