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라고 핸드폰 고리형 정전식 스타일러스 팬
el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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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엥..? 너무 짧아요. 줄도 짧고, 펜도 짧고.. 터치감은 좋은데..차라리 긴 걸루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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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살림의 여왕/좋은여행 나쁜여행 이상한여행>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좋은 여행, 나쁜 여행, 이상한 여행 - 론리플래닛 여행 에세이
돈 조지 지음, 이병렬 옮김 / 컬처그라퍼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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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성경에도 나오고, 어디 식당이나 가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말.  

어릴 땐, 이게 왜 성경책에 나오는지 몰랐다. 주의력이 부족해서도 그렇고, 세상은 신나는 일로 가득한 곳이라는 생각이 손상될 일이 별로 없었기때문에도 그렇다. 지금은 안다. 지식으로 아는 게 아니고, 온 몸으로 생활로 느낀다.

'항상 기뻐하라구요? 어떻게요? 놀 시간두 없구, 여행두 못가구, 잠두 맘껏 못자구, 먹고싶은것두 맘껏 못먹어요. '항상', 늘, 언제나, 매일 기뻐하라구요? 가끔, 어쩌다 한 번 기쁜일이 생기기두 하지만, 대부분은 반대라구요. 그렇데 어떻게요? 거기다가 쉬지 말고 기도하라,니요. 학교에도 쉬는 시간 있구, 직장에두 쉬는 시간이 있어요. 그런데 인생에 왜 쉬는 시간을 안주시는 거예요. 쉬지 말구 기도하라, 이게 말이 되나요? 번역이 잘못됐나?

그리고 아, 범사에 감사하라, 모든 일에 감사를 하라니. 이건 정말 너무하신거 아닙니까? 사람이 어떻게 모든 일에 감사할 수가 있나요? 살다보면 배신을 당하기두 하구,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일두 생기구, 병에 걸려 앓아 눕기두 하는데요. 그 모든 일에 감사하라는 말씀이신거잖아요? 에이, 태어나자마자 득도나 해탈을 하지 않는 이상,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실 그게 가능한 얘긴가요? 

하긴..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는 걸 이해하시니까 이렇게 성경에 딱 새겨두신거겠죠. 권고사항도 아니고 참조사항이나 부탁의 말은 더욱 아닌, 강력한 '명령'으로 말이죠. 하긴 그래요. 이것저것 따지다보면 기뻐할 일 하나 없고, 기도도 하나마나인것 같고, 감사는 인사치례로나 할까, 그러기 십상이니깐요. 나에게 생명을 주신 분이 하신 명령이니 목숨걸고 지켜야한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물론 잘 안되요. 마음이 백이라면 실제로 되는 건 하나, 둘 정도..?ㅜㅜ 그래도 아무튼 잊지 않고 마음에 새겼다는 어디예요. 기특하게, 기쁘게 눈감고 봐주시는 거, 기다려주시는 거 믿어요. 감사드립니다.'  

책 리뷰 쓰면서, 무슨 상관이라고 이런 얘기를 하나 싶을 것이다. 상관이 있다. 알라딘신간평가단 8기로 선정되었을 때 나는 분명 기뻐하고, 감사했다. 그러나 그때뿐. 실제로 내가 추천한 책이 첫달 평가도서로 선정되지 않아서 곧 실망했다. 두 권을 받았는데 그나마 먼저 읽은 책이 그냥 그랬다. 그래서 두번 째 책인 『좋은 여행 나쁜 여행 이상한 여행』에도 별 기대가 없었다. 제목도 맘에 안들었다. 책 내용하고 별 상관도 없는 영화 제목을 책 제목으로 따다 쓴 것부터 거슬렸다. (그래서 나중에 읽은 것) 거기다가 글 쓴 사람이 죄다 외국인이고, 여행지도 죄다 외국이다.(아니 이 사람들 정말 제대로된 여행가들 맞아? 아아니, 일본 후지산도 가 본 사람들이 어째서 대한민국 제주도를 모르는거야? 쳇) 미루고 미루다 리뷰 기한에 쫓겨 책을 잡았지만, 태도는 껄렁껄렁 또는 건성건성, 불량하기 짝이 없다.  

아, 그러나,
나는 대니 월리스, 01 프라하 시티 투어부터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래, 거기서 무너져 모든 경계를 풀고 입을 하아 벌린채(침도 좀 샌다) 이야기 속으로, 작가가 그려놓은 여행지 한 장면으로 스며든다.  

