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선생은 전쟁 초기에 포로로 잡혔었지요?
ㅡ 1940년 6월, [프랑스 사람들]의 촬영 현장에서 촬영기사였던 알랭 두아리누(Alain Douarinou)와 함께 포로로 잡혔죠. 그 바로 직전, 우리가 보주 지방에 있을 때 군인수첩을 돌려받았는데 내 수첩엔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무기력함. 대단히 무기력함. 진급 불가." 나는 두아리누와 함께 처음으로 도주를 시도했지만 다시 붙잡혔죠. 불행하게도 두아리누는 폴란드로 이송되었습니다. - P129
친구 한 명이 있습니다. 그때가, 그러니까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친구는 의사이자 소설가였죠. 우리는 서로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내가 카메라를 가지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얘기하니까 그 친구가 말하더군요. "자넨 일하는 게 아닐세. 자네는 격한 기쁨을 맛보는 걸세." 폴 라파르그(Paul Lafargue)의 《게으를 수 있는 권리》를 무척이나 감명 깊게 읽은 나한테 그런 말을 한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죠. - P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