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꽃길 에디션)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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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이겨낼 수 있어요,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못 생기고 뚱뚱한데다 직장도 변변치 않고, 심지어 친구도 없는 외톨이인 아마리.​
자신의 처지를 보며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아마리는 자살까지 결심하지만 그마저 용기가 없어 엄두조차 못 낸다.
그렇게 절망적인 우울감을 맛보고 있는 그녀에게 TV 속 한 광경이 그녀를 사로잡게 만든다.
바로 '라스베이거스'다.

화려하고 활기차고 휘황찬란함이 넘치는 그곳을 바라본 아마리는 그녀 스스로의 시한부를 정하고 라스베이거스를 목표로 삼는다.
물론 처음은 힘들고 망설임이 앞서기만 하지만 그녀는 지금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지 않은가!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무릎쓰고 아틀리에로 가서 누드모델을 하는 아마리를 보며 그녀의 용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자신이 정해놓은 데드라인에 맞춰 고군분투한 결과,
살도 빼고, 예뻐진데다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도 사귀었고 용기도 생겼다.
무엇보다 그녀는 라스베이거스로 향할 수 있었고, 많은 돈을 잃었다는 마음과는 달리 가지고 온 돈은 그대로이며 오히려 5달러를 따는 쾌거를 이룬다.

안정된 삶, 그 삶이 우리는 옳다고 믿고 지향하고 있는데 새로운 꿈이 있다면 그 삶을 먼저 싹둑 잘라버려야 하는 과감함을 갖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지금 '나 자신'은 어떤 삶을 원하기에 이렇게 살아오고 있는지 생각해보니, 꿈은 분명 많고도 큰데 정작 그 바탕은 '안정감'이 깔려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렇다. 나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마음 한 구석에 잡혀있어서 실패확률이 적은 안정된 '것'에 대한 집착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다이어리를 펼치고 나 또한 아마리처럼 시한부를 정해볼까한다.
목표 한가지를 두고 고군분투하는 내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이제 나에게 ‘계획‘이란 게 생겼고,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가 생긴 것이다. 계획, 목표…… 그런 게 이토록 대단한 것이었나?
시야를 변화시키고 사람의 걸음걸이마저 확 바꿔 버릴 만큼 힘있는 것이었나?

줄곧 패배자로 살아오던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도전자가 되었다. 그리고 나와는 아무 상관없었던 라스베이거스를 인생의 마지막 도달점으로 삼았다.
생각 속에 어떤 씨앗이 있었기에 이런 변화가 생겼을까?
목표가 생기자 계획이 만들어지고, 계획을 현실화시키려다 보니 전에 없던 용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기적을 바란다면 발가락부터 움직여 보자.

모두가 스스로 정해 버린 시한부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들이었다.
나는 새삼 ‘데드라인‘의 가공할 만한 위력에 놀랐다.

라스베이거스라는 꿈 덕분에 그때까지 외톨이였던 내게도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기게 된 것이다.

"…… ‘적의 행군을 막으려면 술과 고기를 베풀어라.‘ 그게 무슨 말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아.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그래서 오늘 이 만찬을 계기로 다시 나의 오랜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어."

‘기꺼이 죽겠다‘라는 각오가 없었으면, 나는 지난 1년 중 단 하루도 온전히 살아 내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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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 줄리언 반스의 부엌 사색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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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친절한 레시피 낱낱이 파헤치기,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하나, 책과 마주하다』

 

나를 위해 혹은 누군가를 위해 요리하는 건 즐거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줄리언 반스가 가진 부엌에 대한 사색이 무겁다한들 마음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줄리언 반스 작가의 요리에 대한 사색을 책으로 보고있자니 읽는 내내 즐거워 내 책장 한켠에 있는 요리책들에게 절로 눈길이 갔다.

저자 또한 요리책 수집이 취미라는데 나 또한 레시피 수집을 꾸준히 하고 있다.

요즘은 굳이 요리책을 사지않아도 초록창에 검색하면 수만가지의 레시피들이 나오기에.

대신 카렐 메모지에 레시피를 작성해 요리파일에 모아놓고 있다.

