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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삶에 관한, 조금은 다른 이야기 - 다 이룰 수 없는 어른의 인생을 위한 수용전념 심리학
이두형 지음 / 갈매나무 / 2024년 10월
평점 :
불완전한 삶에 관한, 조금은 다른 이야기
저자 이두형
갈매나무
2024-10-28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심리치료
자기계발 > 힐링
완벽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요?
한계에 도달할 수 있는 인간이기에, 예측불가능한 미래를 바라보며 살고 있기에 그 누구도 아무 문제 없이 인생을 살아갈 순 없습니다.
집안 문제, 인간관계, 학업 혹은 일과 관련된 문제들을 끊임없이 마주할뿐더러 예기치 못한 질병이나 사고를 겪기도 하죠.
그래서 좌절감과 실망감을 잔뜩 맛보다 문득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삶이 흘러가지 않을 때 우리는 불안이란 늪에 빠지게 됩니다.
저자는 이러한 불편한 감정들을 없애려 애쓰기보단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살펴보고 포용해 보자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문득 잊고 있거나 자각하지 못했던 삶의 가치나 의미를 깨달을 수 있게 되니깐요.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저자의 제안은 고통을 경감하려는 시도만으로 더 나은 삶과 행복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는 한계 인식에서 비롯된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ACT)의 줄기를 따르고 있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기의 어려움
당신은 완벽한가?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것은 모두 이루어질 수 있는가?
수용은 억지로 받아들이거나 인정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삶에는 희로애락이 존재하니깐요.
우리의 삶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깨닫는 것이 바로 수용입니다.
삶은 오류의 연속입니다.
구상한 대로 이루어진다면 완벽한 삶 그 자체이겠지만 그런 삶을 평생 살 수 있는 확률은 0%대입니다.
우리의 인생에는 변수도 많을뿐더러 변수를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죠.
열과 성을 다해도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불행을 추구하려 노력하는 삶은 없습니다.
우리는 추구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좋은 길로 달려왔는지 보다 본인이 지금까지 달려왔다는 사실 그 자체가 중요합니다.
때로는 건강 등 여러 변수로 인해 멈출 때도 있고 때로는 잘못된 길에 들 때도 있지만 생의 모든 순간은 우리가 그때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잘 풀리지 않는다고 과거 탓, 세상 탓, 남 탓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삶의 모든 것들은 나 자신에게 오롯이 초점 맞춰져 있지 않을 뿐입니다.
즉, 삶의 어려움을 나의 잘못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늘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니 삶의 험난한 모든 것을 나의 잘못만은 아니었다 이해하고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으면 됩니다.
'나'라는 현상과 진짜 ‘나’ 사이에서
'알고 보니 나는 이런 사람이었다'라는 인식조차 지금 피어난 찰나의 현상일 뿐이다. 자기 자신이라는 어떠한 고정된 것, 정의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이 당신이라고 믿는 모든 것은 우주와 같은 당신의 일부일 뿐이며, '당신이라는 그릇에 현재 일시적으로 고인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 속 마음 깊숙한 곳에서 내려다보는 시선, 그 시선이 바로 진짜 자신입니다.
맥락에 따라 변화하는 나라는 현상을 바라보는 시선, 그것이 바로 '맥락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뜻하죠.
속내를 모두 드러내는 것이 진실된 모습인 것일까요?
그 상황에서 더 나은 말과 행동으로 말할 수 있음에도 인위적인 것이라 생각되어 이를 거부하고 떠오르는 대로 말하고 행동한다면 이는 솔직하고 진실된 모습이라 할 순 없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뿐이죠.
스스로에게 가장 진실한 것은 다름아닌 가장 좋은 나가 무엇일지 고민하는 것입니다.
고민하는 그 자체가 이미 스스로에게 가장 진실된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가장 좋은 나의 모습을 매 순간 고민하며 살아가는 것이지요.
맥락으로서의 자기의 시선을 빌려 과거, 현재, 미래의 나에게 말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답다고 느끼는 마음에 대한 탐구
살다 보면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해도 괜찮은 순간이 있다. 그러한 느낌은 어떻게 주어지는가. 그 속에 내포된, 당신에게 소중하게 다가오는 의미는 무엇이었는가. 당신의 삶을 당신답게 만들어주는 것, 한 번뿐인 삶이 지금의 삶이라도 아쉽지 않게 해주는 것, 바라는 삶을 위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이정표, 그러한 소중함과 의미가 있는 것이 가치다.
