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함께 춤을

저자 크리스타 K. 토마슨

흐름출판

2024-12-16

원제 : Dancing with the Devil (2024년)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당신에게 정원이 있다고 상상해 보라. 그곳은 푸르르며 아름다운 꽃으로 무성하다. 하지만 늘 관리를 해줘야 한다. 당신은 매일 정원으로 향하며 성실하게 할 일을 한다. 그럼에도 그곳에는 늘 녀석이 있다. 바로 ‘잡초’ 말이다. 가끔은 이 녀석들을 뽑아내는 데 성공할 때도 있지만, 그 자리엔 항상 새로운 잡초가 나타난다. 녀석들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덥고 끈적끈적한 여름철에는 며칠 관리가 소홀해진다. 그러다 다시 정원으로 나가 보면 잡초는 더 무성해져 있다. 잡초가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녀석들은 정원을 점령하고 망친다.

이 정원이 당신의 삶이며 분노와 시기, 양심, 경멸과 같은 나쁜 감정이 잡초다. 최고의 정원은 잡초가 없는 정원이고, 최고의 삶은 나쁜 감정이 없는 삶이다. 이것이 바로 나쁜 감정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철학자들은 사유를 시작한 이래로 쭉 감정에 대해 생각해 왔고, 따라서 감정에 대한 이론을 많이 개발했다. 이론은 감정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명료화하고 체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론은 감정이 무엇인지 말해 주는 반면 감정과 함께 잘 살아갈 방법을 알려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의 질문을 살펴볼 것이다. "좋은 삶과 나쁜 감정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이 질문은 감정이 제기하는 '실천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부정적인 의미의 문제가 아니라 (수학 문제처럼) 우리가 풀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다.



감정은 일종의 육감과 같아서 우리는 감정을 통해 세상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 우리가 미처 뭔가를 깨닫기도 전에 감정이 먼저 그걸 깨달을 때로 있다.

… 또한 우리는 중요하거나 신경이 쓰이는 것에 감정을 쏟곤 한다.



삶에서 감정을 분명 중요한 일부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와 감정의 관계가 항상 수월한 것은 아니다. 감정은 명확할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감정이 우리를 놀라게 하거나 혼란스럽게 하는 까닭은 우리가 감정의 일부는 통제할 수 있고 일부는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느끼고 싶은 감정이나, 느낄 거라고 예상하는 감정을 항상 느끼진 않는다.



이성은 감정을 포함하고 감정도 이성을 포함한다. 그런데 '머리 대 가슴'은 때로 감정이 반사작용에 가깝다고 가정하기도 한다. 어두운 방에 들어가면 동공이 확장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철학자들은 감정이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작동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감정의 '지향성'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감정의 합리성 문제는 나중에 다시 나올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보통 부정적인 감정은 언제나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는 머리 대 가슴 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머리가 어디서 끝나고 가슴이 어디서 시작되는지가 항상 분명한 게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머리와 가슴은 한 사람 안에서 함께 살아간다.



나쁜 감정은 자기애의 표현이며, 그건 우리가 자신의 삶과 자신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 때문에 나타난다. 이웃의 아름다운 집을 부러워하는 건 나도 그런 집을 갖고 싶기 때문이며, 그것은 성공을 정의하는 한 방법이다. 제일 싫어하는 동료의 비아냥에 화를 내는 건 내가 그런 취급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이 나를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경멸한다면, 그건 내가 그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하거나 그 사람에게는 시간이나 관심을 쏟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 능력을 의심하거나 나를 쥐고 흔들려는 사람에게 앙심을 품는다.


자아는 뚱뚱하고 집요한 존재가 아니다. 연약하고 불안정한 존재다. 자아를 사랑한다는 건 항상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존재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존재를 사랑하는 법은 알기 어렵다. 우리가 직면한 진정한 도전은 그런 존재를 솔직하게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변명하지도 옹호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우리는 불완전하고 위태로운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자기애야말로 나쁜 감정과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한 열쇠다.


나쁜 감정이 우리 삶에 존재하는 건 우리가 나쁜 감정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며 그건 당연한 일이다. 나쁜 감정을 없애려 하거나 밀어내려 하는 건 실수다. 우리에겐 나쁜 감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삶이 의미 있는 건 삶 속에 나쁜 감정이 함께해서다. 삶에 대한 애착은 정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에 해당하는데 그건 바로 흙이다. 흙이 충분히 기름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다. 그리고 좋은 흙에는 지렁이가 가득하다.



