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 코레아
김세잔 지음 / 예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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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국자에게는 상을 민족배반자에게는 벌을, 『그랑 코레아』

 

 

 

 

 

『하나, 책과 마주하다』

학생 때부터 사회, 정치에 관심이 많아 경제신문을 포함하여 신문만 두 세개씩 읽곤 하였다.
그런데 몇몇 사건을 보고선 아무리 관심을 가져도 그뿐이구나 하는 허탈함에 신문도, 뉴스도 (간간히 보나) 이전보다는 관심있게 보지 않는다.
대신, 그 관심을 역사에 돌렸다.
매달 책결산하면서 느낀 것은 그 때 이후부터 사회, 정치와 관련된 책이 급 줄어들었다면 줄어든 권수만큼 역사분야의 책이 채워졌다는 것이다.
지난 달만 해도 네 권의 책을 읽었고 이번 달 또한 다섯 권의 책을 읽었다. (리뷰가 읽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말에 읽은 책 중 한 권인데 후반부를 다 읽지 못하고 이제야 읽었다.
(대부분의 책을 읽고나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곤 하는데 이 책은 뭐랄까, 픽션때문인지 약간 멀리 나간 느낌이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암튼, 역사 분야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다시금 상기시켜 주는 역할은 하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 벨은 프랑스 작가로 한국에서 출간된 책 때문에 서울에 방문하게 된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어떠냐는 (어쩌면 주인공 입장에서는 매번 받아야만 하는) 지루하고도 진부한 질문에 야심찬 답변을 내민다.

"한국 현대사에 관심이 많다. 지도를 펴면 한국은 중국·일본·러시아 같은 위험한 나라들 틈바구니에 있다. 무수한 시련을 겪고도 이토록 눈부시게 성장했다. 참으로 경이롭다."

그렇게 인터뷰에 응하고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에도 나서게 된다.

시구에 앞서 밥을 먹고있는데 주방장이 내온 후식이 벨의 눈에 들어온다. 빨갛고 예뻐 보였다.

차려준 성의가 있기에 그는 요리사가 준비한 후식인 빨갛고 둥글고 매혹적인 그것을 포크로 콕 찍어 입에 넣는다.

부드럽지만 자극적인 첫맛에 만족스러운 듯 했으나 혀에서 불이 날 것 같은 매움에 이리 뛰고 저리 뛰게 된다.

물을 목구멍에 들이부어도 매움은 가라앉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시구를 위해 그 상태로 필드에 나가게 된다.

어지러움이 느껴질 정도로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벨에게 관중들은 그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 턱이 없어 야유를 쏟아붓는다.

관중들의 야유에 선발투수가 재빨리 공을 벨에게 건넸다.

그 순간, 식도 어딘가에 머물러있던 떡이 목구멍에 걸렸고 벨은 목각인형처럼 퍽 쓰러지게 된다.

분명 구급차 소리는 들리는데 의식은 희미해지는 그였다.

그렇게 희미해진 의식을 부여잡고 정신을 차려보니 그는 제복을 입고있었다.

의식이 희미해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바로 1942년으로 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사람의 형태가 아닌 단추가 되어 있었고 그 제복을 입은 자는 바로 프랑스의 드골 장군이었다.

불식간에 무언가 눈앞을 덮쳤다. 그것이 한낱 손가락이었음을 알아차리는 데는 나의 모든 인지능력을 최대한 발휘한 어느 시점에서야 가능한 것이었다. 집채만큼 커다란 손가락은 다짜고짜 나를 감쌌다.

이 문장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소설 속 벨이 단추가 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이런 부분에선 참 기발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벨은 드골 장군이 입는 제복의 첫번째 단추가 되어 프랑스의 독립과 재건되는 과정을 마주하게 된다.

또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직전, 이승만과도 마주하게 된다.

점점 내용으로 들어가면 알겠지만 프랑스는 친나치 세력을 몰아세웠고 대한민국은 친일파 세력을 감싸안았다.

역사를 바로잡아야 바르고 정직한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는 법인데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친일파 세력이 들끓고 있다.

정말 어처구니 없지 않는가. 국가유공자 후손들은 가난을 손에 거머쥐고 친일파 후손들은 부를 손에 거머쥐었으니.

민감한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정치권에서도 분명 친일파 세력이 있지 않는가.

나라를 팔아먹은 값으로 배불리 먹고 사는 친일파들의 재산은 국가에서 몰수하는 게 맞는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아 마음이 참 그렇다.

참 답답한 마음이 앞선다.

그렇게 공부하고 성공해서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위치가 되었다면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오롯이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데, 그저 권력을 부여잡고 이윤을 챙기겠다고 저 난리들이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빛이 쏟아져 내리는 그 날이 언젠가는 대한민국에 내리기를.

