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책 DIGEST

6월 둘째 주, 현실을 통과해 다시 나를 돌아보게 된 시간




매일 아침 책을 펼치며 가장 먼저 마주한 건 세상보다 더 정확하게 나를 비추는 문장이었습니다.

이번 주는 유독 현실이라는 단어가 많이 머물렀습니다.

현실의 감시, 현실의 감정, 현실의 상실 그리고 그 현실을 통과해 다시 살아가자는 문장의 숨결까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한 질문부터 화학의 언어로 본 지구의 미래 그리고 다시 쓰인 동화처럼 우리를 붙잡는 기억까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어쩐지 이번주는 조지 오웰의 특집이기도 한 한 주였습니다.

이 한 주를 지나며 책은 묻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지금 어떤 문장을 살아내고 있나요?"





■ 이번 주 〈간밤에 읽은 책〉 돌아보기


월요일 |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글쓰기는 정치적인 행위이며 진실을 말하는 저항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저 취향이나 습관이 아니라 때로는 저항입니다.

저자는 글을 통해 진실을 기록하고 침묵을 부수는 힘을 되새깁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92738066




화요일 |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 오프라 윈프리

"지금 여기를 사랑하는 일, 그것이 내가 진짜 아는 것입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삶은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다고 말합니다.

고난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는 매일 확신의 언어를 조금씩 배워갑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94006097




수요일 | 『단순한 열정』 - 아니 에르노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던져진 가장 날 것의 고백입니다."

사랑이라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집착과 결핍의 감정.

아니 에르노는 그 파편을 솔직하게 기록하며 ‘감정의 기록자’로서 자신의 자리를 지킵니다.

읽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오래도록 뜨겁고 서늘해집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95193682




목요일 | 『1984』 - 조지 오웰

"2 더하기 2는 4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지켜야 합니다."

감시는 점점 정교해지고 진실은 점점 작아집니다.

『1984』는 단지 허구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구조의 은유를 담아낸 책입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96367178




금요일 | 『동물농장』 - 조지 오웰

"모든 동물은 평등합니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합니다."

혁명은 시작했지만 권력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습니다.

돼지들은 점점 인간처럼 변했고 다른 동물들은 점점 침묵을 선택했습니다.

이야기는 우화지만,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권력의 기록을 담아냈습니다.
















































■ 이번 주 〈모든 도서 리뷰〉 돌아보기


화요일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질서라는 환상 속에서 삶을 다시 바라봅니다."

질서와 진실은 언제나 같지 않습니다.

저자는 과학의 질서가 무너질 때 비로소 삶의 본질이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사유, 실험, 감정이 함께 흐르는 한 권의 문학 같은 과학서였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94688461




목요일 | 『화학의 눈으로 보면 녹색지구가 펼쳐진다』 - 원정현


"작은 분자 하나가 내일의 지구를 바꿉니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물질 하나가 지구의 내일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화학은 일상에 깃든 선택의 과학이며 지속 가능성을 설계하는 언어였습니다.

경고보다 이해를 먼저 건넨 조용하지만 강한 환경 도서였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97286578




















■ 이번 주 〈함께 읽는 시집〉 돌아보기


수요일 |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연탄재를 찬다는 말이 이렇게 따뜻한 질문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짧지만 오랫동안 마음에 불을 지피는 짧은 시 한 편의 울림은 매우 컸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95805068




















이번 주, 당신의 마음을 붙잡은 문장은 무엇이었나요?

책은 언제나 삶의 곁에 머물며 말을 겁니다.

다음 주에도, 한 줄의 문장이 따뜻한 하루의 등불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독서 여정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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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저자 조지 오웰

민음사

1998-08-05

원제 : Animal Farm (1945년)

소설 > 영미소설

고전 > 서양고전문학 > 서양현대고전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




■ 책 속 밑줄


그날 밤, 메너 농장의 존슨 씨는 잠자리에 들기 전 닭장 문을 걸어 잠그기까진 했으나 술에 너무 취해 닭장의 작은 구멍을 닫는 일은 잊어버렸다. 그가 갈지자걸음으로 마당을 건너가는 동안 그의 손에 들린 등불의 둥근 불빛도 좌우로 크게 출렁거렸다. 그는 본체 뒷문에서 발꿈치로 차 장화를 벗어버리고 부엌 술통에서 맥주 한 잔을 마지막으로 따라 들이켜고는 침대로 향했다. 침대에는 아내가 벌써 코를 골며 잠들어 있었다.