책장 한 켠에 요리책 칸이 따로 있긴한데 엄마가 오래전에 구입한 요리책들, 원서로 된 베이킹책과 요리책, 에쎈·올리브·수퍼레시피 같은 요리매거진이 전부이다. 요리책까지 수집하면 지금 쌓아놓은 책들이 천장까지 닿을 것 같아 원서 몇 권 빼곤 요리책은 굳이 산 적은 없는 것 같다.

저자는 구간, 신간 가리지 않고 한쪽 벽면을 채울 정도로 요리책을 수집했다는데 갖고 있는 책만 해도 2천 권가량 정도 된다고 하니 책으로 빼곡하게 채워진 저자의 서재를 자연스레 상상하게 된다. (부럽다.)

 

이렇듯 요리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줄리언 반스는 요리책의 오류에 대해 한 마디를 보탠다.

대개 요리책은 요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다. 재료, 계량, 조리법 등 그 요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과정만 써놓고 끝이다.

요리책에 써진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한들 실패하는 이들도 분명 있다.

저자는 그저 맛있는 음식을 즐겁게 만들고 친구들을 독살하지만 않으면 된다는 소소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시중에 나온 레시피를 착실하게 재현해봐도 요리책에 나온 레시피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 모금 또는 한 덩이는 얼마만큼이지? 양파의 크기는 작은 양파, 중간 크기의 양파, 큰 양파가 있는데 어떤 크기의 양파를 말하는 것이지?

자른다는 것이 slice를 하라는 건지 chop을 하라는 건지 더 나아가 slice는 finey로, chop은 finely와 roughly로 수식할 수 있는 데 말이다.

자칭 부엌의 현학자라 부르는 줄리언 반스는 정말이지 깐깐하다. 그래도 그 깐깐함 덕에 불친절한 레시피를 들고 레시피 재현 실험을 통해 부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참사를 밝혀낸다.

 

우선 디너파티란 말은 우리 집에선 금기어다. 표현에 따라 태도도 달라진다. (언젠가 내 친구가 아쉬운 듯 이런 말을 했다. "'은퇴'란 말만 아니면 은퇴를 고려해볼 텐데.") 그러니까 '친구들이 저녁을 먹으러 온다'는 완곡한 표현이 아니라 그냥 다른 표현이다. 저녁 준비에 정성이 덜 들어간다거나 그 손님과 함께 있는 걸 덜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오히려 그 반대다.

디너파티가 있다고 가정하면 반스는 가급적 메뉴를 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필요한 재료가 없어 낙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로운 장보기'를 하라고 권유한다. 보기도 좋고 냄새도 좋은 재료들을 구입한 뒤에 메뉴를 정해도 늦지 않기에.

 

어렸을 땐 요리하는 엄마를 옆에서 돕는 정도였지만 혼자서 제대로 요리해본 것은 중 3때부터이다.

맞벌이하는 부모님, 정확히 말하면 엄마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부엌 살림을 도맡아 했었는데 명절이라도 다가오면 나물들과 전들은 뚝딱 만들 수 있다.

다들 일하랴 공부하랴 바쁘기에, 가족과 함께 밥 먹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에 매년 우리 가족의 생일과 기념일이 다가오면 항상 특별하게 보내기 위해 그날은 꼭 시간을 비워두고 스페셜 디너를 준비한다.

평소 어떤 요리를 만들기 위해 정석대로 그 레시피를 따라하지는 않는다. 참고는 하되 내 마음대로 그 때 그 때 바꾸기도 한다.

처음에는 요리책에 나온 레시피 그대로 만들어 봤는데 이상하게 열에 한 번은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줄리언 반스의 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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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하유지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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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도 외로운 사람인가요, 『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하나, 책과 마주하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계속 흐를 뿐이다.

시간이 흘러 열 살이 되고, 시간이 흘러 스무 살이 되고, 시간이 흘러 서른 살이 된다.

 

서른 셋, 내 이름은 영오이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활동중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남겨진 것은 월세 보증금, 밥솥이였다. 그리고 그 밥솥 안에 수첩 하나가 들어있었다.

4년 전 어머니께서 폐암으로 돌아가신 뒤 집을 나와 아버지와 따로 살았다. 그렇게 예닐곱 정도 만난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중학교 경비실에서 경비원으로 일하셨는데 경비실은 마치 싸구려 관 같았다.