국가가 애국자에게는 상을 주고 민족배반자나 범죄자에게는 벌을 주어야만 비로소 국민들을 단결시킬 수 있다. _샤를 드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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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코레아
김세잔 지음 / 예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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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곳적부터 하나의 국가였던 조선을 둘로 가르는 단독선거는 절대로 있을 수 없습니다."
메논의 목소리엔 강한 의지가 숨어 있었다.
"의장님, 부탁합니다."
"위원회는 나 혼자만의 힘으로 성립되는 게 아니오."
이 박사는 줄곧 저자세다. 설득하기보다는 떼를 쓰며 매달린다는 인상이 강했다. 메논은 인삼차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일어섰다.
"한반도의 역사는 이 박사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곳으로 흘러갈 것이오."

"레지스탕스가 새로운 프랑스를 건설해야 하오. 그들이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어야 하오. 그러기 위해선 썩은 가지를 잘라내는 것으론 불충분합니다. 예외는 없소. 곪은 뿌리를 도려내야 합니다. 당신의 친애하는 친구라도 말이오."

드디어 내가 찾는 소용돌이 한 쌍을 만났다. 그들은 쌍쌍이 있으면서 각각 흑색과 자색으로 빛났다. 나는 직감적으로 자색 소용돌이가 드골의 시대, 곧 프랑스라는 것을 알았다. 흑색 소용돌이는 빛난다기보다 퇴색하여 바스라질 것처럼 위태롭다. 나는 그것이 윤숙이 거하고 있는 우남 시대의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색 소용돌이에서 익숙한 이름이 들려왔다.

누구나 좌절에 절망한다. 그리고 분노한다. 어리석은 자는 이를 갈며 심히 분노하지만, 어진 이는 분노에 머무르지 않는다. 난 잘못한 게 없다! 고 잡아뗄 게 아니라 나의 실책과 잘못을 곰곰이 따져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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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 행복은 숨바꼭질을 좋아해 둘리 에세이 (톡)
아기공룡 둘리 원작 / 톡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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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하나의 우주예요. 어떤 과학 기술로도 만들어 낼 수 없는 복잡하고 아름다운 우주죠. 당신은 당신의 우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당신은 당신의 우주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나요?

말하지 않고 알아주기를 원하는 건 타인의 마음을 시험하는 거예요. 말하지 않고 알아주기를 원하는 건 자기 자신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일이에요. 위로받고 싶다면 말해요. 지금 내가 어떠한지.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도 없어요. 우린 쇼윈도에 서 있는 예쁜 마네킹이 아니에요. 사랑받지 못할까 눈치 보고 걱정하지 말아요. 오로지 내가 사랑해야 하는 대상이나 일에만 집중해요.

도우너는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깐따삐야‘라고 외치죠.
언어는 그 자체로 주술성을 가지고 있어요.
나를 믿는 말은 나의 잠재력을 끌어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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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들의 섬
리사 시 지음, 이미선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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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할지 네 몸이 알 거야." 어머니가 안심시켜주면서 말했다. "설사 그렇지 않다 해도 내가 너와 함께 있을 거야. 해녀들 모두 바닷가로 무사히 돌아오도록 하는 게 내 책임이니까. 나는 우리 해녀공동체에 속한 모든 해녀들의 숨비소리를 확인하며 듣는다. 우리 숨비소리는 함께 어우러져 제주에서 공기와 바람의 노래를 만들어내지. 그것은 세상 가장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소리야. 우리를 미래와도 과거와도 연결해주지. 처음에 그것은 우리 부모를 위해, 다음에는 우리 자식들을 위해 일할 수 있게 해주는 소리다."

어머니는 마지막 충고를 해줬다. "바다는 어머니와 같다고들 한다. 짠 물, 해류의 파동과 너울, 심장의 커진 박동, 그리고 물속으로 울려 퍼지는 숨죽인 소리가 모두 자궁을 상기시킨다. 그러나우리 해녀들은 항상 돈을 벌고…… 살아남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만 한다. 알겠니?"

가랑비에 속옷 젖는 줄 모른다는 속담은 점진적인 변화를 의미하는데 하나는 긍정적으로, 다른 하나는 부정적으로, 이렇게 두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긍정적인 이야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커지는 우정과 관련된다. 처음에는 안면이 있던 중 친구가 되고 더친한 관계로 발전하다가 마침내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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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곳적부터 하나의 국가였던 조선을 둘로 가르는 단독선거는 절대로 있을 수 없습니다."
메논의 목소리엔 강한 의지가 숨어 있었다.
"의장님, 부탁합니다."
"위원회는 나 혼자만의 힘으로 성립되는 게 아니오."
이 박사는 줄곧 저자세다. 설득하기보다는 떼를 쓰며 매달린다는 인상이 강했다. 메논은 인삼차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일어섰다.
"한반도의 역사는 이 박사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곳으로 흘러갈 것이오."

드디어 내가 찾는 소용돌이 한 쌍을 만났다. 그들은 쌍쌍이 있으면서 각각 흑색과 자색으로 빛났다. 나는 직감적으로 자색 소용돌이가 드골의 시대, 곧 프랑스라는 것을 알았다. 흑색 소용돌이는 빛난다기보다 퇴색하여 바스라질 것처럼 위태롭다. 나는 그것이 윤숙이 거하고 있는 우남 시대의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색 소용돌이에서 익숙한 이름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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