   
    삼촌이 물었다. "이제 밖에 뭐가 보이니?"
  "음.... 나무가 많아졌어요." 나는 대답했다. "무슨 나무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멋있어요."
  "그럼 안 보이는 건?"
  "아, 또 안 보이는 것에 대해 말하는 건가요? 난 이미 '보는' 것에 익숙해졌단 말이에요."
  "말해 봐, 뭐가 없어?"
  "돌고래." 나는 말했다. "버몬트 주로 넘어오니 돌고래가 안 보여요. 쇠돌고래도 안 보이구요."
  "광고판!" 이틀 동안 계속될 삼촌의 버몬트 주 열성 해설이 시작됐다. "버몬트 주는 고속도로에 광고판 부착을 금지한 유일한 주야."
  그건 사실이었다. 가끔씩 흉물스럽게 우뚝 서 있는 간판들이 보이지 않았다. 창밖은 온통 초록빛이었다. "정말 아름답네요." 나는 감탄했다.
  빌 삼촌은 아직 아무것도 본 게 아니라고 말했다.
(118p.)
 
   

맞아. 난 아직 아무것도 본 게 아니야. 내가 보지 못한 건 무엇일까? 늘 봤지만 그래서 또 보지 못한건? 그러고 생각난,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세상은 변한다. 아니, 세상은 늘 그렇다.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한다. 아니, 해 아래 새 것은 없다,고 했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 아니, '나'는 바꿀 수 있다.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는 말과
아직 아무것도 본 게 아니라,는 빌 삼촌의 말은 통하는 데가 있다.  

나는 충분히 힘들고, 충분히 외롭고, 충분히 고독하고,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많은 문제를 안고 있기때문에 항상 기뻐하거나, 모든 일에 감사하라는 말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랫말처럼, 형식적인 소망일 뿐이라고 여겼는데, 그게 바로 내가 보지 못한 것이었던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렇다. 힘들때도 백퍼센트 전부다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다. 외롭고 고독할 때도 영원히 매일 매일 그랬던 것은 아니다. 문제? 문제.. 문제란, 정말 내가 풀어야할 문제라기보다는 쓸데없는 걱정일 때가 얼마나 많았나. 힘들때도 기뻐할 수 있는 면과, 고마운 사람들은 항상 곁에 있었다.  

   
 

들어가는 글 

여행은 재미있다. 물론 항상 그런 건 아니고 여행 후 회상할 때가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지만, 거의 어느 여행이든 진짜 웃기는 순간이나 최소한,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을 겪기 마련이다. 그리고 대개 대가가 따른다. 이것이 바로 '길 위'의 방식이다. 

30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얻은 교훈은, 여행할 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꼭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럴 땐 내 모든 감각과 용기, 지혜를 총동원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소용이 없으면 유머 감각을 동원한다. (6p.)

 
   

리뷰가 끝나가는 판에 책에 들어가는 글을 옮겨적는다.
다시 읽어야해서 그렇다. 쉽게 실망하고 지치는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새로 시작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럴 수 있는 힘은, 내 마음에 새겨진 명령,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에서 나온다. 이 세상 여행 길, 당신에게도 이 강력한 힘이 솟아나길 기도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고마워요, 빌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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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1-21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대천에 다녀왔어요.
여행이었지만 너무 익숙해서 여행이라는 느낌이 잘 안드는 그런 여행이었어요.
맛난 음식도 먹고 바닷바람도 쐬고...그것만으로도 넉넉해진 느낌이었답니다.
한동안,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고, 쉬지말고 기도하고...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잘잘라 2010-11-22 15:36   좋아요 0 | URL
♪할렐루야, 아아멘.
 
<친환경 살림의 여왕/좋은여행 나쁜여행 이상한여행>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친환경 살림의 여왕 - 건강한 우리 집 만드는 똑똑한 살림 비법
헬스조선 편집팀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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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월간 헬스조선> 기자들이 발로 뛰어 만든 생생한 정보, 독자들의 호응이 높았던 생활밀착형 사림 노하우를 엮은 것이다. (책 날개-앞)  
   

한 사람이 한 번에 쓴 책이 아닙니다.
월간 헬스조선 편집부 지음, 입니다.
원래 이런 짜집기 형식 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시작이 너무 상업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게다가 이 책에는 당당하게 특정 회사 제품을 선전하는 '광고' 페이지도 들어있습니다.
(이건 뭐? 잡지였나? ㅜㅜ) 특정 상품 광고 사진을 본 순간, '낚인건가?'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뭔가 쓸모있는 정보가 있겠지! 
기대하고 차분히 살펴봅니다.

