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여전히 거리에서는 해직 교사들이 생이별한 아이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고 해직 기자들은 찬바람 속에 '낙하산 반대'를 외치고 있다. 또 정부의 대운하 음모를 폭로한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은 징계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를 살린다며 한 손으로는 비정규직 확대와 최저임금 삭감안을 만지작거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1% 강부자를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대규모 감세 선물을 안겨줬다. 마스크를 쓰고는 시위를 할 수 없고 국가 권력이 개인의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용 내역을 맘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황당 시추에이션'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여론의 독과점을 불러올 특정 신문과 재벌의 방송 진출도 머지않아 보이는 긴박한 상황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뭐냐고 묻는다면? '싸움'이라는 답이 나오기 쉽다. 때문에 요 며칠 민주주의와 인권을 후퇴시키고 민생을 파탄 낼 정부의 '삽질'을 막아내기 위한 싸움이 치열했을 것이다.

하지만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같은 물음에 다른 답을 내놨다. 지난 8일 저녁 7시 희망제작소에서 마련한 신년 특별 강연에서 그는 '싸움의 시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역시나 '성찰'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사안을 놓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 마당 한가운데 앉아 자신을 부단히 바꾸기 위한 '성찰'을 하라니, 현실에 바로 적용할 날 선 비판과 현실적 대안을 기대했다면 한숨이 터져 나올 수도 있겠다.

'싸움의 시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찰'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 희망제작소 제공
신영복
신영복 교수는 정말 현실엔 무관심한 '성찰의 전도사'인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신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현재 우리 사회의 진보의 실패 원인과 그것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직접적이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지는 않았지만 행간의 함의는 그렇게 읽혔다. 민주화 세력이 2번 집권했지만 대중들은 먹고살기 힘들다며 독재정권의 향수에 빠지는 등 역풍이 부는 상황에서 기존의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직접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대신 현실에 맞는 해법을 찾는 것을 각자의 몫으로 남겼다. 무엇보다 사회를 개혁하는 일, 그리고 그 전제가 되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을 바꾸고 나아가 우리 사회를 바꾸어 가는 것은 대단히 긴 여정입니다. 예전에 정치권력을 획득하면 단기간에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던 후배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면 모두 실패하지 않았나요.

세계적으로도 가장 강력했던 정치권력이 나치와 소련의 프롤레타리아 독재였는데 모두 사회를 바꾸는 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단 한 번의 개혁으로는 되돌릴 수 없는 사회변화를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조금씩 조정하면서 전진해 나가야 합니다."

 신 교수는 조급증을 버릴 것을 주문했다. 그는 긴 여정을 나서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념'이 아니라 '양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1960년대 학생 운동을 할 때 친구들과 함께 '좋은 실천가'의 덕목을 정해 봤습니다. 진보적 사상을 가질 것, 사명감을 가질 것, 조직력과 설득력이 있을 것 등이 꼽혔는데 이런 능력을 갖춘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감옥에 있을 때 이 친구들이 뭘 하고 있을까 많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출소 후 수소문해 봤는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친구들이 없었습니다. 다들 다른 분야에 가서 돈도 벌고 출세를 했더군요. 그 자리에 남아있는 친구들은 예전에는 별 볼일 없어 보였던 친구들, 이념적 결단이 아니라 고생하는 친구들 보기 미안해서, 돕지 않으면 양심에 거슬려서 함께 했던 친구들이었습니다."

이런 양심을 내면에 품기 위한 방법으로 신 교수가 제시한 것이 바로 '성찰'이다. 이를 통해 진보운동의 패러다임을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계속 갈 수 있는 끈기 있는 모습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기나 긴 변혁의 길, 이념 아니라 양심 있어야

신 교수는 특히 성찰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만남과 관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감옥에서 보낸 20년의 세월 동안 탈근대의 과정을 다 겪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동료 수감자들을 대상화, 타자화해서 관찰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러다가 그들의 이야기를 좀 듣고 나서는 '아, 나도 그런 부모를 만났으면 저렇게 범죄를 저질렀을 수도 있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공존과 이해의 과정을 겪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목공장에서 나이 많은 목수가 집을 그리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그 목수는 나와는 반대로 주춧돌부터, 그러니까 집을 짓는 순서대로 그리더군요. 집을 책에서만 본 나 같은 사람은 지붕부터 그리는데 직접 노동을 통해 집을 지어본 사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본 후 나를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는 통렬한 자기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인간관계 속에서 차이를 경험하고 나를 변화시키는 단계까지 나아간 것이죠."

