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착한 것들-그중 90%이상은 '착하다'는 걸 자기에게 덧씌우지 못해 안달난것들-을 전부 갈아 엎고 싶은데...빵야 빵야.
이 위험한 생각을 극단적으로 실행하면 인류 역사에 길이 남는 악마가 될 터인데...
그래서 상상으로만 ...그 착한 것들을 다 모은다.
하나 하나 모아서 믹서기에 넣는다.도망가는 놈들을 양 손가락으로 꼭 잡아서 떨어뜨린다.믹서기 주둥이에서 바둥 거리는 놈들은 손 끝으로 톡톡쳐서 떨어뜨린다.
아주 거대한 믹서기가 필요하겠다.
믹서기의 버튼을 켠다.윙 윙 윙..투두둑 투두둑
믹서기 벽으로 피가 튀고 내장이 털털 거리겠지.
잠깐 공포와 쾌락을 느끼고
무심하게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듣겠다.
시계태엽장치 오렌지의 알렉스처럼..
언젠가 내가 또 저 믹서기에 들어갈 지 모른다고 몸서리를 치면서 또는 지금 저 고통은 나의 것이 아니라고 위안하면서....
위선과 위악은 모두 '허위'의 자식들이다.
착하고 점잖고 인격적이라고..지랄하시고 계시네.
내가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던 게 언제쯤 일인지 기억도 안나는데...그 때 영화를 만들면 그런 걸 한번 해보고 싶었다.
"울긋불긋하고 아름다운 네가 사실 칼날 위에 서있는 것이고 또 비루함 위에 서 있는 것이라고"
<오 수정>에서 정보석이 이은주 꼬셔서 모텔데리고 가서 처음 하는게 뭔지 아나?
천정에 몰래 카메라 있는 지 확인 하는 거다.나도 수 없이 했다.
...착한 너희들이 모텔이란델 가봤겠냐.물론 가봐도. 너의 양복과 드레스에는 모텔의 흔적이 없겠지....
<생활의 발견>에서 왜 김상경이 지랄같이 유부녀 추상미 집 앞에가서 쌩쇼버티기를 하는지 아냐?
...착하고 점잖은 너희들이 화상전화 쇼는 알아도 그 쌩쇼를 알겠냐? 불륜을 응징하기에도 바쁜데
하여간 줄레 줄레 오늘은 착한 것들의 씨를 말리고 싶다.다 말리고 나서 새롭게 태어나는 것들과 다시 '착한'것들을 만들어 보고 싶다.
보들레르가 그랬다나
"우리가 기운을 북돋울 수 있도록 우리에게 네 독(毒)을 부어다오!
그토록 이 불이 우리의 머릿속을 태우고 있으니,
그게 천국이든 지옥이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우리는 미지(未知)의 심연 깊숙이 잠기고 싶다,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 위하여! "
허무주의와 파시즘이 그리 멀지 않다고 한 것이 보들레르에게서 구현된다.나도 그 의미와 폐악을 안다.그러나 가끔 내 안에는 죽음의 사자의 큰 낫이 문득 문득 떠오른다.
나와 '파시즘' 사이의 길은 그다지 멀지 않다.그런데 그거 아냐?
파시즘에 동의하는 것 또한 독없는 너희들이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