   
  바깥의 대기는 오염이 되어도 자정작용을 통해 정화된다. 온도나 압력 차에 의해 생기는 기류, 즉 바람 때문에 지상의 공기 성분은 늘 평형을 유지한다. 그런 이유로 놀랍게도 대기오염 농도는 대개 실내 공기의 오염 농도보다 낮다. 실외 공기와 달리 실내 공기는 정체되어 있으며, 대기처럼 자연적으로 희석되지 않기 때문에 오염된 공기가 계속 순환할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실내 공기의 오염 농도는 보통 실외 공기 오염 농도의 4배 정도다. (11쪽)  
   

'오호! 그래 맞다. 춥다고 꽁꽁 닫아 걸고 보일러만 틀어댈 일이 아니란 말씀이군!
좋아, 이런 지적이 나에게 필요하단 말이지! 이 대목에서 우선 창문 열고 환기 한 번~'    

크게 여덟 파트로 나눠 정리한 책입니다.
첫째, 둘째 파트는 읽다가 말았습니다.
청소, 살림 관리, 세탁에 관한 내용인데 읽다보니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이러다간 청소하고 빨래하는 데다 24시간 다 써도 모자르겄네'
생각 들고, 시작도 하기 전에 질려버리겠다 싶은 겁니다.
나중에 청소할 때 그때 그때 해당사항만 찾아서 읽기로 하고,  1장, 2장 패~쓰! 

3장은 실내 가드닝, 4장 친환경 인테리어에 관한 내용을 살펴봅니다.
'음~ 쓸만하군. 좋았어, 올 겨울에도 가습기 대신 화분 몇 개 들여야겠다.'
이러면서 5장으로 넘어가니, '5장, '진짜' 에코 라이프의 법칙' 이라는군요. 
'이런게 처음에 나왔어야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는 5장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에코'를 부르짖어도 나와는 거리가 멀다 생각했다. 일회용 식기로 밥을 먹고, 매연을 뿜는 자동차를 타도 당장 앓아눕지 않으니 그 심각성이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생략)
당장 나 자신, 내 가족에게 아무 해가 없다고 해서 행한 환경파괴 행동이 부메랑이 되어 다시 내게 돌아온다. 아니 이미 돌아오고 있다. 몇 년째 이어지는 홍수, 가뭄, 태풍, 산불 등이 그것이다. 생태계 파괴의 결과는 대상을 가려서 찾아오지 않는다. 쇼핑할 때, 여행할 때, 심지어 식사할 때도 환경을 떠올려야 하는 이유다. (156쪽) 

PVC(폴리염화비닐) 재질의 식품포장용 랩은 밀착성, 신축성이 뛰어나 편리하지만, 납, 아연 등 중금속과 환경호르몬의 심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남은 음식물을 냉장고에 넣어 보관할 때 비닐 랩이나 포일 대신 뚜껑 있는 통을 쓴다. 생선 등을 그릴에 구을 때 포일을 쓰지 않는다. (163쪽) 

비닐봉지 9장에는 승용차 한 대를 1km 운행할 수 있는 석유에너지가 들어있다. 한 장 분해되는 데 1000 년이 걸리며 한국인의 연간 사용량은 1억5000만~2억장 이다. 가방 안에 장바구니와 과일, 채소를 담을 수 있는 투명망, 방수망을 넣어 다닌다. 오늘부터 당장 주변에서 비닐봉투를 없애라. (164쪽) 

화장품에는 물과 기름이 잘 섞이게 하는 '유화제(계면활성제)'가 들어간다. 그밖에 방부제, 살균제, 산화방지제, 향료타르계 색소가 들어가는데, 이 물질들은 피부의 멜라닌 세포를 자극해 피부트러블, 손상의 원인 물질이 된다. 우선 1주일에 하루를 화장하지 않는 것으로 시작해 점차 늘려나간다.(165쪽) 

자전거는 공해를 발생하지 않는 최고의 이동 수단이다. (167쪽)

 
   

오호, 좋아 좋아.
당장 자전거 한 대 구하고,
화장 안하고(이건 좀 찔리는데? 원래 게을러서 화장 안한거..아녔나?ㅋ),
장바구니 챙기고,
뚜껑 달린 유리 그릇 몇 개 사자. 아? 아니다. 아싸리 음식을 남기지 말자.
그게 쉽지는 않겠지만, 이건 습관 문제니까.. 
처음부터 음식을 조금만 하고,
일단 만들었으면 그 때 그 때 다 먹어치우고! 
제발,
만일을 대비해서 식재료 사다가 냉장고에서 썩혀 버리는 짓좀 끊자구!
네에~ 