신 교수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차이'를 인정하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반가운 기회로 맞이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들뢰즈를 인용하고 똘레랑스(관용)의 한계도 명확히 지적했다.

"똘레랑스에는 강자의 자기동일성 논리가 숨어 있습니다. 소수를 존중하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강자의 논리에 흡수될 것이라는 오만이 스며 있는 것입니다. 차이를 만나면 각자의 영역을 지키면서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부단히 변화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들뢰즈는 '소수자가 되라'고 했습니다. 자기 것을 영토화하고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과감히 자기 것을 버릴 수 있는 유목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런 반성과 변화가 없으면 세상을 바꾸어 나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판을 잘 하지 않는 신영복 교수지만 진보진영에 대한 비판에도 날을 세웠다.

"운동단체들도 차이와 다양성을 승인하지 않고 흡수와 지배를 통해 자기 동일성을 관철하려고만 합니다. 촛불 집회 때도 그랬죠. 촛불을 든 많은 사람들은 하나하나가 자신의 다양한 목소리를 발하고 있는데 운동단체들은 촛불의 성과를 단체의 조직을 키우는 데 퍼담을 수 없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저는 운동단체들을 만나면 하방연대(下方連帶)하라고 강조합니다. 정규직은 비정규직과, 남성은 여성과, 노동자는 농민과, 즉 자신보다 약한 상대와 연대하는 것이 힘을 키우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강자와는 연대가 아니라 추종이고 복속일 뿐이죠."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 희망제작소 제공
신영복

"누구는 이끌고 누구는 따라가는 방식은 옛날 방식"

신 교수는 소수의 차이를 변화의 기회로 삼기보다 차이를 흡수하고 지배하려는 세불리기는 낡은 '웹1.0 시대'의 방식이라며 새로운 행동론으로 '여럿이 함께'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누구는 기획하고 이끌고 누구는 뒤에 따라가는 방식은 옛날 방식입니다. 함께 가면 길은 나중에 뒤에 생기는 것입니다. 이게 웹 2.0시대에 맞는 사고입니다. 누가 지시해서가 아니라 같이 고민하면서 가는 것이죠.

그리고 먼 길 가는 사람은 목표의 정당성이나 아름다움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과정의 아름다움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동력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빛나는 성과를 기대하며 가는 것이 아니라 그 길을 걷는 것 자체에서 기쁨을 느껴야 하는 것이죠. '길'은 무작정 속도를 내서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도로'가 아닙니다. 길에서는 사람을 만나고 자기의 흔적도 남겨야 하고 코스모스도 봐야죠."

출처 : "운동단체들, 촛불정국 때 조직키우기 고민
 지배하려는 오만 버리고 약자와 연대해야"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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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잡다가 손바닥 얼어붙은 꼴이 되버렸다. 파업은 거품이었고 그 거품이 가라앉은 자리에 선명하게 누적된 정치적 무능의 결과가 보인다. 

노조는 총회를 통해 두 번에 걸쳐서 '휴가계 사용 불가'를 말했고, 그에 대해 회사가 조치를 취하려한다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전 조합원들 앞에서 밝혔다. 그래서 10명 이상의 사람들이 휴가계를 내지 않고 시위에 참가했다. 그런데 복귀한 다음 날 부터 회사는 팀장들을 통해 경위서를 요구했다. 대상 조합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팀 마다 고성이 오가기도 했고, 전화를 통해 경위서 제출 압력과 협박이 오고 갔다. 물론 각 팀마다 분위기를 알고 조용조용 대응하는 팀장도 있었다. 경위서 제출을 크게 강제했다가는 팀원 전체에게 불만을 살것을 알고 하는 방어적 조치였다. 

노조는 그 날 저녁 다시 비상 총회를 열었다. 노조 위원장이 뭔가 미적거리면서 이야기를 했다. 요지는 "사장과 독대를 통해서 이 문제를 풀겠다. 걱정하지 마라. 시위에 참가하신 분들을 지키겠다. 문제가 대화로 안풀리면 싸움이 장기화될 수 있다. 노조원들이 그것까지 각오해주셔야 한다." 

그리고 다음 날 오후.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경위서 제출해라. 일단 제출하고 만약 인사위원회를 열면 그 때 다시 전열을 가다듬겠다.'  

완벽한 패배의 승인이다.

