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의 시대 - 초연결 세계에 격리된 우리들
노리나 허츠 지음, 홍정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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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일상생활에 정보기술이 깊숙이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거미줄처럼 인간과 연결되어 있으며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시작으로 인스타그램과 틱톡의 붐을 따라 SNS을 타고 초연결사회가 되었지만 인간을 더 외로워지고 고립된 삶을 살게 되었다. OECD에서 나온 2020년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12.1명(한국포함, OECD 자살률 통계 중 2020년 기록이 있는 17개국의 평균 지표)의 사람이 사망하였으며 한국은 2020년 인구 10만명당 자살률 24.1명, 2021년 인구 10만명당 26명의 사람이 자살을 하였으며 이는 OECD 가입국 1위라는 기록을 한국 스스로에게 선물하였다.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이 전세계를 뒤덮고 있다지만 사실 이런 고립으로 인한 우울증과 소외된 느낌, 자살률 증가는 비단 코로나 블루 때문만은 아니다. 고립의 시대에 나온 연구 결과와 통계에 의하며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전세계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지 못 하고, 스스로를 고립시켰으며, 외로운 존재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사람이 많은 대도시일수록 소외감이 더욱 심해졌다. 대도시에 살 수록 사람이 너무 많은 삶에 찌들어져 나를 위한 공간이 없어진 것이 오히려 서로를 소외시키고 의도적으로 외부의 연결을 끊는 삶으로 발전하였다. 일부러 외부의 연결을 끊었음에도 외로운 것이 싫은 인간은 SNS라는 가상공간에서 사람과 소통을 하기 시작했지만 이는 오히려 스스로를 더 고립시키고 단절시키는 악순환이 생겼으며, '컴퓨터를 통해 가상으로 보정된 얼굴'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게 되었다. 코로나가 그나마 이어져있던 작은 연결을 완전히 단절시키는 하나의 촉매제가 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삶을 선택한 것은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다.

인간은 서로 연결되고 싶고 외로움을 못 견뎌하는 습성을 타고났지만,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이 중요한 이중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다. 나의 삶과 시간과 공간이 중요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만큼은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싶은 욕구때문에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자아가 분열된 사람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느낌이었다. 오프라인에서 사람과 접촉하고 의견을 나누는 삶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온라인으로 들어가 자신과 생각이 똑같은 것만 추구하는 삶을 살게된 사람이 늘어나고 이는 정치적 극단주의를 포함하고 모든 이념의 양극화 되는 성향이 나타나고 결국에는 '내'가 아닌 다른 모든 사람을 차별하는 행위만 남게 된다. 4주 동안 케이지 안에 혼자 머물러 있다가 새로운 생명이 등장하자 공격을 하였던 생쥐처럼, 고립된 인간은 나를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을 공격하는 성향만이 남아있게 된다. 단순하게 연결시키기는 어렵지만 미국에서는 2010년 총기 사건으로 죽은 19세 미만 아동 · 청소년은 3.3명이었지만, 2020년 그 숫자는 5.4명으로 늘어났다.(출처 : https://c11.kr/18f9q) AFP통신은 총기 사고가 줄어들지 않는 데는 법적 규제의 부재가 크다고 분석하였지만, 과연 그 이유 하나일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아동과 청소년의 언어 발달이 지연되고 공감능력이나 감정파악을 못 하게 된다는 기사가 자주 올라오는 것을 볼 때, 총기 사건으로 청소년이 죽는 이유는 서로에 대한 공감능력은 감소하고 악만 남았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위기는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이나 경제 위축이 아니다. 진정한 위기는 우리가 서로 멀어지고 고립된 삶을 살게 되는 것이 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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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오 크뢰거
토마스 만 지음, 문미선 옮김 / 북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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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만은 독일의 작가로 부유한 곡물상 집안에서 출생하였다. 아버지의 사망 이후 집안이 몰락하였으나 작가로서 성공을 하였고 바이마르 공화국의 양심으로 192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토니오 크뢰거는 토마스 만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이다. 토니오 크뢰거는 토마스 만처럼 독일인과 남반구 사람의 혼혈이라고 되어있는데 정확하게 어떤 나라의 사람인지 알 수 없다. 토니오 크뢰거가 14살인 시점, 학교가 끝난 하교시간부터 소설이 시작된다. 토니오는 자신이 품고 있는 예술적 기질을 사랑하지만, 이런 기질로 인해 학교에서 그리고 집안 내에서 차별받고 배제되는 삶을 살고 있다. 혼혈에 대한 차별과 사회적으로 말하는 공부보다는 예술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 의한 차별이 묘하게 섞여있다. 당시 독일 사회에서 매우 특이하며 토니오라는 이름에 혼혈로서 표현되는 외적인 모습, 예술가적 기질. 어쩌면 이런 미묘한 차별은 토니오 크뢰거가 시를 쓰도록 만들어 준 촉매제가 아니었나 싶다.

