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지 않으면 먹지 마라 - 평생 살 안 찌는 다이어트 습관
김상만 지음 / 한언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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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지 않으면 먹지 마라?
배고프지 않으면 먹지 마라.. 이 책 뭐지? 다이어트 책? 은 아닌것 같군. 배고프면 얼마든지 먹어도 좋다는 뜻으로 들리는 걸 보니, 그럼 뭐냐. 표지 디자인도 그렇고 제목도 그렇고. 밋밋하니 뭐 하나 관심 끌만한 요소가 없고 그렇잖아도 생뚱맞은 제목에, 인제보니 '않으면'에 빨간색이라니...  

어릴때 생각이 난다. TV에 한창 정신팔고 있을때, 중요한 장면에서 엄마는 꼭 "밥 먹어" 라고 소리치곤 하셨지. 내가 아무리 배 안고프다고 주장을 해도 엄마는 아랑곳 않으셨다. 되려 내가 밥을 안 먹겠다고 버티면 버틸수록 더욱 강하게 더욱 큰 소리로 "사람이 때에 맞춰서 밥을 먹어야지! 아무때나 밥 먹는거 아니야! 얼른 와! 밥부터 먹어!" 라며 총력을 다해서 밥을 먹이셨다. 아, 그 때 이런 책이 나왔으면 얼마나 좋으겠나!  

...뭐라꼬? 하이고마.. 이 가시내야. 사십년 넘어 자란 머리로 기껏 생각한다는기이 그래, 이런 책이 그 때 나왔으면 이 책을 엄마한테 내밀고 밥을 안먹을끼라꼬? 쯪쯪.  

아니 긍게 거시기 그런 뜻이 아니고라, 내사 마, 안타까와서 그런기라예.(전국 팔도 사투리 다 나오게 생겼군. ㅋㅋ) 뭔소린가 하믄요, 요로코롬 요모조모 쓸모있는 내용을 가지고 책을 만듬서 아니, 첫인상이란게 얼마나 중요해분것인디 말이요, 거 있잖소.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 뭐 그런. 크크. 아 그려요. 내가 유식허단 소리 쫌 듣고 사는구먼~. 암튼. 긍게. 거시기 맨치로 귀하디 귀한 재료를 갖다가 음식을 만들자면 마을에 최고 솜씨 좋은 사람을 찾아야하는기라. 그라믄 그 사람은 맛도 맛이거니와 사람들이 보기만혀도 꼴딱꼴딱 침이 넘어가게 고러코럼 빛깔좋게 만들어내야 한단 말이시. 아 안그려요?  

이 책이 딱 그 짝이라. 내 읽어봤다니께! 아주 첨부텀 끝까정 한 글자도 안빼먹고 샅샅이 살펴봤단 말시. 사실 첨엔 별 생각이 없었슈. 제목두 밋밋허구 표지 그림두 별 거 없는 책인디 그럼에두 불구허구 내가 이 책에 손을 댄 이유는 딱 하나여. 그것이 뭐시냐! 의사. 의사가 쓴 책이란 거여. 그것두 20년 동안이나 살쪄서 문제 생긴 사람들을 고쳐준 의사라는 거여!  

생각을 좀 해보드라고.  자, 당신이 살이 쪘어. 그라믄 워쪄? 몸이 둔한거 같고 뭔가 좀 생활이 나태해진것 같고 찜찜하고 그러쟎여? 그정도는 그냥 넘어가. 내 기분만 좀 그란것인게 내가 맴만 먹으믄 얼매든지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허지. 그러다 얼마 있으믄 인쟈 나를 보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하는거여. "요새 안 바쁜가봐? 살 좀 쪘네?", "어머! 살 좀 찌신것 같아요. 집에서 사모님이 맛있는거 많이 해주시나보다~" 그라믄 목덜미에서부텀 화악 붉은 기운이 올라옴서 뭔가몰러도 하여간 챙피헌 감이 들고 뭔가 잘못한거 같은거여. 속으로 생각허지. '아 지덜이 뭔데 살이 쪘네 마네 헛소리래에. 언제쩍부터 내한테 그렇게 신경을 썼더란 말이고. 쳇. 그나저나 이걸 우째야 쓰까이. 살이 찌긴 찐 모양인디, 하이고, 조기축구라도 나가봐야허나?'

그러다 헬스클럽을 가네 수영을 가네 벨지랄을 다 떨게되야~ 고것이 코스여 코스. 그라니께 첨엔 소문 안내고 지 혼자 뭘 어떻게 해볼라고 줄넘기도 사고 훌라후프도 사고 그라다가 돈 좀 들여서 하믄 나으까 싶어서 수영복두 사구 헬스장 등록허구 그것두 안되믄 인자 포기하구 몇 년이 흘러가는기지. 그라다가 나이들어서 고지혈증 오구 당뇨 생기구 고혈압에 관절염에 고생이 시작되는거여. 그라믄 그땐 병원을 가야지않겄어? 의사가 뭐라 뭐라 그러구 조심하라 그러구 건강생각혀서 담배 끊어라 술 끊어라 운동해라 채소 많이 먹어라 별 소리를 다 해줘. 그러구 약두 줘. 그라믄 인자 또 다 해결된거 같으지. 그러나! 그런다구 낫는거여? 몇 년 몇십 년에 걸쳐서 생긴 병이 약 몇 번 먹어서 낫겄어? 아무튼 그때부터는 죽을때꺼정 병원에 돈 바쳐가메 살아야하는거여.  

바로 요기! 요거시 포인트여! 이 책은 의사가 쓴 책이여. 이 책을 읽으믄 확실히 병원 갈 일이 줄어들어. 그건 확실혀! 확실헌데 그거꺼정 여기서 설명을 할 수는 없은께 궁금허면 그것은 그대가 직접 알아봐야할거시여. 그건 그렇고. 이 책을 읽고 병원에 찾아오는 사람이 줄어들믄 워쪄? 이 책을 쓴 사람은 의산디. 의사가 필요한 사람이 많아야 의사가 돈을 벌 것 아닌게벼? 그란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건강해져서 의사가 필요읎어지먼? 의사로 볼쩍에는 그것이 반가운 소리만은 아닐거란 말이지. 그란디 그럼에두 불구허구 이 책을 쓴 사람은 의사란 말이여! 그렇다고 책을 맛보기로 썼느냐? 그건 또 아니여. 아주 지대루여. 암튼 길게 설명 안할라니께 궁금허믄 그대가 직접 알아보드라고!!!!!! 워쩌? 내 말을 지대로 알아들은겨? 컥컥. 하이구 목이 다 메이는구먼. 거시기 아그야. 물 한잔 내오니라. 거시기 여러분은, 내 말을 알아들었으믄 표시루다가 박수나 한번 씨~게 쳐주시든가!

물도 마셨고 박수도 받았응께 마지막으로 딱 한마디만 하겄소.

