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움직이는 사람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이 사실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단순히 펜이 ‘움직일 때‘와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스케치북을 다시 살펴보니 2가지를 많이 그렸더군요.

▪︎ 사람의 몸이 쭉 뻗는 순간
▪︎ 한 방향으로 쏠린 몸이 다른 방향으로 꺾이는 순간

그제야 이런 순간을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랐습니다. - P24

퀵 드로잉은 관찰 기록이다. - P25

스타일이나 표현은 퀵 드로잉과는 별개입니다. - P27

관찰을 통해 얻은 경험이나 기억은 작품에 직간접적인 현실감으로 살아납니다.

퀵 드로잉을 연습을 계속하면 단시간에 특징을 잡아내는 능력이 생기지요. - P27

퀵 드로잉을 반복하다 보면 그림 그리기뿐 아니라 자신이 그리고 싶거나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습니다. 그럼 궁금한 것이 늘고, 그리고 싶지만 실력이 따라가지 못한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이것이 다음 과제입니다. 과제가 구체화되면 해답을 찾기가 더 쉽습니다.

보다 ➡️ 그리다 ➡️ 부족한 부분을 깨닫다 ➡️ 지식이나 실력을 쌓다

이것이 퀵 드로잉의 빅 사이클입니다.

그리는 행위 자체는 그 중 한 가지 요소에 불과합니다. - P29

빨리 그린다?

"어떻게 하면 빨리 그릴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퀵 드로잉은 빠름이 아니라 단시간을 의미합니다.

단시간에 많은 정보를 그리기 보다 1분에서 5분 사이에 그릴 수 있는 것을 그리세요. 당연히 러프 스케치입니다. - P30

제가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었던 이유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제 자신을 계속 업데이트가 필요한 도구로 인식하면서 그려왔기 때문입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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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심리학
용기
인간관계



내 얼굴을 주의 깊게 보는 사람은 나뿐이다

(128p.)철학자- 인간관계에서 ‘나는 옳다‘고 확신하는 순간, 권력투쟁에 발을 들이게 되네.

청년- 옳다고 생각만 했는데도요? 아니, 과장이 너무 심하십니다!

철학자- 나는 옳다, 즉 상대는 틀렸다. 그렇게 생각한 시점에서 논쟁의 초점은 ‘주장의 타당성‘에서 ‘인간관계의 문제‘로 옮겨가네. 즉 ‘나는 옳다‘는 확신이 ‘이 사람은 틀렸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는 ‘그러니까 나는 이겨야 한다‘며 승패를 다투게 된다네. 이것은 완벽한 권력투쟁일세.

청년- 으음


(133p.)청년- 인간관계의 거리와 깊이요?

철학자- 개인이 사회적인 존재로 살고자 할 때 직면할 수 밖에 없는 인간관계. 그것이 인생의 과제네.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에서 말 그대로 ‘과제‘인 셈이지.

(145p.)청년- 결국 마지막은 ‘용기‘에 관한 얘기입니까?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선생님이 말씀하셨죠. 아들러 심리학은 ‘용기의 심리학‘이라고.

철학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아들러 심리학은 ‘소유의 심리학‘이 아니라 ‘사용의 심리학‘일세.

청년- 요컨대 ‘무엇이 주어지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로군요.

(190p.)철학자- 나도 그래. 남에게 미움받고 싶진 않지. ˝일부러 미움을 사고 싶은 가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자네 말은 예리한 통찰이라고 할 수 있네.

청년- 보편적인 욕구죠!

철학자- 하지만 우리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고, 자네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네. 이 또한 사실이지.

(190쪽)타인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은 마음은 인간에게 극히 자연스러운 욕망이며 충동일세. 근대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칸트는 그러한 욕망을 가리켜 ‘경향성‘이라고 했지.

청년- 경향성이요?

철학자- 그래. 본능적인 욕망. 충동적인 욕망이라는 뜻일세. 그런 경향성에 이끌린 채, 다시 말해 욕망이나 충동에 이끌려 사는 것, 비탈길을 굴러 내려가는 돌멩이처럼 사는 것이 ‘자유‘일까?