일년에 한 두 번 보는 나에게도 다정한 말 한 마디 없었다.

그런 아버지가 남긴 수첩을 펼쳐보니 세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있었다.

아버지께서 일하셨던 학교에서 근무중인 교사 홍강주, 그는 바로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점찍어둔 사윗감이었다.

그렇게 돌아가신 아버지 덕에 나는 그를 만나게 되었고 그의 권유로 수첩에 적힌 나머지 두 사람을 찾아나서게 된다.

 

열 일곱, 내 이름은 미지이다. 새별중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곧 졸업을 앞두고 있다.

튼튼국어를 풀다가 문제가 너무 재미있어 출판사 편집자인 영오에게 매일같이 전화를 하고 있다.

엄마는 치킨 가게를 하시는데 장사가 잘 되는 편이다. 솔직히 나는 고등학교 진학하기를 원치않는다.

그런데 한 해의 마지막 날 아빠까지 회사에서 잘려 엄마는 유배보내듯 나와 아빠를 개나리 아파트로 쫓아냈다.

옆집에는 할아버지 한 분이 살고 계시는데 성격은 괴팍하지만 버찌라는 고양이 덕에 친해지게 되었다.

옆집 할아버지는 아내를 잃고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한 채 살아가고 있었는데 발코니 칸막이 벽을 사이에 두고 나와 이야기를 주고받다 자기 딸을 염탐해달라는 부탁 같은 임무를 줘 결국 할아버지의 심부름꾼이 되어주기로 했다.

 

당신도 외로운 사람인가요?

극 중 인물들은 세상과의 소통이 서툴다. 그렇게 누군가와 만남을 통해 세상 밖으로 한 걸음 한 걸음씩 내딛게 된다.

어느 날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요즘 마음 한 켠이 이상하게 비어있는 것 같다고. 왜 그러는걸까 묻는 친구의 말에 일단 만나자고 했다.

마음이 공허하거나 외로움이 느껴질 때, 만병통치약은 바로 '만남'이다. 누군가와의 만남은 생각보다 큰 힘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이입될 정도로 몰입하며 읽었던 것 같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스무 살이 되고서부터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했다.

스무 살 이전에는 시간이 멈춘 것 마냥 1분이 1시간 마냥 지나갔는데 스무 살 이후에는 1시간이 1분 마냥 지나간다.

시간의 흐름에 가속도가 붙은 줄 알았다. 그래서 더 알기에 열심히 노력하며 살고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그런 생각이 든다. 분명 열심히 살았고 지금도 열심히 살고있는데 뭔가 내 자신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은 만들어내지 못한 것 같아서...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의 일부분이니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된다는 그의 말에 오늘도 힘을 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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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조금씩 너만의 시간을 살아가
유지별이 지음 / 놀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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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 위해, 『천천히 조금씩 너만의 시간을 살아가』

 

 

 

 

 

『하나, 책과 마주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을 담은 그림 에세이가 보기만해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소소한 일상이 빼곡히 담겨 있어 책을 읽다보면 꼭 누군가의 일기장을 보는 기분이 든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입학해서 친구들을 사귀고 온몸을 긴장케하는 시험을 기다린다.

이내 다가온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께 마음을 전하고 여름방학이 다가오기 전 수련회에서 친구들과 추억을 나눈다.

그렇게 집에서 학교를 가고,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가고, 학원이 끝나면 집을 가는 반복된 일상을 사계절에 나눠 보여주고 있다.

 

꼭 우리의 소소한 일상을 보는 것 같아 예전 학창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사계절에 녹아든 일상이 비, 눈, 바람 그리고 나무, 꽃, 별똥별까지 우리와 함께하는 요소들이 표현되어서 더 감성적으로 와닿았다.

 

더 빠르게, 더 멀리 달리기 위해 순간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것 같다.

바쁘게 사는 건 어떻게 보면 좋을 수 있지만 그 순간 얻을 수 있는 소중함은 포기해야만 한다.

그 때는 몰랐는데 돌이켜보니 후회는 없지만 아쉬움이 진득하게 묻어난다.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는 삶은 아니기에, 순간의 소중함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과감하게 여유를 넣는 선택도 필요한 것 같다.



