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 - 방황하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필수 심리 실용서 세상 안내서 1
김현철 지음 / 마호 / 2013년 8월
절판


정신 치료의 1차 목표는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것.

궁극적 목표는 창살이나 감옥 따윈
애당초 없었다는 걸 깨닫는 것.-19쪽

스타크래프트와 정신 치료의 공통점

정찰하는 만큼 보인다.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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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말하다
데이비드 두쉬민 지음, 추미란 옮김 / 정보문화사 / 2013년 6월
품절


나는 거의 매일 참가자들에게 같이 얘기할 수 있는 이미지를 한 장씩 제출하라고 말한다. 몇 가지 규칙은 있지만 대체로 어떤 사진이든 괜찮다. 사진에 대해 ‘말하는 법’을 배우겠다는 목적만 있으면 된다.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서 프레임 안에 무엇이 보이는지, 그 속에 어떤 요소들이 있는지, 그 특정 사진이 나오게 하기 위해 어떤 결단들을 내린 것 같은지에 대해 말하는 법 말이다.

그런 방식으로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놀랐던 점은 거의 예외 없이 모든 사진가가 사진에 대해 말하기를 어려워한다는 것이었다. 왜 그런지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말을 그렇게 잘 하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굳이 카메라로 관심을 돌릴 이유가 없었을 테니 말이다.-15쪽

때로 적당한 어휘가 생각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한 어휘력 부족의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문제는 이해의 부족에 있는 것이다. 정리하면 우리는 사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말 모른다. 그래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워크숍 참가자들이 변하는 모습은 늘 경이롭다. 처음에는 어려워하다가 결국 사진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겪은 참가자들은 예외 없이 자신의 비전과 원래의 의도에 더 가까우면서 더 인상적인 사진을 창조하게 된다. 그래서 책 제목이 『사진을 말하다』가 된 것이다. 사진 언어를 더 많이 이해할수록 우리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그 언어를 더 폭넓고 더 세련되게 이용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 우리는 앞으로 사진에 대해 말하는 과정을 통해 사진 언어에 대해 배울 것이고 결국에는 더 능력 있는 사진가가 될 것이다. -16쪽

일단 나의 의도가 무엇이냐에 따라 나를 표현하는 방식이 결정된다. 아무 단어나 던져놓고 말이 되기를 기대하는 작가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진가들은 늘 그런 짓을 한다. 과정에 완전히 참여하지 않고 찍고 싶은 이미지에 대해 생각해보지도 않고 그냥 찍는다. 하지만 그 의도를 알아낸다면 응시의 폭을 좁힐 것이고 렌즈, 셔터 스피드, 노출을 가장 잘 선택할 수 있을 것이며 색다르고 좋은 원근감을 얻게 될 것이다. 의도는 중요하다. 의도가 원동력이다. 의도가 없다면 필름이나 센서에 제먹대로 빛을 노출하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행위에 전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24쪽

물론 밖으로 나가 뭐든 원하는 대로 찍어도 좋다. 하지만 의도 혹은 비전의 역할을 무시한다면 말하고 싶었던 혹은 보여주고 싶었던 이미지가 아니라고 좌절하게 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 이미지로 말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잘 몰랐던 것이 그 이유이다. 나아가 원하는 대로 보이게 만드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말하고자 하는 것을 먼저 좀 더 확실히 하고 그 다음 끝없이 기술을 연마하라. 그럼 말하고자 하는 것을 말할 수 있는 수단을 점점 더 많이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비전과 기술이 서로 충돌과 화합을 거듭하며 하나의 표현-예술을 창조해내는 아름다운 세상에서 작업하게 될 것이다. -24쪽

내가 비전 중심 사진론을 펼치면 가장 흔히 돌아오는 반응이 그렇다. "의도를 생각할 필요도 없고 비주얼 언어를 배울 필요도 없어요. 저는 직관적으로 찍는걸요!"

