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갈릴레오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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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일드를 보다가 수작중 한편이라는<갈릴레오>를 보게 됐다. 별 기대 없이 본 것이었는데, 첫 편이 끝나기도 전에 그만 갈릴레오에 빠지고 말았다. 무엇보다 탐정 갈릴레오 역을 맡은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이렇게 적절한 캐스팅은 없다 싶게 매력적이었다. 그동안 후쿠야마 마사하루를 보면서 그냥 잘생긴 배우겸 가수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일드를 보니 그냥 잘 생겨서 스타가 된 것이 아니었더라. 남들에게서 보기 힘든 매력이 있었고, 탐정 갈릴레오라는 역에 대해 무척 애정이 었어 보였다. 그래서인지 전혀 이물감없이 연기를 해내는게 홀딱 반하고 말았다. 누가 보더라도 아마 그에게 반하지 않기란 어려울 듯...왜냐면 배우 자신이 그 역에 반해 있는듯 보였으니 말이다. 배우가 열정을 다해서 연기하는 배역에는 눈을 떼기 힘든 캐미스트리가 생겨나게 마련이니까.


하여간 후쿠야마가 연기하는 갈릴레오에 반해서 책까지 구해 보았다. 드라마 만큼 재밌지는 않지만, 드라마의 원작이 되는 책이었다보니 그런대로 읽을만하지 않았는가 한다. 드라마에서는 여형사와 유가와 교수--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연기함--의 콤비 플레이로 줄거리가 진행된다고 하면, 이 책은 유가와 교수와 구사나기 형사가 콤비다. 대학 동창생인 설정으로 나와서인지, 두 사람의 관계가 무덤덤하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아무래도 드라마에서는 여자와 남자라는 설정에서 묘한 기류가 느껴지기도 했는데, 책에서는 오히려 그런 점이 없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다섯편의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타오르다>는 시끄럽게 구는 폭주족을 레이저로 태워 죽이는 이웃의 이야기를 <옮겨 붙다>는 연못에서 발견된 데드 마스크의 비밀을 밝혀 가는 것이고 <썩다>는 목욕탕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사내의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것이고, <폭발하다>는  바다 한 가운데서 벌어진 폭발 사건을 해결하는 것< 이탈하다.>는 소년의 유체 이탈 현상의 비밀을 풀면서 살인사건의 진범을 잡게 된다는 이야기다. 일드에서 매 회마다 사건으로 나온 것이여서  더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느낀건데 정말로 일본 드라마를 만드는 작가들 대단하다. 이렇게 슬쩍 실마리만 던져준  줄거리를 가지고 그보다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니 말이다. 원본보다 더 매력적인 복사본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방송국 작가들의 역량에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비록 드라마가 더 재밌긴 하지만서도, 책으로 읽는 맛도 나쁘진 않았다. 워낙 탄탄한 줄거리여서 말이다. 천재 물리학자가 단순히 지적인 호기심 때문에  막다른 길에 다다른 살인 사건의 실체를 실험을 통해 풀어준다는 설정 자체가 우선 대단한 것이니 말이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 보심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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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태리의 시골 며느리
김미화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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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동경해 마지 않는 이태리로 시집을 가신 분이 쓴 글이다. 한번 가보기도 어려운 곳에 일년 내내 사신다니 얼마나 좋을까 싶어 고른 책인데, 의외로 환상을 제대로 깨주는 부수적인 효과를 제공해 주었다. 말하자면 일상을 살아내는데는 이태리나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란걸 보여주었다고나 할까. 더군다나 저자가 살고 있는 곳은 그다지 아름답다곤 할 수 없는 이태리의 시골이라고 한다. 우리가 상상하는 전형적인 이태리 풍경하고는 거리가 먼 곳인 것이다. 바라보기만 해도 황홀해질 정도로 품격있는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이태리가 아니라, 그냥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 마을을 만들고, 보통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내는 그런 마을에서 신접 살림을 차린 것이다. 이태리는 분명 천국일거야.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 책을 들지 마시라. 그저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지구의 보통 마을을 보여주니 말이다. 실제로 저자도 이태리에서 살아가는게 그렇게 힘들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저 결혼이 하고 싶어서 마음을 열게 된 이태리 남자와 결혼을 한 것인데, 그와 살아가려면 타국에서 적응해서 살아가야 한다는 부가적인 어려움이 따른다는걸 몰랐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시댁에 들어가면서부터 드디어 외국살이의 어려움을 통감하게 되었다는 저자, 가장 큰 문제는 왠만해선 잘 통하지 않는 언어도 있었지만,  가족 중심주의로 모든 일상이 돌아가는 이태리 문화도 한 몫 톡톡히 한다. 저자가 어떻게 끼여들어서 살아볼만한 구석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런 이태리만의 문화 때문에 한동안은 친구 하나 사귀지 못해 외로움에 절어 살았다고 하니, 한숨이 나는건 비단 저자만이 아니지 싶다. 저자의 말을 들으면서 문득 우리나라에 와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생각났다. 그들 역시 섞이지 못한다는 자괴감속에 살고 있는건 아닐까 싶어서. 아마도 그들 역시 그렇겠지. 우리나라의 폐쇄성 역시 무시못할 정도니 말이다.


