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스타일 - 소셜미디어 시대의 글쓰기 가이드
크리스토퍼 존슨 지음, 노정태 옮김 / 반비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마이크로스타일은 그동안 시인, 카피라이터, 네이미스트, 연설문 작성자를 비롯해 전문적으로 짧은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공유되는 비전秘典이었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지금 당신 손에 최초의 마이크로스타일 가이드가 들려 있는 것이다.

새로운 단어를 띄워보고 싶은가?

짧고 사용 가능한 도메인 이름을 찾고 있는가?

우리 회사의 핵심 특징을 세 단어로 짚어내고 싶은가?

바로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짧은 메시지를

효과적이고 흥미진진하며 오래 기억되도록 해주는

언어 전략 가이드북이다.(10p.)_서문

 

마이크로스타일은 언어 놀이이기도 하다.

업무에 쓰일 때조차도 그렇다.

당신이

"울림이 좋은" 회사명이나 아기 이름을 지을 때 이 놀이를 하는 셈이다.

"눈길을 확 잡아끄는" 헤드라인이나 제목, 간판 문구를 작성할 때도 그렇다.

파티에서 뭔가 날카롭고 재치 넘치는 말을 떠올릴 때에도 그렇다.

트위터를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트윗을 할 때도 이 놀이를 하는 셈이다.

마이크로스타일은 언어 예술과 유희의 자연스러운 표현이다.(11p.)_서문

 

마이크로스타일은 한순간 관심을 끌고 신속한 의사소통을 해내는 데 관심이 있다.

표현의 경제성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12p.)_서문

 

마이크로스타일에 진정으로 새로운 것은 없다.

우리는 그 게임을 오래도록 지켜본 사람들이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 모든 사람이 게임에 뛰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각 관심을 끌어모아야 할 일이 많아지고 그런 능력이 중요해진다.(12p.)_서문

 

이것들을 규칙이 아니라 도구라고 생각하라.(13p.)_서문

 

일상의 언어생활을 마이크로스타일이 지배하게 된 이유는,

일부 비평가들의 주장과는 달리 우리가 집단적으로 주의력결핍증(ADD)에 시달리게 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마이크로스타일은 문화적 쇠락의 징후가 아니다.

그저 경제학일 뿐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은유의 경제학이다.

언어적 관심의 경제학 말이다.(14p.)

 

토머스 H. 데이븐포트와 존 C. 벡은 『관심의 경제학』에서 자본, 노동, 지식, 컴퓨터 자원, 그리고 중요한 정보가 넘쳐나고 있으며, 인간의 주의력은 현재 우리 모두가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희소한 자원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언어 메시지를 소비할 떄 주목할 가치가 있는 것에 우리의 귀중한 관심을 쏟기 위해 살펴보고 걸러내고 건너뛴다. 우리는 언어 메시지를 만들어내면서 주목을 끌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독자와 저자의 이러한 관계는 눈길을 잡아끄는 짤막한 문체를 발달시켰다.(14p.)_서문

 

언어는 우리의 사고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언어 경험이 변하면(실제로 늘 변해왔다), 우리는 깊은 영향을 받는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언어문화의 생산자이면서 동시에 소비자라는 점이다. 다른 의사소통 방법들에 비교해 언어는 우리 자신의 주의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입장에서 뿐 아니라 다른 이들의 관심을 끌어오려는 입장에서 경제학을 체험하게 해준다.(15p.)_서문

 

인터넷을 통해 역사상 유례 없이 많은 목소리들이 쏟아져나온다. 매체비평가 클레이 서키가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에서 주장했듯이, 대중매체와 일대일 매체간의 장벽은 허물어지고 있다. 그러나 모두 말하고 있다면 누구도 남의 말을 들을 시간이 없을 것이다. 듣기 위해 말을 멈춘다 해도, 딱 하나를 집어내기 어려울 만큼 많은 목소리들이 있는 것이다.(16~17p.)_서문

 

요컨대 이것은 관심의 경제학이다. 니컬러스 카와 다른 이들이 바라본 것처럼, 이로써 우리의 독서 경험이 바뀐다. 인터넷에서 우리는 주목할 가치가 없는 것들에 시간낭비하지 않기 위해 훑어보고 건너뛰고 클릭한다. 이는 우리가 온갖 정보의 소비자로서 오늘날 겪게 된 언어적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17p.)_서문

 