전혀 설득력 없는 말이다. 물론 직관적으로 찍는 것처럼 보이는 사진가들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어찌나 대단한 재능을 타고 났는지 나는 그냥 내 장비들을 다 팔아 치우고 다시 저글링이나 하고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의도를 의식하고 구체적인 비주얼 언어를 사용하는 일들이 하찮아지는 것은 아니다. 직관적으로 찍는 사람의 경우 두 가지 이유를 추측할 수 있다. 첫째, 겉으로 보기에는 멋진 이미지를 간단히 만들어버리는 것 같아도 사실은 비주얼 언어를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수년 간 내면화한 결과 정말로 직관적으로 찍는 것이다. 시인이 되기 위해 국어 문법 교재를 집필할 정도로 문법에 통달할 필요는 없다. 정말로 직관적으로 찍는 사람은 이 책이 필요 없다.
-27쪽

두 번째는 예술적/기술적으로 게을러서 ‘직관적으로 찍는 것’이다. 이 경우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프레임 안에 무엇을 넣을지, 그것들을 어떻게 배열할지에 대해 좀 더 의도적으로 접근한다면 훨씬 더 인상적인 이미지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도 이 책이 필요 없을 것이다. 혹은 필요하지만 읽을 리가 없을 것이다. -27쪽

나는 지금 마일즈 데이비스의 를 듣고 있다. 이런 연주의 힘이 직관적 촬영의 힘과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무수히 연주해서 악기를 다루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몸이 기억하고 있으며 음악 언어의 내면화를 완전히 마친 상태라서 감정(의도)과 표현 사이가 단 한 순간의 의식적 생각도 끼어들지 못할 정도로 하나가 된, 그야말로 경지에 오른 재즈 뮤지션의 연주 말이다. 그것은 흐름이다. 그런 일은 한순간에 일어난 마술 같지만 유전이나 재능 때문은 아니다. 혹은 어머니가 어쩌다 아기 머리 위에 라이카 카메라를 떨어트렸다고 해서 생겨나지도 않는다(기묘한 흉터를 생겼을지 몰라도). 그런 일은 시간을 들여 노력해야 일어난다. 우리는 대부분 영재가 아니고 내가 아는 최고의 사진가들도, 물론 의심할 여지없이 매우 창조적인 사람들이지만 오랜 시간 힘들게 기술을 이해하고 연마했기 때문에 그런 흐름을 갖게 된 것이다. -27쪽

의미 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면 당신이 그 사진 속에 의미를 넣어야 한다.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작업을 물 흐르듯 직관적이라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그곳까지 가기 위한 지름길은 없다. 최고의 사진가들은 명확한 의도(그 의도가 그저 느낌일 뿐일지라도)와 그 명확한 의도를 드러내는 비주얼 언어라는 기술, 둘 다를 겸비한 사람들이다. -28쪽

자기 소설에 아무 이유 없이 필요 없는 말들을 마구 써넣는 소설가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거기다 그렇게 해놓고 소설가가 의도적으로 그랬다고 생각하고 그 말들이 뭔가 의미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하는 독자를 비난하는 소설가는 더더욱 드물 것이다. "맙소사, 너무 의미를 부여하지 마세요. 나는 그냥 그 페이지에 아무 단어나 막 던져놓은 것뿐입니다."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왜 프레임 안에 이런 저런 것들을 넣었는지, 혹은 넣지 않았는지를 물으면 그런 말들을 심심찮게 듣게 된다. 학생들은 어떻게 그런 바보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냐는 듯 나를 쳐다보다가 말한다. "음, 그게 말이죠. 거기 있었으니까요." 아니다. 그것은 거기 없었다. 물론 그것은 거기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사진 안에 있는 건 당신이 거기 있도록 ‘허락했기’때문인 것이다. 사진기술자인 우리에게는 우리 의지대로 요소들을 포함하고 배제할 수 있는 많은 방식이 있다.-28-29쪽

