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답은 내 안에 있다 - 길 잃은 사람들을 위한 인생 인문학
김이섭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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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인생의 물음표가 나를 짓누를 때, 필요한 것은 바로 깨달음이다. 즉, 인생의 답은 내 안에 있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인문학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 여정을 도울 책이 바로 『인생의 답은 내 안에 있다』이다.


저자, 김이섭은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과 독일 하이델베 르크대학교에서 수학했다. 그리고 독일 자르브뤽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 다. 아산사회복지장학재단과 독일 하인리히뵐장학재단의 장학생으로 공부했고, 한 국연구재단의 박사후과정을 마쳤다. 오랫동안 연세대학교와 명지대학교에서 문학 과 문화를 강의했다.





Ⅰ 인간의 두 얼굴


어쩌면 누구나 두 얼굴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이 보여 주고 싶은 얼굴을 진짜 얼굴이라고 믿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인간은 인정받고 싶어 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타고 난다.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에 따르면 인류는 두 가지 동기로 인해 발전해 왔다고 말한다.

하나는 풍요로운 삶을 지향하는 '물질적 동기', 다른 하나는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인정 동기'이다.

인정 욕구는 대등 욕구에서 시작하는 동기로, 여기서 대등 욕구란 남과 대등하기를 바라는 욕구이다.

이 욕구가 추월되면 우월 욕구로 바뀌는데, 이 과정에서 타인과의 관계가 수평적인 관계에서 수직적인 관계로 바뀌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욕구의 종류를 살펴볼 때, 인정 욕구는 우월 욕구가 아닌 대등 욕구여야 한다.

내가 존엄한 만큼 타인도 존엄하듯이 내가 인정받으려면 남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어쩌면 선이나 악, 모두 평범한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때로는 더 '위대한 선'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더 '위험한 악'이 되는 건 아닐까.



Ⅱ 우리 삶을 꿰뚫는 다섯 가지 틀


저자는 우리 삶을 꿰뚫는 다섯 가지 틀로 프레임, 확증 편향, 콤플렉스, 메커니즘, 패러다임을 꼽았다.


어떻게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프레임은 '빨간 코끼리의 법칙'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절대로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면 상대방의 머릿속에는 코끼리라는 생각을 쉽게 떨쳐버릴 수가 없어진다. 코끼리에 대한 프레임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틀을 프레임이라고 하는데, 어떤 틀을 가지고 상황을 이해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것이 바로 프레임의 법칙이다.


같은 내용도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같은 의도 또한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어떠한 틀을 가지고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달리 보이기 마련이다. 틀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맹신이 이에 속한다. 사이비 종교를 보면 신도들은 교주의 말이 절대적이라 믿고 신뢰하는데, 이 때 신도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 확증 편향이다.


편향은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이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당연히 중심을 잃게 되고 바르게 설 수가 없다. 내가 바르게 서지 못하는데 세상이 바르게 보일 리 없다.


콤플렉스 없는 사람이 있을까? 다수의 사람들 누구나 이런저런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콤플렉스는 무의식 속에 억압적으로 잠재된 관념으로, 심리적 복합체 혹은 심리적 구조물이라고도 한다.

콤플렉스는 크게 우월 콤플렉스, 열등 콤플렉스로 나눌 수 있는데, 일반적인 콤플렉스는 열등의식이나 열등감과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우월 콤플렉스는 자신의 열패감을 감추기 위해 자기기만인 경우가 많아 우월 콤플렉스를 열등 콤플렉스의 또 다른 이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콤플렉스는 삶의 에너지원이 되기도 한다.

누구라도 콤플렉스에 사로잡히면 인생의 패배자가 될 수 있지만 이를 극복하면 인생의 승리자가 될 수 있다.


서로의 인생이 다른데 하나의 정답을 찾는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인생은 주어진 답을 찾는 게 아니라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인생에는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답이 존재할 뿐이다.