(우선 이정도만 실천해도 친환경 살림의 공주 정도는 등극할 수 있지않겠습니까?
히유.. 한 것도 없이 왜 이리 숨이 차는지요?..
여왕이 되는 건, 다시 한 번 생각 좀 해봐야겠습니다. ㅜㅜ) 
  

실명제가 아니라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별로 와닿지 않는 책인데,
부분 부분, 자극을 주고 실제 도움되는 정보도 주기 때문에,
알러지성 비염이나 아토피로 고생하시는 분들, 
기후 변화, 세계 각처에서 들려오는 지진, 쓰나미 소식이 신경쓰이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살펴보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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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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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매일 같이 밥 먹는 사람이 고기를 못먹어요.
아니, 정확히 말해서, 육고기를 못먹어요.

그 사람은 고기 못먹는다는 말은 절대 안해요. 
다리가 네 개 이하는 안 먹고, 차라리 다리가 없든지, 아니면 다리가 최소한 다섯개 이상은 되야 먹는다나 뭐라나, 희안하게 얘기하는데, 그러고보니 닭, 오리는 다리가 두 개, 소, 돼지는 네 개, 오징어 열 개, 새우도 열, 문어 여덟, 물고기는 다리가 없고.. 흠.. 

회식할 때마다 자기 때문에 메뉴가 한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나름 준비한 멘트인가본데, 어쨌거나 저쨌거나 그렇게 따지면 갈 곳은 뻔해요. 횟집 또는 조개구이나 생선구이, 장어구이 류, 매운탕, 해물탕 류, 아구찜 류, 그도 저도 아니면 그냥 중국집, 격식 좀 차려야되는 자리면 한식집이나 일식집.(써 놓고 보니 많기만 하네 뭐~)
   

   
 

이 책에는 30종의 해산물이 등장합니다.
낚시와 채취, 오리법,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사람살이가 나오죠.
(4쪽_책머리에)

 
   


그 사람에게 선물하려고 샀다가, 제가 읽고 제가 가져버린 책.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는 제목과, 소설가가 쓴 책이라는 점 때문에,
처음엔 책 내용과 한참 동떨어진 기대감을 갖기도 했어요. 중년 남자의 고독?
절절한 인생 이야기?.. 뭐 그런 김치국을 마셨던 건데요.

그래서 첨엔 좀 실망하고 책을 한 2,3주는 팽개쳐두었어요. 그러다가 정말 아무
기대 없이 그냥 책을 잡고 읽기 시작했구요. 기대를 안해서 그런가, 이번엔 책
내용 하나하나 이렇게 달가울 수가 없습니다. 허허.

'이거 완전 나를 위한 세레나데였네?' 이러면서 한 줄도 건너뛰지 않고 꼬박꼬박
읽습니다. 아! 한 가지, 읽을수록 배가 고프고, 침이 고이는 부작용이 흠이라면
흠이겠네요.


  

   
 

     회로 배가 불러야 돼, 가 이곳의 기본인 만큼 수북이 쌓아놓고 먹는다. 횟집처럼 1킬로그램 짜리 얇게 저며놓고 친구 부르면 욕먹기 십상이다. 차라리 족발 삶아주는 게 낫다. (생략)
     그런데 자주 먹다보면 지겨워지기도 한다. 이를테면 엊그제 낚시를 갔다가 적잖은 참돔 두 마리를 낚았다. 이것 떠서 저녁을 먹자, 돌아오기는 했는데 망연자실 바라보다가 결국 라면 끓여먹었다. 나는 혼자 밥을 잘 먹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생선회는 그렇지 못하다. 좋은 재료와 능숙한 칼솜씨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함께 먹을 수 있는 친구가 있느냐는 것이다.
(36쪽)

 
   

 

*
'회로 배가 불러야 돼'라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문장인지!
나는 라면도 먹고, 질리지 않고 회도 먹을 자신이 있는데,
우짜믄좋겄나, ♪ 바닷가에서 오두막 집을 짓고~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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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1-11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다리 몇개 이상인 동물만 먹는다는 말씀이죠?
그분 재치있으시네요....

맛갈스런 리뷰예요. 바닷가님두 책 읽는 속도 만만치 않으시네요.
저도 이 책 살펴보러 갑니다.