우리에게 어떤 정보가 전달되는지, 또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생각을 전달하는지를 이해하려면, 의사소통을 실용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실 그런 생각이 실용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 의사소통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우리 주변에 널린 창의적인 언어를 찾아내는 문화 실천이기도 하다. 중세 대학에서 고대 수사학, 즉 효과적인 의사소통 기술은 인문학 수업의 핵심 중 하나였다. 우리는 수사학을 다시 불러낼 필요가 있다. 고대의 수사학은 오늘날 일반인들과는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린 대중 연설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 시대의 수사학, 마이크로메시지의 수사학이 필요하다.(17~18p.)_서문

 

마이크로스타일은 메시지가 주목받고, 기억되고, 오래갈 수 있게 한다. 간결함은 최소한의 요구 조건일 뿐이다. 이 스타일을 빛낸 선각자 명단에는 현대 미디어에 열광했던 오스카 와일드가 포함된다. 그는 권위 있는 문학작품만큼이나 재기 넘치는 경구로 명성을 얻었다. 가장 자주 인용되는 그의 말 중에는 이런 것이 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도 못 하는 것이다."(18p.)_서문

 

마이크로스타일의 대중화는 더 큰 문화 현상의 일부이다. 우리는 매체를 막론하고 간결함에 대한 집단 강박 증세를 보인다. 《와이어드》는 2007년 3월자에서 이런 현상을 "스낵 문화" 라고 명명했다. 고작 몇 분짜리 연극들이 몇몇 연극 페스티벌에서 상연됐다. 짧은 유튜브 비디오 클립들은 대중 오락의 형식으로 즐겨 사용된다. 몇몇 짧은 발화 형식들이 대중화되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제이슨 도미누스는 동료들이 좀더 간결하게 말할 수 있도록 5분짜리 ‘번개 토크’ 형식을 만들었다. 건축가인 아스트리드 클라인과 마크 뒤샵은 스무 개의 슬라이드가 20초마다 자동으로 넘어가는 발표 형식인 ‘페차쿠차’를 창안했다. 이에 영감을 얻은 오라일리 미디어의 브래디 포레스트와 브리페티스는 ‘이그나이트 토크(Ignite talk)’에 이 형식을 차용했는데, 이는 시애틀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이그나이트 토크는 발표자들이 청중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는 시간을 각각 5분으로 제한한다. 이그나이트의 슬로건은 이렇다. "우리를 계몽시켜라. 하지만 빨리 해라."(19~20p.)

 

인터넷에서 사람들은 어떤 짧은 문학 형식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미스 매거진》은 최근 ‘여섯 단어 스토리텔링’을 모집하고 출판하면서 이를 대중화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작품이라고 널리 알려저 있지만 사실 누가 진짜 저자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다음 문장에서 영감을 받아 여섯 단어 스토리텔링 형식이 나왔다.

 

아기 신발 팝니다. 사용한 적 없음(20p.)_서문

 

언어학자들은 언어에 과학적인 관심을 쏟는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언어가 작동하는 방식에 관심이 있고,

타인의 언어 습관을 판단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23p.)

 

처방식 규칙(규범)은 언어에서 가장 재미없는 주제들 가운데 하나다.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재능을 타고난 쥐 레미는 주방장이 되고 싶어한다. 레미의 열망을 이해하지도 제대로 받아주지도 못하는 그의 아버지는 레미를 쥐 식민지의 공식 쥐약 탐지자로 일하게 한다. 레미는 다양한 음식 속에서 아주 작은 재료도 구별해낼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버려진 음식들 속에 독이 있는지 없느지를 밝혀내는 일만 할 뿐이다. 그의 일은 쥐 식민지에 보탬이 되지만 요리를 하면서 레미가 얻는 유의 기쁨을 주지는 못한다.

 

처방주의자(규범주의자)들은 언어에 든 독을 탐지한다. 언어를 맛있게 해주는 것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이런 문화를 바꾸고 싶다. 관심의 초점을 불안함과 비난에서 호기심과 감상으로 옮긴다면, 사람들은 언어를 더 진실하게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24p.)_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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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영혼의 편지 (반양장)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예담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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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감탄해라.

 

 

 

테오에게...

 

네 편지를 보니 미술에 큰 흥미가 있는 것 같구나. 좋은 일이다. 네가 밀레, 자크, 슈레이어, 랑비네, 프란스 할스 같은 화가들을 좋아한다니 나도 기분이 좋다. 모베가 말했듯 "바로 그거다." 밀레의 그림 「저녁 기도」, 정말이지 '바로 그거' 라니까. 장엄하고 한마디로 시 그 자체인 작품이지.

 

너와 그림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얼마나 바라는지...... 지금은 편지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지. 될 수 있으면 많이 감탄해라!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감탄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산책을 자주 하고 자연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다. 화가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사람이다.

