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내 편이 되는 말하기 - 나의 말과 생각, 운명을 바꾸는 36가지 언어 기술
황시투안 지음 / 미디어숲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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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과연 언어의 힘을 측정할 수나 있을까?

불가하다. 다만, 우리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총, 칼을 들지 않았어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낼 수도, 희망을 잃게 만들 수도 있으며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도 있고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 바로 '말'이다.

말 한마디의 힘이 얼마나 큰지 나아가 그 힘을 어떻게 활용해야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다면 주목하길 바란다.


저자, 황시투안은 베테랑 심리학 멘토이다. 20여 년간 실용심리학에 전념해 심리학 이론을 기업 관리, 결혼, 가정, 자녀교육 등에 성공적으로 접목했다.

중국의 유명 심리학 플랫폼인 ‘이신리(壹心理)’를 창립하고 투자하여 재미있고 따뜻한 실용적인 방식으로 사회와 조직, 그리고 개개인에게 가치 있는 심리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즈후이창싱, 우한심 등의 심리학 단체를 만드는 데도 투자했다.




Ⅰ 지혜로운 언어 모델로 소통 문제를 해결한다


소식의 「염노교-적벽회고」 중에는 이러한 말이 있다.

"한가로이 담소를 나누는 사이에 적국의 배는 재가 되어 버렸다네."

나는 이 적국의 배를 사람 마음속에 있는 악마라고 생각한다.

언어의 기술을 잘 사용하면 우리 마음속 악마는 담소를 나누는 사이에 사라져 버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상대의 완고한 신념을 바꿀 수 있는 무기가 있다면, 무엇일까?

바로 '말의 기술'이다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의 마지막 군주였던 송강왕은 주변국들과의 전투에서 승기를 잡으며 국력을 키웠지만, 기세가 등등해져 점차 폭군으로 돌변하기 시작했다.

충신들이 제발 민심을 돌보라 간청하여도 무시하였고 고언을 전하는 충신들의 목은 가차 없이 베어 버렸다고 한다.

그 때, 달변가 혜앙이 등장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용맹스러움과 힘 같은 것들이다. 의로움과 어짊 따위에 대해서는 듣고 싶지도 않다. 그대는 무엇을 말하기 위해 나를 찾아왔는가?"

"대왕은 용감한 자가 대옹과 이 나라를 보호하길 원하시지요? 하지만 그들이 대왕과 이 나라를 해하지 못할 수는 있으나 그런 마음을 품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할 수 없습니다. 신에게는 그들이 그런 마음조차 갖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있는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좋다. 딱 내가 원하는 것이로구나."

"그들이 적대적인 마음을 품지 않을 수는 있으나, 대왕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으리란 보장은 여전히 없습니다. 신에게는 남녀를 불문하고 하늘 아래 모든 이들이 대왕을 사랑하며 대왕께 충성을 다하게 할 방법이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이 방법이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빨리 말해 다오, 정말로 궁금하구나."

"공자와 묵자의 가르침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들은 영토를 보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군주처럼 추앙을 받으며, 관직이 없음에도 사람들의 존경을 받습니다. 하늘 아래 모든 남녀가 목을 길게 빼고 발끝을 세운 채로 그들을 우러러봅니다. 만 대나 되는 전차를 거느리는 대송나라의 군주인 대왕께서 진심으로 그들 같은 뜻을 펼치시면 온 백성이 대왕을 우러러보게 되고, 그들보다 훨씬 큰 업적을 이루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말 한번 기막히게 잘하는구나. 저 몇 마디로 나를 설득하다니."


강왕의 말처럼 혜앙은 단 몇 마디로 폭군을 설득시켰다.

즉, 적절한 언어의 기술만 습득한다면 인간의 완고한 신념도 바꿀 수 있음을 의미한다.




Ⅱ 설득, 공감, 지지를 끌어내는 잠재의식을 활용한 어법


미국, 한 농장에서 열일곱 살 소년이 갑작스레 전신마비에 걸리게 되었다.

용하다는 의사 세 명을 불러 진찰하게 했지만 세 의사 모두 같은 말을 하였다.

"죄송하지만 아드님은 곧 세상을 떠날 것입니다."

무너지는 가슴을 부여잡은 엄마를 본 소년은 이렇게 다짐한다.

'의사의 단언이 절대 현실이 되지 않게 할 거야.'

사실 소년은 몸만 움직이지 않을 뿐 정신은 맑게 깨어 있던 상태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소년의 엄마는 다시 의사를 불렀다.

죽을 것이라 생각했던 소년이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을 본 의사는 꽤나 놀랄 수밖에 없었다.

소년을 다시 진찰해 본 의사는 또 한번의 가슴 아픈 진단을 내리게 된다.

"아이가 목숨을 유지할 순 있어도 다시 걷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소년은 또 다시 마음속으로 다짐하게 된다.

'절대 의사의 단언이 현실이 되게 하지 않을 거야.'

그 후, 소년은 어떻게 되었을까?

소년은 보란듯이 일어나서 다시 걷게 되었고 여든 살까지 살다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 일화는 실제 유명한 심리치료사였던 밀턴 에릭슨의 경험담이다.

'현대 최면의 아버지'인 밀턴 에릭슨은 의료 최면, 비지시적 최면의 창시자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말 한마디가 사람의 질병은 물론 심리적 문제 나아가 운명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최면이라고 하면, 이성을 잃게 한 후 상대의 정신을 조종할 수 있는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곤 하는데 이는 최면에 대한 큰 오해이다.

최면과 함께 자주 사용되는 말이 트랜스(trance)이다. 옆에 누가 오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처럼 무언가 몰입돼 주변을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트랜스는 일종의 최면 상태로, 주의력이 외적인 것에서 내적인 것으로 옮겨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불확실한 일을 보는 순간, 뇌는 곧장 확실한 답을 얻으려고 한다.

심지어 미완성된 일에 대해서도 완성하려는 충동을 보인다.


어느 날, 에릭슨이 미국 중남부의 마을 한 곳을 가게 되었다.