:프레임

화가라면 마음 속에 떠오르는 건 무엇이든 캔버스에 옮길 수 있겠지만 사진가에게는 약간의 제약이 따른다. 우리는 이미 존재하는 것만 찍을 수 있다. 우리의 예술은 무언가를 ‘창조’하기 보다는 무언가를 선택하고 그 선택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다. 사진 예술이 창조적이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물론 창조적이다. 하지만 사진은 이미 존재하는 것에서 재료를 찾는 예술이고 프레임이 있어 우리는 그 재료들을 포함하거나 배제할 수 있다. 프레임 안에 어떤 것들을 넣고 또 어떤 것들은 빼는 행위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것들 좀 봐봐! ‘이것들’이 중요하다고!" 프레임 밖에 있는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프레임 밖의 것들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각의 프레임 밖에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프레임은 본질적으로 사진 안에 요소를 넣고 빼는 선택을 위한 도구이다. -33쪽

프레임과 ‘프레이밍’은 다르다. 프레이밍은 요소들을 프레임 안에 들여놓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어떻게 프레이밍하느냐가 중요하지만 어쨌든 프레이밍으로 인해 사진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강력한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다. 매년 수백만 장이 넘는 사진이 창조되고 그 모든 사진이 좋은 사진이든 나쁜 사진이든 나름 특별한 것들을 사진 속에 들여놓으면서 나름의 세상을 만든다. 그런 사진들은 놓치기 쉬운 삶의 측면들에 주의를 돌리게 한다. 사람들이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인용하기 좋아하는 것처럼 사진은 삶을 인용하고 싶어 한다. 전체 연극도 중요하지만 엄선된 인용구 하나가 전체 연극보다 더 강력하고 더 오래가는 정수를 내포할 수도 있다. -34쪽

나는 『리어왕』의 모든 문장을 인용할 수는 없지만 내게 의미 있는 문장 몇 개를 인용할 수는 있다. 나는 리어왕의 전체 줄거리를 숙고하기보다 그 비극의 마지막 대사를 더 많이 생각할 것이다.

이 불행한 시대의 무게를 짊어져야 할 것이다.
말해야 할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을 말하라.

"카메라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말은 그런 의미에서 부조리하다. 삶을 인용할 때 카메라는 전후 관계를 무시한다. 우리는 프레임으로 아주 작은 조각들을 창조하고 그것으로 완전히 간과되었던 관계들을 암시한다. 주변 세상을 잘라버림으로써 프레임 속에 살아남는 것 위에 우리 관심을 온전히 집중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적은 것으로 더 많이 보여준다. 그것이 프레임의 힘이다. 사진가의 일은 프레임을 어디에 놓을지 선택하는 것이다.-34쪽

:평면화

어쩌면 카메라처럼 세상을 보는 것이 사진을 가장 빨리 배우는 요령일 것이다. 세상을 카메라처럼 보게 되면 카메라는 결정적인 순간 인간과 완전히 다르게 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되는 순간 카메라를 소유한 일반인이었던 우리는 비로소 사진가가 된다. 굳이 묻는다면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나의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카메라처럼 보고, 3차원 세상을 2차원 세상으로 평면화(플래트닝: flattening)하는 도구가 카메라라는 것을 이해하기 전까지 우리는 그냥 카메라를 든 일반인일 뿐이다. 카메라처럼 세상을 보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카메라가 세상을 번역하는 방법을 예측하기 시작하고(번역이라는 말이 꼭 적절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좀 더 의미 있게 소통하기 위해 그 번역가를 잘 이용할 수 있게 된다.