분노는 견디기 힘든 나쁜 감정 중 하나다. (…) 분노를 솔직하게 대한다는 건 반드시 바람직한 종류의 분노만 느껴야 한다거나 분노에 항상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좋은 분노도 나쁜 분노도 없다. 그저 분노가 있을 뿐이다. 분노를 억제하기 위해 자신을 다그치거나 분노를 길들여서 분노가 항상 얌전히 굴도록 만들 필요는 없다. 우리는 분노를 불의에 맞서 싸우는 도구나 적을 파괴하는 무기로 만들 수도 있고 그냥 분노를 느끼는 법을 배울 수도 있다.



다른 나쁜 감정과 마찬가지로 질투는 고통스럽고 솔직하게 경험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특별한 관심을 잃을까 봐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긴 어렵고, 나의 특별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건 괴로운 일이다. 내가 질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나는 과연 내가 바라는 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가 앙심을 품게 되는 건 내 골방에 누군가가 불쑥 들어오려고 할 때다. 물론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이 현명한 일이고 나도 자신을 위해 그렇게 하고 싶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내게 고개를 가로젓기 시작하면 나는 정반대의 선택을 할 것이다. 단지 그 선택이 정말로 내 것임을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현명한 행동을 하는 것보다 스스로 뭔가를 결정하는 것이 내겐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고 내가 누구인지 결정하는 건 나 자신임을 주장하는 한 방식이 앙심이다.



정의로운 경멸은 인격의 기본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원칙이 없는 사람들을 향한 것이다. 줏대 없는 아첨꾼, 무자비한 기회주의자 그리고 가식적인 사기꾼은 모두 진정성이 없기 때문에 경멸의 정당한 표적이 된다. 비열한 자는 경멸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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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온 시간은 전부 내 힘이었다
신하영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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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온 시간은 전부 내 힘이었다

저자 신하영

딥앤와이드(Deep&WIde)

2025-01-06

에세이 > 한국에세이





- 견뎌온 순간들이 모여 나를 단단하게 해주는 따뜻한 책

- 흔들리는 순간에도 나를 지키고 싶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





우리는 살면서 인생의 위기를 여러 번 마주하게 됩니다.

간혹 그것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을 넘어서기도 하죠.

더군다나 사람마다 감당할 수 있는 기준치가 달라, 똑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이는 결국 극복하지만 어떤 이는 쉽사리 극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버틴다는 것은, 어쩌면 참 힘든 일입니다.


이 책은 삶의 힘겨운 순간을 지나온 저자가 들려주는 위로와 공감의 기록입니다.

버티는 것조차 힘겨운 그 순간, 그 시간을 어떻게 지나왔고 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이 무엇인지 단단한 문장으로 우리에게 전합니다.



버텨온 시간은 전부 내 힘이었다



친구야, 나는 가끔 세상 물정을 모르고 살고 싶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는 게 아니라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며 토마토를 베어 물고, 어딘가에 누워 하늘을 보고 싶어. 조금 쉰다고 해서 조급함을 느끼거나 해야 할 일을 의무적으로 떠올리기도 싫어. 그냥, 가지고 있는 돈과 내가 가진 시간을 소모하며 적당히 하루를 살아가는 거지. 분명 여백이 가득할 거야. 나를 괴롭히던 강박에서 벗어났으니 말이야.



친구야, 나는 경험을 추앙하려고 해. 경험에는 실패가 없잖아. 조금 지루하지만, 온전히 세상을 음미할 수 있다면 그런 것쯤이야. 알고리즘 따위에 취향을 넘겨주지 않고 직접 선택하며 살아가고 싶어.



나는 우리가 더는 단면적으로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 세상은 넓고 마음속에 일말의 순수함이 남아 있으니 말이야. 너무나 빠른 세상에 뒤처지는 것 같다고 한탄하기보단 떠날 수 있음에도 떠나지 못한 내 나약함을 탓하자. 사계절은 다시 돌아오고 우리에게 기회는 다시 올 거야. 그땐 더는 고민하지 않겠다고 나랑 약속해.


우린 아직 뭐든지 할 수 있어.



괜찮지 않은 내가 묻는 안부는 가림막에 불과하다. 이 부정을 절대 전염시키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그러면서도 아등바등 사는 나를 누가 좀 알아봐 주고 다독여줬으면 싶다. 모순에 모순이 더해져 망가진 감정 상태가 무르익으면 내가 경멸스러워 코가 시릴 정도다. 그때 알았다. 예민함의 끝에 도달하면 그냥 눈물이 나오는구나. 너무 나약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구나.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잡념에 빠지다 늦은 새벽에 겨우 잠이 들고 아침에 일어나 표독스러운 피로를 느끼며 하루를 시작하는 나에게 더 이상의 방도는 없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점심을 먹고 일하다 허공을 응시하면 빨리 감기를 하듯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다 책상에 있는 노트에서 예전에 적어놓은 한 명언을 발견한다.


