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연출이었던 후배의 결혼식에 가서 신랑 축가로 들은 노래.
나는 결혼식장에서 일상적인 '기본 의식'외에 이루어지는 것들 ; 축가, mc코너, 장기 자랑...
이런 것들을 정말 격렬하게 혐오하는 위인이라 행여 그런 기미가 보인다 싶으면 '아이쿠야'하고
미리 자리를 뜨는 자인데 그날은 미처 그럴 틈 없이 축가 순서가 이루어지는 바람에
꾹 참고 신랑이 신부에게 불러주는 이 노래를 들었다.
그러다 내가 울컥했다.
노래를 부르는 내 후배와 꽃 같이 예쁜 신부가 어떤 험로와 파란을 넘어 저 자리에 서있는지가
기억났기 때문이다. "amor omnia vincit ;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지만 과연 그렇던가?
그 두사람은 정말 진퇴양난, 험산검로, 다기망양, 사면초가의 형국을 그냥 서로 사랑한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돌파했다.
그들의 신산한 연애사에 노랫말의 애틋함이 더해지니 그 역정을 지켜 본데다 주책맞게
갈수록 눈물만 많아지는 내가 어찌 견딜 수 있었겠나.
오늘 아침에 그 후배가 신행 다녀오며 선물이라고 뭘 가져다 주었다.
그걸 들고 오래 바라보다 생각 나 노래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