자, 동무들, 동물들의 삶이 어떤 겁니까? 우리 똑바로 봅시다. 우리의 삶은 비참하고 고달프고, 그리고 짧소. 우리는 태어나 몸뚱이에 숨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먹이만을 얻어먹고, 숨 쉴 수 있는 자들은 마지막 힘이 붙어 있는 순간까지 일을 해야 하오. 그러다가 이제 아무 쓸모도 없다고 여겨지면 그날로 우리는 아주 참혹하게 도살당합니다. 영국의 모든 동물들은 나이 한 살 이후로는 행복이니 여가니 하는 것의 의미를 알지 못합니다. 영국의 어느 동물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비참과 노예 상태, 그게 우리 동물들의 삶입니다.



우리는 왜 계속 이 비참한 조건 속에 살아야 하는 겁니까?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가 노동해서 생산한 것을 인간들이 몽땅 도둑질해 가기 때문입니다. 동무들, 우리 문제에 대한 해답은 바로 거기 있소. 한마디로 문제의 핵심은 ‘인간’이오. 인간은 우리의 진정한 적이자 유일한 적입니다. 인간을 몰아내기만 하면 우리의 굶주림과 고된 노동의 근본 원인은 영원히 제거될 것이오.



메이저의 가르침을 완벽한 사상 체계로 발전시킨 이들은 이들 세 마리 돼지들이었다. 그들은 그 사상 체계에 ‘동물주의’라는 이름을 붙였다. 일주일에도 며칠씩 그들은 헛간에서 비밀 야간 회합을 갖고 동물주의의 원리들을 다른 동물들에게 설명해 주었다. 처음 얼마간은 동물들 사이에 우둔한 발언과 시큰둥한 반응도 없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 염소 뮤리엘이 ‘일곱 계명’을 읽어 보다가 동물들이 그 계명 중의 하나를 또 잘못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제5번 계명이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라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동물들은 두 단어를 잊어먹고 있었던 것이다. 벽에 쓰여진 제5번 계명은 이런 것이었다. ‘어떤 동물도 ’너무 지나치게‘ 술을 마시면 안 된다.’



그들은 옛 꿈의 어느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 늙은 메이저가 예언했던 그 동물 공화국, 영국의 모든 푸른 들판에서 인간의 발길을 몰아낸 다음 세워질 그 동물 공화국의 꿈도 그들은 여전히 믿고 있었다. 언젠가 그 공화국의 날은 오리라─비록 당장은 아니라 하더라도, 어쩌면 지금 생존해 있는 동물들의 살아생전에 오지 않을지는 몰라도, 그래도 그날은 오고 있었다.



열두 개의 화난 목소리들이 서로 맞고함질을 치고 있었고, 그 목소리들은 서로 똑같았다. 그래, 맞아, 돼지들의 얼굴에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 이제 알 수 있었다. 창 밖의 동물들은 왜지에게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다시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번갈아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이미 분간할 수 없었다.



동물들이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결국 아무도 반박하지 않았다.

그들은 질문할 줄 모르는 동물들이었고 설사 알고 있다고 해도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권력은 부패하고,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무지는 힘이다.

그 힘은 질문을 멈추게 만들고 그 침묵은 언젠가 체제를 정당화하는 증거가 된다.



■ 끌림의 이유


『동물농장』은 단순한 정치 풍자 소설이 아닙니다.

우화의 형태로 시작되지만 현실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비추는 거울입니다.

돼지 나폴레옹과 스노우볼 그리고 나머지 동물들이 자유를 외치며 혁명을 일으키는 순간부터 권력은 점점 모호해지고 평등은 점차 특정 계급의 기득권으로 변질됩니다.

그 과정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막상 읽고 나면 그 무력감은 어쩔 수 없습니다.

역사는 되풀이되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망각 속에서 계속 허락되고 있는 것입니다.



■ 간밤의 단상


책장을 덮고 한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저 동물들의 이야기라고 넘기기엔 너무도 오늘의 현실과 닮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물농장』은 왜곡된 이상과 권력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그린 우화입니다.