메커니즘은 사물의 작용 원리나 구조를 의미하는데, 정신분석학 관점에서는 무의식적인 방어기제를 의미하기도 한다.

생태계에서 먹이를 매개로 한 연결된 관계를 먹이사슬이라 부른다. 즉, 약육강식 세계에서는 정글의 법칙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잡아먹고 약한 자가 강한 자에게 잡아먹히는 메커니즘의 관계가 인생의 본질인 것이다.


생각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

패러다임은 한 시대의 인간 사고를 규정하고 지배하는 규범이며,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신념, 가치관의 총체이기도 하다.

한 노숙자가 팻말을 들고 구걸을 했지만 그 누구의 눈길도 받지 못했다. 팻말에는 이런 구절이 적혀 있었다.

[저는 눈이 멀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그러던 중, 어떤 한 여자가 팻말의 내용을 바꿔주었고 이내 사람들은 노숙자에게 동정을 베풀기 시작했다.

바뀐 팻말의 구절은 이랬다.

[아름다운 날이에요. 그런데 저는 볼 수가 없네요.]

즉, 이것이 인식의 전환이고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Ⅲ 삶에 던지는 아홉 가지 질문


▣ 질문하라, 그리고 또 질문하라

데카르트가 말했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다, "나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나는 질문한다."


인생에 대한 물음표가 느낌표가 될 때, 인생은 비로소 완성된다.


▣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건 무엇일까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가 마주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일입니다."


▣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걸까

'아시타비'라는 말을 아는가? 나는 옳고 다른 사람은 그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도 그를 수 있고 다른 사람도 그를 수 있으니 나에 대한 기준과 남에 대한 기준이 달라서는 안 된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시대정신이 요구된다. 그때는 맞았어도 지금은 틀릴 수도 있고, 그때는 틀렸어도 지금은 맞을 수도 있다.


▣ 무엇이 쓸모 있고 무엇이 쓸모없는 걸까

우리말에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라는 속담이 있다.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 존재하는 모든 건 쓸모가 있다. 단지 쓸모를 모르고 쓸 줄을 모르는 것뿐이다. 그러니 쓸모없음을 탓할 게 아니라 쓸모를 모르는 나 자신을 탓해야 하지 않을까.


▣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프랑스의 실존철학자 사르트르는 '우리가 선택한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라고 했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선택하며 살아간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고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


▣ 하나를 보고 열을 알 수 있을까

우리는 너무 쉽게 예단하고 속단한다. 그리고 너무 쉽게 단정 짓는다. 니체는 확신이 거짓말보다 더 위험한 진리의 적이라고 말했다. 니체에게 확신은 자유로운 사고를 구속하는 감옥이었다.


▣ 우리에게 필요한 땅은 얼마만큼일까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를 보면 인간의 욕심 그리고 욕심이 지나치면 화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게 인간이다. 태어날 때 그리고 죽을 때도 아무 것도 쥐지 못하고 죽는 것이 인간인데, 살아가는 과정에서 탐욕을 못 버리는 인간도 있다.

톨스토이가 말하길, 돈은 분뇨와도 같다고 했다. 한곳에 쌓아 두면 악취가 나지만 널리 뿌리면 땅을 비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 때, 농부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했던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 어떻게 키워야 하나

칭찬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킨다. 칭찬에는 무한한 긍정의 에너지가 담겨 있다. 어쩌면 칭찬으로 내리는 벌이 가장 무서운 벌인지도 모른다. 잠재적인 범죄자로 키울 것인가, 선량한 이웃으로 키울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분명해 보인다.


▣ 누구 말을 들어야 하나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되 자신의 주관을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치우치지 않고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균형 잡힌 시각과 철학이 필요한 이유다.


▣ 의도가 좋으면 결과도 좋을까

선한 의도는 그 자체로 선하다. 하지만 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구체적이고 타당한 방법론이 강구되고 온전하게 현실에 적용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한 결과를 맺기 위한 '선한 노력'이 기울여져야 한다.