 

화가들 중에는 좋지 않은 일은 결코 하지 않고, 나쁜 일은 결코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 중에도 좋은 일만 하는 사람이 있듯.

 

 

1874년 1월

 

 

 

 

 

미켈란젤로의 인물은 어떠냐? 다리는 길쭉하고 엉덩이도 펑퍼짐하지만 아주 근사하지 않니. 세레에게 전해다오. 밀레와 레므리트야말로 진정한 예술가라고. 그건 그들이 건조하고 분서적인 방식으로 대상을 검토한 후 사실적으로 그리지 않고, 대상에서 받은 느낌에 따라 그렸기 때문이다. 


대상을 변형하고 재구성하고 전환해서 그리는 법을 배우고 싶다. 그 '부정확성'을 배우고 싶다. 그걸 거짓말이라 부르겠다면, 그래도 좋다. 그러나 그 거짓말은 있는 그대로의 융통성 없는 진실보다 더 '진실한 거짓말' 이다.(131p.)

 

 

사랑하는 동생에, 너에게 진 빗이 너무 많아서 그걸 모두 갚으려면(꼭 갚게 되리라고 믿고 있다) 내 전 생애가 그림 그리는 노력으로 일관되어야 하고, 생의 마지막에는 진정으로 살아본 적이 업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 같다. 그러나 그런 건 문제가 아니다. 유일한 문제는 그림 그리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리고 늘 이렇게 많이 그리지 못할 것라는 사실이다.

 

지금 그림이 팔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괴롭히는 까닭은, 네가 그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 말처럼 내가 아무런 소득이 없다는 사실이 너에게 폐가 되지 않는다면, 사실 나에게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돈 문제와 관련해서 내가 기억해야 할 것은, 50년을 살면서 1년에 2,000프랑을 쓴 사람이라면 평생 10만 프랑을 쓰게 되는데, 그렇다면 그는 당연히 10만 프랑을 벌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예술가로서 평생 100프랑짜리 그림을 1,000점 그려야 한다는 말인데, 그건 너무 너무 힘든 일이고, 실제로 그림이 100프랑에 팔리고 있으니...... 그렇다면 우리의 과업을 이루기는 너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힘들다고 상황이 바뀌지는 않겠지.(2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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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1-12-21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 나날에 걸쳐 꾸준히 번역되는 두 형제 편지인데,
앞으로는 조금 더 번역에 마음을 기울여
우리 말법과 말투와 말결을 살리는
이야기책도 태어나면 좋겠어요.

그래도, 두 형제 편지는 참 좋아요.

잘잘라 2011-12-21 13:41   좋아요 0 | URL
「내가 볼롱의 작품보다 이스라엘스의 작품에서 훨씬 많이 발견하는 이 특징을 엘리엇과 디키스의 글에서도 볼 수 있네. 그게 그들이 주제를 잘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아닐세, 주제 선택은 하나의 원인에 불과하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엘리엇이 글솜씨도 뛰어나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자기 영역에서는 천재라는 점이지. 그의 책을 읽으면 우리는 더 발전하게 되네. 그 책이 우리를 책 앞에 붙잡아두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114p.)」

그가 엘리엇의 글에 대해서 한 말 그대로,
제가 그에게, 그가 쓴 이 편지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요.
그는 듣지 못하겠지만...

blanca 2011-12-21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눈물겨웠어요....물감 살 돈이 없어 허덕이는 고흐 모습 보니 그 시대로 막 뛰어가 물감 한 상자 사 주고 싶을 만큼.

잘잘라 2011-12-21 13:38   좋아요 0 | URL
「그러나 언젠가는 내 그림이 물감값과 생활비보다 더 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걸 다른 사람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다.(217p.)」

그의 말은 정확했지만.... 그 ‘언젠가는’ 이 왔을때, 그는 더 이상 물감값과 생활비가 필요하지 않은, 죽은 사람이었다는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재는재로 2011-12-21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술가들은 두분류로 나뉘죠 살아서 영광을 누린 피카소 그리고 사후 인정받은 반고호 예술은 배고픈 가운데 나온다는 말이 있지만 너무 서글프네요

잘잘라 2011-12-22 23:08   좋아요 0 | URL
그의 편지가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꾸밈과 거짓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 경제 원리에 숨겨진 부자들의 투자 비밀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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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가 흔히 접하는 돈을 벌게 해주는 원리나 부자가 되는 방법론은 그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독자가 스스로 생각할 여지를 봉쇄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쓰인 내용 역시 옳고 그름을 떠나서 조금은 어렵게 읽히고 여러 번 생각할 여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세상의 다른 이치도 그러하지만 재테크와 같은 분야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돈을 번다."는 무책임한 이야기보다는 차라리 "이런 부분을 깊이 생각해보자."는 논쟁거리를 던지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_시작하는 글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지식을 얻고자 한다면 비추, 제대로 된 질문을 얻고자 한다면 강추!