제목 뽑고 표지 디자인하고 그런거 다 포함해서 '편집'이라고 부르는 거 맞다믄 말이여,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서 널리 백성을 이롭게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그 책임은 몽땅 '편집자'가 져야한다고 주장하는 바이올시다. 흠흠. 뭔 일을 하던 말이여, 이 책을 쓴 의사처럼 말이지 돈을 벌구 못벌구를 떠나서 우선은 '사명감'을 좀 갖고 하잔 말이시!!!

 

 

 

설레발은 이정도로 하고. 이쯤에서, '뭐가 그리 대단한데?' 하시는 분께 뭔가를 보여드려야겠지요?   

그냥 보여드리면 재미없지요. 질문을 몇 개 드릴께요. 

1. 나잇살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정말 나잇살이라는게 있을까요?

2.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라는 말은요?  

3.

지방은 '태운다', '연소된다' 라고 표현한다. 당은 '이용' 하지만 기름이나 지방은 '태운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분해된 지방을 에너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산소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지방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려면 첫째, 산소가 많은 환경에서 살아야 하고, 둘째, 숨 쉬는 통로인 코, 비강, 기도, 기관지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 비후성 비염 등 비강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산소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만성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코를 심학 골아 가끔씩 숨을 쉬지 않는 경우) 환자도 같은 문제가발생할 수 있다. 또한 기관지 천식 환자도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 셋째, 폐기능이 정상이어야 한다. 만성 폐질환 환자처럼 폐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 정상적으로 산소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 넷째, 산소를 운반하는 혈관의 혈액순환이 원활하고 헤모글로빈이 충분해야 한다. 빈혈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67~68p. 

 

이때는 비만 치료에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나 체지방이 많은 상태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지방을 쌓아 놓기만 하고 분해해서 에너지로 만드는 능력을 잃어버린 상태다. 그래서 운동을 해도 살이 빠지기는커녕 힘들기만 하고, 음식 섭취를 줄이면 근육량만 줄어드는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은 기존의 다이어트 방법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다. 몸이 먼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약물이나 운동을 해봐야 효과는 미진할 수밖에 없다. 19p.

우선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비만의 원인은 주로 만성 스트레스나 만성 염증(알레르기, 관절염, 비염) 등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스트레스에 적응해야 하므로 혈당을 올려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부신 호르몬이 많이 필요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현대인의 생활 패턴이 육체적인 것 보다는 머리를 많이 쓴다는 점이다. 뇌는 지방과 단백질을 이용하지 못하고 당(포도당)만을 에너지로 사용한다.   

K 씨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운동을 그만두고 대학 입시에, 임용고시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머리만 쓰다보니 비만의 덫에 걸린 것이다. 그녀는 임용고시를 준비할 때 도넛과 커피를 즐겼다고 한다. 정말 매혹적인 아침 식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커피와 도넛에는 코티졸이 다량으로 들어있다. 코티졸이란 혈당과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스트레스를 극복할 때 반드시 필요한 호르몬이다. 과다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는 피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문제는 코티졸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지나치게 먹으면 여러 가지 위험 신호가 생긴다는 것이다. 

첫째,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기능이 퇴화된다.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호르몬과 효소가 필요한데, 커피와 도넛같이 탄수화물로만 이루어진 단순 식단은 혈당을 상승시켜 뇌에만 에너지를 공급해 필요한 호르몬과 효소를 생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다. 축적된 에너지를 이요할 수 없어 혈당을 단시간에 올릴 수 있는 단순당에만 의존하는 '탄수화물 중독'에 빠진다. 그러면 혈당을 올리기 이해 폭식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남는 혈당은 또 지방으로 축적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살이 찔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둘째, 스트레스는 이러한 과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부신의 기능을 점점 저하시킨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부신 기능을 남용하게 되고 부신의 기능이 고갈되면 에너지 저하가 나타나므로 이를 보상하기 위해 많은 양의 식사를 하게 된다. 그렇다고 억지로 참으면 근육에 저장된 아미노산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때문에 근육이 빠지게 된다. 특히 비타민과 미네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를 섭취하게 되면 일시적으로는 에너지가 생길 수 있지만 나머지 에너지는 복부에 저장돼, 내장지방이 쌓인다. 따라서 비만 치료를 시작할 때 무조건 굶는다거나 운동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20~21p.

 

지방분해를 방해하는 또 다른 환경적 원인으로 염증(inflammation, 炎症)이 있다. 염증이라고 하는 것은 동서양 모두 개념이 비슷하다. 동양에서는 불을 뜻하는 화(火)자 두 개가 겹치는 불꽃 염(炎)을 사용하고 서양에서도 불꽃을 뜻하는 인플레임(inflame)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여러 가지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 때문에 몸이 빨갛게 되고(홍), 열이 나며(열), 아프고(통), 건드리면 더 아픈(압통)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염증 반응이라고 한다.  

염증을 유발하는 것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줄임) 문제는 염증이 생기면 대사적으로 급히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방보다는 혈중에 있는 당이나 당화 아미노산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게 되는데, 그러면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떨어져 늘 피로하고 점점 지방만 쌓이게 된다. 감기에 걸렸을 때 피곤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다이어트를 하려면 염증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 이게 바로 해독 다이어트다. 68~69p. 

물론 염증을 예방하려면 염증의 원인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 세상을 떠나지 않고서야 수만 가지나 되는 염증의 우너인을 모두 피하면서 살아가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을 해독하는 간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간을 보호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대부분의 약물, 술, 그리고 커피와 같은 카페인 음료 등 간을 괴롭히는 음식이나 기호식품은 삼간다. 또 머리카락을 염색하거나 잘못된 호르몬을 처방했을 때도 간 기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처방을 받을 때도 의사와 상담해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체지방을 줄이는 것도 간을 보호하는 좋은 방법이다. 체지방 내 독소들이 바져나가면서 간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69~70p. 