그곳에는 에릭슨의 제자가 살고 있었는데, 제자는 에릭슨에게 간곡하게 부탁한다.

"선생님, 제 고모를 좀 도와주세요, 고모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큰 집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고 있어요. 생활 방식을 바꿔 보라고 여러 차례 권했지만 고집이 너무 강해서 제 얘기를 듣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할지 선생님께서 와서 좀 봐 주시면 안 될까요?"

제자의 말처럼, 집에 가보니 얼굴에 생기가 없고 근심이 가득했다.

에릭슨은 노부인에게 방을 둘러봐도 되겠냐고 물었고 하나하나 둘러보기 시작했었다.

모든 방들이 생기 하나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때, 방 한 칸의 창가에서 제비꽃 화분 몇 개를 발견하게 된다.

에릭슨은 그 때 입을 열었다. "정말 아름다운 꽃이군요."

순간 노부인은 감동한 듯 대답했다.

"집에서 너무 할 일이 없어서 조금 심어 봤어요. 얼마 전에 꽃을 피웠더라고요."

이어진 에릭슨의 말은 이후 노부인의 미래를 바꾸게 된다.

"부인의 이웃 혹은 친구들이 그들 인생의 특별한 날, 예를 들어 결혼식, 출산 또는 생일날에 이런 아름다운 꽃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별다른 조언 없이 이 말을 남기곤 에릭슨은 유유히 마을을 떠났다.

이후, 노부인은 제비꽃을 대량으로 심기 시작했고 이웃의 특별한 날들을 기억하여 그 날이 다가오면 예쁘게 핀 제비꽃을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제비꽃 여왕'으로 불렀고 그녀의 장례 때는 마을 지방 신문에 기사가 크게 났다고 한다. _'제비꽃 여왕 영원히 잠들다'


이렇듯, 뇌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공백을 만들어 뇌가 상상을 통해 채우게 하는 것이, 바로 최면이다.

에릭슨은 이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최면은 내담자가 의식하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트랜스 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비지시적으로 자연스럽게 트랜스 되는 것이다."

추상적이긴 하나, 의식보다 잠재의식이 더 지혜롭다는 것이다.

미래의 주인은 우리의 깨어 있는 의식이 아닌, 내면에 숨겨진 잠재의식이다.




Ⅲ 다툼 없이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언어의 마술


우리는 하나의 가치관이 생겼을 때, 각종 증거를 모아서 어떻게든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다. 그 증거들이 아무리 황당하더라도 우리는 그 증거들을 하나하나 긴밀하게 연결해 반박할 수 없게 하고, 그 관념을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하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는 원인이다.


세 명의 강도가 다이아몬드를 훔쳤다.

훔친 다이아몬드를 나누려고 보니 보석 하나가 남았다.

그중 힘이 센 첫번째 강도가 말했다.

"내가 두목이니까 마지막 하나는 내가 가지는 걸로 한다."

그 말을 듣곤 두 강도가 황당해하며 물었다.

"네가 왜 두목인데?"

첫 번째 강도는 당연하다는 듯이 답했다.

"내가 세 개의 보석을 가지고 있으니, 당연히 내가 두목이다."


말도 안 되는 논리지만, 일상에서도 말도 안 되는 논리를 가진 사람들이 참 많다.

신념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그 행동은 곧 결과이며 오늘을 만들어낸다.

즉, 인생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과거의 관념을 바꿔야 한다.

하지만 신념이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해 깨부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의 고집스러운 신념을 바꾸고 싶다면 그의 신념을 변화시키는 수밖에 없다. 그의 힘을 역이용해 무력화시키는 수밖에 없다.

기존의 관념을 없애 버리고 이해를 크게 바꾸는 것, 언어의 마술이라고도 불리는 이 어법은 마술과 비슷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마술처럼 언어의 마술 또한 습득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연습해야 한다.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제대로 장약해야지만 신비한 작용을 발휘할 수 있다."


언어의 마술을 일종의 교묘한 틀 부수기 어법이다. 이는 상대방의 틀에 도전할 수 있지만 상대방과 갈등을 일으키지는 않고, 교묘한 수법으로 상대방이 고집하는 생각을 없애 버린다. 언어의 마술은 정말 근사하지만 이해하기는 어렵다.




책에서 여러 번 강조하듯이, 언어는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무력없이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말'이다.

갈수록 간사해지고 악해지는 것도 사람인지라, 물론 '말'로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나 분명 언어의 기술을 습득한다면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적용시킬 순 있다.


총, 칼을 들지 않았어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낼 수도, 희망을 잃게 만들 수도 있으며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도 있고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 바로 '말'이다.

책에서는 공감과 지지를 끌어내는 어법부터 잘못된 신념을 깨부수는 방법과 적절한 비유를 사용하는 방법까지 세세하게 나와있으니 꼭 참고해봤으면 좋겠다.


군자는 혼자 있을 때, 즉, 남이 보고 있지 않을 때나 듣고 있지 않을 때도 언행을 삼가고 자기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 _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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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나도 엄마가 되고 싶어 - 난임이라는 숲에 홀로 서 있는 당신에게
윤은주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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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이 책을 펼치게 된 건, 친한 언니의 아픔때문이다.

몸이 좋질 않아 만나지를 못하니, 마음을 전하고자 소포 하나를 보내고 싶었다.

선물과 함께 책 세 권을 상자에 담았는데, 그 세권 중 하나가 바로 『이제는 나도 엄마가 되고 싶어』이다.


심리상담사인 저자는 직접 난임을 겪게 되었다.

난임 시술의 결심부터 과정에서 오는 아픔과 고통이 얼마나 크고 힘든 것인지 알기에 그 모든 것을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저자, 윤은주는 학교와 교육청에서 상담을 하다가 대학원에서 가족상담을 전공한 후, 본격적인 프리랜서 상담심리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아동 및 청소년, 부모 그리고 부부, 가족에 이르기까지 어느덧 15여 년의 기간을 많은 내담자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마음의 움직임과 흐름을 보고 마음의 소리를 들었던 지나 온 시간들, 결국 그 시간들이 나의 난임 과정에서 스스로 내담자가 되어 돌볼 수 있게 한 자원이 되었다. 현재는 그 자원을 가지고 난임을 경험한 상담심리사로, 난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상담에 몰두하고 있다.