처음에는 모두가 평등하고 자유로워지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몇몇은 더 많은 곡식을 먹었고 몇몇은 법을 바꾸었고 결국엔 돼지들이 인간처럼 이익을 독점하고 말았습니다.

읽는 내내 이건 어딘가에서 이미 본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용한 복종, 자발적인 망각, 침묵으로 포장된 불평등, 우리는 그런 순간들을 사회에서, 조직에서, 관계 속에서 이미 여러 번 마주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스스로를 설득했을지도요.

"괜찮아, 지금이 더 나아."

"어차피 달라지지 않을 거야."

결국 그 침묵과 무지가 권력의 비밀 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권력의 돼지를 바라보고 있습니까?

질문을 멈추지 마십시오. 기억은 당신의 가장 강한 저항입니다.



■ 건넴의 대상


정치 우화나 풍자문학에 관심 있는 분

권력과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생각해본 분

왜 아무도 말하지 않는가에 대한 질문을 안고 있는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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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의 눈으로 보면 녹색지구가 펼쳐진다 - 지구환경의 미래를 묻는 우리를 위한 화학 수업 내 멋대로 읽고 십대 7
원정현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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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정보


화학의 눈으로 보면 녹색지구가 펼쳐진다

저자 원정현

지상의책(갈매나무)

2023-01-13

과학 > 화학 > 일반화학

사회과학 > 생태문제 > 환경문제






■ 책 소개


이 책은 화학이라는 렌즈로 지구를 바라보는 이야기입니다.

일회용품, 미세먼지, 기후변화, 플라스틱 쓰레기, 바이오 연료까지, 익숙하지만 때로는 모호하게 여겨졌던 환경 이슈들의 본질을 화학의 언어로 정확하고 쉽게 풀어낸 책입니다.

화학은 무언가를 만드는 기술이자 동시에 세상의 문제를 바꾸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복잡한 공식이나 실험실 이야기 대신, 일상 속 사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과학이 어떻게 지구와 연결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화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도 지구의 미래에 관심이 있는 누구라도 충분히 곁에 둘 수 있는 과학 에세이입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우리는 문제를 만들었고 이제 그 해결에도 참여해야 합니다.



단위체 또는 모노머는 중합반응이 일어나면 폴리머(polymer)로 바뀌게 됩니다. ‘모노’는 하나라는 뜻이고 ‘폴리’는 많다는 뜻이죠? 그러니 중합반응을 통해 에틸렌은 폴리에틸렌이라는 폴리머가 되고, 프로필렌은 폴리프로필렌이라는 폴리머가 되는 거죠. 단위체들을 많이 이어 붙였으니까 중합반응으로 얻은 물질은 분자량도 엄청나게 커질 거에요. 한마디로 플라스틱은 단위체가 수천, 수만 개 반복되어 만들어진 고분자 화합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플라스틱이 잘 분해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분자량이 매우 큰 고분자 화합물이기 때문입니다.



이산화탄소 증가량의 나머지 3분의 1은 토양 속에 저장되었던 토양유기탄소가 빠져나가면서 발생한 것입니다. 토양유기탄소의 감소는 토양 속에 머물던 토양유기탄소가 이산화탄소로 전환된 후 대기 중으로 방출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 원인은 삼림 벌채나 농경지 확대 등에서 찾을 수 있어요.



생태계의 순환고리, 즉 원을 닫아서 지구 시스템을 평셩 상태로 유지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물론 우리가 매일 하는 플라스틱 수거와 재활용도 순환고리를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플라스틱을 합성하는 속도가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속도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므로, 재활용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려워요. 이산화탄소가 고정되는 속도보다 배출되는 속도가 더 빠르면 탄소는 순환하기 어렵습니다.


목표를 지구 시스템의 물질 순환 회복으로 설정하면, 그 다음 단계로 해야 할 일은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을까?’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면서도 지구에 피해를 주지 않는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을까?’로 질문을 바꾸고, 화학물질을 생산·소비·폐기하는 과정을 지구 시스템과 생태계 순환의 원칙에 맞게 재조정하면 되니까요. 기술을 개발하는 첫 단계부터 친환경 목표에 부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는 거죠.