염증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해독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해독은 대부분 간에서 일어나고 신장과 장에서 해독된 물질을 배출한다. 이 중 해독 작용에 가장 중요한 장기는 물론 간이다. 간의 해독 작용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누어진다. 1단계는 간에서 생체에 이미 사용된 물질(내인성 물질)이나 음식물 또는 숨을 쉬면서 침입한 독소(외인성 물질)를 배설하기 위해 가공하는 효소 Cytp450(cytochrome P450)에서 일어나는 반응이다. 쉽게 말하면 집안에서 나오는 음식물 찌꺼기나 쓰다 버리게 되는 물건을 버리기 쉽게 만드는 과정이다.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요산, 암모니아 등은 내부에서 발생한 쓰레기고 수은 비소, 방부제, 폴리염화비닐, 다이옥신 같은 새로운 화학물질 등은 외부에서 침범한 쓰레기기 때문에 가능하면 배출해야 한다. 1단계는 이러한 쓰레기를 운반하기 쉽게 봉투나 상자에 포장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런데 아무리 운반하기 쉽게 포장을 해도 그대로 쌓아두면 석기 십상이다. 악취만 심해지고 더욱 해가 된다. 전문적으로 표현한다면, 인체를 공격하는 산화물질이 훨씬 많아지는 단계로 이 상태가 지속되면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되고 간혹 치명적인 질병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질병을 치료학 위해 약물을 투여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항생제, 혈압강하제, 혈당강하제, 진통제, 소화제가 모두 1단계를 거쳐야 하는 약물이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이나 항산화제(안토시안, 리코펜 등)을 투여하기도 하지만 완전한 방법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썩기 전에 몸 밖으로 내보내는 2단계 해독 과정이다. 포장된 쓰레기를 쓰레기 폐기장으로 운반하는 과정이다. 몸 안에서 물에 용해되도록 만들어진 쓰레기를 각종 아미노산(글루타치온 등)으로 운반한 뒤 혈류를 통해 신장에서 소변으로 배출하는 방법이 있고, 간에 있는 담도를 통해 담즙으로 장으로 배출하는 방법이 있다. 따라서 해독을 할 때 비타민, 미네랄과 함께 아미노산의 원료인 단백질을 꼭 섭취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독소는 지방에 축적되어 있다. 따라서 몸에 지방이 많다면 이러한 독소가 축적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놓다. 그러므로 축적된 독소를 제거하려면 지방을 분해해야 한다. 71~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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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지 않으면 먹지 마라 - 평생 살 안 찌는 다이어트 습관
김상만 지음 / 한언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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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현재, 세계 인구 68억 명 중 무려 16억 명 가량이 비만과 과체중이며 세계 보건 기구 WHO가 신종 플루와 더불어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진단할 만큼 비만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10쪽

최근 비만을 '대사증후군'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지방을 에너지로 활용하지 못해서 생기는 병이라는 것이다. -10쪽

현대인은 지방을 축적하고 사용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첫째, 배고픔을 느끼기 전에 먹는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몸속의 에너지를 소비하기 전에 또 새로운 에너지원이 들어오기 때문에 저장된 지방조직에서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 없어진다.
둘째, 먹을 것이 너무 많다. 지방이 분해되는 과정에는 적어도 1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주위에는 먹을 것이 너무 많고 또 먹어야 할 이유도 많다.
셋쨰, 지방이 에너지로 바뀌는 과정에는 호르몬과 효소가 필요하며, 이때 많은 미네랄과 비타민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대인이 주로 먹고 있는 음식에는 이러한 영양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때문에 지방이 에너지로 이용되지 못하고 쌓이고, 이것이 오래되면 지방을 분해하는 과정이 퇴화하는 것이다. -11~12쪽

결국 지방조직은 속이 꽉 차 더 이상 지방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고, 혈액 속에 지방함유율이 높아지는 고지혈증이 생긴다. 고지혈증이 심화돼 지방이 혈관에 축적되면 동맥경화가 일어나고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서 고혈압이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내벽이 찢어지고 혈전(피딱지)이 생겨 혈관이 좁아진다. -12쪽

또한 꽉 찬 지방에는 포도당이 들어갈 자리도 없다. 그러면 혈액 내 당은 많아지고 당뇨병과 여러 가지 심혈관 질환이 생기게 된다. 현대인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적인 심혈관질환이 단 한 가지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무조건 몸에 좋다고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배고픔을 느끼면서 자신에게 적합한 양과 영양소를 골라 먹는 것이 중요하다. -12쪽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나 체지방이 많은 상태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지방을 쌓아 놓기만 하고 분해해서 에너지로 만드는 능력을 잃어버린 상태다. 그래서 운동을 해도 살이 빠지기는커녕 힘들기만 하고, 음식 섭취를 줄이면 근육량만 줄어드는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은 기존의 다이어트 방법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다. -19쪽

우선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비만의 원인은 주로 만성 스트레스나 만성 염증(알레르기, 관절염, 비염) 등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스트레스에 적응해야 하므로 혈당을 올려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부신 호르몬이 많이 필요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현대인의 생활 패턴이 육체적인 것 보다는 머리를 많이 쓴다는 점이다. 뇌는 지방과 단백질을 에너지로 이용하지 못하고 당(포도당)만을 에너지로 사용한다. -19-20쪽

커피와 도넛에는 코티졸이 다량으로 들어 있다. 코티졸이란 혈당과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스트레스를 극복할 때 반드시 필요한 호르몬이다. 과다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는 피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문제는 코티졸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지나치게 먹으면 여러 가지 위험 신호가 생긴다는 것이다. -20쪽

첫째,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기능이 퇴화된다.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호르몬과 효소가 필요한데, 커피와 도넛 같이 탄수화물로만 이루어진 단순 식단은 혈당을 상승시켜 뇌에만 에너지를 공급해 필요한 호르몬과 효소를 생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다. 축적된 에너지를 이용할 수 없어 혈당을 단시간에 올릴 수 있는 단순당에만 의존하는 '탄수화물 중독'에 빠진다. 그러면 혈당을 올리기 위해 폭식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남는 혈당은 또 지방으로 축적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살이 찔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20쪽

둘째, 스트레스는 이러한 과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부신의 기능을 점점 저하시킨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부신 기능을 남용하게 되고 부신의 기능이 고갈되면 에너지 저하가 나타나므로 이를 보상하기 위해 많은 양의 식사를 하게 된다. 그렇다고 억지로 참으면 근육에 저장된 아미노산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때문에 근육이 빠지게 된다.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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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펭귄클래식 99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소연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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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역시 이웃 서재 

cyrus님 서재에서 리뷰어모집 이벤트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펭귄클래식코리아 카페. http://cafe.naver.com/penguinclassics 

우연일까, 거기 『자기만의 방』이 있었던 건.
운명일까, 그 무시무시한 두께 『시학』 옆에 『자기만의 방』이 있었던 건. 
 

 
[이미지 출처: 펭귄클래식코리아 카페]

이 중에 한 권을 주겠다고 하면 <시학>을 골랐겠지. 
주긴 주되 3주 안에 읽고 리뷰를 써야한다기에 <자기만의 방>을 골랐고. 

따져보니 결국 책을 읽게된 동기는 리뷰를 쓰려고.
리뷰를 쓰면서 뭔가 특별한 나를 느끼고 싶어서.
리뷰를 쓰면서 어떻게든 뭐든 나를 표현하고 싶어서.
나 여기 살아있다, 고 소리치고 싶어서. 

 

왜그렇게 리뷰가 쓰고 싶은데? 

리뷰 쓰면 뭐, 떡이 나오나 밥이 나오나?
먹고 살기도 바쁜데 뭐한다고 그 짓거리를 하고 있냐? 

공짜 책?
바보. 요즘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냐?
공짜. 그거처럼 무서운게 어딨다고.. 

그럼 뭐? 
말했잖아. 리뷰를 쓸 땐 뭔가 특별한 느낌이 생겨.
언제나 그런건 아니지. 나를 끌어들이고 자극하고 뭔가 대답(또는 질문)하게 하는
그런 책이 있어. 내가 알고싶었지만 이해할 수 없었던 문제(실은 그게 뭔지도 잘
몰랐던 경우가 대부분이지만)를 짚어주고 풀어주는 책도 그렇고, 그래서 한걸음
더 나갈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책들이 있잖아.  『자기만의 방』같은..    

