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텐더 a paris 1
아라키 조 지음, 카지사 오사무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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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바텐더의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이 역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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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트 : 땀, 힘겨운 노동 GD 시리즈
린 노티지 지음, 고영범 옮김, 우연식 그래픽 / 알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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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at는 린 노티지의 희곡 작품이다. 린 노티지는 1964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출생하였고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여 희곡을 발표하였으니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를 잊지 않고 극에 포함을 시켰다. 스웨트는 2015년에 발표된 작품이었으며 린 노티지는 스웨트로 생애 두 번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한국에서는 안경모 연출로 2020년 9월, 명동예술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2021년 6월 18일부터 7월 18일까지 재연을 하였다. 아쉽게도 나는 두 번이나 진행되었던 스웨터의 무대 공연을 보지 못하였다.

희곡으로 접한 스웨터를 한국어로 읽으면서 한국에서 사는 한국인으로는 크게 접하지 못하는 인종차별 문제를 느꼈다. 트레이시와 신디아는 같은 회사에서 같은 라인, 같은 육체노동을 하는 동지였지만 그 둘이 가지고 있는 인종적 정체성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다르게 만들었다. 신디아는 태어날 때부터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직접적으로 느꼈지만 트레이시는 독일계 혈통의 백인이었기에 신디아가 느꼈을 인종차별을 그렇게 심하게 당하지는 않았다. 트레이시는 오히려 흑인인 신디아가 관리직이 되었을 때, 상대적 박탈감으로 역차별을 당했다고 생각하였고 이 부분은 어떤 면에서 여성가족부와 페미니즘 때문에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한국의 남성과 기묘하게 닮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하였다. 같은 공장, 같은 라인에서 20년 동안 함께하던 동료가 계급이 나뉘는 그 순간부터 차별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NAFTA 협정은 신자유주의 체제 안에서 상당히 자연스러운 결과였지만 그 직격탄을 맞은 노동자의 삶은 자연스러움과 한참을 멀어진 삶을 살게되었다.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만들고, 노조를 협박하기위해 차별을 수면위로 끌어올려 갈등을 보이는 것으로 만들어진 상황 자체가 신자유주의때문만은 아니지만 신자유주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부분도 많다.

서로에게 가졌던 믿음이 서로의 상처가 되었고 서로에게 상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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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 인생이라는 장거리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한 매일매일의 기록
심혜경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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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동안 공공도서관에서 사서로 살아온 사람의 글이라 흥미롭다. 사서로서의 삶을 살았지만 도서관이나 책에 대한 글도 아닌 '공부'에 대한 글이고, 도서관이 아닌 '카페'에서 하는 공부에 대한 책이라는 점이 더욱 흥미로웠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라는 제목이지만 카페에서 공부하는 이야기보다는 꾸준히 무언가를 배우려고 한다는 사실에 대한 글이 더 많았던 책이다.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공부 뿐만 아니라 시작했던 공부까지 하면 옷 짓기, 기타 연주, 바이올린 연주, 태극권 등 각종 예체능도 있었다. 중요한 지점은 부끄럼 없이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재능이 없는 것을 알게 된다면 빨리 그만두는 용기라고 생각한다.

할머니께서는 도서관에서 일을 하였지만 공부를 할 때에는 늘상 카페에서 하셨다고 한다. 심지어 요즘처럼 스타벅스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가 없었던 시절에도 '다방'에서 커피를 한 잔 시키고 공부를 하신 분이니 카공족의 조상님이라고 생각한다. 카공족은 변할 뿐이지 절대 늙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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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 아이 블루?
마리온 데인 바우어 외 12인 지음, 조응주 옮김 / 낭기열라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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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에 미국에서 출판되었던 Am I Blue?는 2005년에 한국에 번역출간이 되었고 2021년에 개정판으로 재출간되었다. 도서관에 구판이 있어서 빌려읽었다.총 13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Am I Blue?에는 스스로를 게이나 레즈비언으로 규정한 퀴어 당사자가 주인공인 경우도 있었지만 퀴어의 가족이나 친구가 주인공인 경우도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무의식에서는 스스로 퀴어임을 알고 있지만 그 사실을 미처 깨닫거나 인식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스스로 퀴어임을 알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애써 모른 척 하거나 부정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사회의 차별적인 시선과 함께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가족과의 갈등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부정하는 것이었다.

