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는 사진가의 개성이 투사된 모습입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사진의 세계에는 경쟁이 끼어들 수 없는 것이죠. 행여 경쟁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시장이 개입하는 경쟁일 것입니다. 사진에 경쟁이 있을 수 없는 것은, 사람들은 똑같은 대상을 보더라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면서 너무 다른 방식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 P43
우리 같은 사진가들이 언론과 맺는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이같은 관계 덕분에 삶의 현장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사진가가 누리는 가장 큰 혜택은 주위로부터의 인정이나 성공따위가 아나라, 바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즉, 우리가 하는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의미를 가질 수 있고 중요성을 띨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우리 같은 사진가들은 대단히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지고, 보는 것에 대해 극도로 정직해야만 합니다. 사진가는 사진을 찍을 때 자기 검열을 하면 안되고, 잡지사도 사진가에게 일을 맡길 때는 바로 그 순간 지녔던 초심을 잃어서는 안됩니다. 이미지는 맥락 속에 자리잡아야 하지요. - P43
가장 중요한 것은 문장에서 동사나 형용사 또는 작은 연결고리라 할 수 있는 사진이 이같은 소소한 연결고리로 남아 있어야 하며, 절대 부풀려져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 P44
잡지사의 편집장이라면 우리가 현장에서 목격한 바를 실을 때 페달을 밟아 강약 조절을 하는 게 아니라 동일한 어조를 유지할 줄 알아야만 합니다. 요컨대, 편집장이란 현재와 현실, 매일을 기록하는 역사가입니다. 더불어 사진가의 임무는 그 무엇이든 간에 입증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사진가는 광고쟁이가 아니에요. 우리는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의 증인이죠.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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