아직 노조의 공식적 성명이 붙지 않았지만 그 내용을 들은 몇 몇 노조원들은 경악했다. 노조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저버리고 노조원을 지키지 못하겠다는 발표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나중에 인사위원회가 열려도 이제 아무도 모이지 않는다. 도대체 그 때 무슨 전열이 있겠나.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

집행부 내에서도 고성이 오가면서 그 결정에 대해 불복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집행부 내에서 '그럼 투표합시다.'라는 말이 오갔다고 한다. 우리팀 선배는 집행부를 탈퇴했다. 

몇 몇 사람들에게서 들리는 반응은 이거다. '이제 우리 회사 노조는 없다. 앞으로 노조가 뭐 한다고 부르면 절대 안간다.' 

어제 저녁 집행부를 탈퇴한-거의 패닉상태에 가 있는- 선배를 강제로 끌고 술 마시러 갔다. 그 선배 왈 '이제 모르겠다. 그냥 후배들에게 미안하다.아...모르겠다.이제'  

노조는 그날 낮 이미 휴가계 미제출 시위참가자들에게 경위서 제출을 통보했다. 그 중 일부는 반성문 쓰듯이 제출했다. 이미 쓸어 담을 수 도 없는 일이 되었아. 문제는 이렇게 노조의 정체성이 무너지고 안그래도 높았던 조합원의 불신이 극에 달하면 끝장이란 것이다. 앞으로 누가 노조의 의지에 동참해주겠는가?

같이 있던 후배는 노조 탈퇴를 통한 복수노조 안을 이야기했다. 중요한 것은 '단절'이라는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충격적인 사건에 맞설 수 있는 방식은 충격적인 방식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위원장은 조만간에 집행부와 자진 사퇴를 할 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그것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조합원의 불신은 차기 집행부까지 이어지게 된다. 내가 내놓은 대안은 위원장의 탄핵이다. 하지만 전체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은 위험하다. 현재 집행부 중에서 차기 집행부 구성에 많이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현 집행부 내에서 위원장과 선을 긋는 반대 성명을 통해 '단절'을 선언해야 다음 집행부 구성에서 자유롭다가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위원장은 우리팀 소속 선배고 그 동안 우리 팀 사람들과 관계도 좋았다. 한 때 내 사수로 있기도 했다. 문제는 개인에 대한 애정이나 진퇴여부가 아니다. 노조에 대한 극단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탄핵'이라는 과정을 통해 물러나야지 그나마 상처받은 노조원들의 마음이 달래질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노무현 탄핵처럼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위원장에게 탄핵 절차를 통해서 물러나는것이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설명하고 받아들이게 해야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이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현재 노조 대의원이 불신임 발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노조 대의원 내부에 성향들도 다르고 따로 대의원 의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20명 정도 대의원 중 실재로 매번 회의를 참여하는 이들은 10명 정도다. 나도 그 중 한명이다. 대의원회의가 열리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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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원래 사흘간 전면 파업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이래저래 상황이 그렇다고 하여 3교대 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니까 순번 정해서 하루에 대략 30명 가량 상경투쟁하는 것이다. 

나는 원래 첫 날 갔어야 하지만 허리가 아파서 마지막 날로 미루었다. 

그런데 상경투쟁 첫 날  

회사에서는 간부들을 통해 '휴가계'를 내고 가라고 압박했다. 노조가 멍하고 있는 사이 일부는 휴가를 냈다. 결국 그 날 저녁 노조가 총회를 열어서 위원장이 강단있게 말했다. 

"파업은 회사의 허가를 얻어서 하는게 아니다. 그러니 일체 휴가계를 내지 말아라. 만약 그 일로 부당한 인사조치를 받는다면 가만두지 않겠다." 

그래서 일부는 휴가계를 내지 않고 맘 편안하게 갔다 왔다. 

다음 날. 

회사는 휴가계 안 낸 인간들부터 색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근무지 이탈이니까 경위서를 내라고 압박했다. 간부들은 회의에서 직원들을 질타했다. 

노조..뮝..미? 

결국 그 날 저녁 다시 총회가 열렸다. 

노조 위원장이 나서서....두런 두런 이야기를 했다. 

"사장과 독대해서 이 문제를 풀겠다. 걱정하지마라"  

그런데 위원장이 피곤했는지 앉아 있는 사람들의 불편한 마음을 달래주지 못한 듯 하다. 같은 팀 소속의 집행부 선배하나가 그런 분위기를 느꼇는지...다시 강하게 '노조가 지킵니다' 라고 분위기를 전환해서 그나마 정리 되었다. 

뭥...미?  