 

『자기만의 방』은 소설이 아니다. 

소설인줄 알았다. 책을 받아 보기 전까지는. 왠지 창피한 느낌이 들었다. 뭐 어때.
이제라도 알았으면 됐지. 아무도 모르쟎아? 너만 입 다물면 되는거야. 뷁- 

소설이 아니면 뭔데? 

에세이.  

   
 

『자기만의 방』은 1928년 10월 버지니아 울프가 케임브리지에서 '여성과 픽션' 이라는 주제로 했던 두 차례의 강연에서 시작되었다. 이듬해 3월 울프는 미국 잡지인 《포럼》에 같은 제목으로 에세이를 기고했다. 이 에세이는 강연 주제를 폭넓게 다룬 것으로, 이후에 나온 판본과 비교해 본다면 다소 형식적이고 딱딱한 문체로 쓴 글이었다. (줄임)
『자기만의 방』은 1929년 10월 24일 영국 호가스 출판사와 미국 하코트 브레이스 출판사에서 동시에 출간되었다.(줄임) 1945년 9페니의 가격으로 나온 펭귄사의 초판은 판매 부수가 1백만 부에 달했다.
(31~32p.) 

 
   

강연주제가 뭐라고? 

여성과 픽션.  

다행이군. 남성과 픽션이 아니라서. 또는 여성과 남성이 아니라서.
나의 관심은 픽션.  

   
 

유명한 소설들을 되짚어 생각해 보면, 소설의 전체 구조는 무한한 복잡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제각기 다른 수많은 판단들로, 제각기 다른 종류의 정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식으로 구성된 소설이 1, 2년 이상  버틴다는 사실이나, 소설이 러시아나 중국 독자에게만 의미하는 바가 영국 독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은 놀랍습니다.

그 구조물들은 종종 무너지는 일 없이 매우 훌륭하게 형체를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사례에서 그것들을 유지해 주는 것은(나는 『전쟁과 평화』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완전성이라 부르는 어떤 것입니다.

이런 완전성은 계산서 금액을 지불하거나 위급한 상황에서 훌륭하게 처신하는 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소설가에게 완전성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은 어떤 것이 사실임을 사람들에게 확신시킬 수 있는 설득력입니다.

그렇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느낍니다. 나는 이런 일이 가능하리라고는 결코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난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 그러나 당신은 정말 그렇다고,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난다고 나를 설득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읽는 모든 문장, 모든 장면을 빛에 비추어 봅니다. 자연은 매우 신기하게도 우리에게 소설가의 완전성이나 불완전성을 판가름할 수 있는 내면의 빛을 내려주었습니다.
(126~127p.)

 
   

아하, 소설의 완전성! 
전에는 '작품의 완성도' 라는 들으면 그게 대체 뭘까, 사람들은 대체 뭘 보고
완성도가 있네 없네 그러는 걸까, 궁금했다. 이젠 나도 말할 수 있다.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고 공연을 보고 말할 것이다.
"이 영화는 완성도는 좀 떨어지지만 재밌으니까 봐준다~" 어쩌구 저쩌구~
나에게도 자연이 내려준 '내면의 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소설의 완전성과 작가가 맡은 일 

   
 

'실재(reality)' 란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그것은 매우 변덕스럽고, 신뢰할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것은 먼지 날리는 흙길에서도, 길거리의 신문조각에서도, 햇볕을 쬐고 있는 수선화에서도 발견될 수 있는 것이지요.

그것은 방 안에 모여 있는 사람에게 빛을 비추기도 하고, 무심히 어떤 이야기를 기억에 새기게끔 만들기도 합니다.

그것은 별빛 아래 집으로 걸어가는 사람을 압도하기도 하고, 고요한 세계를 말이 오가는 세계보다 더 현실적인 것으로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그것은 또한 떠들썩한 피커딜리 거리의 승합 버스에도 존재합니다.

때때로 그것은 너무나 멀리 있어서 우리 눈에는 원래 모습이 어떤 것인지 구분할 수 없는 형체 속에 머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재의 손이 닿기만 하면, 모든 것은 고정되고 영속적이 것이 됩니다. 그것은 일상의 표피를 저편으로 벗어버리고 나서도 남는 것이며, 시간이 지난 뒤에도 우리의 사랑과 증오가 지나간 뒤에도 남는 것입니다.

내 생각에 이제 작가는 이러한 실재를 마주한 채 오래 지낼 수 있는 기회가 다른 이들보다 더욱 많습니다. 그러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수집하고 그것을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것이 그가 맡은 일입니다.

나는 최소한 『리어 왕』이나 『엠마』 혹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면서 그러한 결론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책을 읽는 것은 감각에 일종의 신기한 시술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한 시술을 받고 나면 우리는 세상을 더욱 강렬한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세계는 외피를 벗고 더욱 강렬한 삶을 얻은 것처럼 보입니다.

비실재적인 것과 싸우며 사는 사람들이야말로 우리가 부러워해야 할 이들입니다. 알지도 못하고 신경 쓰지도 못한 어떤 일 때문에 머리를 맞은 사람들은 불쌍한 이들이지요.

따라서 내가 여러분에게 돈을 벌고 여려분만의 방을 가지라고 부탁할 때, 나는 여러분에게 실재를 마주한 채 활기 있는 삶을 살 것을 권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 삶을 다른 이에게 전할 수 있든 없든 간에 말입니다.
(176~177p.)

 
   

실은 이 부분엔 뭔가 있어보이는데 그게 좀.. 마지막 부분에 '비실재적인 것과
싸우며 사는 사람들이야말로 우리가 부러워해야 할 이들입니다' 라는 말이
이해가 안된다. '부끄러워해야 할'을 '부러워해야 할'로 잘못 쓴 것인가? 아니야.
오타라 해도 이상하쟎아? 비실재적인 것과 싸우며 사는 사람들(어떤 사람들을
말하는 거지? 예를 좀 들어주지..ㅜㅜ)을 안타까워하거나 불쌍해하거나 그런게
아니고 '부끄러워해야 할' 이라는 것도 좀.. 

에잇. 아무래도 『리어 왕』이나 『엠마』 혹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어봐야겠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에서 나는 

1. '소설의 완전성' 이라는 말을 이해했고,
2. '자연이 내려준 내면의 빛'을 밝혔고,
3. '작가에게 주어진 기회와 작가가 맡은 일' 의 실마리를 얻었다. 

주제는 '여성'과 '픽션' 두 가지라는데, 내 편한대로 내가 필요한 것만 쏙 빼먹은 
감이 없지 않다. 미안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시대에는 '여성의 글쓰기'가 '실재'였다면,
지금은 누구에게나 '글쓰기'가 '실재' 아닌가! 

아직 그 '실재'라는 말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지만,
내가 풀어야할 숙제로 남겨두고 리뷰는 여기서,
끝.

 

 

옛말, 어른 말씀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살다보면 어찌된 영문인지도 모르면서 뭔가를 막 하게될 때가 있지.  