14살 이후 성인이 된 토니오 크뢰거는 화가인 러시와 여성과의 대화, 여행 중 겪은 일에 대한 묘사가 적혀있다. 추측컨데 단편적인 토마스 만의 기억을 소설화 한 것이기에 사실적이면서도 당시 토마스 만이 겪은 고민을 담은 글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토니오 크뢰거는 예술가로 성장하는 어떤 사람의 성장 소설이다. 예술은 대부분의 사람과 다르다는 점에서, 그리고 머릿 속에 있는 추상적인 생각을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표현으로 바꾸는 방법에서 상당히 고되고 힘든 나날이다. 그림, 글, 음악 할 것 없이 예술로서 표현하면서 대중의 공감을 사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토마스 만은 마치 출퇴근하는 직장인 같은 삶으로 글을 썼다. 오전 8시에 기상을 하여 오전 9시부터 글을 쓰고 저녁 7시에는 저녁식사를 한 뒤 독서를 하는 삶. 정말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예술을 한다는 것은 어떤 부분에서는 기행에 가까울 수 있지만 직장을 다니는 현대인의 삶과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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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 진실이 때론 거짓보다 위험하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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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권이다. 1권을 읽었고 리뷰도 썼지만 삼국지를 읽지 않은 탓에 전후관계와 상황의 맥락을 잘 알지 못하여 심리학이 조조에게 건넨 조언이 그럴 듯한지 아니면 쓰잘데기 없는 조언인지에 대한 판단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 삼국지의 배경이 된 난세의 시대에 나온 병법은 심리학에 기초한 것이 아닌가 싶었고, 당장의 이익보다는 상대의 상황과 미래를 보고 판단을 해야되는 조조와 같은 사람에게는 심리학적으로 할 이야기가 많다고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삼국지를 읽은 사람에게 추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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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협력한다
디르크 브로크만 지음, 강민경 옮김 / 알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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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펼치고 글자를 읽었을 때, 매우 당황스러웠다. '자연은 협력한다'라는 책 제목과 과학 · 기후학 분야 베스트셀러라는 띠지를 읽고서 나는 이 책이 생태학이나 환경과 관련된 책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물리학 그것도 이론물리학 책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생태계의 복잡성과 공생에 대핸 책이고 자연의 공존과 관련된 책이며 환경과 기후변화를 세심하게 바라보고 인류의 연결성으로 인하여 전염병이 급격하게 퍼져나가는 과정에 대한 책이기는 한데 기본적으로 이론물리학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서 나에게는 상당히 당황스러운 전개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평소에 기후, 환경이 주제인 지구과학과 동물과 관련된 생태학, 생물학에 대한 책을 자주 읽는 편이지만 물리학과 화학은 내가 잘 모르는 주제라서 조심스럽게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점은 '연결'이라는 단어였다. 인간동물의 역사 중 매번 나타나는 위기는 단순히 어떤 하나의 원인으로만 나타나는 결과가 아닌 사회, 정치, 문화, 경제 등의 집합이 모여 터지는 문제였던 것처럼 자연 또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복잡한 생태계라는 것이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슨의 유명한 저서처럼 모든 행동은 유전자의 이기적인 결정일 수 있지만, 의외로 공존과 공생은 자연 내에서 그리고 실생활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론물리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물리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생태학이나 기후학에서 연결이 어떤 식으로 작동 하는지, 인간동물의 사회 뿐만 아니라 비인간동물의 집단사회인 개미의 공생과 공존을 예시로 든 것처럼 상당히 다양한 사례로 자연 내에서의 협력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론물리학에 친숙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온전히 받아들이는데 더 쉬운 길을 찾을 수 있겠지만, 지구과학, 생물학, 사회학에 익숙한 사람 또한 비교적 쉽게 접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몰, 전쟁까지 새로운 재앙과 기존의 재앙이 온 지구를 절망으로 몰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리처드 도킨스처럼 미래에 잘 적응하는 유전자가 살아남을 수도 있지만 협력하고 공존하는 유전자가 더 오래 살아남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나보다 우리가 강하고, 혼자 가는 것보다 여럿이 갈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명제는 아직 실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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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나 - 한없이 다정한 야생에 관하여
캐서린 레이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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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삶이 있다. 인간동물에게는 인간동물의 삶이 있고, 여우동물에게는 여우동물의 삶이 있다. 종별로 개체별로 차이가 있으며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개체별 차이를 넘어, 인종별 차이를 넘어, 종별 차이를 넘어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방식을 우정이라고 부른다. 우정은 꼭 같은 성별, 같은 인종, 엇비슷한 나이, 같은 종으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

캐서린 레이븐의 에세이 여우와 나는 종별 차이를 넘어선 인간동물과 여우동물이 조금 가까워졌던 그 찰나의 순간을 공유하고 있다. 캐서린 레이븐은 생물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지만 '비인간동물의 감정 표현은 프로그래밍 된 기계적인 것'이라고 말하는 여느 과학자와 달리 비인간동물은 인간동물과 같은 감정표현을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캐서린 레이븐이 전통적인 생물학 공부를 하기 전, 국립공원에서 레인저로 활동을 하면서 일반적인 과학자보다 자연에 보다 더 친숙한 사람이었고 다양한 동식물을 경험으로서 체화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싶다.

여우와 나는 여우에 대한 동물행동학적 생태학 에세이라기보다 인간동물 캐서린 레이븐과 비인간동물 여우의 우정 연대기이기에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은 받을 수 있다. 과학을 전공한 생물학 박사의 비과학적인 에세이는 오히려 과학이란 얼마나 인간동물 중심적이고 비자연적인 사고방식일 수 있는가를 되묻게 된다.

우리는 각자의 삶이 있고, 삶이란 언제나 비과학적인 순간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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