하여간 술도 먹어본 놈이 먹고, 여자를 꼬여도 놀아본 놈이 한다.  

이 문제를 지키지 못하면 노조는 자폭해야 한다. 노조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고 이를 지키지 못하는 노조라면 존재의 필요조차 없는 거 아닌가? 또한 이런 저런 귀찮은 일에 엃혔다는 생각이 개인에게 든다면 앞으로 어떤 투쟁에서도 노조는 불신을 받고 사람들은 슬슬 뒤로 뺀다. '거..해봤자. 괜히 갔다온 사람만 '어' 된다."  이러면 끝장이다. 

따지고 보면 ...대한민국의 실용주의...(누군 좋게 이야기했다는데).그게 다 저거에서 나온거다. 친일파와 싸우며 만주벌판을 누빈 사람들은 해방 이후에도 생활보호 대상자로 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일제에 빌붙어 일신의 안위만을 추구한 인간들은 그들을 비웃으면서 '그래 봐야 소용없어. 니 살 길이나 챙겨'라고 하고....역사를 제대로 어쩌지 못하면 결국 세대유전되어 이렇게 되는거다. 한 국가나 한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이거 심각한 문제인데 이런 정세 파악도 못한다. 바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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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였나...아침 7시에 회의를 했다. 높은 양반들 회의하러 가는 시간에 맞추어서..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8시에 도착했고...그 때까지 회의는 시작되지 않았다. 나와야 되는 사람들 중 절반 정도인 7명이 나왔다.  공식적 불신임은 아니었지만 팽배해 있는 중간간부들에 대한 불신임 성격의 회의였다. 즉 대표가 사장과 독대해서 풀겠다...그 수위 문제 가지고 논란이 길었다. 

9시에는 노조 회의....어쩌다 저쩌다 벌써 노조 대의원만 5년째다. 최근에 노조는 대의원의 투표를 폐지하기로 했다. 회사가 직접적으로 대의원들의 성향에 대해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회의를 다녀오면 그 내용이 금새 사장 귀에 들어간다. 무슨 도청 장치가 있는지 ...  

 노조회의 끝나니 팀장 주재 회의...아침 7시부터 11시까지 회의만 했다.

하여간 말 많은 놈이 빨갱이라고...나 역시 위아래로부터 그런 평가를 받고 있나 보다. 술자리에서 사장도 실실 쪼개시면서 "니 맨날 꼽표 아이가? 불평불만 만타 아이가?" 술자리에서 다른 팀 선배는 "여...강성..이 쉐이 똑똑하고 말잘하고 강성이에요."  

뭐 내 불찰이다. 

그냥 인터넷에서만 급진적으로 중얼 거리거나...촛불집회 가서 이어폰 끼고 함께 구호나 외칠 껄...  얼마나 아름다운가. 들끓고 쏠리고 아파하고 슬퍼하고 공감하고 나누고.... 

아침 부터 회사 팀별로 고성방가가 오가고 있다. 지금 글을 쓰는데도 20미터 옆 옆팀에서는 중간간부 아저씨가 팀원들 모아 놓고 일장 훈계중이다. 몇 명 대들고 몇 명 담임선생에게 불려간 학생들처럼 고개 숙이고 있고...  

우리 팀도 아저씨들은...각계 격파 이죽거리고... 

어제 한 아저씨는 쓴 웃음과 이죽거림을 양 볼에 물고 내게 와서 이런다. 

"야...그러면 너네들 불법인거야..그럼 개인이 책임져야 되는 부분도 생기는거야 알어?" 

왠만하면 그냥 웃고 말려했는데...어찌나 온 몸에 비아냥의 옷을 입고 있는지.. 

"할 수 없지요.뭐..원래 불복종이란게 어느 정도 희생을 개인이 감내하겠다는 거니까...그래야 한다면 그래야겟지요.뭐"  

출근 했더니 우리 팀에도 고성방가....똘마니와 과격파 선배 사이에 고성방가...  

 

월급들은 잘 받고 계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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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 없다. 푸하...진짜 환멸을 느낀다. 

 

아침까지 총파업 결정을 해놓고....오후에 정정. 3교대 파업을 한다고.... 

그게 뭥..미  

결국 추운데 돌아가면서 바닥에나 앉아 있다가 오자는 이야기다. 

나 원...   

아침까지 펄펄뛰며 다 잘라버리겠다던 양반도 

점심먹고 노조의 합리적 결정에 고개를 끄덕이셨겠지.

... 

나사빠진 시간.저주받은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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