(191쪽)돌멩이는 힘이 없네. 일단 비탈길을 굴러 내려가기 시작하면 중력이나 관성 같은 자연법칙이 허용하는 곳까지 계속 굴러 내려가지. 하지만 우리는 돌멩이가 아닐세. 경향성에 저항할 수 있는 존재야. 힘이 있네.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자연스러운 거야.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해 비탈길을 계속 굴러가야 하는 걸까? 그렇게 완성된 모습을 ‘진정한 나‘라고 할 수 있을까?

(195쪽)청년- ......선생님은 지금 자유로우십니까?

철학자- 자유롭네.

청년- 남이 나를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싫어해도 상관없다고요?

철학자- 그래. ‘나를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바라는 것은 내 과제야. ‘나를 싫어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타인의 과제고.






과거 1000년의 도읍으로 번성을 누리던 옛 도시 외곽에 철학자가 한 명 살았다. 그 철학자는 세계는 아주 단순하며, 인간은 오늘이라도 당장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득이 가지 않은 청년은 철학자를 찾아가 진의를 따져 묻기로 했다. 번뇌로 가득한 그의 눈에는, 세계는 혼돈과 모순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그런데 행복이라니?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청년 - 그러면 다시 묻겠습니다. 세계는 아주 단순하다는것이 선생님의 지론입니까?

철학자 - 그렇네. 세계는 믿기 힘들 정도로 단순한 곳이고, 인생 역시 그러하다네. - P14

철학자- 내 대답은 같네. 세계는 단순하고 인생도 그러하지.

청년- 어째서요? 누가, 어떻게 봐도 세계는 혼돈과 모순으로 가득한 곳 아닙니까!

철학자- 그것은 세계가 복잡해서가 아니라 ‘자네‘가 세계를 복잡하게 보고 있기 때문일세.

청년- 제가요?

철학자-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주관적인 세계에 살고 있지. 객관적인 세계에 사는 것이 아니라네. 자네가 보는 세계와 내가 보는 세계가 달라.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세계일테지. - P18

철학자-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것 같군. 화를 내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분노라는 도구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는 걸세. 

화를 잘 내는 사람은 참을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분노 이외의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있다는것을 알지 못하는 걸세. 

그래서 "나도 모르게 욱해서"라는 말이 나오는 거고, 분노를 매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거지.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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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하나
생각 하나
마음 하나

먼 옛날 사람들이 의사소통이라는 것을 처음 시작할 땐 적지 않은 오해와 혼란이 있었을 것입니다. 별을 따 달라고 했는데 꽃을 따 온다거나, 물마시고 싶다는 사람에게 밥을 차려 준다거나.

이런 오해와 혼란을 막고자 사물이나 현상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때 가장 먼저 이름을 얻은 것은 어떤 것들이었을까요?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 가장 가까운 것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름은 대부분 한 글자였을 것입니다.

꿈, 별, 꽃, 밥, 물, 봄, 집, 나, 힘・・・・・

한 글자 이름이 동난 후에 두 글자, 그다음에 세 글자 이름을 붙였겠지요. 그러니 한 글자로 된 말의 의미만 잘 살펴도 인생에서 가장 먼저 알아야할 가치나 가르침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한 글자 말을 추렸습니다. 하나하나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들여다봤습니다. 글자 하나에서 생각 하나를 끄집어냈습니다. 마음 하나를 끄집어냈습니다. 그것을 이렇게 책으로 엮었습니다.

지금 당신이 손이라는 한 글자로 들고, 눈이라는 한 글자로 보고 있는 이 ‘한 글자‘라는 제목의 책이 당신을 많이 위로하고 응원하고 미소 짓게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라는 한 글자의 바람입니다. - P8

부탁 하나


이 책은 한 글자로 된 말에 대한 단상을 모은 책입니다.
짧은 글 모음이라 해도 좋고 짧은 문학이라 이름 붙여도 좋습니다. 빨리 읽겠다 마음먹고 읽기 시작하면 한두 시간이면 다 읽을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방법입니다.

이 책에 실린 글 하나하나는 서로 연관이 없습니다. 책 전체가 하나의 흐름을 갖고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후다닥 읽어 버리면 머리에 가슴에 남는 게 하나도 없을지 모릅니다.