"예민한 마음은 상처받기 쉬우나,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이기도 하다."



멀쩡했던 사람이 꼴 보기 싫어지면 당신은 지친 상태다. 그 사람이 미울 리 없는데 자꾸 날이 서면 당신은 나약해진 상태다. 고요한 곳에서 모든 소음을 차단하고 가볍게 목을 축여라. 편안한 곳에 앉아 부풀어오는 폐를 느끼며 호흡하는 거다. 자연이라면 더 좋다. 인간이 아닌 무해한 것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정화되는 건 시간문제다. 그리고 내가 뱉은 말을 후회하자.


모두가 그대로였다. 당신만 아주 잠시 변했을 뿐.



잃어버린 궤도를 가장 찾기 쉬운 방법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하려고 했던 운동, 옷 정리, 창문 열고 청소기 밀기, 읽고 싶었던 책 프롤로그를 읽거나 재료를 꺼내 요리를 하고 화분에 물을 주는 일 등. 하나라도 나를 위한 일을 하면 우울이 말끔히 사라지고 마음이 평안해진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소하다고 미루지 말길. 그 작은 행동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든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이 시간을 견뎌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문을 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버틴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살아간다면 결국 그 시간이 우리를 성장시키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작은 씨앗에서 숲이 만들어지듯 다정함도 작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글쎄, 또 어떠한 불행을 겪으면 염세주의자로 변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당신에게 안부를 묻고, 양보를 하고, 진심을 다해 위로를 해준 기억이 나를 다시 깨끗이 정화해 줄 것이다.

다정함은 나를 정수하게 하는 가장 좋은 행위이자 구원,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온기를 지켜내고 싶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나.



내 사람과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렵고, 그들의 인생을 책임져야 할 의무도 없다는 걸 안다. 허나 그들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니 나는 이기적인 것보다 희생적인 사람임이 분명하다. 내가 이토록 치열하게 사는 건 일부 당신의 몫도 있다. 그러니 무자비한 내 사랑을 고스란히 받아주었으면 한다. 서로의 행복이 내내 이어지는 나날을 고대하는 건 위태로우면서도 참 행복한 일이다.


오늘도 존재함에 감사하며.



사랑받을 사람은 요란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수 있다. 아무런 첨가물도 없는 순수한 음식처럼, 무엇이든 그려낼 수 있는 흰색 도화지처럼 여백이 많아진다면 그 안에서도 충분히 당신이 원하는 사랑을 그려낼 수 있다.



때때로 외롭고 지쳐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사랑과 응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삶이 힘들고 버겁다면, 더더욱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저도 천성적으로 남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스타일이었는데, 지금은 여러 조언을 받고선 달라지고 있답니다.

몇 주 전, 친구와 함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후 집에 가는 길에 카톡을 주고받다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 자체가 네게 괜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게 서툴렀다고 하니 곧장 이런 말을 해주더군요.

[친구란 이런 게 아니겠니? 너도 나 힘들면 들어줄 거잖아.]

그 순간,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친구가 제게 있음에 마음이 뭉클했었습니다.

주변의 사랑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요.

우리는 간혹 아무렇지않게 스스로를 과소평가합니다.

그 누구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존재 자체로도 소중하고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꼭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질기고 억세게



돌이켜보면 불행이 행복을 만들었다. 심지어 그 둘을 쌍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은 우리의 불행에 아무 관심도 없으니 자기 연민에 빠져 혼자 서러워하지 말고 다가온 모든 운명을 끌어안아라. 그것이 체념보다 낫다. 이왕 힘들어할 거 격식 있고 우아하게 불행하는 거다. 그것이 내가 가진 잎을 다 떨어트릴지언정 뿌리만 뽑히지 않으면 된다. 그렇게 버티다 보면 나를 괴롭히던 것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때가 온다. 태풍이 지나가고 찾아온 맑음을 두 눈으로 확인하면 굳었던 몸을 펴고 크게 기지개를 켜라. 불행의 총량이 가득 찼으니 이제 깨끗한 행운이 찾아올 테다.



무엇보다 멈춰있는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전하는 당신이 얼마나 멋진가. 사실, 그것만으로 된 거다.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믿음에 대해 용기를 가지면 지금보다 백배 살맛 나는 인생을 살 수 있다. 하고 싶은 걸 하는 사람은 어디서든 빛이 난다.