Ⅰ 망설임의 이유들


해를 거듭할수록 더해지는 나이와 함께 내가 만끽했던 자유로움은 허전함과 외로움을 동반하기 시작했다. 정말 이렇게 둘이서만 계속 살아도 될까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기 시작했다. 남편과도 아이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럴 때면 남편은 "우리에게 아이가 생겨도 좋겠지만, 난 아이 없이 이렇게 사는 것도 좋아"라며 항상 똑같은 대답으로 결론을 냈다.

남편의 이 말이 나에게 왠지 모를 위안과 안심을 주었다.


아이가 왜 내게 오지 않을까 하며 전전긍긍하는 나날을 보내는 것이, 오히려 심적으로 부담이 되어 임신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저자의 말을 빌려보자면, 의외로 아이를 너무나 기다리지만 난임 시술에 대해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연임신을 기다릴 수도 있는 것이고 부모가 될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 될 수도 있는 등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무엇보다 난임 병원이라는 자체에 대해 큰 벽을 가지고 있어 들어가는 것조차 용기를 내지 못하는 이들도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정상적인 부부관계에서 피임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년이 지나도록 임신이 되지 않았다면 난임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한다.

아이를 간절히 원하지만 막연히 자연임신이 되기를 마냥 기다리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한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기다리고 원한다면 적극적인 방법을 시도해 봐야 한다고 권유한다.

먼저 마중을 나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Ⅱ 첫발을 내딛다


저자는 한동안 고민에 휩싸이다 난임 병원 가는 것을 결심하게 된다.

처음부터 아이 먼저 가지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일과 공부를 놓치고 싶지 않아 미룬 것뿐이었다.

하지만 막상 아이를 가지려고 하니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 또한 자연임신되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한다.

그렇게 한동안 고민에 휩싸이다 결국 마음을 먹게 된다.


그러나, 결심만으로 순조롭게 이행되는 것은 없었다.

의외의 걸림돌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바로 남편이었다.

저자의 남편은 난임 병원에서 시술하는 것 자체를 거부했다고 한다. 겨우 마음먹었는데 남편까지 설득해야 한다는 사실은 저자의 머릿속에 없었었다.

시술 거부 이유는 한결같았다. 여자인 몸으로 홀로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 싫다는 것이다.

그렇게 입씨름하며 시간만 그저 흘려보내다 결국 저자의 울부짖음에 남편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고 한다.


"그래, 시술하자. 병원 가자. 이정도로 아파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 막연하게 아이가 안 생기는 것이 그냥 나 때문인 것도 같았어. 그래서 당신이 힘든 것을 더 겪게 하고 싶지 안았는데. 그런데 이미 많이 아파하고 있었다니……."

"그래, 해보자."



그리고… 혹시, 안 됐나요?


주변에 난임이었던 지인들이 좀 있어 시험관 시술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들어본 적이 있다.

겪어보지 않았던 굉장한 아픔 그리고 불편함을 느껴야 하며 무엇보다 불안하고 우울해지기까지 한다고 한다.

성격 또한 예민해져 모든 것들이 마냥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주로 이렇게 들어봤기에 얼마나 아픈 시술인지 와닿았었다.


시험관 시술을 한다고 한들, 한 번에 성공하면 행운이지 한 번에 성공하는 일도 드물다고 한다.

즉, 시험관 시술에 성공해 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이 떴다 해도 마냥 임신이 되었다고 할 순 없다,

초기에 유산되는 경우가 꽤 많기 때문이다.

일부는 습관성 유산까지 앓게 되어 몇 번이고 힘들게 시술했지만 계속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이 닥치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 때 의사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이 말이라고 한다.

"혹시, 안 됐나요?"


몸에 난 상처와 마음에 난 상처의 치료는 같다.

다만, 몸에 난 상처는 눈으로 볼 수 있어 약 먹고 바를 수 있다고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치료가 굉장히 어렵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유산의 아픔을 겪게 되면 오롯이 자신의 탓이라고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 꼭 필요한 것이 자기 위로라고 한다.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면 심적으로 여전히 불안한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는 곧 신체로도 이어지니 또다시 자리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펼치게 된 건, 친한 언니의 아픔 때문이다.

몸이 좋질 않아 만나지를 못하니, 마음을 전하고자 소포 하나를 보내고 싶었었다.

선물과 함께 책 세 권을 상자에 담았는데, 그 세권 중 하나가 바로 『이제는 나도 엄마가 되고 싶어』이다.

결혼도 안 한 나에게는 아직 한정적이고 생소한 소재이기도 해 리뷰를 쓸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사실 난임이라는 문제가 이제는 누구에게나 남 일이 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쓰게 되었다.


간절히 원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임신이다.

더군다나 요새는 내, 외부적인 환경의 변화로 인해 난임인 여성들의 수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저자는 12년간의 난임을 겪고 13년 만에 소중한 딸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고 한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모든 것을 감내했던 저자의 마음가짐과 용기에 실로 대단하다는 말밖에 떠오르질 않았다.

막상 본인에게 닥치면 상상도 못 할 아픔이 될 것이다.

책에서는 병원 선택하는 방법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물론 현실적인 조언까지 담겨 있어 실제 '난임'으로 고민인 이들에게 꼭 건네주고 싶다.


덧붙여, 결혼을 안 했어도 산부인과에 가서 주기적으로 검사받는 것도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도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편견처럼 산부인과 가는 것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았다.

생리통이 너무 심해 쓰러질 뻔한 적도 있어서 결국 내과에 가서 진통제를 맞고 약을 처방해온 적도 있었는데 그 때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아직 어려서, 산부인과 가는 게 부끄러운 것 같은데 부끄러워하지 말고 가보라고. 산부인과도 여성들만을 위한 내과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그렇게 나도 산부인과에 첫 발을 내딛게 되었었다.