부탁입니다. 느려 터져 주십시오.
5초에 읽을 수 있는 글을 5분에 읽어 주십시오. 하루에 손가락으로 꼽을만큼씩만 토막 내서 읽어 주십시오. 작가가 활자화하지 않고 행간에 넣어둔 이야기를 당신이 꺼내서 읽어 주십시오.

맞습니다. 별걸 다 간섭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이 책을 골랐다는 건 정철이라는 사람의 얘기를 들어 보겠다. 들어 주겠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 사람이 드리는 첫 부탁입니다들은 척하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자, 이제 느림보가 되는 겁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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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헤어지자 마음먹고 마침표를 찍었다가
끝내 연필을 떼지 못하고 꼬리를 내리는 것.

사랑은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쉼표의 연장.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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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렌티우스 발라Laurentius Valla, 1407~1457)
그는 언어를 올바로 사용하는 것이 소통과 문화 변용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했고,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라틴어의 고상함에 대하여』라는 책을 씁니다. 그는 이 책에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올바른 방법이 모든 표현의 기초가 되고, 그것이 참다운 지적 체계를 형성한다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라틴어 사용의 지향점과 그간 잘못 사용되어왔던 라틴어 문법을 정리하고, 소통의 중요한 도구로서 언어의 고상함에 대해 설파합니다. - P44

저는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어가 참 거칠다고 느꼈어요. 연장자는 나이 어린 사람을 쉽게 하대합니다. 혹은 나이보다도 계급에따라 말의 태도가 달라져요.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언어 사용이 당연히 여겨지는데 이런 언어 태도에 불쾌했던 적이 꽤 있습니다. 아마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 라틴어는기본적으로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내려다보지 않습니다. 수평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죠.

과거 로마가 스페인을 정복하고, 북아프리카를 정복해 식민지로 삼았지만 스페인이나 북아프리카 사람들은 로마에 지배당한다고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로마는 식민지 출신의 사람들 중 우수한 인재들을 사회 전반에 기용했고, 이들은 로마 제국의 경영, 경제 군사 분야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언어는 사고의 틀입니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수평성을 가지고 있는 라틴어가 로마인들의 사고와 태도의 근간이 되었을 겁니다. - P45

또 한 가지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발라가 말한 라틴어의 ‘올바른 사용‘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그는 책에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올바른 방법이 모든 표현의 기초가 되고, 그것이 참다운 지적 체계를 형성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한글을 빨리 깨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른 나이에 외국어 교육도 받게 합니다. 하지만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잘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러니 타인의 생각 또한 이해할 수 없고,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어요.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밀어붙이느라 바쁘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화부터 내는, 서로 저마다 다른 말을 하는 광경을 주위에서 자주 봅니다. 그것은 결국 외국어의 문제로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모국어로 안 되는 건 외국어로도 안 됩니다. 게다가 모든 언어 공부가 결국 시험으로 귀결됩니다. ‘언어‘를 알기는 아는데 그 언어를 ‘제대로 쓸 줄‘은 모른다고 해야 할까요? - P46

저는 소통의 도구로서의 언어는 배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배가 항구에 정박되었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항구를 떠나 먼 바다로 나가면 크고 작은 문제가 일어나기 시작해요. 어쩌면 그것은 배가 지나간 자리에 생기는 물거품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배와 배가 나아가는 방향을 보아야 하는데 물거품을 보는 데서 생기는 문제라는 것이죠. 이는 정작 메시지를 읽지 않고 그 파장에 집중하는 것과 같아요. 그래서 오해가 쌓이고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 P46

결국 발라가 말한 ‘라틴어의 고상함‘은 라틴어가 문학적으로, 혹은 언어적으로 뛰어나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언어를 제대로 잘 사용할 때에 타안과 올바른 소통이 가능한데, 라틴어가 바로 그런 언어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몇 개 국어를 하는가, 어려운 외국어를 할 줄 아는가가 대단한 게 아닙니다.
외국어로 유창하게 말할 줄 알지만 타인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유명 인사의 강변보다 몇 마디 단어로도 소통할 줄 아는 어린 아이들의 대화 속에서 언어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종종 생각합니다. 나는 고상한 언어를 구사하고 있을까 하고요. 여러분은 어떤가요? 여러분의 언어 속에서 고상함을 발견하고있나요?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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