-37쪽

문제는 카메라가 바보라는 점이다. 카메라를 만든 사람들의 그 모든 지성이 고스란히 내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는 번역이나 통역이 아니라 직역만 할 수 있게 태어났다. -37쪽

카메라는 우리가 뽑아내고 싶은 사각의 장면을 3차원 현실에서 찾아내 2차원 그림으로 평면화한다. 카메라는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묻지 않는다. 그 평면화가 전경과 후경을 끌어붙여 전봇대가 누군가의 머리를 관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지도 않는다. 카메라는 입체감을 주지 않을 것이다. 단지 평평하게만 할 것이다. 카메라는 우리가 보통 보는 현실(3차원)의 언어를 취한 다음 2차원 언어로 직역한다. 그 과정에서 그 직역가를 의도적으로 조종하지 않으면 우리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카메라는 번역가가 아니다. 번역은 우리의 일이다. -39쪽

풍경 사진가로서 당신의 첫 반응은 아마도 "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표현’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사람들에게 지구의 아침 햇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에요"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보는 방식, 그 장면에 대한 ‘당신’의 느낌을 표현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사진은 표현이다. 항상 그렇다. 당신만의 주제 혹은 소재에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면, 그것들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말할 것이 없다면’ 그것들을 왜 찍겠는가?-45쪽

모든 예술 형태가 각자의 언어를 갖고 있다. 음악같이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강력한 예술의 경우 듣는 이는 그 예술을 논하는 데 필요한 지식 하나 없이, 혹은 아주 조금만 갖고도 그 예술을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첼로를 켤 줄 모르고 음악에도 거의 문외한이지만 고레츠키의 교향곡 3번을 처음 들었을 때 눈물을 흘렸다. 관객은 음악 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우리는 제대로, 충분히 배워야 한다. 사진 예술을 이해하기 위해 책 한 권 읽지 않은 사람이라도 우리의 사진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고 웃고 울고 질문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46쪽

나는 사람들이 ‘좋네요’혹은‘괜찮네요’라고 생각할만한 사진을 찍지 않는다. 처음부터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사진을 찍겠다는 의도로 사진을 찍은 적은 맹세코 단 한 번도 없다. 나는 그것보다는 좀 더 많은 것을 원한다. 나는 사람들이 단순히 좋아하기보다는 뭔가를 느끼고 세상을 다르게 보고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기를 바란다. 내 사진을 좋아한다고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이 대화에서 나의 관심은 사진가들에게 고양이나 무지개 사진 따위를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시각 언어를 인식하는 방법을 가르치려는 것이다. -50쪽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당연히 중요하다. 그런데 사람들이 반응하는 사진을 창조하는 능력을 기르고 싶다면 우리는 ‘왜’ 사람들이 그렇게 반응하는지를 더 유념해서 살펴야 한다. 어떤 사진이 좋다면 여기서 적절한 질문은 ‘왜 좋은가?’이다. 그 사진의 무엇이 당신에게 말을 걸고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가?-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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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있게 결정하라 - 불확실함에 맞서는 생각의 프로세스
칩 히스, 댄 히스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10월
구판절판


- 011쪽

WRAP

W: Widen Your Options
R: Reality-Test Your Assumptions
A: Attain Distance Before Deciding
P: Prepare to Be Wrong- 54쪽

넓은 시각에서 다시 선택하라.

'할까 말까'를 고민하는가? A와 B 사이에서 갈등하는가? 모두 틀렸다. 세상에 답은 하나가 아니다. 시선을 돌려 선택안부터 다시 만들어보자.- 54쪽

짐작하지 말고 시험해보라.

시험해볼 수 있는데 왜 예측하는가?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왜 짐작하는가? 성공한 기업가들은 무턱대고 시도하거나 미래을 낙관하지 않았다. 대신 발가락을 먼저 살짝 담가보았다. 어떤가? 이제 책상 앞에서 상상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 시험하자.- 134쪽

우칭(Ooching)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몇 차례 작은 실험을 실시해보는 것을 뜻한다. ...“'어떻게 우칭을 해야 할까?'를 자문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중요한 조직문화로 자리 잡았지요. 우리는 늘 도약하기 전에 우칭부터 합니다.”- 193쪽