요즘 뉴스를 보면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최근에 신변보호자 가족을 피살한 이석준을 비롯해 한 달 사이에 살인범 세 명의 신상이 공개되었다.

가뜩이나 코로나로 흉흉한데 흉악범죄는 날이 갈수록 증가한다.

어제 뉴스에서는 한 자영업자의 토로가 담겨있었다. 식당에서 먹고 도망치는, 이른바 먹튀 사건에 이어 카페에서 한 남녀가 세시간이나 단체석에 자리를 잡고 파마연습을 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들은 왜 이렇게까지 행동하는 것일까?

이렇게까지 행동하는 인간들을 보면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렇듯, 요새 인간성이 결여된 사람들이 많음을 느낀다.

(책 내용과는 크게 연관은 없지만) 이들은 과연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우리는 살면서 한 번 이상은 묻게 된다. 나의 인생은 과연 잘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인문학과 자기계발서를 꾸준히 읽다보면 결국 답은 정해져 있다.

인생의 답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인문학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본격적으로 인문학을 파헤친 시기가 대학생때였다.

고등학교때까지만 해도 죽어라 공부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대학생이 되고나서부턴 모든 것이 참 버거웠었다.

학업에, 알바에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보니 문득 인생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참 힘들었던 시기에 선생님과 우연히 통화를 하게 되었다.

"요새도 책 많이 읽고 있니?"

"네, 그럼요. 요새는 영미소설 위주로 읽고 있어요."

"음, 그럼 인문학 위주로 읽어보는 건 어때?"

그 때부터였다, 인문학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것이.

책이 다 거기서 거기일거란 생각은 버려라. 지쳐버릴 때마다 나를 다시금 깨워준 것은 바로 인문학이었으니깐.

그리고 그 때부터 나는 지치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고전적인 인문학보단) 인문 에세이를 꼭 선물한다.


인생의 물음표가 나를 짓누를 때, 필요한 것은 바로 깨달음이다.

고전적인 인문학은 마냥 멀게만 느껴진다면 『인생의 답은 내 안에 있다』와 같은 자기계발서를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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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16 15: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2021년 서재의 달인 추카 합니다
아프지 마세요 ㅠ.ㅠ

하나의책장 2021-12-25 00:13   좋아요 0 | URL
scott님도 3년 연속 서재의 달인이시죠!♥
저희 앞으로도 알라딘 서재에서 쭈-욱 보아요^^

쎄인트saint 2021-12-16 16: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21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하나의책장 2021-12-25 00:14   좋아요 0 | URL
쎄인트님,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1-12-16 17: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합니다.
행복한 연말과 좋은 하루 되세요.^^

하나의책장 2021-12-25 19:05   좋아요 1 | URL
항상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잔잔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셨나요?
굿밤되세요♥

thkang1001 2021-12-16 17: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 마니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하나의책장 2021-12-25 19:0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굿밤되세요♥

새파랑 2021-12-16 2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달인 선정 축하드려요~! 언제나 멋진 사진과 글 좋아요 ^^

하나의책장 2021-12-25 19:05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께 항상 감사드려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잔잔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셨나요? 굿밤되세요♥

러블리땡 2021-12-17 0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21년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항상 멋진 사진과 글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하나의책장 2021-12-25 19:0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도 내년에 잘 부탁드려요^^
굿밤되세요♥

thkang1001 2021-12-25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하나의책장 2022-01-07 00:43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올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도스토옙스키 컬렉션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 기념판) - 전11권 - 가난한 사람들 + 죄와 벌 + 백치 + 악령 +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석영중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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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민하다 셀프 생일선물로 결국 지르게 되었다. 기대 이상으로 소장 가치가 있을 뿐더러 한 권, 한 권 읽는 재미가 있다. 그나저나 무겁고 긴 이 세트를 어느 책장에 놔야할 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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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다, 월마다 기록하는 책탑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 | 정세랑, 김인영, 손수현, 이랑, 이소영, 이반지하, 하미나, 김소영, 니키 리, 김정연, 문보영, 김겨울, 임지은, 이연, 유진목, 오지은, 정희진, 김효은, 김혼비, 김일란


나이와 국적, 시대를 뛰어넘어 당신이 ‘언니’로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스무명의 여성 창작자들이 각자 자신의 ‘언니’에게 쓴 편지로 뉴스레터 형식으로 연재되던 것을 한데 모아 묶은 책이다.