퀴어 스스로가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내용이 있는 단편소설인 '달리기'와 '7월의 세 월요일'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가족과 관련된 내용이 나왔던 '어쩌면 우리는', '학부모의 밤', '마이클의 여동생', '홀딩'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사이이기에 차별적인 언어도 가장 많이 나오고 서로에게 상처를 더 많이 주는 존재이기에 아직까지 많은 퀴어가 가족에게 성정체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 4개의 단편은 퀴어 이슈때문에 생기는 가족간의 갈등을 층위를 상당히 다양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을 읽으면서 유대인으로 한평생 차별을 받아왔던 할머니는 손녀의 커밍아웃에 대하여 '아웃사이더가 된 기분이 어떤 건지 말하지 않아도 안단다. 편견이 어떤 건지도 말이야. 앨리슨, 네 자신에 대해 이 할미에게 말해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하는데 반하여 어머니는 딸의 커밍아웃을 이해도 공감도 하지 못하며 오히려 할머니에게는 커밍아웃을 하지 말라고 강권한다. 이미 알고 있는데. 이 단편은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내용인데 현실에서는 심지어 할머니가 여자친구를 초대하였다고 한다. 멋찐 할머니. '어쩌면 우리는'을 비롯한 가족이 나오는 단편에는 가족 내에서 퀴어에 대한 시선과 편견이 담겨 있었다.

슬펐던 부분은 퀴어 자체는 존중받아야 마땅하나 가족 내에 퀴어가 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나의 자녀가 퀴어인 것은 싫다는 발언이었다. 1995년에 메리언 데인 바우어가 책을 엮으며 당시 십대 중 10명 중 1명이 자살 기도를 하며, 자살 시도를 하는 청소년 3명 중 1명의 자살 동기가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었다.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 센터 띵동(https://www.ddingdong.kr/)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2014년에 진행한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를 보면 조사에 응답한 청소년 성소수자의 80%가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혐오표현을 들었고, 54.0%는 다른 학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었으며, 20%는 교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응답하였다. 이데일리의 2016년 7월 18일의 기사 '중고생 165명중 1명 `동성애` 경험… 청소년 성소수자 건강 실태는?'(https://url.kr/o79hv4)를 보면 '질병관리본부가 매년 8만여 명의 남녀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 5년 치(2008~2012)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동성과 성 접촉 경험이 있는 학생은 이성과 성접촉을 경험한 경우에 비교해 우울감 2.23배, 자살 생각 2.75배, 자살시도 4.18배 등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라고 쓰여있다. 성인도 마찬가지지만 성소수자 청소년의 경우 이성애 중심의 사회에서 차별이 더 많이 경험하고 자신을 이성애자라고 규정하는 청소년보다 자살시도를 더 많이 한다. 가족의 정서적/물질적 지원이 없다면 성소수자 청소년은 죽을 위험이 더 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 내부에서 성적지향을 이유로 청소년을 차별하는 것 자체가 성소수자에게는 매우 큰 위험이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차별금지법에 찬성하던지 반대하던지 호모포비아는 늘상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내가 누군가를 차별하는 발언을 하는 것도 자유이며 권리이다.' 차별발언은 자유도 권리도 아니다.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고 범죄행위를 자유권의 일부분이라고 보지 않는 것처럼 차별-혐오 발언 역시 범죄행위와 같은 행동인 것이다. 살인은 자유지만 살인자체가 범죄행위인 것처럼 차별-혐오 발언 역시 자유지만 범죄 행위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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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블루레이] 라스트 나잇 인 소호 : 초도한정 슬립케이스 (2disc: 4K UHD + 2D)
에드가 라이트 감독, 애냐 테일러 조이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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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둘째치고 화면과 음악으로만 따졌을 때, 이 영화는 가히 명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화면 구성도 상당히 비주얼적으로 아름답게 만들었으며, 현실, 꿈, 환각을 조화롭게 만든 카메라 연출은 가히 경이롭다. 아름다운 음악을 선택한 것도 묘수지만 그 음악이 전체적인 화면에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진심으로 놀라웠다. 다만 화면과 음악의 아름다운 어우러짐과 별개로 영화 자체는 약간 지루한 감이 있었다. 120분짜리 영화 중 친구와의 관계와 러브 스토리를 30분 정도 제거했더라면 더 흥미로운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엘리의 환상에서 살해를 당하는 것은 샌디지만 실제로 살인자는 샌디이다. 샌디는 사람을 죽인 댓가를 법적인 처벌이 아닌 다른 형태의 처벌을 받는다. 이는 실제 성범죄 피해자인 샌디가 살인 가해자로서 자신을 착취한 남성을 개인적으로 처벌한 것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많은 사람이 법은 멀리 있고 다가가기 어려우며 법적인 처벌로 자신의 원한을 다 풀 수 없으니 샌디처럼 직접 처벌을 하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피해자가 스스로 더 나쁜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 그 이상의 효과는 줄 수 없다. 영화에서는 성범죄 피해자지만 살인 가해자로서 살아가던 샌디가 스스로 종말을 향해 나아가는 형국이지만 현실이었다면 살인 가해자로서 법적 처벌을 받았을 것이다. 성범죄 피해자라는 상황때문에 법정에서 판사가 어느 정도 정상참작하여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살인에 대한 죄목으로 꽤 오랜 기간의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샌디는 살아있는 잭을 죽였지만 잭은 샌디의 영혼을 죽였다. 진짜 살인자는 누구인가? 사람을 죽인 자인가 영혼을 죽인 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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