행크스와 그의 동료들은 무선센서 시장에 무턱대고 뛰어드는 대신 먼저 발가락만 살짝 담가보았다. '모 아니면 도'를 선택하는 대신 조금씩 무언가를 손에 넣기로 결정한 셈이다.- 194쪽

'난 그냥 감으로 알아'와 같은 천재연하는 태도는 사실 우리 모두가 안고 있는 고질병이다.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다 아니까 우창 같은 것은 굳이 해볼 필요가 없다는 태도 말이다. 그렇다. 우리가 미래를 제대로 예측할 수만 있다면 우칭이야말로 진정한 시간 낭비다.
그렇다면 정말 중요한 질문은 "우리 인간은 미래를 얼마나 잘 예측할 수 있는가?"가 되는 셈이다.- 199쪽

테틀록의 연구 결과는 우리 모두가 예측력에 대해 겸손해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아니, 가능하다면 예측 자체를 시도하지 않는 편이 낫다.- 203쪽

사라스바티 교수는 계획보다 실험을 선호하는 성향이 바로 창업가와 기업 경영진의 가장 뚜렷한 차이 가운데 하나라도 말한다. 대부분의 기업 경영진은 예측을 선호하고 "미래는 예측하는 만큼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반면 창업자들은 적극적인 실험을 선호한다. 이들의 신념은 ˝미래를 통제할 수 있는 한, 예측은 필요 없다˝이다.- 206쪽

인튜이트(Intuit)의 창립자 스콧 쿡(Scott Cook)은 우칭의 강력한 신봉자로, 스스로 [실험을 통한 리더십]이라고 명명한 경영 방침을 적극 권유한다. 리더라면 자신이 모든 답을 알고 있다고 믿으며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믿는 쿡은 2011년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리더가 결정을 내릴 때는 세 가지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정치(politics), 설득(persuasion), 파워포인트(PowerPoint)." 그는 3P 중 어느 것도 훌륭한 아이디어가 승리하도록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 207쪽

우칭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우칭은 가정을 검증하는 데는 매우 유용하지만 한 가지 커다란 단점이 있다. 바로 꾸준한 전념과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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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알랭 드 보통.존 암스트롱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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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억

우리의 출발점은 기억이다. 우리는 기억하는 데 서툴다. 우리의 마음은 난처하게도 사실적이든 감각적이든 중요한 정보를 잘 잊어버린다.

(...)사랑에 깊이 빠진 젊은 남녀가 헤어질 순간에 이르자, 아쉬운 마음에 여자는 연인의 그림자 윤곽을 그리기로 결심한다. 여자는 기억을 잃을까 두려워 까맣게 태운 지팡이 끝으로 무덤 벽면에 비친 남자의 그림자 선을 따라 그린다. - 8쪽

`그 여자`를 그릴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페르메이르는 구체적인 상황과 순간, 즉 무아지경에 빠져 멀리 있는 어떤 사람이나 어떤 문제에 골몰하는 여자의 모습을 선택했다.- 10쪽

사랑은 당연히 인생의 큰 즐거움이어야 하지만, 나와 가장 쉽게 상처를 주고받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연인들 사이에 오가는 잔안함의 정도는 철천지원수 저리 가라다. 우리는 사랑이 충만함의 강력한 원천이길 바라지만, 사랑은 때때로 무시, 헛된 갈망, 복수, 자포자기의 무대로 변한다. 우리는 부루퉁하거나 쩨쩨해지고, 성가시게 잔소리를 하거나 화를 내고, 어떻게 혹은 왜 그런지 이해조차 못하고서 자신의 삶과 한때 자신이 좋아한다고 맹세했던 사람의 삶을 망가뜨린다.