최근 무언가에 매진하고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그것이 너무도 추구하고 싶은 것인지, 그것을 하지 않았을 때 두렵고 불안한 것인지 구별해 보셨나요?
살아오면서 어떠한 평가나 판단 없이 직관적으로 기쁨을 느낀 순간이 있으셨나요? 그 순간이 있었다면 그 느낌의 원천은 무엇이었나요?
아픔과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지키고 싶은 대상이 있으신가요?
신경 쓸 것투성이인 인생에서 행복과 사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삶의 형태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삶의 의미입니다.
예컨대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밤을 새워 일을 해 대가로 주어지는 돈을 부로 축적했다는 것만으로 보상이 완료되진 않습니다.
자식의 교육비 혹은 여행지를 향하는 기름값, 휴게소에 들러 먹는 돈가스 값이라는 의미로 치환될 때 비로소 보상이 되는 것이지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살아가는 우리는 삶의 형태에 집착하며 살아갑니다.
어떤 직업을 가졌고 집은 어느 위치에 있으며 대외적으로 얼마큼의 신망을 받는지 중시하죠.
그러나 이는 단순히 도구적으로 가치가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가족, 취미, 여행, 소소한 행복 등 누구에게 인정받을 필요도 전혀 없는 나의 기준에서 추구할 만한 의미를 내 삶에 가득 채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하루를 마치는 순간에 허무함을 느끼는 것이 지속된다면 지금의 나에게 결여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삶의 허무로 인한 목마름을 달래줄지도 모르니깐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한 변수에 의해 여러 문제들을 맞닥뜨리곤 합니다.
노력한 만큼 형편없는 결과를 쥘 때도 있고 온갖 거짓과 모함으로 인해 상처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실망감과 좌절감이 매우 커 헤어 나오기 힘들 때도 많습니다.
그렇기에 시선을 전환시켜야 합니다.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불안만 커질 뿐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조카가 올 때면 특별한 날이 아닌데도 온 가족이 둘러앉아 케이크에 초를 꽂고 불을 붙이곤 합니다.
그리곤 모두가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조카의 오늘을 축하해 주죠.
후- 후- 거리며 불을 끄려는 조카의 모습을 보곤 모두가 집이 떠나가라 함박웃음을 짓곤 합니다.
그때는 모두가 근심, 걱정 제쳐두고 그저 행복과 웃음만 생각할 수 있어, 저희는 가족끼리 이런 시간을 종종 만들곤 합니다.
어릴 때부터 엄마 노릇하며 자라와서 다 큰 동생들이어도 항상 챙겨주려 하다 보니 저희는 형제들 간의 시간을 따로 만들어 보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겐 가족 단톡방이 세 개나 있습니다. 가족 단톡방, 삼 남매 단톡방, 모녀 단톡방.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매일의 안부가 올라오죠.
그저 큰 문제 없이 평탄하게 살고 싶지만 삶은 아직 평탄한 삶을 허락해 주지 않았습니다.
제 선택으로 만들어진 배경이 아닌데도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인간관계는 모두가 안을 수밖에 없는 문제일 것입니다.
친구들, 선생님들, 동생들, 언니들…… 제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아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제 선택은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맺어진 관계에 의한 동료가 있었는데 뒤에서 온갖 험담과 거짓말을 일삼고 다녔죠.
그래도 친구라 생각했기에 포용하려 노력했지만 의사선생님이 단호하게 그런 관계는 끊어내라 조언해주시더군요.
거짓은 또 다른 거짓을 낳아야 하기 때문에 매번 말이 바뀔 수밖에 없어 결국 다 들통나게 되어 있습니다.
결국 모든 친구들이 그 친구와 손절하게 되었죠. 그 친구가 스스로 선택한 결과입니다.
이런 문제를 지금도 마주하고 있는데, 분명한 건 거짓은 절대 진실을 이길 수 없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무수하고도 다양한 문제들을 마주하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하기에, 행복하고 가치있게 살아가고 싶다면 꼭 삶의 의미를 찾아가려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