어릴 때 나는 고기를 안 먹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냄새가 싫었을 뿐.
엄마는 내게 고기를 먹이려고 별별 수를 다 쓰셨다. 만두 속에 고기 안넣었다는
거짓말은 기본. 그러나 냄새가 싫어서 안먹은 내가, 고기를 갈아넣어 형태가
안보인다고 해서 모를리가 없다. 한 입 딱 베어무는 순간 냄새로 딱 느끼는걸
어쩌겠나. 엄마 말을 믿고 싶어도 믿을 수가 없게 되는거다. 한번은 정말 냄새
가 안나서 믿고 맛있게 먹은 적이 있다. 그런데 엄마가 승리자의 여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이러시는거다. "어이구. 소고기는 고기루 안치나보네? 너때문에
내가 만두에 소고기를 다 넣어본다."  

지금은 고기? 없어서 못먹지.
삼겹살은 스무살에 처음, 신입생환영회에서 먹었다. 건축공학과. 대부분 남자.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그땐 왜 그리 남자들을 이겨먹고 싶었는지..

선긋기(건축 신입생은 처음에 선 긋기 글씨 쓰기 부터 배운다.)는 물론 모형
만들기도 잘하고 싶지만 이상하게도 술 먹는거, 선배 심부름 하는 거, 심지어
밤새우기, 라면 끓이기 까지도 남자보다 낫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러니
고기 못먹는다는 소리가 나오겠나? 무조건 먹었지. 하긴 처음 마시는 소주가
하도 써서 삼겹살 아니라 삼겹살 할아비라도 먹을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 생각해보면 건축, 그거 대학 1,2학년 때 술자리에서 선배들한테 배운게
크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억나는 그 숱한 술자리, 밤샘 작업, 설계실 창문
(창문, 이라고 쓰고 창문을 쳐다본다. 눈보라. 눈이 내리기도 하고 내린 눈이
날리기도 한다. 창문. 이라는 말(또는 이미지 또는 개념)이 주는 아련한 느낌
을 극대화 시켜주는 눈보라.) 

건축가는 무조건 많이 보고 많이 돌아다녀야한다고 했다. 우리 건축부터 제대로
알아야 된다고도 했다. 전통건축동아리 '민가(民家)'에 들어갔다. 창경궁부터
시작해서 창덕궁, 종묘, 경복궁, 경희궁(터), 덕수궁, 여주 신륵사를 다 갔다.
입학한 해에 여름이 오기 전에.  

동아리 이름이 '민가(民家)'였는데 왜 궁궐부터 다녔냐고? 그러게.. 뭐 그저 선배
들이 가자는대로 쫓아다니기도 바빠서 그런거 따져볼 틈도 없었다는게 답이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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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뇌 - 하버드대 뇌과학자의 뇌졸중 체험기
질 볼트 테일러 지음, 장호연 옮김 / 윌북 / 2010년 12월
품절


이 책은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하고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난 뇌의 아름다움과 회복력에 대한 책이다. -9쪽

내게 사람들은 에너지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덩어리 같았다. -75쪽

우뇌가 나를 지배하면서 타인의 감정에 더 많이 공감하게 되었다. 비록 사람들의 말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얼굴 표정이나 몸짓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에너지의 역학 관계가 내게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폈다. 내게 에너지를 안겨주는 사람이 있고 내게서 에너지를 뺏어가는 사람이 있었다. -76쪽

한 간호사는 내게 필요한 것들에 대해 세심하게 마음을 써주었다. 내 몸이 적당히 따뜻한지, 물이 필요한지, 고통스러워하는지 등을 확인했다. 그녀가 나를 보살피면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내 눈을 바라보며 치유의 손길을 내밀었다. 반면 다른 간호사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마치 자기가 아픈 듯 요란하게 발을 끌며 다녔다. 우유와 젤리를 쟁반에 담아 갖다 주면서도 내가 손을 못 쓰니 용기의 뚜껑을 열지 못한다는 사실은 나 몰라라 했다. 나는 어떻게든 음식을 먹고 싶었지만 그녀는 내 욕구를 모른 체했다. 말을 걸 때면 내 귀가 멀지 않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처럼 목소리를 높혔다. 이렇게 그녀가 나와 소통하려는 기색을 보이지 않자 겁이 났다. 그녀가 나를 보살필 때면 왠지 불안했다.-76쪽

나는 완전히 기본으로 돌아갔다. 걷는 법, 말하는 법, 읽는 법, 쓰는 법, 퍼즐을 맞추는 법을 배웠다. 신체의 회복 과정은 정상적인 발달 단계와 비슷했다. 각각의 단계를 익혀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식이었다. 일어나 앉으려면 먼저 몸을 흔들고 일으켜 세우는 법을 체계적으로 익혀야 했고, 그런 다음 몸을 앞으로 흔들어 일어서는 법을 배웠다. 이렇게 첫 발을 뗐고, 어느 정도 안정되게 두 발로 섰고, 이어 혼자서 계단을 올랐다.-103쪽

가장 중요한 것은 시도하려는 의지였다. 일단 시도해야 했다. 시도한다는 것은 뇌에게 '이봐, 이쪽 연결이 중요해. 연결을 만들어보고 싶어' 하고 말하는 것이다. 수천 번을 시도했는데 아무 성과가 없다가 어느 순간 약간의 성과가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도하지 않았다면 영영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103쪽

어머니와 나 모두 극도의 인내심을 갖고 노력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성공적으로 회복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내가 할 수 없는 것 때문에 슬퍼하지 않았다.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가 외상으로 고통 받는 동안 어머니가 가장 즐겨한 말은 "더 나쁠 수도 있었어!"였다. 정말 그랬다. 표면에 드러난 상황은 참혹했지만 훨씬 더 나쁠 수도 있었다. -104쪽

우리는 발전해가는 나의 능력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축하곤 했다. 어머니는 어제는 내가 이것밖에 못했는데 오늘은 이만큼이나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기를 좋아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음 단계로 나갈 때 어떤 걸림돌이 있는지 금새 알아챘다. 어머니는 다음 목표가 무엇인지 내게 명쾌하게 설명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시켰다. 나의 세세한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104쪽

뇌졸중 환자 중에는 더 이상 회복이 되지 않는다며 불평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그들이 이루고 있는 작은 성취에 주목하지 않은 것이 진짜 문제가 아닐까 싶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볼 줄 알아야 다음에 무엇을 할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절망이 회복을 가로막는다. -105쪽

나는 책임감이란 '특정 순간 감각계로 들어오는 자극에 어떻게 반응할지 선택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영어로 책임감을 뜻하는 'responsibility'는 반응response하는 능력ability이다). -179쪽

자동적으로 활성화되는 변연계(감정) 프로그램도 있는데, 하나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었다가 완전히 멈추는 데 90초 정도가 걸린다. 가령 분노라는 감정은 자동적으로 유발되도록 설계된 반응이다. 어떤 계기로 인해 뇌가 분비한 화학 물질이 몸에 차오르고, 우리는 생리적 반응을 겪게 된다. 최초의 자극이 있고 90초 안에 분노를 구성하는 화학 성분이 혈류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면, 우리의 자동 반응은 끝이 난다. 그런데 90초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화가 나 있다면, 그것은 그 회로가 계속해서 돌도록 스스로 의식적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순간순간 우리는 신경 회로에 다시 접속할지, 아니면 감정을 스쳐지나가는 단순한 생리 현상으로 사라지게 할지 선택하는 것이다. -179쪽

현재 우리가 가진 치료 방법에는 처방약을 통해 뇌세포를 화학적으로 변화시키는 방법, 전기 자극을 가하는 방법, 심리 치료를 통해 인지적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이 있다. 내가 볼 때 의료적 치료의 목적은 공통된 현실을 공유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있다. -1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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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2-08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뇌과학자의 뇌졸중 체험,, 아,, 이거 좀 끌리는데요?
그제까지 뇌과학 인문서를 읽고 있었기 때문인가 봐요.
그러니까 말이예요.
걸린 게 아니고 체험을 했다는 거 맞죠?