생리통이 심한 경우라면, 꼭 산부인과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경험이 없다면 노출될 일이 크게 없지만, 예를 들면 혹이 있어 생리통을 크게 앓고 있는 건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2살배기 어린아이가 대회에서 노래 부르는 영상을 보고 푹 빠졌었다.

그때부터 나의 노노카 사랑이 시작되어 나도 모르게 일본어 공부에도 능률이 나름 오르고 있는 것 같다.

유튜브나 방송 매체에서 나오는 어린아이들 보면 마냥 예뻐 보이는데 자기 자식은 얼마나 더 예쁘겠는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는 말이 딱 들어맞지 않겠는가.

지금도 난임 병원을 다니며 아픔과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여성들이 정말 많을 것이다.

그분들에게 하루빨리 어여쁜 아기천사가 내려와 사랑을 주고받는 행복한 나날들이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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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런 말을 하세요? - 마땅히 불편한 말들
미켈라 무르지아 지음, 최정윤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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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여성들은 일상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다.

물론 남성, 여성 모두 편 가를 것 없이 동등한 인간일 뿐이다.

요즘은 페미니즘하면 남성증오와 연결지어버리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일부 여성들에 의해 변질되어 버린 페미니즘의 의미를 제대로 잡고 여성들이 일상에서도 받고 있는 성차별적인 발언을 알아보고자 이 책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 남성, 여성할 것 없이 모두 평등해야 한다는 생각이지, 나는 결코 한쪽으로 치우쳐진 페미니스트는 결코 아님을 알리는 바이다.

※ 저자가 외국인이기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결국 맥락은 똑같음을 알리는 바이다.


저자, 미켈라 무르지아는 작가이자 정치인이다.

목소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소리높여 글을 쓰며, 사회 현상을 포착하여 풍자적으로 풀어낸다.

《레스프레소 L’Espresso》를 포함한 다수의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현재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활동 중이다.

또한 2014년부터 정치활동을 겸하고 있다.




Ⅰ 조용히 하세요


2020년 5월, 라디오 방송에 정신과 의사인 라파엘레 모렐리가 초대되었다.

그날 방송에서는 성차별의 소지가 다분했던, 그의 과거 발언이 화두에 오르게 되었다.

저자는 사회자라는 본분에 충실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재차 요구했는데, 그 순간 그의 성차별적인 태도가 쐐기를 박게 된다.

이성을 잃은 모렐리가 저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친 것이었다.

"조용히 해! 조용히! 잠자코 들어! 내가 말할 때 끼어들지 말라고!"

신경과민한 한 남자가 여성에게 반박당했다는 사실에 격분해 고래고래 소리친 순간은 언론은 물론 사람들의 입방아에 끊임없이 오르 내리기 시작했다.


실제 이탈리아에서 여성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꽤 비일비재하며 공통된 특징이 있다고 한다.

바로 "조용히 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말은 어느 순간 여성만이 표적이 되는 일방적인 현상이 되어버려 성차별적인 발언이 되었다고 한다.

서양은 물론 동양권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지금은 많이 누그러졌다 하더라도 유교사상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말이 바로 이것이다.

"어허, 여자가 끼어들 일이 아니야."

여성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문화적 배경에는 종교도 한몫하곤 한다.

아직도 기억하는 것이 초등학교 5학년? 6학년 때쯤 큰집에서 어르신이 한 번 오신 적이 있었다.

무슨 대화를 나누다가 입을 열었었는데 그 때 할아버지께서 그런 말을 하셨었다.

"어허, 여자가 끼어들 일이 아니야."

어린 나에게는 굉장히 띠-용하는 말이 아닐 수가 없었다.

말을 중간에 가로챈 것도 아니었고 버릇없게 말한 것도 아니었으며 단지 누군가 나에게 의견을 물어보기에 그에 대한 답을 하려고 했을 뿐이었다.

큰집의 어르신을 그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것인데, 딱 그 말만 유일하게 생각난다.




Ⅱ 여성의 가장 큰 적은 여성이야


베네토 지역에 '이상적인 여성상은 아름답고 조용하며 집에 머무는 여성이다.'라는 옛 속담이 있다고 한다.

어른들께 자주 들었던 말 중 하나가 바로 이 말이었다.

'우리 하나는 시집 잘 가겠네.'

'시집가서도 야물딱지게 잘 하겠네.'

나는 단지 첫째이기에, 동생들에게 힘든 일 시키지 않고 싶어서, 엄마의 일을 덜어드리고 싶어서 집안일을 하는 것이다.

사실 지금은 맞벌이 시대가 아니겠는가. 집 한 채 장만하기도 어려운 시대인데 남자만 힘들게 돈 버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이 벌며 힘듦을 덜어내야 하지 않겠는가.

만약 남자 혼자 돈 버는 것으로도 충분해 맞벌이가 아니라면, 집안일은 여자가 도맡아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맞벌이의 경우라면? 당연히 집안일도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할머니께서는 굉장히 깨어있으신 분이라 오랜 관습이나 통념에 절대 따르지 않으신다. 삼촌들도 부엌일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반면에, 친할머니께서는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안 된다느니, 물 한 잔도 여자가 떠서 줘야 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계셨다.

지금은 함께 일하시지만 그 전에는 엄마가 더 오랜 시간 일을 하고 들어오셨는데 아빠를 챙겨야 한다는 할머니의 말이 마냥 곱게 들리지는 않았었다.

어렸을 때는 엄마를 대신해 잔심부름하는 것이 최선이었지만 성인이 되고나서는 또박또박 얘기해고 얘기했었다. 그래서 지금은 나와 내 동생들 때문에 거의 포기하셨다.

나는 막내동생에게도 혹여나 아빠처럼 행동할까 싶어 미리 교육을 시켰다.

'나중에 결혼하고나서 분명 너도, 아내도 일을 하고 있을텐데, 그럴 경우 너도 꼭 집안일을 도와야 한다.'