삶이란 예측할 수 없는 어려움의 연속입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버티고 나아가야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경험은 내면의 강함에 차곡차곡 축적될 것입니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경험담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저자는 그 시간이 결국 단단한 자신을 만들어주었으며 버티는 것이 삶이라 하지만, 버티는 것이 단순히 참는 것이 아닌 나를 위한 과정임을 덧붙입니다.

이 책은 화려한 성공담이 아닌, 오롯이 버텨온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나를 지켜온 건 결국 나 자신이었다."

사실 아무리 힘들고 슬퍼도 그간 버텨내왔던 시간들이 결국 나의 힘이라는 것을 우리는 간혹 잊고 사는 것 같습니다.

때때로 타인의 인정과 위로를 바라지만 결국 나를 일으켜 세우는 건 내 안의 힘입니다.

지나온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그 시간들이 쌓여 결국 지금의 나, 앞으로의 나가 될테니깐요.

살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은 끊임없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럴 때면, 마음속으로 외쳐보세요.

"무너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책을 덮고나니, 그간의 견뎌온 순간들이 일련의 파노라마처럼 지나갔습니다.

앞으로도 크고 작은 위기들이 다가오겠지만 결국 그 모든 시간들이 쌓여 '나'가 될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보듬으며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용기만 있다면, 분명 그것이 내일을 살게 할 것입니다.


버틴다는 건 정말 힘든 일입니다.

그저 하루를 견디는 것만으로도 벅차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것과도 같죠.

그때는 몰랐어도 지나고 나면 알게 됩니다.

그 시간들이 곧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과정이라는 것을.


오늘 정말 힘들었다면, 스스로에게 위로하고 격려해주세요.

지금 버티고 있는 그 순간도 분명 의미가 있을 거야.

네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조금씩 나아가면 돼.

나는 네가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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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 별사

저자 정길연

파람북

2025-01-17

소설 > 역사소설





맡아두었던 물건을 돌려보내오, 밤마다 내 그림자의 좋은 짝이었소. 내 이미 목을 빼고 돌아갈 날 기다린 지 오래고, 아침 일도 저녁이면 하마 옛일이니, 떠나는 이 순간도 내일이면 아마득한 옛날로 여길 것이오, 부디 자중자애하오.



때아닌 진눈깨비가 오락가락하더니 오후 들어 바로 바뀌었습니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애곡인 양 빗줄기는 가늘고도 검질깁니다. 지난해 7월 중순 이후 여러 달 내리 가물었지요. 섣달 끝ㅈ락에 와서야 홀연히 뿌리기 시작한 비가 곡우에 이르도록 그치지 않는군요. 빠끔한 날 드물어 꽃도 풀도 나무도 땅속에서부터 감감합니다.

따로 기별은 아니 주시려나 봅니다.



정작 더 난감하고 우스운 일은 홍섬이 돌아간 뒤에 일어났어요. 집안일 하는 아이가 두 다리를 뻗고 대성통곡하였지요. 맹랑하게 울음판 벌이는 고것이 내심 부럽더군요. 제가 해볼 도리라고는 가야금 끌어당겨 가만가만 열두 줄 쓸어나 보는 정도이지요. 상중이라 악기는 그저 나무통에 불과합니다.

나리를 마주 뵌 것이 작년 가을 외할아버지를 여의었을 때가 마지막이었군요. 몸소 상청을 찾아주시니 비통함 속에서도 얼마나 큰 힘이 되었던지요.



밤사이, 안인 듯 밖인 듯 경계가 흐릿하여 주저앉았다 일어섰다 오락가락하였지요. 묘연히 발돋움하여 관아 주변을 몇 바퀴째 돌다가, 아직 얼음 빠지지 않은 뒷산 대숲에 들어가 내아 기와지붕을 내려다보았어요. 울컥하여 무어라고 무어라고 혀 밑에 감춰둔 말을 외쳐보는데, 대나무 꼭대기에 매복 중이던 살바람이 되다 만 소리를 채가고 말았답니다. 몽중방황이런가요. 온 마을의 길들을 둥둥 떠서 헤매는 헛것이 진짜 저인 것 같았습니다. 아니, 진짜 저였습니다.



가도 가도 흙먼지와 아지랑이뿐인 요동 벌판을 내 눈으로 보았다. 산해관까지 일천이백 리. 하늘 끝과 땅 끝이 마치 아교로 붙인 듯, 실로 꿰맨 듯했다. 요동에서 나는 갓 태어난 아이마냥 한바탕 목 놓아 울고 싶었다. 경자更子년(1780) 여름의 일이었다. 조선 땅에 돌아온 뒤부터 조랑말 고삐를 잡고 맬 때마다 매양 감질이 났다. 부리는 말은 노쇠해 눈곱이 꼈고, 나서는 길마다 비좁고 굽었다. 말 잔등에 바짝 엎드린 채 비나 구름 사이를 휙휙 지나치던 경자년의 일이, 혹 장님이 꿈속에서 보았던 헛것만 같았다.