음...이 책의 장점을 들라면 제목에 썼듯이 나쁜 버릇이 없다는 것이다. 적어도...우리나라 여류 작가들이 하는 가장 큰 나쁜 버릇은 바로 척...하는 것이다. 아는 척, 있는 척, 사랑받는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기타등등, 남들보다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혹시나 모를까 싶어 쓸데없는 문장들을 섞어놓는 바람에 결국엔 책 자체를 버려 놓는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작가가 얼마나 많이 아는지, 똑똑한지 , 돈이 많은지, 사랑받고 있는지 기타등등이 아니니 말이다.  굳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해도 주변에 널린게 그런 사람들 아닌가. 실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 만으로도 짜증이 하늘을 찌르는데, 굳이 글까지 찾아 읽으면서 짜증을 배가시킬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안 그런가?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 배우길 바라는 독자 입장에선--아니면 적어도 재밌거나--작가들의 나르시즘에 동조하고픈 의도로 책을 읽는 사람은 없을 거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글을 쓴다는건, 자신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열정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논문이 아닌한 아는 척 기타등등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필요가 없으니까. 네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알고 싶어서 글을 읽는건 아니니 말이다. 쉽게 말해 네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로 인간성이 결정되는 것은 별로 없다는 뜻이다. 인격이 고매해지는 것도 아니고...


그런 면에서 이 작가는 적어도 그런 자의식에서는 자유로워 보였다. 남들에게 자신을 포장해서 보여줘야 하겠다는 생각이 없이, 그저 자신의 솔직한 생각만을 올곧이 적어내려가고 있었다. 바로 그런 면에서 이 작가가 대단해 보였다. 실제로 우리나라 작가들 중에선 그 부분을 넘어서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말이다. 물론 그런 분들 중에서 글을 아주 아주 잘 쓰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서도, 솔직히 그런 글들을 읽으면서 공감을 하기란 어렵다. 그래 널 잘 났다고 하고 조소를 보내기는 알맞겠지만서도. 해서, 남에게 잘 보일 심산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 과장되지 않은 문체로, 있었던 사실만을 오목조목 쓰고 있는 저자가 예뻐 보였다. 오히려 그렇게 공들이지 않는 편안한 문장에서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다고나 할까. 하여간 책을 내면서 나쁜 버릇이 없다는 점에는 점수를 높이 주고 싶다.


표지 사진을 보니 예쁜 분이다. 이태리 남편분이 진짜로 이 여자가 나랑 결혼을 해줄까 아마도 황송하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아마도 저자는 자신이 그렇다는걸 잘 몰랐겠지만서도.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건 어려우니 말이다. 버스 운전을 한다는 남편을 사랑해, 뒤도 옆도 따지지 않고 그렇게 결혼에 얼떨결에 골인해서 아들 하나를 두고 잘 살고 계신다니 다행이다. 비록 이태리에서의 생활이 그녀가 상상하던 것과는 많이 다른듯 보였지만서도, 그렇게 상상과 다른 일상에 대해 일장 격론을 벌이고 있긴 하지만서도, 그래도 아들을 얻고, 든든한 남편과 살고 있다는게 언니같은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지 않나 한다. 지금도 잘 살고 계시길...아마도 지금쯤이면 연차가 더 붙었으니 사는 것도 더 편해지시지 않았을까 싶고.


참, 이 책을 보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우수성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달았다. 재빠르고, 영리하고, 언제나 배달이 가능한 배달 민족이고, 부지런하고. 현재의 그리스나 이태리의 사태에 대해 이해가 안 갔는데--문화적 유산만으로 먹고 살만한거 아니었어? 라면서--이 책을 읽어보니 이해가 가더라. 빚지고 사는 나라의 태만함이 골수에 박혀 있어 보였다. 아마도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가 그렇다면 지금의 사태를 해결한다는게 쉽지많은 않겠다 싶다. 하여간 내가 하려는 말은,  나는 그래서 우리 한국이 좋다는 것이다. 억만금을 준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는한 나는 우리나라에서 살련다. 타지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시는 모든 한국분들에게 화이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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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and Esme Tooth Fairies (Hardcover)
Graham, Bob / Candlewick Pr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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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빨 요정이 등장했다. 조카가 이를 가는 것을 보고  관심이 가서 고른 책인데, 의외로 조카는 심드렁... 해서 나의 리액션 = 이럴 이럴 이럴쑤가...가 되어버린 책이 되겠다. 아니 왜 이빨 요정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이냐. 이를 가는 것은 내가 아니라 너라고.. 라면서 의아함이 가득한 눈길을 보냈지만서도, 조카는 역시나 별 반응이 없다. 오히려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시는 건데요? 이를 가는건 그저 당연하고 자연스런 일이라구요. 이빨 요정 같은건 없어도 되요. 뭐, 굳이 믿어 달라고 하신 믿어 주는 척은 해주겠지만서도 말이죠...라는 표정으로 심드렁하게 나를 처다봤을 뿐. 때론 조카가 나보다 어른스럽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는데, 그때도 분명 그런 심정이었다. 정말 그런가는 모르겠지만서도.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나는 이빨 요정이 있다는 말에 진짜? 라고 반신반의했던 것 같다. 믿겨지지 않은 이야기면서도, 또 어른이 하시는 말이니 맞는 말 같기도 했던 그런 심정? 그런데 도무지 조카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나완 다른 어린 시절을 보내는 조카가 당최 이해되질 않는다는 것이지. 아직 너무 어려서 뭘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너무 어른스러워서 이빨 요정이 없다는걸 그냥 아는 것일까? 이빨 요정이래 하면서 말이다. 하긴, 뭐.  산타클로스와 마찬가지로 이빨 요정 역시 토종은 아니니 말이다. 과거에도 없었던 것들을 이제와서 굳이 있다고 우길 필요는 없지... 하여간 그럼에도 이빨 요정이 있다고 철썩같이 믿는 아가들을 위해 내용을 살펴 보자면 이렇다.