'퇴근했는데, 아내는 곧장 집안일을 하고 너는 곧장 소파에 눕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옛날 분이시라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엄마는 시집살이를 호되게 당했었었다.

엄마가 본격적으로 바깥일을 하고서부턴 그 시집살이의 불똥이 나에게 튀겼으니 그 전에는 얼마나 심했는지 눈에 훤하기만 하다.

그런데 혹시 알고 있는가? 시집살이도 결국 성차별에 대한 전제가 깔려 있다는 사실을.

만약 내가 시집살이를 겪었다면 오히려 들어오는 며느리한테는 절대로 시키고 싶지 않을텐데, 이는 개인의 인성문제인 것 같다.

외숙모가 둘이나 있지만 엄마는 시누이 노릇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으며 혹여나 외가집에 하루, 이틀 놀러간다 해도 외숙모 손에 절대 물 묻히지 않는다.

식구가 단숨에 두 배로 되니, 설거지는 꼭 내가 다 한다. 외숙모가 말려도 꼭 내가 한다.

나 또한 시집살이를 간접적으로 체험해 봤기에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알기 때문이다.

밥을 차려도 엄마, 나랑 내 여동생이 앉아있는 법 없이 돕는다. 이렇게하니 외숙모들은 시누이 스트레스가 1도 없다고 직접 얘기할 정도이다.

음, 반면에 고모들은 그렇지 않았지만.

그럴 때면 느낀다. 여성의 가장 큰 적은 여성이라는 사실을.




Ⅲ 칭찬한 거야


가끔씩 방송가에서 성희롱적인 발언들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으며 문제가 커질 시에는 굉장히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키곤 한다.

여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여성, 남성 모두 피해받은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 이 발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작이 칭찬 내지 아부라는 것이다.

인간이 지녀야 할 기본 중에 기본이다. 모든 말을 내뱉기 전에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내뱉어야 한다.

언급하진 않겠지만, 성희롱적인 발언들로 인해 꽤 많은 연예인들이 몰매맞지 않았는가.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말 한 번 잘못했다가 자신의 이미지가 추락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저자는 이 책을 출간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분명 논란이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용어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최악의 실수인 것을 알기에, 선과 악을 구별짓지 못하는 시대에서 도덕적 접근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여성들에게 이러한 실수를 되풀이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리고 매일 그 실수에서 비롯된 결과와 마주한다. 신체적 폭력, 임금 격차, 젠더 의학의 부재, 가사 노동 격차, 고용 차별을 비롯한 상당히 많은 불이익이 존재한다. 언어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지만 모든 것은 언어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현실을 명명하는 방법은 그 현실을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사실, 이 글을 쓰기에 앞서 조금 고민이 많았다.

예전에 페미니즘과 관련된 도서를 한 번 올린 적이 있었는데, 밑도 끝도 없이 비난을 퍼부어 무섭기까지 했었던 기억이 있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던 동등한 입장에서 쓴 글이었는데 전혀 커뮤니케이션이 되질 않았다.

말 자체가 논리적이지도 않고 일관성도 없었다.

그런 말 있지 않은가?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다는 말! 정말이지 딱 드러맞았었다.

이상한 사진까지 보내며 받았던 공격 아닌 공격이 처음이었기에, 내게는 너무 무서운 기억이라 그 이후부터는 '페미니즘'과 관련된 책을 아예 올리지 않았었다.

어느 순간, 페미니즘의 (기본적인) 의미는 사라졌고 여성 인권을 주장했던 페미니스트들마저 일부 변질되어 버린 것 같다.

일부 여성들이 오롯이 '여성을 위한, 여성만을 위한'이라는 주장을 내세웠고 이를 남성증오로까지 연결시켰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까지 온 게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여성이 변질되어버린 페미니즘의 의미, 정신 등을 주장하지 않는다.


페미니즘이란 라틴어 femina에서 유래된 말로, 남성 중심의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며 여성의 권리와 주체성을 확장하는 운동을 가리킨다.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차별받은 여성들이 그 차별과 억압을 해방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올바른 의미가 왜곡되는 순간, 결국은 편협한 생각으로 빠지게 된다.

누가 봐도 여성이 차별받는 순간인데, 그 여성에게 공감대를 보이면 무작정 페미, 페미라는 단어를 써가며 몰아가는 현 상황들이 참 안타깝기만 하다.

여성에 대한 인권을 주장하는 것이 절대로 남성증오로 이어지면 안 된다.

우리가 가져야 할 중요한 신념은 바로 남성, 여성 모두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남성에 비해 여성이 균등한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제약이 많다는 것은 다들 인정하고 있지 않는가.

하지만 남성들도 마찬가지다. 남성들 사이에서도 남성들 모두가 균등한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사실 답은 나와있다.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해야 없어질 문제인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긍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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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3-23 2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권을 주장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증오로 이어지면 안된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잘읽었습니다. 하나의 책장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하나의책장 2022-07-13 21:13   좋아요 1 | URL
오늘은 비가 하루 종일 많이 오네요.
행복한 밤 되세요^^
 
가서 만나고 이야기하라 - 내 삶에 변화를 끌어내는 핵심 전략
배정환 지음 / 미디어숲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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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은 당신으로부터 부름을 받기만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들도 당신을 원하고 있다. 그것을 얻으려면 단지 행동을 하면 된다. _줄스 레나드


GO! MEET! TALK!

이행하기도 전부터 망설이거나 주저하고 있는가?

자신의 삶이 원하는 삶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구체적인 제안을 한 번 들여다보자!


저자, 배정환은 마케팅 분야에서 20년간 일하고 있는 프리랜서 사업자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상담하고 교육하는 일을 주로 한다.

‘하늘혼’ 아이디로 네이버 도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책을 좋아해서 오랫동안 자기계발 책을 읽으며 실전에 적용했다.

독서의 끝은 자기 변화와 실천이라고 믿으며 ‘행동하는독서’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책과 비즈니스 경험을 연결하여 자기계발 글쓰기를 한다.