북경을 다녀온 사신이라면 연행기를 쓰는 것이 관행이 된 지 오래다. 김창업이나 홍대용, 박제가 정도를 제외하면 판에 박은 듯 기술하는 내용이 비슷하다. 나는 연경에서 열하로, 다시 연경으로 정신없이 내달리며 보았던 일들을 시시콜콜히 풀어놓았다. 중국의 노래나 풍습도 사실은 나라의 치란에 관련된 것들이니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다. 성곽과 궁실 구조라든지, 농사짓고 목축하는 일과라든지, 도자기 굽는 가마와 쇠 다루는 대장간의 일상도 하찮다 하여 빠트리지 않았다. 그 일체에서 이용후생의 길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용감한 과부는 단순히 개가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절개를 인정받기에 부족하다 여겨 마지막 선택을 한다. 왕왕 한낮의 촛불처럼 무의미한 여생을 스스로 끝내버리고 남편을 따라 죽기를 비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하여 물에 빠져 죽거나, 불 속에 뛰어들어 죽거나, 약을 먹고 죽거나, 목매달아 죽기를 마치 극락에 들듯이 한다.

명분은 아름다우나, 목숨을 가벼이 다룸이 너무 지나치다. 나라에서도 붉은 정문을 내려 칭송하니, 방방곡곡에서 비바람에 삭아 빠개질 문짝과 꽃 같은 목숨을 맞바꾸는 결단이 끊이지 않는다. 이는 과부의 죽음을 장려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작은아버지 소리 듣게 된 둘째 종간은 한술 더 떠 '골상이 비범하다'고 써놓았더라. 이렇게들 요량이 없어서야.

멀리서 어린놈을 궁금쩍어 하는 할아비를 위해서라도 생김생김을 생긴 대로 구체적으로 일러주면 좀 좋을까.

가령, 이마가 넓다든지, 툭 튀어 나왔다든지, 모가 졌다든지, 정수리가 평평하다든지, 또는 둥글다든지. 천리 밖에 나와 앉아서도 그 모습을 그려볼 수 있게 말이다.

미덥지 않음이 다른 데서도 드러난다.


지난번 하인 편에 곶감 두 첩, 내가 손수 담근 고추장 작은 단지 하나와 쇠고기 장볶이 한 상자를 함께 보냈다. 두 아이 모두 거기에 대해서도 가타부타 답이 없다. 맛이 어떤지, 입에는 맞는지, 한 놈이라도 자세히 알려주면 나 또한 그에 맞춰 계속 보낼지 말지를 결정하겠건만.



땅덩어리가 참말 둥글다면 이 강물도 공처럼 굴러 굴러 한곳에 가 모이지 않을까요. 엉터리없는 말인 줄 알지만, 그렇게 믿으면 그런 것이지요.

음양의 인연만 인연이겠는지요. 옷깃 스친 인연이 이 강모래처럼 쌓이고 쌓여 저마다 환희와 슬픔과 회한을 빚었겠지요.

그러니 무연재, 인연 없는 집이란 세상에서 가장 큰 거짓말이 아닐는지요.


저 글씨들처럼 이전의 저를 지우려 합니다. 비웠으니, 비었으니, 다시금 새로이 채우며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지요.

그리하려고요. 모쪼록 그리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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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부수기

저자 에번 카마이클

와이즈맵

2025-01-15

자기계발 > 성공 > 성공학





생각날 때마다 수없이 되뇌는 문장이 하나 있다.


네게서 놀라운 아이디어가 흘러나온다는 사실을 믿어.

네게서 놀라운 아이디어가 흘러나온다는 사실을 믿어.

네게서 놀라운 아이디어가 흘러나온다는 사실을 믿어.


이 문장을 주문처럼 되뇌면 머릿속에 떠오른 놀라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용기가 생긴다. 처음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별로인 것 같다면 눈을 감고 이 주문을 읊어보자.