아,, 회 먹고 싶당... 방금 책에 실린 사진 봤어요. 아흑흑.

잘잘라 2010-11-12 17:21   좋아요 0 | URL
회로 배가 불러야 되요!^^

2010-11-14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4 2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골에서 농사짓지 않고 사는 법 - 지리산 자락에 정착한 어느 디자이너의 행복한 귀촌일기
권산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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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기서 뭐하나?
지인들조차 가끔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나의 대답은 퉁명스럽다.
     - 내가 여기서 뭐하겠나?
서울이었다면 겪지 않아도 되는 질문이다. 단지 시골에 산다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질문이다. 따라서 서울이건 시골이건 무시해도 되는 질문이다. 세상에는 서울에 사는 디자이너도 있고 시골에 사는 디자이너도 있다. 사는 곳이 바뀐다고 먹고사는 방식을 바꿀 필요는 없다. "거기서 뭐하나" 라는 질문 속에는 "도대체 너의 생각은 뭐냐?"라는 밑장을 한 장 깔고 있다. 특별하게 생각이 바뀐 것도 없다. 그래서 역시 나의 대답은 또 퉁명스럽다. "넌 특별한 생각 가지고 서울에 사냐?" (4쪽, 여는 글, '거처를 위하여' 에서)
 
   

책 제목에 끌려서 읽은 책,
다 읽고 나니 제목이 좀 약하다는 느낌이다.
내용에 비해 제목이 딸린다, 라는게 내가 이 책에 보내는 애정 표현이다.
좀 더 멋지고, 좀 더 임팩트 있는(?) 그런 제목을 달아주시지요!  

1963년에 부산에서 태어나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지만 일찍 '붓'을 꺾었던 남자가
2006년에 아내와 함께 전라남도 구례로 귀촌해서
4년 간 쓴 일기장이다. 

구례에서, 농사가 아닌 '웹사이트 운영'으로 밥벌이를 하면서
살아온 4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리뷰. 그래서 내가 따로 책에 대한 리뷰를
쓸 건 없지싶다.

그냥 궁금하면 읽어보시라.
참고로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퉁명스런 말투로, 그러나 참 '그럴듯한'(백배 공감이 간다는,
또는 믿어진다는 뜻임) 귀촌 현실을 풀어내는 작가에게 빠져들어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유기농 밀가루 재배 과정을 기록하고, 지리산닷컴 회원들에게 판매한
이야기에서 부터, 3부 '이웃과의 인터뷰'에 나오는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기에
감동받는다.

나도 귀촌할 생각이다. (귀농 말고) 헌데 산 마을 말고,
바다 가까운 곳으로 갈거다. 바다 마을 귀촌 일기 예약!!!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주 훌륭한 가이드북이다. 



▼ 재미있는 분류 하나,

   
  귀향이 아닌 귀농이나 귀촌인 경우 몇 가지 유형이 있다. 도식화할 수는 없지만 귀농이나 귀촌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으니 한번 카테고리를 정리해보자. 

     1. 은퇴형 귀촌
     55세 이상의 연령층이 많다. 보통 농사를 짓지 않는다. 남은 생에 대한 여유자금이 있다. 서울에 여전히 집 한 채 정도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원두커피와 음향장비를 가지고 있다. 지역민이 되는 것은 주요한 관심사가 아니다. 주소지가 귀촌한 지역이 아닌 경우도 제법 있다. 전원생활을 즐긴다. 보통은 기존 마을 주민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외식이 일반화되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차茶를 구입하고 즐긴다. 

     2. 계획형 귀농
     수년간 준비한다. 도시에서 비교적 안정적이거나 버틸 만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도시생활이 맞지 않고, 도시는 사람 살 곳이 못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이 많은 편이다. 도시 시절부터 책장에는 니어링 부부의 책이 구비되어 있었다. 아이들 교육문제가 귀농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단기적인 '버티기 자금'을 준비하지만 대략 '농사지어 생활하기'는 미션 임파서블에 가까우므로 삼 년 안에 쌈짓돈이 바닥난다. 진정한 버티기로 돌입해서 자구책을 찾거나 다시 도시로 떠난다. 처음에는 원두커피와 음향장비를 가지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간혹 귀농에 대한 후회가 밀려들기도 하지만 돌아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도시에서 다시 집을 마련할 방도가 없다. 하지만 대략 버틸 수는 있다. 집과 약간의 농사지을 땅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이민 간 대학교수 출신이 세탁소를 운영하듯이 도시에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막일도 점점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차를 만들어 판매한다. 