예술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100쪽

회복력

주디스 커의 유쾌한 동화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를 보면, 소피와 소피의 엄마와 함께 차를 마시러 느닷없이 호랑이가 등장한다. (...)이 이야기의 주제는 회복력이다. 불운하고도 아주 이상한 일들이 발생하지만, 그렇다고 세상이 끝나진 않는다. 문제에 맞는 해결책은 어딘가에 있고, 예상치 못한 일은 적응하면 된다. 어려움은 기회로 바뀐다.- 114쪽

요약하자면 어려움이란 정상적이라는 것, 우리는 다른 사람과 우리 자신에게서 배워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인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잡한 분야의 일을 할 수 있으려면 인성의 여러 요소를 계발해야 한다. 건물을 세우고, 학교를 운영하고, 병 제조 회사를 경영하고, 주식시장에서 성공적인 투자를 하고, 선거운동을 계획하는 일 등, 이 모든 일은 우리에게 타고난 결함들을 극복하라고 요구한다. 여기에는 헛된 희망, 위험을 마주하지 않으려는 소극적 태도, 실패의 고통스러운 교훈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나약함, 달갑지 않은 사람의 충고는 듣지 않으려는 편협함 등이 포함된다.- 191쪽


인생은 다른 곳에
있지 않다.

니콜라 푸생, <샘에서 발을 씻는 남자가 있는 풍경>, 1648년경


(194p.)... 이 그림은 T. S. 엘리엇의 시집 [4개의 4중주]에 수록된 `작은 현기증`의 인상적인 구절, ˝역사는 지금 이곳 영국이니˝의 시각적 등가물이다. 엘리엇은 지금 벌어지는 상황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강한 흐름에 반대하고 있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이 번잡하고, 혼란스럽고, 느리고, 속되고, 무섭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엘리엇은 주장한다. 가장 존경스럽고 기록할 가치가 있는 역사적 시기들도 실제로 그 당시에는 그런 식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노동도 이와 같다. 노동은 대단히 가치 있고 잔잔히 순항하고 있을 때조차 대개 반복적이고, 지루하고, 인정과 보상이 부족하기만 느껴진다.- 1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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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시끄러운 폴레케 이야기 2 - 그래도 인생은 즐겁다 일공일삼 70
휘스 카위어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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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빠의 편지를 세 번이나 읽은 뒤에야 다시 접었다. 나는 어느새 아빠를 늘 믿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아빠가 시인이 아니라면, 그럼 아빠는 뭐란 말인가? 재능 운운하는 것도 게으른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88쪽

그렇게 생각했는데도 나는 아빠 편지 때문에 슬퍼졌다. 아빠는 "이 세상에서 과연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구나."라고 했다.
세상에! 그런 바보 같은 말이 어디 있지? 하긴 뭘 해? 그냥 걸어 다니고, 놀고, 공부하고, 웃고 그러면 되지. 진짜 문제는 이 세상에서 뭘 할지가 아니라, 뭘 하지 말아야 하는지다. 예를 들어 상아 때문에 코끼리를 죽이는 짓은 하면 안 된다. 날이 밝은데 불을 켜 놓는 짓도 하면 안 되고, 다른 사람을 슬프게 하는 편지를 쓰는 일 역시 하면 안 되지. 그래, 이 세상에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정말 많다. 그래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역시 해야 할 일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누군가 내게 "이 세상에서 뭘 해야 할까?" 하고 물으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몇 가지만 빼놓고 다."-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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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10-14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덕분에 좋은 글감이 만들어지네요.
<내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란 제목으로 쭉 열거해 보는 거죠.
지금 생각난 것... 비 오는 날, 빗물이 튀기게 난폭 운전을 하면 안 된다...ㅋ
비 오는 날, 이런 운전자들 많아요.

잘잘라 2013-10-25 12:10   좋아요 0 | URL
<내가 해서는 안 되는 일>
이렇게 청명한 가을 날,
바람이 차다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일
사람이 귀찮다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일
다리가 아프다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일
차비가 없다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일

ㅎㅎㅎ(님 덕분에 저도 한 수 읊어보았습니다. 점심 밥이 맛있을것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