장담하건대, 두려움 하나 없이 자신감 넘치는 '주인공'의 모습과 마음가짐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하루하루 살아간다면 1년 후 당신의 삶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다. 당신은 무섭고 어렵고 힘든 일에 도전하며 주인공답게 행동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두려워", "어려워", "힘들어". 이 말들은 대담하게 전진할 때가 왔다고 알려주는 신호다. 내가 이 말을 입 밖에 내거나, 문자로 보내거나, 글로 쓰거나, 머릿속으로 생각한다면 두렵고 어렵고 힘든 그 일을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는 이 ‘전진 신호’를 실행력 삼아 행동에 나선다. 왜 이런 신호를 만들었을까? 나는 두렵고 어렵고 힘든 일이라도 해내는 사람이란 걸 나 자신에게 가르치고 싶어서다. 내가 삶에서 바라는 것들은 모두 공포와 고난, 역경 건너편에 있기 때문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싶은 긍정 에너지, 의욕과 영감에 가득 차 있는가? 그렇다면 완벽한 계획을 세우느라 에너지를 낭비해선 안 된다! 2% 차이만 만들 수 있다면 즉시 실행해야 한다. 나는 이 원칙을 '2% 차이 만들기'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100%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싶어 한다. 계획을 세우고 나서야 실행하려고 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실행력을 잃지 않으려면 2% 차이만 만들 수 있어도 바로 행동해야 한다.



당신보다 더 자신감 있고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당신도 그 사람을 따라 긍정적으로 변하고 자신감이 생긴다. 종합하자면 다음 3단계 과정을 따라야 한다. 먼저 환경이 에너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과 사물, 행동에 1점부터 10점까지 점수를 매긴다. 그러고 나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뺏는 에너지 기생충을 차단하거나 접촉을 줄인다. 다음으로 당신에게 긍정적인 에너지와 희망을 주는 사람과 사물, 행동으로 공백을 채워 아이디어 실현에 필요한 실행력을 얻는다.



새로운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기까지 평균 66일이 걸린다고 한다. 이 기간이 지나면 놀라운 순간이 찾아온다. 애써 생각하거나 기억할 필요도 없이 저절로 그 일을 실행하게 된다. 그만큼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데 걸리는 기간은 최소 18일, 평균 66일, 최장 254일이다. 어떻게 하면 그런 수준으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습관으로 만들고픈 일을 단 하루도 거르지 말아야 한다.



오늘 밤 잠들기 전에 이렇게 자문해보자. "오늘 하루 노력한 일이 자랑스러운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으면 합격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라고 답한다면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지금 당장 무엇이든 자랑스러운 일을 해야 한다. 이것이 '베개 테스트'다. 아무리 힘든 하루를 보냈더라도 긍정적인 평가로 마무리할 방법은 있다. 우리는 언제든 자기 평가를 바꿀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시계를 다른 방에 두는 전략은 자기 자신에게 ‘혼자 힘으로는 아침에 일어날 수 없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밤에 잠들기도 전에 알람을 이길 수 없다고 결정하는 것이다. 잠자리에서 자신이 나약하다는 사실을 잠재의식에 새기는 건 나로선 하루를 마무리하는 최악의 방법이다. 그러니까 나는 ‘망할 놈의 도리토스’ 전략을 택하겠다. 알람 시계는 바로 옆에 둘 것이다. 알람은 내 곁에서 울릴 테고, 나는 알람을 끈 뒤 곧바로 일어날 것이다. 당신도 내일 이 방법을 시도해보고 성공했을 때 자신감과 자기애, 실행력이 어떻게 폭발하는지 확인하길 바란다.



'40% 법칙'에 따르면 사람이 완전히 지쳤다고 느낄 때도 실제로는 가진 힘 중 40%밖에 쓰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 몸에는 아직 60%나 되는 힘이 있다. 그러니 하던 일을 계속하도록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한계를 조금씩 넘어서는 훈련은 자기애와 자신감을 키우고 자신이 바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빚어내는 길이다. 우리는 이 과정을 거쳐 "한 번 더"를 외치는 사람이 된다. 이제 그만하라는 머릿속 명령을 거부하고 다시 고삐를 조이도록 마음가짐을 훈련해야 한다. 당신이 우러러보는 영웅과 당신의 차이는 돈이나 인맥, 지능에 있지 않다. 그 사람들도 처음부터 돈이나 인맥이 엄청나게 많거나 당신보다 훨씬 똑똑한 건 아니었다. 현재의 '나'와 미래에 되고 싶은 '나' 사이의 차이점을 만들어내는 건 오늘 쉬는 시간을 5분만 미루고 조금 더 해보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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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나가 처음 만나는 법 - 계약, 직장 생활, 결혼과 이혼, 인플루언서 활동까지 나를 지키는 현실밀착 법률
장영인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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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나가 처음 만나는 법

저자 장영인

북하우스

2025-01-24

사회과학 > 법과 생활 > 생활법률





- 사회생활에서 꼭 필요한 법률 지식과 실전 조언

- 직장, 집, 결혼, 인플루언서 등 상황별 법률 상식 제공





사회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예상치 못한 다양한 법적 문제와 마주하게 됩니다. 원룸 혹은 전세 계약을 할 때, 결혼이나 이혼을 고민할 때,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이렇듯 일상생활에서 법적인 문제가 생길 때면 우리는 불안함을 느끼지만, 정작 법을 제대로 알고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사회에 나가 처음 만나는 법』은 이러한 고민을 덜어줄 든든한 법률 지침서입니다.