(성별에 관계없이 읽어도 좋지만) 아무래도 독자가 여자라면 더 공감을 느낄 순 있겠다.

읽고 나면, 문득 이 중에서 더 좋았던 글들을 꼽게 될 것이다.




『끝까지 쓰는 용기』 | 정여울


「헤세로 가는 길」을 통해 알게 되었고 이후 그녀가 출간한 책은 거의 다 본 듯하다.

『끝까지 쓰는 용기』는 그녀의 첫 글쓰기 책으로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경험,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놓았다.

문학서, 인문서, 여행서를 넘나들며 글을 써왔던 작가이기에, 책을 읽고 나면 글쓰기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수 있다.

영감을 어디에서 찾는지, 그것이 말라버리진 않는지, 어떤 책이 도움 되는지,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글쓰기가 힘들지 않은지, 자료조사는 어떻게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기록한 것과도 같다.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SF하면 이제 자연스레 떠오르는 작가 몇 명이 있는데 그 중 한명이 바로 천선란 작가이다.

워낙 빠르게 발달된 시대이다보니, 앞으로 AI는 우리 일상에 생각한 것 이상으로 깊숙이 자리잡을 수 있다.

사실 그로 인해 문제점 또한 생기기 마련인데, 『천 개의 파랑』을 읽다보면 그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덧붙여, 이 소설은 특이하게도 로봇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부분도 있기에 로봇의 관점에서도 사람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영화 「아이로봇」을 보면 느낄 수 있듯이 마냥 로봇이 나쁘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읽기에 좋은 소설이라 추천하고 싶은 소설 중 하나이다.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 | 내털리 제너


좋아하는 작가들을 꼽으라 하면 그 중 한명은 단연 '제인 오스틴'이다.

그녀가 쓴 책들을 한 번을 넘어 두 번, 세 번 이상 읽었고 그 책을 토대로 한 영화, 드라마까지 다 섭렵했을 정도이니깐.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는 2차 세계 대전과 그 전후의 시기에 영국의 작은 시골 마을 초턴에 모인 8명의 남녀에 관한 이야기다.

출신은 제각각이지만 제인 오스틴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똑같다.

제인 오스틴의 흔적이 사라져가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생각 끝에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라는 협회를 만들게 된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공통점 없는 전혀 다른 이들이지만 제인 오스틴을 향한 오롯한 사랑으로 뭉쳐진 이들이었다.



『숨』 | 테드 창


"우리의 우주는 그저 나직한 쉿 소리를 흘리며 평형 상태에 빠져들 수도 있었다. 그것이 이토록 충만한 생명을 낳았다는 사실은 기적이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이후 쓰여진 작품을 모은 테드 창의 두번째 작품집이다.

(참고로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최고의 SF에 수여되는 모든 상을 석권했었다.)

작가의 글을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은 어떻게 떠올리게 된 걸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의 창작의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할 때도 있다.

새로운 기술이 인간 사회에 도래했을 때, 그것이 지닌 가능성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의 태도는 어떻게 변화하며, 그 결과 인간은 어디를 향해 나아가는가.

시간여행, 인공지능, 외계지성, 평행우주, 인간의 자유의지, 디지털적 기억, 인류의 미래 등이 소재가 되어 새롭고도 신선한 상상력을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요즘은 뉴스보기가 싫어진다, 누구 하나 마음에 드는 대선후보도 없고 연일 코로나 확진자 수와 범죄와 관련된 소식들만 도배된 듯하여.