 

 

재테크의 세 가지 기준

 

첫째, 자기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부자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앞에서 부자란 "더 이상의 부를 확대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다. 따라서 재테크의 첫번째 단계는 내가 더 이상 늘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부의 총량이 과연 얼마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때 재테크란 상대적 개념이 아니라 나의 만족도를 기준으로 하는 절대적 개념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남이 얼마를 가졌든 상관없이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목표를 먼저 정하자.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평생 돈의 노예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둘째,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켜 자산가치를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개 사람들은 재테크라고 하면 화폐로 교환이 가능한 것들을 모으는 데만 집착한다. 그러나 나의 자산은 통장의 예금이나 부동산 같은 고정자산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와 나의 생산성이야말로 중요한 자산가치를 형성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안정적이고, 오래 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과 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일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여서 부자가 되는 것이 자신의 부가가치가 낮은 상태에서 재테크로 부자가 되려는 것보다 훨씬 윗길이다.

 

셋째, 은퇴 후 노후자금은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비율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자신의 자산가치가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비율의 개념으로 은퇴 후 노후자금에 접근하도록 하자.

 

 

우리가 이른바 '부자 되기'의 관점에서 재테크를 꼼꼼히 살펴보면 철학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문제에 부딪힌다. 먼저 부자처럼 지키려고 하기에는 지킬 재산이 눈곱만큼이다. 그렇다고 그것을 무작정 늘리려고 들면 창공을 향해 이륙하려는 자동차처럼 무모한 도전으로 끝나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면 우리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부자의 눈으로 보는 것도 어렵고 그렇다고 빈자의 논리로 바라보는 것도 어렵다면 우리는 어떤 눈으로 시장을 바라보아야 할까? 그것은 바로 부자의 행동양식을 이해하되 부자처럼 행동하지 않고, 부자처럼 사고하되 부자와는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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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전쟁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70
서석영 지음, 이시정 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10월
구판절판


드르륵, 교실 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들어오는데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덩치는 소처럼 큰 데다 괴짜이고 성격이 괴팍한, 그래서 '성난 야수'로 불리는 선생님이 우리 담임 선생님이 된 거다.
"이렇게 만나서 반갑다. 먼저 내 이름은...."
선생님은 칠판으로 가더니 대문짝만 하게 이름을 썼다.
"김판돌? 별명보다 이름이 더 웃긴다. 킥킥."-9~10쪽

"난 기분 좋은 줄 알아? 그리고 내가 왜 엉뚱이야?"
"너 만날 사람 관찰하고 노트에 끼적이잖아. 그러니까 엉뚱이지. 야, 사람이 식물이냐? 유심히 관찰해서 관찰 일기 쓰게?"
"내가 그러든 말든 네가 무슨 상관인데?"-13쪽

여자애들도 패거리를 지어 몰려다니기 시작했다.
어느 날 우두머리 박채린이 유지와 명희랑 같이 나한테 와서 말했다.
"오늘부터 우릴 '흑장미파'라고 블러 줘. 참, 지선아 너도 우리 흑장미파에 들어올래?"
"싫은데."
인형 놀이를 하자는 것만큼이나 유치해 보여 거절했다.
"왜에?"
"좀 그래서."-16쪽

채린이는 여전히 제 편이 되지 않은 내게 말을 걸어오곤 했다. 성적도 되고 미모도 되는 나를 끌어들여 흑장미파의 수준을 높이려는 게 분명했다. 그럼 선전 효과가 클 것이고, 그러면 더 많은 아이들이 흑장미파에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나를 그렇게 헐값에
팔아넘기는 애가 아니다. -18쪽

채린이는 '존나'를 입에 달고 살았다. 흑장미파 아이들도 단결의 표시인지 '존나' 없이는 말을 못 했다.
"흑장미파, 존나 다 모여 봐."-18쪽

그때 우리 반 개그맨, 준기가 나섰다. 준기는 얼굴도 잘생기고 분위기도 잘 띄워서 인기 짱이다.
"이 바보야, 흑장미파는 무슨 흑장미파. 그냥 존나파라고 해, 존나파."-18쪽