책에서는 직장 생활, 집을 구할 때, 결혼과 이혼, 그리고 인플루언서 활동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대표적인 법적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남모르게 상사의 괴롭힘을 받고 있던 A씨는 고민에 빠졌다.

회사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고 싶지만,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만 괴롭히는 탓에 아무도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하는 데다, 상사가 높은 실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동료들과 관계도 워낙 좋아서 아무도 자기 말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던 중 A씨는 인터넷에서 명찰처럼 생긴 녹음기를 발견하고 구매 버튼을 누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사하거나 이직했을 때 가장 바라는 것을 인간관계로 꼽았습니다.

업무량에 치인다 할지라도 의지할 수 있는 좋은 동료들이 곁에 있다면 버텨낼 수 있습니다.

제가 그랬으니깐요. 저는 다행스럽게도 직장 생활할 때마다 다 좋은 분들만 만났었던지라 회사를 나와도 그분들과 지금까지 연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이렇듯 모든 직장에 좋은 분들만 가득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않죠.

근래 기상캐스터 한 분이 안타깝게 세상을 달리했습니다.

묻힐 뻔 했던 죽음의 원인이 드러나게 되면서 현재 기상캐스터 가해자들과 MBC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뉴스에서 보여주던 문자만 봐도 직장 내 괴롭힘이 얼마나 심했을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렇다면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겪었을 때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좋을까요?

직접 상대방과 부딪혀서 대화를 나누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회사에서는 그렇게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위의 예시대로 아무도 모르게 녹음기를 사용해도 되는 것일까요?


비밀 녹음을 처벌하는 근거는 바로 통신비밀보호법입니다.

그런데 통신비밀보호법은 '도청'하는 것을 처벌합니다. 즉 내가 들을 수 있는 대화가 아닌데도 녹음기 등의 장치를 사용해서 다른 사람의 대화를 엿듣는 것을 처벌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통신비밀보호법의 규정에 따르면 남의 대화가 아닌 내가 하는 대화는 상대방에게 말하지 않고 몰래 녹음하더라도 처벌 대상은 아닙니다.



C씨는 여느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오래 다닌 직장인이라 동료들과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할 정도로 가깝다. 하지만 그런 C씨가 동료들에게 절대 비밀로 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퇴근 직후 다른 직장으로 다시 출근한다는 사실이다. 동료 중 아무도 투잡을 하지 않고, 왠지 회사에 투잡 사실이 알려지면 회사 일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여겨져 인사고과를 불리하게 받을 것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C씨는 내심 비밀로 해야 한다는 현실에 억울한 기분도 들었다. C씨가 하는 일은 집 근처 호프집에서 서너 시간 정도 서빙을 하는 것이 전부다. 회사와 동종 업체도 아니고, 근무 시간도 짧다. 얼마 전 결혼한 뒤 경제적인 책임감을 크게 느끼게 되어 젊을 때 많이 일해서 돈을 모으자는 생각으로 하게 된 것인데, 단지 열심히 사는 것인데도 회사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이 서럽게 느껴졌다.


최근 쿠팡 등 이커머스 플랫폼은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고객이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홍보해주고 그 홍보를 통해 실제로 매출이 발생하면 거래액의 일부를 수익으로 나누어주는 파트너 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파트너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여 부수입을 얻는 사례도 많죠.

이 중 어떤 종류가 되었든 본업이 아닌 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면 그것이 바로 투잡입니다.


실제로 많은 근로자들은 투잡이 금지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많은 회사가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에 투잡 금지 조항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겸직금지 또는 겸업금지 조항이라고 일컫습니다.

그렇다면 겸직금지 조항은 불법일까요?

이에 대해서는 명확한 판례가 있어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퇴근 이후 시간은 사생활의 범주이기 때문에 그 시간에도 다른 일을 하지 못하도록 전면적·포괄적으로 겸직을 금지하면 이는 근로자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어서 부당하다. 다만 근로자의 겸직 활동이 무제한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 업무에 지장을 주거나 기업 질서에 해를 끼친다면 그 범위에서는 제한할 수 있다.