그래도 모르는 것보단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예전같으면 인터넷뉴스는 물론 종이신문까지 빠짐없이 챙겨봤는데 지금은 보면 볼수록 스트레스라 인터넷 뉴스에 뜨는 헤드라인만 살짝 살짝 보게 된다.

투표도 물론 참여하겠지만 뽑아야 할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

코로나로 일일 확진자 수가 매일같이 천 단위로 나오고 있는데 누적 확진자 수로 따지면 이 정도면 한 집 건너 한 명이라도 걸린 게 아닐까 싶다.

몇 주 전, 동네에 구급차가 세 번인가, 네 번 정도 한밤중에 왔던데 방역복입은 모습으로 봐서는 코로나 환자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코로나가 없을 때는 매일같이 환기시키며 청소하는 게 끝이었는데 코로나가 있고서부턴 현관은 물론 마당, 대문까지 청소마치면 소독약을 뿌리는 게 일상이 되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깐;)


컨디션 또한 밑바닥이라 생각해보니 두 달 정도 밖을 안 나간 것 같다.

코로나 시작되고서부턴 프리랜서로 전향해 집에서 일을 하다보니 약속이 없으면 굳이 나가진 않는다.

더군다나 나는 백신도 아직 못 맞아서 지금부터는 '백신패스'가 있어야 자유롭게 돌아다닐텐데 '백신패스'도 없으니 이제는 나갈 일이 더더욱 없어졌다.

사실 그래서 고민하고 있다, 백신 맞기 위해.

부작용 감수하더라도 당장 맞을까도 했는데 오히려 가족이 말리고 있으니;

동생의 친한 친구오빠가 근래 백신을 맞았는데 몸이 좋질 않아서 병원에 결국 검사를 받았는데 갑자기 백혈구 수치가 올랐다고 한다.

건장하고 건강한 몸인데, 백혈구 수치가 올라 일단 지켜보자고 했단다. 수치가 조금 더 올라가면 급성백혈병 판정을 받을 수 있다고 해 다니던 회사도 휴직하고 집에서 쉬고 있다고 한다.

동생이 그 이야기를 친구한테 듣고선 더 반대하는 것 같다.

사실 내 여동생도 백신 1차, 2차 때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1차 때는 2주 이상을 직장도 못 나갈 정도로 얼마나 아팠는지;

생전 그렇게 아파본 적이 없었기에 혹시 몰라 2주 이상을 같은 방에서 잤었다. 잘못될까봐;

일단은 병원에서 상담해봤긴 했는데 한 달 정도 컨디션 잘 올리고 나서 결정하기로 했다.

'백신패스'없이는 살 수 없으니, 그리고 내년에는 돌아다녀야 할 일도 있는데 백신패스가 없으면 제약이 많으니 최대한 빨리 맞아야 할 것 같다.

일단 코로나가 잠잠해져야 하는데 어째서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건지, 참 답답할 따름이다.

오히려 많아야 세 자리수였는데 이제는 네 자리수가 당연해졌으니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최전선인 병원에서 의사, 간호사들은 몸을 던지며 일하며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고 코로나 검사하는 검시관부터 보건소 직원들마저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데 정작 탁상공론하고 있는 이들이 잘못된건지;

제발 하루빨리 코로나가 잠잠해지길 바랄 뿐이다.


1일 1포스팅을 꾸준히 하고 싶으나 몸이 따라주질 않아 자꾸 며칠간의 공백이 생긴다.

임시저장글에 쓴 글도 계속 포스팅해야 하는데;

내년에는 좀 더 쌩쌩해져야지 ꔷ̑◡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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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4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4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데니스 존슨 외 지음, 파리 리뷰 엮음, 이주혜 옮김 / 다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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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열다섯편의 단편소설, 단편소설의 정수이자 본보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작가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글솜씨가 순식간에 사로잡는다.

짤막하지만 이야기는 매우 깊은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책을 펼치는 순간 몰입도있게 빠져들 것이다.