 

별똥별이 부러워

늘 듣던 노래들이 지겨워질 때쯤,

이어폰을 귀에서 빼고

 

어느새 도착한 익숙한 길을 따라

조용히 바닥을 보며 걸었다.

 

평소엔 잊고 살던 고요 속에는

저녁이 밤으로 짙어지는 소리와

나의 무력감이 가득 차 있었다.

그 때 저 멀리-

남색 수채화 물감이 떨어진 듯

어둠이 퍼져가는 밤하늘 언저리에

별똥별 하나가 아쉬움을 남기고 사라졌다.

 

있지, 난 네가 부러워.

이곳에 닿기 위해 스스로를 태울 만큼 그렇게 열정을 쏟는 게.


 

 

너를 닮아가는 계절

 

널 만나기 전까진 몰랐어.

저렇게 푸른 하늘이 머리 위에 있다는 걸,

내가 이렇게나 많이 웃을 수 있다는 걸.

 

시간이 흘러 너의 계절을 내가 닮아가나봐.

그래서 이렇게 예쁜 가을이 찾아왔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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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 내 인생에 빛이 되어준 톨스토이의 말
이희인 지음 / 홍익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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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톨스토이의 말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어렸을 때부터 책에 대한 애정이 깊어 엄마가 동생과 함께 보라며 과학동화, 위인전, 애니메이션 동화전집을 사주셨는데 유치원에 갔다오면 책장에서 수십 권씩 꺼내 책탑을 쌓아놓고 읽으며 시간 보내기를 좋아했었다. 애니메이션 동화전집 중 톨스토이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바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바보 이반」이다.

대개 책을 읽으면 대개 '아, 착하게 살아야겠구나.', '아, 부모님께 효를 실천하며 살아야겠구나.'라는 교훈을 간단명료하게 내렸는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처음 읽었을 때 단순히 이야기의 교훈을 내리지 못하고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한데 어린 내가 읽기에는 심오했나보다.

 

생전 톨스토이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해 통렬하게 비난하였는데 살짝 의아하긴 했다. 막상 「바보 이반」을 읽고나면 저자의 말대로 「리어왕」이 자연스레 떠오르기 때문이다. 당시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른 톨스토이는 문학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자신이 쓴 소설이 너무 어려운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의 영지에 사는 농민들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소설을 쓰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바로 「바보 이반」과 같은 단편 우화들이다.

똑똑한 사람은 모두 이반의 나라를 떠나 버리고 남은 것은 그저 바보뿐이었다. 돈이라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없었다. 모두 일을 하여 자기 스스로 살아감과 동시에 착한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살아 나갔다.

「바보 이반」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보면 솔직히 허무맹랑할 수 있는데 되려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깊다.

분노가 다른 사람에게 아무리 해를 끼친다 해도, 그것은 누구보다 분노하고 있는 본인에게 더 해롭다.

분노는 반드시 그것을 불러일으킨 상대의 행위 이상으로 유해하다.

뉴스에 나오는 큰 사건, 사고들을 볼 때면 내면에 화가 찬 사람들이 많음을 느낀다.

톨스토이는 일기장에 이런 말을 적었다.

사람들이 종종 분노에 사로잡혀 그것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은, 분노 속에 일종의 남자다움이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분노를 쉽게 제어하지 못하는 이들은 우리 주변에 많다. 조금 더 천천히 가도, 조금 덜 가져도 되는데 말이다.

그런데 톨스토이는 분노라는 게 분명 상대방에게 표출하는 거지만 큰 화는 본인 자신에게 되려 해를 입히는 것이라 강조한다.

부조리한 상황 속에서 피해를 보아 화가 나는 상황이면 나는 일단 그 순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 분노를 표출하게 되면 결국 가장 몸과 마음이 아픈 것은 나이기에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화가 가라앉는다.

 

​이렇듯 ​톨스토이 작품 속에는 인생과 관련된 교훈이 스며들어 있다.

작품을 읽고나면 절로 생각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 『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를 읽고 나니 톨스토이의 작품이 꼭 사람의 삶을 담아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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