잘잘라 2011-02-09 12:01   좋아요 0 | URL
뇌졸중 걸린거, 맞아요.

뇌졸중으로 왼쪽 뇌기능을 잃었구, 왼쪽 뇌를 디귿자로 24센티미터 열어서 수술을 한 뒤에, 8년에 걸쳐서 왼쪽 뇌기능을 회복해서 뇌과학자로서 사명을 다하고있는.. 그런 여자 이야기입니다. (이거 안되겠군요. 리뷰 다시 올릴께요^^;;)
 
린치핀 -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인가?
세스 고딘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구판절판


작업은 일과 다르다. 일은 지침을 따르는 것이고, 작업은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작업은 마감을 지키는 것이다. 세상으로 내보내 변화를 일으켜라. -193쪽

어느 누구도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가 되기 위해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톱니바퀴가 되도록 '훈련'받았다.-12쪽

나를 린치핀으로 이끄는 예술, 관계 맺기의 재능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매일 조금씩 스스로를 대체 불가의 존재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12쪽

우리가 우너하는 사람,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다. 독창적인 사상가, 선동가, 우리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다.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마케터, 위험을 무릅쓰고 인간관계를 만들어내는 영업 사원, 꼭 필요한 일이라면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일이라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열정적인 체인지메이커(change maker)가 필요하다. 어떤 조직이든 이 모든 것을 함께 몰고 올 수 있는 사람,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바로 린치핀이다. -20쪽

예술가는 일에 대한 새로운 해답, 새로운 관계,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천재성을 가진 사람이다.-20쪽

'보랏빛 소'가 가치 있는 제품에 대한 은유였다면, '린치핀'은 가치 있는 사람에 대한 은유다. 누구나 찾아서 곁에 두고 싶어 하는 꼭 필요한 사람이다. -22쪽

어떤 나라, 어떤 기업을 가도 사람들은 남이 무엇인가 시키기만을 기다린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일을 통제하고, 권한을 가지고, 인간미를 잃지 않으려는 척을 한다. 하지만 하나를 포기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자신의 바람을 포기한다. -22-23쪽

공장시대의 경영 목표는 높은 PERL(Percentage of Easily Replaced Laborers), 즉 쉽게 교체할 수 있는 노동력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라. 손쉽게 바꿀 수 있는 일꾼에게 굳이 돈을 많이 줄 필요는 없다. 그리고 돈을 적게 줄수록 사장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지방 신문사를 보자. 보통 신문사에는 400명 정도가 일하는데, 대다수는 간단한 해고통지서 한 장만으로 교체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소수의 영업사원과 칼럼니스트들뿐이다. 조직의 목표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보존하는 것이지 사람이 아니다. -23쪽

우리 삶을 그동안 지배했던 시스템의 기본 공식은 간단하다. 맡은 일을 하라. 시간 맞춰 출근하라. 열심히 일하라. 상사의 말을 들어라. 참아라. 시스템의 일부가 되어라. 그러면 보상받을 것이다….
이것은 사기다! 과격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진실이다. 당신은 지금껏 사기를 당한 것이다. 거대한 사기극에 동참하기 위해 길지도 않은 인생에서 그 많은 세월을 팔아넘긴 것이다. 이 사기극에서 개인은 절대 승리할 수 없다.
지금까지 이 게임 속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면, 깊은 좌절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게임은 끝났다!
다시 한 번 말한다.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알려주는 멋진 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29쪽

우리는 모두 사냥꾼이었다.
그리고 농경을 발명한 다음에는 농사꾼이 되었다.
우리는 모두 농사꾼이었다.-34쪽

그리고 공장을 발명한 다음에는 공장노동자가 되었다. 공장노동자는 시키는 대로 따르고 시스템을 지지하며 자신이 일한 만큼 보수를 받는다.
그리고 공장은 죽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예술이다.
이제, 예술가가 되는 것은 곧 성공을 의미한다.
실제로 공장노동자들이 힘겨운 투쟁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짜 역사는 예술가들에 의해 쓰여지고 있다. 미래는 조리법대로 음식을 만드는 주방장이나 설거지하는 사람의 손이 아니라, 진짜 요리사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진다. -35쪽

화이트칼라 노동자란 하얀 깃이 달린 셔츠를 입고 일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들이 일하는 곳은 여전히 공장이다.
물론 그들은 삽질을 하지 않는다. 대신 연필을 눌러쓰거나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컴퓨터로 일을 처리한다. 옷에 기름이 묻을까 걱정하기보다는, 점심 때 먹는 싸구려 음식으로 배에 기름이 차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럼에도 그들이 일하는 곳은 공장이다.
계획과 통제에 따라 일을 해야 하고 성과도 측정되기 때문에 공장이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에 공장이다. 일하는 사람들 스스로 하루 종일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침부터 알고 있기 때문에 공장이다. -35쪽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선물, 인간성, 관계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창조해내는 예술가가 필요하다.
리더는 지도나 규칙을 찾지 않는다. 지도를 보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태도가 필요하다. 린치핀이 되어야 한다. -37쪽

오늘날의 초경쟁사회에서 추상적인 거시경제 이론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100만 가지 사소한 미시경제학적 의사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무수히 많은 결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에서 느리고 비싼 것은 빠르고 싼 것에 밀려나기 마련이다. -39쪽

개인을 기준으로 보면, 지금까지 우리는 생산, 순응, 소비하는 삶을 강요받아왔다.
생산, 순응, 소비라는 세 가지 기둥이 변한다면 어떨까? 세상이 조립라인에서 일하는 값싼 노동력보다 고유한 목소리와 놀라운 통찰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40쪽

이제 공장의 역할을 우리 마음이 대신한다면, 다시 말해 시장이 통차롸 창조, 참여를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긴다면 자본은 더 이상 이제껏 누리던 최고의 권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변화를 토대로 우리 경제에 세 번째 계급이 생겨나고 있다. 나는 이들을 린치핀이라고 부른다.-41쪽