더불어 카카오 브런치에서 작가로 활동 중이며, 네이버 팟캐스트와 유튜브에도 <북텔링> 동영상을 공유한다.




Ⅰ GO


일단, 필요한 것은 '간다'라는 것이다.

일을 처리함에 있어 나는 계획도 세우고 문제점도 예상하는 등 온갖 생각을 다하는 편에 속한다.

나 스스로도 '생각하는 하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나와 같은 사람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일단 생각은 접어두고 먼저 '가라'고!

생각은 행동을 가로막을 뿐이며 대부분의 생각이 걱정이기 때문에 생각이 많으면 제대로 이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과를 예측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생각을 많이 하면 이 또한 움직이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럴 땐, 입체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조언한다.

한 사람만 보는 것이 아닌, 우연히 연속적으로 벌어질 사건, 만나게 될 사람들을 더 고려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연습을 하다 보면 직관이 생겨난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사람들과 사건을 이어서 미래를 긍정적으로 상상해 보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다.

거기까지 상상하지 못하고 두려움과 걱정에서 생각을 멈추기에, 저자는 일단 '가고 나서' 상황에 맞춰 행동하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왜 일하는가」의 저자인 이나모리 가즈오가 이렇게 말했다.

"5년 후의 계획은 세울 필요가 없다. 1년에서 3년 정도의 계획만 세운다."

완벽한 계획을 세운다고 해서 완벽한 결말을 맞이할 순 없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이기에, 어떤 변수가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일을 할 때, 직관력을 믿고 처리할 때가 대부분이다.

직관은 많은 경험에서 나오고 경험은 시행착오에서 얻어지며 시행착오는 행동에서 시작된다.

성과를 내지 못해 고민하는 이들의 절반은 분명 행동하지 않았기에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핑계를 찾기보다는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저자는 강조한다.




Ⅱ MEET


인생의 대부분은 함께 가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성공하려면 능력 있는 조력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람들과의 만남은 어쩌면 그 이상으로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분명하기에.


인사나 첫 만남에서 나누는 대화는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

그 순간이 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혼, 창, 통」이란 책에서 일본 식당 이야기가 나온다.

식당에 손님이 들어오면 모든 직원이 일제히 인사를 할뿐더러 건배할 일이 생기면 건배사를 종이에 적어달라고 한 뒤 모든 직원이 손님과 함께 건배사를 외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식당 사장의 부단한 노력이 식당의 특별함에 한몫 한 것이다.

덧붙여, 식당 사장은 식당 직원들을 교육해 스스로 창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매우 유명하다고 한다.

별거 아닌 인사 한 번이지만 누군가 나를 기억하고 환영해 주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억지스럽다 할지라도 최소한 적은 만들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또래보다는 어른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예의 바른 인사가 이미 몸에 배어 있었다.

그 때문인지 어른들께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인사를 참 예쁘게 한다는 것이다.

중학교 때, 도덕 선생님이 따로 교무실로 부르셔서 선생님들 칭찬을 잔뜩 받게 한 적도 있었다.

아부를 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단순히 인사만 했을 뿐인데 그 인사 한 번으로 누군가의 기분을 이렇게나 좋게 할 수 있구나를 그때 처음 깨달았었다.

인사와 함께 몇 마디 건네는 것, 별것 아닌 것 같겠지만 그저 스치는 인연도 필연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매우 중요하다.


MBTI 검사를 두 번 해봤었는데 역시나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간간이 듣는 이야기가 있으니, '넌 외향적인 것 같아. 소심하지 않아서 좋겠다.'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솔직히 깜짝깜짝 놀란다.

내가 봐도 나는 소심하고 내향적일뿐더러 낯도 많이 가리는데 말이다.

그렇게 혼동이 올 수밖에 없는 나의 행동 하나가 있었으니, 바로 '먼저 다가가 인사하는 것'이었다.

사실 나도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있으면 온몸이 얼음처럼 굳어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 딱 감고 용기 내어 활짝 웃는 얼굴로 손 내밀 수 있는 것은 마냥 상대방이 손 내미기를 바란다면 나 스스로가 인연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 도서관에서 한 책을 보고선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고 그 책을 읽고 난 이후부터 이렇게 행동하게 되었다.)

내가 직접 겪은 것이기에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소개'를 가장 강력한 마케팅이라 여기며, 많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로,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항상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어떤 일이든 현재형으로 추진한다.

(코로나 이후로 지키고 있지 못하는 이 부분은 정말 많이 반성하고 있다. 사람 만난 지가 언제였던가;)


세상에는 영업 아닌 것이 없다.

제품이 아니더라도 이미지, 태도, 관계, 지식 등 팔아야 할 것이 무궁무진하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먼저 다가서고 이야기 나누는 자세는 관계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찾아주고 존중해 주는 사람에게 상응하는 대가를 주게 마련이다.




Ⅲ TALK


카리스마는 잘 만들어진 결과물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닌, 설득할 수 있는 분위기와 상황을 만들어내는 능력입니다.

말을 많이 해야 하고, 잘해야 한다는 것은 오해입니다.

타인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진정성을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진정성은 감동을 전합니다.


우리는 대부분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상대의 이야기가 길어지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없을까 전전긍긍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혹시 그 사실을 알고 있는가?

말하는 것보다 진심을 다해 들어주는 것이 에너지 소모가 크다는 사실을!

그럼에도 우리는 상대방을 이야기 속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빠져들게 해야 한다.


말하는 것보다 진심을 다해 들어주는 것이 내게 더 잘 맞아 항상 진심을 다해 들어주고 호응해 주다 집에 돌아오면 축 늘어지게 된다.

그 말인즉슨, 들어주는 것뿐인데도 그만큼 에너지 소모량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편안하고 신뢰적인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었기에 상대는 나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것일까?