저자, 데니스 존슨은 1949년 뮌헨에서 태어나 도쿄, 마닐라, 워싱턴 D.C.에서 자랐다. 아이오와주립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아이오와 작가 워크숍에서 멘토인 레이먼드 카버를 만났다. 스무 살이던 1969년 첫 시집 『물개 사이에 선 남자The Man Among the Seals』를 출간하며 데뷔했다. 1983년 첫 소설 『천사Angel』를 발표해 평단의 찬사를 받은 존슨은 1992년 소설집 『예수의 아들Jesus’ Son』을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발돋움했다.

저자, 조이 윌리엄스는 1944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났다. 단편소설 「돌보기Taking Care」로 전미도서상 후보에 올랐다. 이 밖에도 장편소설 『은총의 상태State of Grace』, 단편소설 「도피Escapes」 등을 썼다. 삶에서 겪는 상실을 신비롭고 영적으로 다루는 글쓰기로 이름을 알렸다. 레아 단편소설상, 밀드레드 앤 해롤드 슈트라우스상 등 여러 문학상을 받았다.

저자, 레이먼드 카버는 1938년 5월 25일 오리건 주 클래츠케이니에서 태어났으며 20세기 후반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그는 1980년대에 미국 단편소설 르네상스를 주도한 인물로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리얼리즘과 미니멀리즘의 대가' '체호프 정신을 계승한 작가'로 불리운다. 1979년에 구겐하임 기금의 수혜자로 선정되었으며, 1983년 밀드레드 앤 해럴드 스트로스 리빙 어워드를 수상하였다. 또한 1988년에는 전미 예술 문학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고, 하트퍼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Ⅰ 히치하이킹 도중 자동차 사고


술을 나눠주고 내가 자는 동안 운전한 세일즈맨…… 버번으로 가득한 체로키족의 차…… 폴크스바겐은 대학생이 모는 대마초 연기 덩어리일 뿐이었고……

그리고 미주리주 베서니에서 서쪽으로 빠져나온 한 남자를 들이받아 영원히 죽여버린 마셜타운 출신 어느 가족의 남자……


구성, 배경, 인물 설정, 작가의 설명을 최대한 생략하면서 동시에 이 모든 것을 암시하는 목소리를 찾아낸다. 조각난 목소리를 서사가 결핍된 이유이며, 그리하여 그 자체로 일종의 설명이 된다.



전반적인 이야기가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지 않지만 사고 순간순간이 남자가 바라보는 그 느낌 그대로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제목 그대로 히치하이킹 도중 난 자동차 사고였다.

히치하이킹을 해 어떤 차를 타게 되었고 '나'라는 인물은 아기와 함께 뒷좌석에 앉아 가게 된다. 남편은 운전석, 부인은 조수석에 앉은 채로.

그렇게 가는 도중 폭풍우 속에서 사고가 나게 된다.

이야기는 굉장히 철저하게 묘사되고 있었다.

끔찍함이 극으로 치닫다 이내 병원 장면으로 옮겨가는데 울컥울컥 피를 흘렸던 남자는 결국 죽게 된다.


몇 년이 흘러 시애틀 종합병원의 중독 치료센터에 들어갔을 때 한 번은 똑같은 방법을 택했다.

"이상한 소리나 목소리가 들리나요?" 의사가 물었다.

"도와주세요, 오, 제발, 아파요." 탈지면 상자가 소리를 질렀다.

……

"방이 왜 이렇게 하얗게 변했죠?" 내가 물었다.

아름다운 간호사가 내 피부를 만지고 있었다. "비타민 주사예요." 간호사가 말했고 바늘을 꽂았다.

비가 내렸다. 우리 위쪽으로 거대한 양치식물이 늘어졌다. 숲이 언덕 아래로 떠내려갔다. 개울물이 바위 사이로 세차게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당신, 어이없는 당신들, 당신은 내가 도와주길 바라지.


하지만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그 남자가 약물로 인한 정신 이상에 빠져드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어떻게 그가 사건들을 그렇게 명확하게 쓸 수 있었는지에 대해.