어쨌든 자본가와 노동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첨예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 두 계급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계급이 존재한다면 어떠할까? 단순히 자본과 노동의 대결이 아니라 양쪽 요소를 골고루 가지고 있는 세 번째 집단이 존재한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42쪽

[ABC의 종말]

지금짜기 많은 일들이 '출근을 한다'는 사실만으로 보수를 지급했다. 쏜튼 메이는 이런 시스템을 출근기반보상(ABC: attendance-based compensation)이라고 이름 붙이고, ABC는 이제 끝났다고 단언한다. 실제로 그런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지금 성공하는 조직은 차이를 만드는 사람, 대중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돈을 지급한다. -42쪽

여전히 보수가 낮고 별다른 존경도 받지 못하며 따라서 이직률도 높은 직종이 있다. 바로 이것이 '출근'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직종이다. 정말 좋은 직종이라면 꼭 필요한 사람들, 즉 린치핀으로 채워진다. 이들은 자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함으로써 차이를 만들어낸다. -43쪽

[생산수단을 소유하다]

생산수단의 소유 문제는 모든 것을 바꾼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공장과 기계와 시스템을 노동자들이 스스로 관리하지 못하고 경영자의 손을 빌려야만 하는 상황에서는 권력과 통제를 놓고 충돌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공장과 노동자는 서로 필요한 존재지만, 사실 더 절실한 쪽은 노동자다. 노동자에게는 반드시 공장이 있어야 한다. 노동자가 새로운 공장을 찾는 일에 비하면, 공장이 노동자를 갈아치우는 일은 식은 죽 먹기다.
오늘날 가장 강력한 수단은 무엇일까? 바로 인터넷이 연결된 노트북이다. 1000만달러만 있으면 공장을 통째로 하나 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기존의 권ㄹ력과 통제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흔들었다. 새롭게 떠오른 일의 개념적 요소, 연결성, 커뮤니케이션을 마스터할 수 있다면 누구든 경영자들보다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제 경영자들도 경쟁에서 앞서 나가려면 이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 훌륭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고 동기부여하고 유지하고 관리해야 한다. -43쪽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새로운 세력이 될 수 있을까? 우선 불로거, 음악가, 작가와 같이 다른 사람의 지지나 허락을 받지 않고도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들 수 있다. 페레즈 힐튼은 블로그에 글을 써 유명해지고 부자가 되었다. 브라이언 클락이라는 블로거는 워드프레스라는 오픈 소스 블로그에 적용할 수 있는 멋들어진 테마를 만들어 돈을 벌었다. 애비 라이언은 매일 작은 유화를 한 점씩 그려서 이베이에 올린다. 그녀는 이렇게 그림을 팔아 1년에 1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번다. 이들은 자신의 일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 제작, 유통 채널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본가이자 노동자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일을 하는 조직은 PERL(쉽게 교체할 수 있는 노동력 비율)이 매우 낮다. 사실상 1인 조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교체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43-44쪽

물론 평범함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제는 기발한 발명품이었던 것이 오늘은 좋은 상품이 되고 내일은 평범한 물건이 되기 때문이다.
평범함이란, 좋은 물건이 되려고 했으나 실패한 것을 가리킬 뿐이다.

가치의 서열

창조/발명
관계
판매
생산
경작
사냥
채집

아래쪽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계단 위로 올라갈수록 사람들은 줄어들고 일은 쉬워지고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채집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 일에 대해서는 이제 거의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 반면 판매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 나아가 창조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무슨 일을 할 것인가? 무엇을 선택할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45쪽

[리마커블, 리마커블, 리마커블]

전작 《보랏빛 소가 온다》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기업은 고객의 주목을 받을 권리가 없다. 지금까지 기업은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평범한 제품을 만들어왔을 뿐이다. 그러면서 자신을 주목해달라고 계속 사람들을 귀찮게 굴었다. 이제 사람들은 기업을 주목하지 않게 되었다.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튀는 것이다. 이야깃거리가 될 만한 것을 만들어내고 사람들을 존중하라. 사람들 스스로 이야기를 퍼트리도록 하라. -46쪽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훨씬 개인적인 성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다.

당신은 지금 꿈꾸는 직업이나 경력을 누릴 자격이 없다. 오랫동안 평범한 조직에서 평범하게 일하는 평범한 일꾼이 되기 위해 힘들게 배우고 노력했지만, 이제 사회는 튀는 사람이 되라고 요구한다. 규칙이 바뀐 사실을 뒤늦게 깨달을 것이다. 성공하는 유일안 길은 남들보다 '리마커블'해지는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무엇을 말할까? 제품처럼 기능이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입소문 전략도 통하지 않는다. 한 개인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그들이 누구인지 이야기하지 않고 무슨 일을 하는지 이야기한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유일한 방법은 남들과 달라지는 것이다. 남들과 다를 것이 없다면, 무수한 사람들 중 한 명일 뿐이기 때문이다. -47쪽

자신의 가치에 걸맞은 것을 얻고 싶다면 무조건 튀어야 한다. 감정노동을 해야 한다. 꼭 필요한 사람처럼 보여야 한다. 조직이든 사람이든 깊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호작용을 만들어내 자신을 알려야 한다. -47쪽

[뛰어난 사람이 되는 법은 어디서 배우지?]-49쪽

좋은 학교는 당신이 린치핀이 되는 것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꼭 린치핀으로 만들어주지도 않을 것이다.
좋은 학교가 성공에 도움이 되는지는 분명하게 말할 수 없지만, 형편없는 학교가 성공을 가로막는 것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왜 그토록 개개인의 타고난 예술성을 죽이기 위해 안달하는 것일까? 내면에 존재하는 예술성을 짓밟아야만 비굴하게 순응하도록 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엄밀히 따지자면, 훌륭한 선생은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49쪽

학생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 우리에게는 그런 선생이 필요하다. 진짜 문제는, 대부분의 학교가 이런 선생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많은 학교들이 훌륭한 선생을 짓밟고 잘라낸다. 관료적이고 평범하고 순응하는 선생들만 조직에 남긴다. -50쪽

내면에 예술성을 품지 않은 사람을 나는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다. 지금은 드러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누구나 그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왜 우리는 타고난 본능을 파묻기 위해서 그토록 열심히 노력하는가? 시장은 지금 소리치고 있다. 일어나 튀어라! 인간이 되어라! 참여하라! 상호작용하라! 나만의 직관, 혁신, 통찰로 남들을 화나게 만들까 걱정 하지 마라. 쓸데없는 걱정일 뿐이다. 아마도 사람들은 더 즐거워할 것이다. 그 정도 위험은 과감하게 무릅써라. -50쪽

[시장은 제로섬게임인가?]