■ 책 속 메시지


"우리는 문제를 만들었고, 이제 그 해결에도 참여해야 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화학으로 시작되었고 결국 그 해답 역시 화학의 ‘변화 가능성’ 안에 담겨 있다고.

그는 기술의 진보가 환경을 파괴한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화학은 그 과정에서 반성과 전환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말합니다.

즉, 화학은 단지 성분을 나누는 학문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설계하는 언어라는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삶이 과연 어떤 원소들로 이루어져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곧 우리의 소비, 선택, 습관,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 하나의 감상


읽는 내내 과학이 이렇게 시적일 수 있구나 싶은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복잡하고 낯선 공식으로만 여겨졌던 화학은 이 책을 통해 마치 살아 있는 감각과 사유의 도구처럼 느껴졌습니다.

화학은 단지 실험실의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숨 쉬는 공기와 마시는 물, 입는 옷, 켜는 전기까지, 삶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스며든 언어라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이 책이 불안이나 죄책감을 자극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해를 통해 실천을 이끌어낸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는 플라스틱 용기를 고를 때, 비닐을 버릴 때, 전기를 켤 때조차 매번 아주 작은 선택 하나로 지구의 미래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배경에는 분명한 화학적 맥락과 인식의 전환이 자리하고 있었죠.


녹색지구는 어떤 거대한 기술의 성취나 막연한 환경 담론이 아닙니다.

그 시작은 오늘 내가 선택한 화학적 물질 한 조각의 이야기에서 출발합니다.

『화학의 눈으로 보면 녹색지구가 펼쳐진다』는 그 조용한 시작이 얼마나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과학의 언어로,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 손에 잡혀 재독하였는데 이전 리뷰도 알차게 작성하였으니 참고해 주세요.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2994323027



■ 건넴의 대상


과학을 더 인간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

환경 문제에 더 깊이 다가가고 싶은 독자

나 하나쯤이 아닌 나부터의 삶을 살고 싶은 사람

화학을 공부하는 학생 또는 비전공자에게도 좋은 입문서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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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먼슬리 클래식) | 먼슬리 클래식 3

저자 조지 오웰

문학동네

2025-03-10

원제 : Nineteen Eighty-Four

소설 > 영미소설




우리가 언어를 빼앗길 때, 생각도 함께 빼앗긴다.




■ 책 속 밑줄


4월, 맑고 쌀쌀한 날이었다. 시계들의 종이 열세 번 울리고 있었다. 윈스턴 스미스는 차가운 바람을 피해 턱을 가슴에 처박고 승리 맨션의 유리문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막을 새도 없이 모래 바람이 그 뒤를 따라 들이닥쳤다.



윈스턴의 등 뒤에 있는 텔레스크린에서는 아직도 무쇠 생산과 제9차 3개년 계획의 초과 달성에 대해 지껄이고 있었다.

텔레스크린은 수신과 송신이 동시에 가능하다. 이 기계는 숨죽인 속삭임을 넘어서는 모든 소리를 낱낱이 포착한다. 더욱이 윈스턴이 이 금속관의 감시 범위 안에 있는 한 소리는 물론이고 행동까지 감지된다. 물론 언제 감시를 받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



1984년 4월 4일

그는 몸을 뒤로 젖히고 앉았다. 무력감이 그를 사정없이 짓눌렀다. 우선 올해가 1984년이 맞는지 어떤지 알 수 없었다. 나이가 서른아홉 살인 것만은 거의 확실했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



생각범죄는 죽음보다 무서운 형벌이다. 누군가에게 당신의 내면이 완전히 투명하게 들여다보인다면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라도 자유롭지 않다.



자유란, 둘 더하기 둘은 넷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다. 그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나머지는 무너진다.



"자네는 신어를 만든 목적이 사고의 폭을 좁히는 데 있다는 걸 모르나? 결국 우리는 사상죄를 범하는 일이 문자 그대로 아예 불가능하게 만들 거라고. 사상을 표현할 단어가 없을 테니 말일세. 앞으로 필요한 모든 개념은 정확하게 한 단어로 표현될 거야. 뜻이 엄격하게 제한되고 다른 부수적인 뜻은 제거되어 잊히게 될 거네."



■ 끌림의 이유


조지 오웰의 『1984』는 단순한 미래 디스토피아 소설이 아닙니다.