알고 지내던 사람은 물론 처음 만나는 상대와도 어렵지 않게,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할 수 있는 것부터 상대방이 나를 편안한 상대로 인지하고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모모」를 계기로 대화법과 관련된 책을 굉장히 많이 읽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책을 읽다 보면 공식인 것처럼 공통된 견해를 찾을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상대방을 이야기 속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빠져들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의 지위, 사물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계를 맺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천은 어렵지만 누구나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기에 그것을 소중하다고 인정해 주는 게 중요하다.



읽는 내내, 우리가 삶에서 가져야 할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자세에 대해 알려주는 느낌이었다.

아프다고 마냥 누워있는 게 싫어 뭐라도 해야지 마음이 편해 요새 리더십과 관련된 강의도 수강하고 있고 학부 때 배우던 세무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공부하고 있다.

학구열에 불타오를 때, 진득하게 의자와 한 몸이 되는 게 당연했는데 지금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가, 만, 이’ 정신을 배우며 코로나 이후의 내 삶이 너무 고립되어 가는 것 같아 특히나 반성 아닌 반성을 하게 된 것 같다.

뭐, 하나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지 않은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저자가 강조했듯이 가만히 있기에는 그저 시간만 흘려 보내는 것 같아 뭐라도 해봐야겠다 싶어 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마케팅 쪽에서 오랜 시간 일하신 분이라 그런지 사람과 관련된 일화가 많다. 사람과 대면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으니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터득했으리!

독서 분야에서 유명한 파워 인플루언서라고 하는데, 브런치는 물론 블로그, 네이버 팟캐스트, 유튜브까지 활동중이라고 한다.


대화법에 관련된 책을 고를 때, Larry King과 같은 사람과 많이 만나는 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고르는 편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군가에게는 한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만 핵심 내용은 결국 삶에 적용되는 내용이니 읽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사람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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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 - 거짓과 미신에 휘둘리지 않고 과학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힘
플로리안 아이그너 지음, 유영미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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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탈진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학은 없어서는 안 될 학문이다.

직감이 아닌 과학적 사실에 의존하여 판단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과학이 꼭 필요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Ⅰ 과학을 믿을까, 직감을 믿을까?


v 직감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

v 이성적인 사람이 잡아먹혀 버리기 쉬운 이유

v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스스로 엄청 똑똑하다고 여기는 이유


-> 우리는 직감과 과학을 구별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서로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눌 수 없다.


우리는 대부분 직감에 의존하는 삶을 살고 있다.

생각해 보라, 직감에 의한 일상생활을.

몇 분만 얘기해도 상대방에 대한 감정을 읽는다던가, 생화학적 측정 기기가 없어도 맛을 보지 않아도 감에 의해 요리 하나 뚝딱 만들어 낸다던가 그리고 공식을 동원하지 않아도 생일 선물로 양자 역학 책을 선물하면 상대방이 좋아할지 싫어할지 예측할 수 있다던가.

이렇듯 우리의 감은 참 대단하기에 직감을 신뢰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러한 감은 신뢰할 만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 가끔 믿을 수는 있겠으나 항상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맨손으로 손목시계를 수선할 수도 없고 맨손으로 고장 난 컴퓨터를 수리할 수도 없다.

눈으로 우주를 관찰할 수 있는가? 눈으로 우주를 관찰할 수 없기에 수학공식과 망원경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직감이 제공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높은 신뢰성을 필요로 하는 현대사회! 이러한 사회에서 살고 있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과학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Ⅱ 팩트를 바탕으로 논쟁해야 한다


과학과 직감을 구별할 수 없거나 아예 구분 짓지 않으려고 한다면 이는 문제 될 수밖에 없다.

과학은 오롯이 사실에 근거하는 것이기에 누가 믿건 안 믿건 과학에게는 전혀 상관없기 일이다.

코로나에 대해 황당한 기사를 하나 본 적이 있다.

소를 신성시하는 인도에서는 소의 소변을 마시면 코로나가 완치된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떠돌아다녀 그것을 마을 사람들끼리 마신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로나와 관련하여 말도 안 되는 완치법들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논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 세상에는 수많은 논쟁들이 존재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평화로운 공존은 논리적, 이성적으로 기본 규칙을 준수할 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공동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종류의 논거를 신뢰할지 먼저 합의해야 한다.

민주적인 토론의 경우 건설적인 기여와 파괴적인 행동을 구별지어야만 하는데, 절대 의견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억지, 궤변들이 꼭 나오곤 한다.

이번 대선 또한 초반부터 다들 네거티브하다 보니 신뢰할 만한 후보가 하나도 없었다.

모두가 자신들이 옳다고 느끼며 자신들이 우수하다고 확신에 차 그런 네거티브를 펼친 것이겠지만 우리는 사실 그러한 견해를 인정할 순 없다.

어떤 의견들은 단순히 팩트를 무시한 모호한 감정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이런 의견들의 차이를 구분할 때에만 기능할 수 있는데, 이렇기에 과학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어떤 단어의 정의라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퇴색되기도 하고 변질되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으로 민주주의, 페미니즘 등이 이에 해당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누군가 무엇을 믿어야 한다고 자신 있게 설파한다면 그것은 과학이라 할 수 없다.

혼자서만 알고 있는 사실이 옳다고 판단하는 성급한 확신은 진실 추구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이기 때문이다.

즉, 과학은 우리 모두 공동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나가는 활동이다.




Ⅲ 논리학은 여전히 옳다


괴델이 불완정성 정리를 발표한 이후부터 수학의 세계가 달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수학적 논리학을 일상에서 부르는 '논리'와 동일시하면 안 된다.

무언가 자명하고 간단할 때 논리적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

논리학은 수사학의 한 분야로서, 옳은 논증을 궤변과 구별하게 해주는 학문이었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 O

'기발한 생각은 언제나 모순에 부딪힌다. 내 생각은 모순에 부딪힌다. 따라서 내 생각은 기발하다.'             -> X

전자는 맞고 후자는 틀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논리적 추론을 하는 '삼단논법'에 몰두했었다.

반면 수학적 논리학은 일상적 발언에 국한된 학문이 아니다.