서울에서 자취를 하는 J씨는 살고 있던 집의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걱정이 많다. 최근에 다른 지역으로 취업하게 되어 직장 근처로 이사해야 하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 아닌가. 전셋값이 많이 떨어져 그렇다는 것이다. 불안해진 J씨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방법을 찾고자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했다. 그러던 중 주택에 다른 담보까지 설정되어 있어서 경매에 넘기더라도 받을 돈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사회 생활을 하게 되면, 직주 근접 등의 이유로 대부분 자취를 하게 됩니다.

이때 조심해야 하는 것이 바로 부동산(전세) 계약입니다.

언제부턴가 사회적 문제가 된 전세 사기!

전세 사기로 인해 전재산을 잃은 젊은 층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 뉴스는 여러 차례 접해보셨을 겁니다.


계약을 할 때, 적어도 상대방의 인적사항(이름, 연락처, 주소 등)을 알아야 하며 다음으로 그가 가진 재산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돈과 관련된 모든 법적 분쟁에서는 후자가 핵심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게 돈 받을 사람이 재판에서 이기기만 하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재판에서 이겼다 해도 실제로 내 주머니에 바로 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돈을 빌린 사람의 통장에 있는 돈이나 그 사람이 가진 부동산 등 재산을 찾아서 강제로 가져오는 절차, 즉 '집행'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내가 아무리 돈을 빌려준 내역이 있고 심지어 재판에서 이겼다고 해도 상대방 이름으로 된 재산이 없거나 그것을 찾지 못하면 영영 돈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전세 세입자나 임차인은 아주 유리합니다.

위의 두 가지 정보를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부터 모두 확보하기 때문입니다.

개인 간 그 어떤 금전 거래보다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계약인 셈이죠.


또한 꼭 알았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아주 쉽고 간단한데 의외로 확인하지 않는 정보가 있는데, 바로 집주인이 실제로 집주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모든 부동산의 실제 소유자 정보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열람하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년 결혼을 앞두고 결혼 준비가 한창인 A씨. 그런데 친구인 B씨가 당부하듯이 "혼인신고는 최대한 늦게 해! 알지?"하는 것이 아닌가? 결혼과 혼인신고를 따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A씨가 놀라면서 "왜 혼인신고를 미뤄야 하느냐?"고 묻자, B씨가 말하길, "연애 중엔 마냥 좋지? 결혼하면 서로 편해지고, 생활 습관 차이도 커서 엄청 싸워. 확 없었던 일로 물러버리고 싶은 날이 얼마나 많은데? 혼인신고만 안 했으면 그냥 헤어지면 되니까 얼마나 편해" 하는 것이 아닌가. 그날 이후 고민이 깊어진 A씨는 변호사를 찾았다.


우리나라 법은 일단 성립된 혼인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아주 강한 편입니다.

결혼식을 올린 뒤에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위장 미혼'이 바람직하다고 할 순 없겠지만, 결혼을 고려하면서 혼인신고의 무게감을 제대로 알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혼인신고의 효과는 한마디로 '강력한 결합'을 만들어주는 것인데, 이것은 나와 배우자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나의 원가족과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자녀까지 포괄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가족에게 제공하는 제도적 혜택을 누리는 유일한 방법은 혼인신고를 하는 것입니다.

가족이 되면 재산을 가족 단위로 유지할 수 있게 되고, 생계도 보호받기 때문이죠.


혼인신고를 하면 결혼을 무르기 어려우니 살아보고 나서 혼인신고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혼인신고를 하면 서로에게 애써 노력하지 않아 긴장감이 사라진다거나 결혼 전에는 몰랐던 단점들을 발견해도 쉽게 헤어지기 힘들기 때문에 결혼 이력을 남기지 않고 조용히 헤어질 방법으로 혼인신고를 늦추려는 것이죠.

이렇게도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국가가 인정하는 가족이 되어 국가의 제도권에 들어갈 때, 실제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 알아보는 것이죠.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우리는 여러 가지 법적 문제에 대해 마주하게 됩니다.

사실 법이라는 주제는 누구에게나 멀게 느껴질 수 있으나 법이 꼭 복잡하고 어렵진 않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내가 당면한 상황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투잡이나 계약서, 결혼, 이혼 같은 이슈들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우리 삶의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법을 배우고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특히 책에서는 최신 법령을 반영한 핵심 법률 지식을 각 상황에 맞게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합니다.


법을 잘 몰라서 막막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법을 제대로 아는 것은 곧 나를 보호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법률 지식이 주는 확실한 기준을 세운다면 한결 든든한 마음으로 사회를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법을 내 편으로 삼고 당당하게 살아야 나의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첫걸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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