권력, 감시, 언어, 진실이라는 주제로 생각의 자유가 통제된 사회의 풍경을 치밀하게 보여줍니다.

주인공 윈스턴은 감시와 검열 그리고 진실이 조작된 체제 속에서 끊임없이 자기 의심과 저항 사이를 오갑니다.

'이것이 진짜 현실인가?'를 묻는 그의 시선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 간밤의 단상


며칠 전 SKT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에 대한 대응은 무료 유심 교체였지만 실질적 책임은 모두 이용자 몫이었습니다.

저 역시 검찰청을 사칭한 전화를 두 번이나 받은 적이 있을 만큼 개인 정보가 얼마나 손쉽게 유출되고 있는지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 사건 이후 『1984』를 다시 읽으면서 '나는 지금 진짜 자유로운가?'라는 질문이 선명히 떠올랐습니다.

보이지 않는 감시 속에서 어떤 말은 삼켜지고 어떤 감정은 감춰지고, 기억조차도 누군가의 기준 아래에 통제된다면 그건 과연 진짜 나의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들었습니다.


『1984』는 단순한 디스토피아 소설이 아니라 통제의 사회에서 인간다움을 끝까지 지켜내려는 사람들의 절박한 기록입니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트루먼 쇼》나 《매트릭스》 같은 영화들이 떠오르지만 이 책은 한층 더 내밀하고 고통스럽게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지금, 진실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세상의 침묵이 두꺼워질수록 우리는 그 침묵 안에서 더욱 정확한 언어를 찾아야 합니다.

그 어떤 시대든 2 더하기 2는 4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야말로 인간다움의 시작 아닐까요.



■ 건넴의 대상


진실과 언어의 경계에 대해 고민해본 분

자유와 감시에 대한 시대적 질문을 품고 있는 분

디스토피아 소설을 좋아하지만 그 너머를 보고 싶은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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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의 시 「너에게 묻는다」, 이 한 줄의 시가 오늘의 나를 붙들었습니다.

오늘은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를 함께 읽으려 합니다.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해설 및 주제 분석


이 시는 단 세 줄이지만 독자에게 강렬한 질문을 던집니다.

짧은 호흡 속에 삶의 태도, 인간관계, 존재의 가치를 날카롭게 담고 있죠.


첫 구절인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는 우리 사회가 가치 없어 보이는 것들에 쉽게 판단을 내리는 방식을 비판하며 시작합니다.

연탄은 스스로를 태워 다른 이를 따뜻하게 데우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다 쓰이고 나면 그저 더럽고 쓸모없는 것처럼 버려지죠.

이 연탄은 곧, 누군가에게 헌신한 사람들, 조용히 견디며 살아온 이들의 은유일 수 있습니다.

즉, "연탄재"는 타인을 위해 자신을 불태운 존재, 혹은 과거의 나 자신일 수도 있습니다.

다 타버리고 난 후 남겨진 흔적이지만, 그 속엔 분명 한때 뜨겁게 불탔던 시간이 있으니 그 흔적조차 하찮게 여기지 말라고 하는 뜻입니다.


이 시의 본질은 책망이 아니라 자기성찰입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히 차버릴 수 있는 것들 속에 담긴 존엄과 기억의 무게를 상기시키며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질문을 통해 독자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삶의 본질을 압축해낸 가장 짧고 가장 강한 울림의 시 중 하나로 한 사람의 태도와 삶의 무게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을 남깁니다.



■ 하나의 감상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였을까?

그의 삶을 데워주는 작은 온기로 남은 적이 있었을까?

나는 진심을 다해 살아왔는가?


저는 오늘 이 시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한 번 쓰이고 나면 잊히는 마음들, 어쩌면 그 연탄재 속에 있는 마음을 너무 쉽게 걷어차고 살지는 않았는지.

누구에게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바쁘고 지친 하루 속에서, 누군가를 위해 뜨거운 사람이 되어본 적이 있었는지 돌아보았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이 연탄처럼 사라진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의 방을 따뜻하게 했던 불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삶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이 시를 통해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 뜨거운 사람으로 남고 싶으신가요?

누군가의 추위에 작은 온기를 전해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합니다.




이 시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공유해주세요.

오늘, 당신은 누군가의 마음을 데워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엔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당신이 지켜온 믿음과 고요한 다짐을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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