"그리고 당신, 어이없는 당신들, 당신은 내가 도와주길 바라지." '멍청한 놈'은 예수가 아니다. 그는 예수의 아들이고 이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그는 천국의 통찰력이라는 은총을 입었지만, 여전히 지상의 지옥을 살아가는 한 사람이다.


첫 단편을 읽자마자 원서가 궁금해졌다. 아무래도 원서 그대로 읽어야만 더 이해가 빠르게 될 것만 같았다.

많지 않은 단어들로 내용들을 구성한 이 단편은 꽤나 심플하면서도 심오했다.



Ⅱ 하늘을 나는 양탄자


양탄자를 처음 본 건 다른 동네 뒤뜰에서였다. 위층 베란다에서 높다란 회색 장대까지 도르래 빨랫줄이 뻗어있는 2층 주택 모퉁이에 화사한 색깔이 나부꼈다. 그러더니 차고 뒤쪽에서 내 쪽으로 다가오는 양탄자가 얼핏 눈에 들어왔다.

……

그냥 밤색과 초록색이었다. 갈색에 가까운 밤색 바탕에 진한 녹색의 구불구불한 고리 무늬가 있었다. 양쪽 가장 자리에는 굵고 거친 술이 달렸다.

……

결국, 얼마나 능숙하게 무게중심을 바꾸는가의 문제였다. 양탄자 한가운데에서 조금 뒤쪽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몸을 앞으로 살짝 기울이면 양탄자가 앞으로 갔고, 왼쪽으로 기울이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기울이면 오른쪽으로 갔다. 손바닥을 아래로 오므린 채 팔을 양옆으로 들어 올리면 양탄자가 떠올랐고 팔을 아래로 살짝 내리면 양탄자도 내려갔다.



양탄자를 따라 과거로 회기하는 것만 같다. 그것도 아주 세밀하게 말이다.

소년 시절의 기억으로 돌아가 감정을 불러 일으키며 기억해본다.

예로서, 잃어버린 사랑을 느끼려면 아만다를 사랑했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그녀의 웃음, 그녀의 머리카락 냄새, 턱에 난 작은 흉터를 떠올려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기억의 대상이 평범하고 진부해도 그 기억의 감정을 심오하게 하고 느껴지게 하고 사실이게 하는 것은 이와 같은 정밀함과 축적이다.


극 중 화자는 양탄자를 따라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보았는데, 나에게는 '음악'이 양탄자와 같은 존재이다.

특정 음악들이 과거의 한 부분, 한 부분을 그대로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다.




열 다섯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쉽게 넘어갈 것이란 생각을 하면 오산이다. 흐름을 잘 타지 않으면 줄거리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뜻을 놓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세계관의 독특함을 한껏 느낄 수 있으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독창성이 짧은 글에 잘 묻어나기 때문에 막상 읽다보면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흘러 넘친다.

아, 오랜만에 제대로 된 단편 하나 읽었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딸기우유빛의 바인더, 글쓰기 노트에 적어놨던 짤막한 소설들을 괜스레 꺼내보았다. 언젠가 나도 이 글을 책으로 낼 수 있을까.

아껴두었다가 읽고 싶은 그런 글이라, 소설을 한 번 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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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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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누구도 앉을 수 없는 절망과 같은 웨하스 의자는 참 조그맣고 예쁘다.

절망을 문제 삼지 않는 강함과 사랑과 절망 사이에서 나오는 고독함까지, 『웨하스 의자』에 담겨 있다.


저자, 에쿠니 가오리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난 에쿠니 가오리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Ⅰ 웨하스 의자


중년에 접어든 '나'.

낡은 아파트 4층에서 혼자 살고 있는 '나'는 결혼하진 않았지만 애인은 있었다.

스카프와 우산을 디자인하는 것을 주수입으로 삼는 '나'는 화가였다.


"언니는, 정말 어린애 같다니까."

동생은 멋대로 그런 말을 한다.

"언니, 참 별나다."

