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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어 1 - 신을 죽인 여자
알렉산드라 브래컨 지음, 최재은 옮김 / 이덴슬리벨 / 2022년 2월
평점 :
신을 죽인 여자 로어를 SNS에서 봤을 때, 영화의 시놉시스라고 생각했다. 상당히 흥미로운 설정이었고 잘만 만든다면 판타지 영화로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알렉산드라 브라켄은 쿵푸팬더를 만들었던 여인영 감독의 SF 스릴러 영화 '디키스트 마인드'의 원작 소설과 스타워즈 노블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스타워즈:새로운 희망'의 저자이기도 하다. 스릴러나 판타지로 특화된 소설가인 것 같다.
신을 죽인 여자 로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현대로 끌어들인 소설이다. 제우스의 벌을 받은 9명의 그리스 신 아레스, 아폴론, 디오니소스, 포세이돈, 아프로디테, 아테나, 헤파이스토스, 헤르메스, 아르테미스과 신을 쫒는 9개의 가문은 7년에 한 번 신을 죽일 수 있게 되는 기간인 '아곤'의 7일 동안 신을 쫓아 죽이려고 한다. 처음에는 제우스의 뜻을 받들어 신을 쫓았겠지만 신의 능력으로 가문을 일으켜 세우고 끝없는 젊음을 구할 수 있게 되자 아곤의 목적은 단순히 신을 죽이는 것이 아닌 '신의 능력을 갖는 것'과 다른 가문을 몰살시키는 것으로 변질된다. 로어는 페르세우스 가문의 마지막 남은 여성 생존자. 로어는 가족과 가문의 복수를 위해 자신을 찾아온 아테나와 손을 잡고 적을 치러 가게 된다.
1권을 읽을 때, 사실 처음에는 권력관계가 조금 이해되지 않았다. 9명의 신 중 능력을 남기지 않고 죽어버린 신과 9개의 가문 중 이미 멸족이 되어버린 가문이 있어서 조금 헷갈렸고, 로어가 태어났을 때부터 페르세우스 가문은 이미 멸족 직전이었기 때문에 다른 가문에 위탁하여 겨우 생존을 하고 있었을 뿐이다. 사건의 상관관계를 익히느라 책을 읽고 상황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상당히 흡입력 있고 흥미로우며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판타지 소설이었다. 아레스, 아폴론, 디오니소스, 포세이돈, 아프로디테, 아테나, 헤파이스토스, 헤르메스, 아르테미스의 그리스 신화적 특징을 알고 있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1권만 집에 있는데 다 읽고 알라딘에서 바로 2권을 주문했을 정도로 매우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죽지 않기 위해서 남을 속이고 죽여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 몰입되기도 했지만 상당히 정치적이면서 인간만 신경쓰는 성차별적인 언사를 되씹으며 읽게되었다. 아직 사건이 진행 중이라서 로어의 캐릭터가 다소 평면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 부분은 2권에서 달라지기를 바란다. 빨리 집으로 2권이 배송되면 좋겠군.
책 내용과는 별개로 조연 캐릭터 중에 한국인이 포함되어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소설에서 나오는 아시아인은 아주 높은 확률로 중국인이거나 일본인이었으며 가끔 인도인이나 베트남인이 있는 정도였는데, 한국인 캐릭터가 나오고 있고 그것도 조금씩 더 비중이는 캐릭터가 되고 있는 추세이다. 외국인이 쓴 책 중에 한국이 나오는 경우는 쿠데타나 민주화 항쟁과 관련있는 정치적인 내용이거나 경제관련 내용이 주를 이루었는데 문학작품에 한국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을 보니 한국인의 위치가 그간 상당히 많이 바뀌었구나 싶다.
참고 사항
아레스 : 전쟁과 파괴를 주관하는 신이다. 피와 살상을 즐기고 잔인하고 야만적인 성격이며, 신화에서는 아프로디테의 연인이다.
아폴론 : 태양, 음악, 시, 예언, 의술, 궁술을 관장하는 신이며, 예언을 하는 신탁으로 유명하다. 아폴론은 대개 머리에 월계관을 쓰고 손에는 리라를 들고 있는 모습이 많다.
디오니소스 : 포도나무와 포도주의 신이며 풍요의 신이자 황홀경의 신이며, 디오니소스 숭배의식은 술과 음악, 춤에 기초해 황홀경 혹은 신들림 상태를 경험하도록 하여 이 숭배의식에서 카니발이 생겨났다고도 한다.
포세이돈 : 바다의 신이며 삼지창으로 바다에 파도를 일으키거나 대지에 지진을 일으키고, 혹은 하천과 샘을 솟아나게 한다. 포세이돈을 상징하는 성스러운 동물은 말이며 '말의 신'이라 불리기도 한다.
아프로디테 : 미와 사랑의 여신이다. 여성의 성적 아름다움과 사랑의 욕망을 관장하는 여신이다.
아테나 : 지혜, 전쟁, 기술, 직물, 요리, 도기 등을 관장하고 투구와 갑옷을 입고 창과 방패를 든 여전사의 모습을 하고 있다.
헤파이스토스 : 불을 다스리며 대장간의 신이며 기술직과 장인의 수호신이다.
헤르메스 : 전령의 신이자 여행의 신, 상업의 신, 도둑의 신이다. 날개 달린 모자를 쓰고 날개 달린 신을 신고 두 마리 뱀이 감겨 있는 독수리 날개가 달린 지팡이를 들고 있다.
아르테미스 : 사냥, 숲, 달, 처녀성 등과 관련된 여신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르테미스는 은활과 금화살을 들고 숲에서 사슴이나 곰 같은 짐승을 사냥하며 아폴론과 쌍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