"이제부터 욕과의 전쟁을 시작한다! 이번 기회에 욕을 뿌리 뽑을 수 있도록! 알겠나?"
선생님은 아이들이 욕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나 보다. 하지만 우리는 늘 욕을 하면서 지내 왔다. 그걸 몰랐다니.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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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열공 - 우리 시대 멘토 9인이 전하는 좌절 극복과 진짜 공부 이야기
강신주.강풀.김진숙 외 6인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8월
품절


머리말- '좌절' 권하는 사회에 건네는 유쾌한 치유법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좌절 속에 살아갑니다. 열심히 달려갔는데 바로 눈 앞에서 버스를 놓쳤을 때,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는 아침형 인간이 되겠다는 야심찬 결심이 며칠 만에 흐지부지 되었을 때. 이럴 때 느끼는 소소한 좌절은 사실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좌절의 원이도, 극복 방법도 알고 있으니까요. 실연을 했다든지, 승진이 안 되었다든지, 병에 걸렸다든지 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오는 좌절도 있습니다.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런 경우에도 스스로 이유를 찾아서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사회가 우리에게 안겨 주는 사회적 좌절입니다. 언제부터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고 밑도 끝도 알 수 없는 깊은 좌절의 그림자가 슬금슬금 주위를 맴돌면서 우리의 심신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꽃같은 생명을 스스로 던지고,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밀려나 거리로 나오고, 사람들은 집단적인 공황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이 좌절의 심연을 어떻게든 빠져나가기 위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005쪽

이 책은 정동문예아카데미가 작년 말과 올해 초, 두 번에 걸쳐 열었던 팔로우 특강의 강연들을 모은 것입니다. 첫 번째 강연 주제는 '@좌절' 이었습니다. 희망 곱빼기라고 해도 모자랄 판에 '좌절'이라니요. 의아하게 바라보는 분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주변에 만연한 이 좌절 바이러스의 근원을 먼저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적과 싸우는 것만큼 두려운 것은 없으니까요. 일단 좌절이 주는 공포심부터 몰아내면 그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좌절'을 맡은 다섯 분 강사는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분들이지만, 이분들이 겪은 좌절 또한 만만치가 않습니다.
-006쪽

때로는 웃음이 넘치기도 하고, 심리치료실 비슷한 심각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함녀서 청중과 강연자 사이에 짧은 시간 동안 든든한 공감과 유대의 다리가 놓이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만화가 강풀은 '연재 중 외부 활동 절대금지'라는 원칙을 깨고 강연에 참여했고, 심리학자 정혜신과 도종환 시인은 바쁜 일정 때문에 몇 번이나 시간을 조정하면서도 기꺼이 나와 주었습니다. 지금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 85호 크레인에 올라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강연은 최고로 많은 웃음과 눈물을 주었는데, 강연이 끝나자마자 '내일도 출근 투쟁을 해야 한다'며 바삐 달려 나가던 그 뒷모습이 잊히지 않습니다. 일정 문제로 처음에는 고사했던 조국 교수도 간절한 마음을 담은 메일 한 통에 흔쾌히 강연을 허락했습니다.-006쪽

이 다섯 분들과 신나게 '좌절'의 근원을 파헤치고 보니 대안까지는 아니지만, 그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답할 준비를 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다음 강연 주제는 '@열공'이 되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자' 혹은 '열라 공부하자'는 거지요. 취직이나 승진이나 입시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공부를 하자는 것입니다. 좌절을 호시탐탐 부추기는 세력들의 정체를 알려면 공부하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공부라고 하면 혹시 지루하거나 어렵다고 여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말 그대로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좌절' 강좌와 마찬가지로 '@열공' 강좌의 열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공부하는 즐거움에 대해서, 정말 유쾌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은 시간이었습니다.-007쪽

메일로만 연락 가능한 여성학자 정희진은 종횡무진 강연장을 누비다가 정곡을 콕 찌르는 요점 정리로, 철학자 강신주는 반바지 차림으로 자유롭게 청중들과 소통하는 강연을, 김진혁 PD는 <지식채널 e>에 얽힌 여러 가지 뒷이야기들 까지 덧붙여 흥미진진한 강연을 해 주었습니다. 사회학자 엄기호는 강연에서 얘기했던 주제에 집중해서 새로운 책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좌절과 열공' 두 가지 이야기를 엮고 보니 제법 어울려 보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은 아무쪼록 좌절을 극복하고 공부하는 즐거움을 흠뻑 느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11년 8월
정동문예아카데미 원장 김윤수-0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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