     3. 허술한 귀촌
     여행 왔다가 밤하늘의 별을 보다 "자기 우리 여기 살자! 어차피 도시에서 답도 없는데"라는 말을 시작으로 사태가 전개되기도 한다. 기존 시스템 속에서 애당초 자리 잡기 힘든 이력들인 경우가 많다. (나도 이 카테고리에 속한다) 대개 자력으로 집을 짓거나 마련하기 힘들다. 빈집을 노리거나 저렴한 가격의 농가를 개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넉넉치 않은 자금력으로 아주 단기간을 버티거나 약간의 농지를 대농하거나 이런저런 일들, 가령 녹차나 효소 만들기, 계절별로 농산물 수확하는 품앗이 등을 습득하면서 저렴하고 부정기적인 수입을 확보한다. 하지만 농사가 아닌 다른 방도를 찾는 데 항상 집중한다.
    대부분 블로그를 가지고 있고 '그러나 자연 속에서 행복하다'는 포스팅을 하고 시스템 종료하고 나면 바로 경제문제로 부부싸움에 돌입한다. 원두커피와 제대로 된 음향장비로 음악을 즐기고 싶지만 시설 자체가 없다. 이런 사람들은 차를 만드는 곳에서 품을 판다. 

     4. 포괄적으로 예술가들
     저렴한 작업장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 특성상 도자, 목공, 염색 등의 공예 족이 많은데 재료 공급 등의 환경적인 면과 적은 돈으로 공간 마련이라는 현실적인 측면이 결합한다. 농사일에는 비교적 관심이 없다. 할 수 없이 간혹 품앗이에 동원되나 일을 하는 내내 '이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다'는 생각이 강하다. 마을 주민들과 소통이 원활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불화하지는 않는다. 근본적으로 사람들이 착하거나 현실대응력이 지극히 미약하다. 따라서 도시로 돌아갈 생각도 거의 하지 않는다. 18세기가 아닌 관계로 사실 시장에서 성공하는 예술가들은 골프장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낭만적인 미학관이 강하여 이런 현실과 타협하지 못한다.
     '원래 잃을 것이 없다'는 사고방식은 계속 버틸 수 있는 강력한 자산이다. (나는 이 카테고리에도 속한다) 이런 사람들은 간혹 누군가에게서 차를 얻는다. 

     이상은 삼 년차 귀촌인의 약간 비장하면서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이다. 평소 '객관은 없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도시에서건 시골에서건 사람은 경제에 가장 많이 지배당한다. (199~201쪽)
 
   
 
아무튼, 나는 지금 도시인이고, 귀촌한다면 위에서 말한 1번과 4번을 합하고
거기에 또 나만의 이야기를 섞은 새로운 형태로 하고 싶다.
그동안, 이 책과 아래 사이트를 많이 참조할 생각이다.

▶지리산닷컴
www.jirisan.com
▶운조루 사이트 www.unjoru.net 
▶농부 홍순영 사이트 
www.ecosoon.com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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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1-08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나요? 별 다섯이네요!
안 그래도 어제 한줄 리뷰 올리신거 보고, 혹 하는 마음에
책 상세 설명을 보러 들어갔답니다.

꼭 농사 짓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마을로서 옹기종기 사는 형태인거죠?
아.. 어떨까요?

잘잘라 2010-11-08 09:38   좋아요 0 | URL
한마디로 아주 솔직한 책이예요. 그러면서도 재미있어요. 제 생각에 하이라이트는 3부, 인터뷰 기사가 아닐까 해요. 사람이야기라서 그렇겠죠. '어떻게 사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질긴 면두 있구.. 암튼, 살아가는 이야기,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 여운이 길어요. 강추!^^

herenow 2010-11-17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렁 책바구니에 담아두었습니다.
저도 '귀농'이라면 후덜덜하지만 이런 식의 '귀촌'이라면 귀가 솔깃!
요렇게 긴 글을 타이핑해두신 걸 보니 컨디션은 빨리 회복되신 듯?!

잘잘라 2010-11-17 22:40   좋아요 0 | URL
저어기.. 귀농이든 귀촌이든 우선 결혼은 하고봐야겠던데, 그게 좀 걸려요. 이리 저리 알아봐도, 농사를 짓든 안짓든, 촌에서 자리잡으려면 돈보다는 가족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아참, 그리고 저는 수간호사에게 인정받은 '모범 환자'였다는,, 자랑이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