시장이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시장은 이 사람이 이기면 저 사람은 지는 제로섬게임이 된다. 반대로 시장이 무한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재능은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내고 시장의 규모는 계속 커진다.
어떤 이들은 해외에서 유입된 인력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인도나 중국에서 몰려들어오는 프로그래머로 인해 많은 미국인 프로그래머들이 자신들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불평한다. 이들은 시장을 모두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하나는 이기고 하나는 지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세상을 보면 절대 관대해질 수 없다. 제로섬게임에서 양보하고 도와주느 ㄴ사람은 바보일 뿐이다. 남들에게 이용만 당한다. -51쪽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뒤어난 재능이 더 많은 혁신과 높은 생산성으로 이어지고, 더 많은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시장에서 관대함은 최선의 전략이다. 훌륭한 프로그래머들이 제각각 최고의 도구와 마케팅, 기술로 경쟁함으로써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은 상당히 발전할 것이고 더 많은 일자리가 분화될 수 있다. 전 세게 최고의 프로그래머를 끌어들여 파이를 키움으로써 미국인 프로그래머들에게도 다양한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51쪽

세상을 보는 방식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다. -52쪽

[할 수 없다?]

네 살 때 우리는 예술가였다.
일곱 살 때 우리는 시인이었다.
열두 살 때 아이들엑 딱지를 팔았다면 우리는 기업가였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스스로 그런 것을 하고 싶어 하느냐 하는 것이다.
'나는 못해'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은 충분히 영리하지도 않고 제대로 훈련도 못 받았고 재능도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분명하게 묻고 싶다.
할 수 없는 것인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인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린치핀이 되는 것은 귀찮고 힘든 일이다.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위험하고 무서운 일이다. -53쪽

이런 노력은 굴레를 벗어던지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얻은 자유를 견디기 힘들어 한다. 그런 선택이 경제적으로 무책임하다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런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린치핀이 되는 것은 실제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경제적으로 가장 책임 있는 올바른 선택이다. 어쨌든 당신이 판단할 일이다. 내키지 않는다면 나는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그런 선택은 결코 받아들일 수가 없다. -54쪽

리마커블해져라.
관대하라.
예술을 창조하라.
스스로 판단하라.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라. 아이디어를 공유하라.
…그러면 사람들은 보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55쪽

시장이 지금 요구하는 사람은 더 인간적이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더 성숙한 사람이다. 열정과 활력 넘치는 사람,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사람, 우선순위를 조율할 줄 아는 사람, 불안에 떨지 않고 유용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선택에서 시작한다. 재능이 아니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다. -55쪽

["내 할 일이 아니다"]

이 한마디가 조직 전체를 죽이기도 한다.

세상이 더 빠르게 움직이고 개방적 참여가 더욱 활성화되면서 '내 할 일이 아닌' 범주는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다. -55쪽

공장에서는 내가 맡지 않은 일에 손대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린치핀이 되고자 한다면 이렇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일을 도맡아 해야 한다. -56쪽

[더 말을 잘 들었다면]

직원들이 말을 더 잘 듣고 따랐다면 우리 회사는 지금보다 더 성공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직원들이 더 예술적이고 의욕이 넘치고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더 신경 쓰고 열정적이고 진심으로 참여했다면 더 성공할 수 있었을까? -56쪽

물론 이 두가지 길은 동시에 갈 수 없다.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더 열심히 , 더 고분고분 따랐다면 나는 지금보다 더 성공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더 예술적이고 의욕이 넘치고 더 신경 쓰고 진심으로 노력했담녀 더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이런 게 선택이다. 이제 당신이 선택할 차례다. -57쪽

시장이 어떤 일을 일사불란하게 실행하고자 할 때 린치핀은 위협이 되기도 한다. 린치핀은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58쪽

기업이 이렇게 소중한 가치를 베풀면 린치핀은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오래 자리를 지킬 것이다. 그들에게 지불하는 가치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생산해낼 것이다. 그들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관계를 맺고 존중받기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59쪽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적응하며 사는 모습이 '당연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 이런 상황은 지극히 최근에 인위적으로 완성된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든 여럿이 조직을 꾸려 생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당연한 믿음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벗어난 사람은 괴상한 사람으로 취급한다. 그럼에도 현재 시스템이 요구하는 삶의 방식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성공할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이렇게 말한다.

폭력, 성차별 등 혐오스러운 행위는 인간이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는 한가지 유형을 상징하기 때문에 생물학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평화, 평등, 다정함 또한 생물학적이다. 마음껏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러한 행동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63쪽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오늘날 지도자들은 지구온난화, 사회 안전, 고갈되는 자원, 기반 시설 유지관리와 같은 것을 걱정한다. 직장인들은 노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100년 전 상황은 달랐다. 그때 지도자들은 지금 우리 눈에는 정말 이상하게 보이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공장노동자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과잉생산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64쪽

[과잉생산 방지]

20세기 들어 생산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하자 자본가들은 큰 고민에 빠졌다. 물건을 살 사람보다 생산한 제품이 더 많아지면 어쩌지? 이제 문제는 생산이 아니라 소비였다. 당시 보통 가정은 거의 돈을 쓰지 않고 살았다. -65쪽

1890년대 대부분의 10대들이 옷을 사는 경우는 어쩌다 한 번 정도였다. 신문, 잡지, 책도 거의 소비하지 않았고 화장품도 쓰지 않았다. 소수의 진짜 부자들만 물건을 한가득 살 뿐이었다.
보편적인 교육제도의 확대가 가져온 놀라운 부산물 중 하나는 상품 소비를 뒷받침하는 네트워크 효과였다. 학교나 마을에서 어떤 사람이 차를 구입하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그것을 산다. 어떤 사람이 더 큰 집을 갖거나 신바을 두세 켤레씩 갖고 있음녀 다른 사람도 따라 하고 싶어 한다.
이렇게 단 두 세대 만에 소비문화는 완성되었다. 원래는 전혀 존재하지 않던 생활양식이 생겨난 것이다. 남을 따라 물건을 사는 행동은 우리가 타고난 유전적 소인이 아니다. 최근에 '만들어지' 욕구일 뿐이다. -66쪽

[위대한 영웅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아이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나는 것 빼고, 물론 그것은 아이들이 진짜 하고 싶어 하는 일이긴 하다.)
어느 누구도 평범한 사람, 특색 없는 사람이 되고자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는 과정 어디에선가 세뇌가 시작되고 우리는 숨을 곳을 찾기 시작한다. 누구도 나를 찾을 수 없도록 아주 평범한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우리는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일을 원한다.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길 수 있는 일을 찾는다. 그게 우리를 돌봐줄 것이라는 명목으로 말이다.
이렇게 불안에 빠진 사람들은, 린치핀이 되라는 나의 요구에 대해 분명히 이렇게 반응할 것이다.
"나는 꼭 필요한 사람이 될 만큼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이는 세뇌된 사람들의 전형적인 반응이다. 훌륭한 일, 훌륭한 예술, 눈에 띄는 결과는 내가 할 수 없는 '다른 사람'의 영역이다. 자신은 익명으로 할 수 있는 일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진실이 아니다. 그렇게 믿도록 세뇌당한 것이다.-67쪽

나는 그동안 눈에 띄는 린치핀들을 만나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무수히 가졌다. 그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가두지 않는다. 바로 이런 태도가 자신들을 규칙을 지키는 평범한 사람들과 차별화하는 비밀이었다.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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