수리 논리학자들은 특수 문자와 기호를 사용한 형식 언어를 개발해 새로운 원리를 도출해냈다.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단순한 기본 규칙을 따르지만, 마지막이 되면 의외의 새로운 인식에 도달하게 된다.

이러한 수리 논리학이 현대 정보과학(컴퓨터 과학)에 특히나 중요해지게 된다.

주어진 논리 규칙에 따라 특정한 수학적 진술을 증명해 내는 컴퓨터 프로그램, 다른 컴퓨터 프로그램의 오류를 찾는 컴퓨터 프로그램, 특정 코드가 논리적으로 가능한 모든 조건에서 올바른 결과를 제공하는지 증명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즉, 이 모든 것이 형식 논리학 덕분에 올 수 있었던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참인 진술이 있고 거짓인 진술이 있다.

우리는 참이지만 결코 증명할 수 없는 진술도 있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Ⅳ 일반화는 일반적으로 불가능하다


v 두루 일반화하는 것이 문제인 이유

v 체리의 까마귀스러움을 테스트해야 한다면?

v 칼 포퍼와 더불어 착각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 무언가를 증명할 수 없을 때, 대신 반박해 볼 수는 있다.


규칙을 찾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바로 '일반화'이다.

다수의 까마귀를 관찰한 뒤, 그들의 색이 모두 검은색임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규칙을 내린다.

"모든 까마귀는 검다!"

이것이 바로 여러 개별 사례에서 일반적인 원리는 이끌어내는 귀납적 추론이다.

반대로 일반적인 원리에서 개별적인 경우를 유추하는 것을 연역적 추론이라고 한다.

귀납법, 연역법, 귀추법은 모두 다른 추론들로, 신뢰성에서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모든 까마귀가 검고 제이슨이 까마귀라고 한다.

그렇다면 제이슨은 분명히 검을 것이다.

주어진 전제를 의심할 순 있겠지만 앞서 열거한 두 가지 가정이 진실이라고 인정되면 제이슨이 검다는 것은 믿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연역적 추론이다. 셋 중에서 연역적 추론이 가장 명확한 추론이다.


그럼 귀추법은 어떤 추론일까? 귀추법은 연역적 추론과 달리 매우 불안정한 추론이다.

믿을 만한 진실이 아닌 그냥 있을 법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정도라 할 수 있겠다.

독감 예방 주사를 맞지 않은 아이가 독감이 유행하는 기간에 고열과 감기 증상을 보이면 독감일 수도 있다.

'-수도 있다'라고 했으니 이는 물론 추측일 뿐이다.

이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게 되면 더 확실해지는데, 이후 다시 연역적 추론을 적용하게 된다.

'독감에 대한 항체가 있는 사람은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다. 이 아이는 독감에 대한 항체가 생겼다. 따라서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귀납적 추론 역시 논리적 정확성을 놓고 볼 때 신뢰할 순 없다.

큰 나무 하나가 있다. 까마귀 나무라 불릴 정도로 까마귀들이 둥지를 틀고 앉아있어 오래전부터 매일같이 보았다.

그런데 내일 새빨간 까마귀 한 마리가 나타나 둥지 위에 앉아있을지 그건 누구도 알 수 없다.

매일같이 앉아있던 까마귀들이 어느새 참새로 둔갑해있을지 그건 누구도 알 수 없다.

귀납법은 경험적 지식에 근거하기에, 모든 종류의 경험적 지식은 신뢰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를 신뢰해야만 한다. 왜일까? 다른 수가 없다.

개별 사례를 바탕으로 귀납적으로 일반 규칙을 추론하는 것은 우리에게 지극히 평범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귀납적 추론을 신뢰하는 이유는 과거부터 개별적인 경험에 근거하여 일반적인 규칙을 도출했고 이러한 규칙들이 잘 통했기에 미래에도 잘 통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이 역시 귀납적인 결론이긴 하다.

농부가 모이를 주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닭은 농부가 자신에게 매우 잘해준다고 생각하는 확신에 들어차게 된다.

그렇게 그 확신이 절정에 달한 순간 농부는 닭을 닭고기로 만들어버린다.

지난 몇백 년간 행성들의 궤도 운동에 근거하여 다다음 주 목요일에 일어날 행성의 운동을 유추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의심할 순 없다.

모든 기술 발전이 장기적으로 인류의 삶의 질을 높였다고 말한다면 지금까지 옳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래는 확신할 수 없다. 이미 인간이 일으킨 환경 문제는 인류의 존속에 위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순진하게 귀납법을 믿는다면 앞서 얘기했던 닭과 같은 신세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온 인류는 우정을 나누고 협동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너른 망으로 연결되어 있다.

과학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내는 세심하게 연결된 진리의 망이다.


사실 내게 과학이라 함은 단순히 학창 시절에 배우는 학문에만 불과했다.

딱 거기까지였는데, 대학교 때 칼 세이건의 책을 계기로 과학의 의미를 확장시켰으며 지금은 낯설면서도 굉장히 익숙한, 더 알고 싶어지는 학문이 되어버렸다.

(이런 마음가짐을 중, 고등학교 때부터 가졌어야 했는데;)

문제를 해결하고 연구하는 것,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본성이듯 우리는 과학을 놓치고 살 순 없다.

어느새 '거짓'으로 얼룩진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

합리적 증거가 무시되고 진실 또한 왜곡되다 보니 우리는 음모론을 시작으로 가짜 뉴스에 계속해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과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만능열쇠는 아니지만 합리적 증거에 도달할 수 있게끔은 해준다.

그것이 과학의 존재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저자는 마지막에 이런 말을 한다.

"…… 우리의 다음 생각이 우리를 어디로 인도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두고두고 영향력을 발휘한 착상, 역사에 길이 남은 정신적 영감, 대단한 진리는 어느 날 '별로 나쁘지 않은데?' 싶은 작은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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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4-09 0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2022-06-27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하라 2022-04-09 0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2022-06-27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2-04-09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이달의 당선 축하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즐거운 독서 많이 하세요 ^^

2022-06-27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