그리고 이런 말도.

"언니, 고독하네."

물론 나는 고독하다. 그날, 병원 앞에서 만난 개만큼이나. 하지만 나는 별나지도 않고, 어린아이는 더욱이 아니다.


'나'의 애인은 '나'의 삶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다.


우리 애인은 무척 자상하다. 무척 자상하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하지만 나는 그가 내 머리에서 꼭 3밀리미터 밖을 쓰다듬는 것처럼 느낀다. 내 머리칼에서 바깥에 보이지 않는 막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 애인은 차가 없다. 나는 그 점도 마음에 든다. …… 우리는 자유롭다. 그리고 걸어서도 어디든 갈 수 있다.


목욕을 하고, 온몸에 샤워 코롱을 듬뿍 바르고, 허브차를 마시고 있는데 애인이 왔다.

"갑자기 보고 싶어서."

애인은 그렇게 말하고 미소 짓는다. 우리는 현관에서 키스를 나눈다. 그의 입술과 코 사이의 부드러운 피부에 땀이 엷게 배어 있어, 나는 올해도 여름이 왔다는 것을 안다.




누구도 앉을 수 없는 절망과 같은 웨하스 의자는 참 조그맣고 예쁘다.

절망을 문제 삼지 않는 강함과 사랑과 절망 사이에서 나오는 고독함까지, 『웨하스 의자』에 담겨 있다.


저자의 책을 전부 다 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의 책을 꽤 많이 읽어본 것 같다.

그 중에는 그녀의 세계관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복잡하지도 않은, 간결한 문체 안에 담긴 내용이지만, 개인적으로 그녀의 세계관을 내가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거리감이 좀 느껴지기도 한다.


(지난 번, 쓴 서평이 있어서 줄거리는 생략했는데) 책 속 주인공인 '나'의 애인은 바로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다.

'나'라는 인물의 감정을 보면, 사랑에 빠지면 빠질수록 절망 또한 동시에 느끼곤 하는데 여기서 딱 어울리는 단어가 이것밖에 생각나질 않았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과연 '나'라는 인물에 대해 호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마냥 예뻐보이지 않는, 그저 그들 자신에게만 아름다울 법한 사랑 이야기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문득 '무한도전'에서 봤던 한 장면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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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12-07 22: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웨하스 의자, 전에 나온 것 같았는데, 하고 보니 에쿠니 가오리의 책 개정판이었네요.
새로나온 책의 표지도 괜찮은 것 같아요.
하나의 책장님이 찍은 사진도 예쁩니다.
잘읽었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하나의책장 2021-12-25 00:12   좋아요 1 | URL
개정판 표지, 예쁘더라고요.
딱 ‘밤‘ 느낌이에요^^

새파랑 2021-12-07 2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에쿠니 가오리 책 좋아하는데 이 책은 안읽어봤네요 ㅜㅜ 한 열편정도 읽은거 같은데 안읽은 책은 그보다 휠씬 많은듯 합니다 ㅎㅎ 그녀도 다작인거 같아요 😅

하나의책장 2021-12-25 00:11   좋아요 1 | URL
오, 새파랑님이 저보다 더 많이 읽으신 거 아닌가요? >.<
맞아요! 많은 소설을 내셨던데 전 아마 작품들 중 반은 읽었을까요ㅎ

페크pek0501 2021-12-08 1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반짝반짝 빛나는>의 작가죠? 이 책으로 작가를 알았어요.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그런 대로 괜찮은 소설로 읽었어요. 웨하스 의자, 는 처음 보는데 표지가 멋지군요. 별점을 만점 주신 걸로 보아 좋은 작품인가 봅니다. ^^

하나의책장 2021-12-25 00:06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그 작가님!
저는 개인적으로 작가님의 작품을 다 좋아하진 않아요^^;
좋아하는 작품도 있는 반면에 호불호 갈릴만한 작품들도 꽤 있거든요.
그런 작품들은 잘... 손이 안 가더라고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