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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애니 배로스 지음, 신선해 옮김 / 이덴슬리벨 / 2025년 6월
평점 :

■ 책 정보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저자 메리 앤 섀퍼, 애니 배로스
이덴슬리벨
2025-06-16
원제 : The Guernsey Literary and Potato Peel Pie Society (2008년)
소설 > 영미소설

■ 책 소개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영국 해협의 작은 섬 건지에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런던의 여성 작가 줄리엣 애슈턴은 그 편지를 계기로 건지 섬의 사람들과 서신을 주고받기 시작하고 그렇게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라는 독서 모임이 탄생합니다.
전쟁이 남긴 폐허 위에서 시작된 그들의 문학과 우정, 회복의 기록은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울림을 전합니다.
독일군 점령의 상흔, 가족을 잃은 상실감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되찾는 인간다운 감정들이 하나하나 편지 속에 담겨 있습니다.
특히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서간체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총 168통의 편지들이 모여 만들어낸 이 이야기 속에서 독자는 어느새 수신자이자 동반자가 되어 그들의 감정 곁에 앉아 있게 됩니다.
문장은 짧지만, 마음의 울림은 길고 깊습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편지는 사람을 가깝게 만들어줍니다.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말을 주고받을 수는 없지만 우리는 한 문장 한 문장 속에 마음을 담을 수 있으니까요."
"어느 날, 누군가와 책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오래된 감정을 깨우는 일이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잃어버린 사람을 되살리는 일일지도 몰라요."
그 순간, 저는 마음속 벽이 살포시 허물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책으로 시작된 대화가 마음과 마음을 잇는 다리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읽는 순간 저는 말과 문장이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작고 확신 어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편지는 단지 정보가 아니라 상실된 일상을 복원하고 인간을 사람답게 꿰는 경험이었습니다.
■ 책 속 메시지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은 전쟁이 남긴 폐허 속에서도 책과 편지가 어떻게 삶을 회복시키는 매개가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감자껍질로 만든 파이라는 엉뚱한 이름은 극심한 식량난 속에서도 독서 모임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소박하지만 위대한 상징이 됩니다.
책을 함께 읽고, 느낀 마음을 편지로 나누는 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조용한 저항이자 깊은 연대였습니다.
전쟁은 집과 일상을 앗아갔지만 말과 문장은 마음의 집을 지어주었고 편지는 단절된 관계를 잇는 다리가 되어주었습니다.
문학과 대화는 상처 입은 인간을 다시 지탱하게 하는 힘입니다.
이 책은 그렇게 말합니다.
삶을 지키는 가장 오래된 방식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라고.
■ 하나의 감상
책장을 넘기며 가장 오래 남았던 것은 말과 문장의 온기였습니다.
줄리엣과 북클럽 사람들의 편지엔 삶의 절망과 유머, 고통과 회복, 따뜻함과 그리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전쟁이 남긴 상흔은 단지 무너진 집이나 수치로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상실된 일상과 무뎌진 마음이라는 더 조용하고도 깊은 아픔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편지라는 형식은 그 어떤 서사보다도 사람의 결을 섬세하게 전달합니다.
한 문장, 한 단어 속에서 우리는 저마다의 상처와 그 위를 덮는 연대의 온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전쟁이 앗아간 것은 단지 삶의 조건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신뢰였기에, 책과 편지는 그 신뢰를 조심스럽게 다시 잇는 다리가 되어줍니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속 인물들은 모두 제각각의 상처를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책과 편지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기억하고 조용히 회복해 나갑니다.
그들의 유쾌한 태도는 무거운 현실 속에서도 사람을 믿게 하고 삶을 다시 사랑하게 만들어줍니다.
저 역시 어릴 적부터 편지를 참 많이 썼습니다.
가족, 친구, 스스로에게 보내는 편지들이 책상 서랍에 오래도록 쌓여 있고 편지에 진심이다 보니 예쁜 편지지와 엽서, 실링왁스와 스티커들을 아직도 하나하나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제 자신이 있고 누군가를 향한 아직 닿지 못한 진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오래된 서랍 속 편지를 꺼내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습니다.
요즘 저는 하루에 최소 두 권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벌써 380여 권을 넘겼습니다.
이 속도는 의도한 것이 아니라 책이 제게 가장 유일한 쉼이자 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은 그런 저에게 말합니다.
"가장 힘든 시기에도, 책은 우리를 살릴 수 있다."
책을 통해 누군가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삶의 가장 따뜻한 기적이 아닐까요?
■ 건넴의 대상
말과 문장이 마음을 살릴 수 있다고 믿는 분
책과 편지를 통해 사람 사이의 연결을 다시 느끼고 싶은 분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삶과 회복의 가능성을 찾고 싶은 분
♥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