에이프릴과 에스메는 이빨 요정 가문의 아이들이다. 인간 아이들에게 이빨이 빠지면 동전을 놓아두고 이빨을 수거해 오는 것이 그들의 임무, 에이프릴과 에스메는 하루빨리 자신들도 이빨을 수거하러 가게 되길 원하지만서도, 그들의 엄마 아빠는 아직은 그럴 생각이 없다. 그들이 일을 하기엔 너무 어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큰 아이인 7살 9개월의 에이프릴이 전화를 받는다. 손자의 이를 가지고 가라는 한 할머니의 예약 전화였다. 흥분한 에이프릴은 자세히 주소를 적고 오늘 밤에 가겠노라고 약속을 한다. 이윽고 엄마와 아빠를 졸라서 임무에 나서야 할때, 당연히 엄마와 아빠는 반대다. 이에 굴하지 않고 에이프릴도 반격을 한다. 엄마는 자신보다 더 어릴때 시작하지 않았느냐고 따지면서 말이다. 자신이 일을 시작했을때는 지금과 달랐다고 말하는 엄마, 그때는 고속도로도 없고, 자동차도 없고,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 않았고 기타등등....이에 에이프릴이 말한다. 하지만 다른건 변하지 않았다고. 아이들이 여전히 이가 빠진다는 사실 말이다. 그리곤 오리들도 수영을 잘하기 위해선 첫번째 자맥질을 해야 하는 법이라면서 엄마를 설득한다. 에이프릴의 말이 일리 있다고 생각한 엄마 아빠는 마침내 첫번째 미션을 그들에게 부여한다. 그물 가방에 동전을 챙겨주고, 소년이 그들을 봐선 안 된다는 것도 알려준 엄마 아빠는 에이프릴과 에스메가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오기를 기도한다. 밤이 되자 두 요정 소녀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밤길에 나서는데...


에이프릴과 에스메의 성장기 정도? 두 아기 요정들이 귀엽고, 그들을 사랑하는 이빨 요정 부모들의 사랑도 멋지며, 어떤 부모라도 한번쯤은 거쳐가야 하는 고민인 아이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놓아주기 라는 과제를 잘 풀어내고 있지 않은가 한다. 아직은 어리다는 말에 7살 9개월이나 먹었다면서 똑똑하게 대꾸하는 에이프릴과 그런 딸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부모의 모습에 흥미로웠다. 게다가 손자의 이를 가져갈 것을 주문하는 할머니와 핸드폰으로 주문을 받는 현대판 이빨 요정이라는 설정도 귀여웠다. 왠지 진짜로 그런 이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고나 할까. 다만 문제는 이 책이 지극히 (주관적일지 모르지만서도) 여자 아이 취향이라는 것이다. 선이 예쁘고, 요정들은 날아갈 듯 갸날프고 귀여우며, 환상적인 그림들 역시 나긋나긋 요정스럽기만 했다. 조카가 심드렁해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해서 아마도 이 책은 여자 아이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조카가 심드렁한 것과는 상관없이 괜찮은 책이라는 말이다. 특히 여자아이들의 경우엔 굉장히 좋아할만한 요소가 많지 않을까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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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여우와 털장갑
니이미 난키치 지음, 손경란 옮김, 구로이켄 그림 / 한림출판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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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우체통와 의사 선생님>의 작가 "구로이 켄" 에게 반해서 사게 된 책이다. 빨간...의 그림이 워낙 아름답고 내용도 서정적이라서 인상 깊었기에, 이 책도 그렇지 않을까 싶은 기대로 말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우선 생각보다 글밥이 많더라. 이걸 다 어떻게 읽어주나 싶었다. 자기 스스로 어느정도 읽어내려가는 어린이라면 모를까 어른이 읽어줘야 하는 시스템이라면 좀 길다 싶게 느껴지지 않을까 한다. 뭐, 다른 인내심이 강한 부모님들이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서도, 나는 읽어줄 생각을 하니 까마득하더라. 엥? 이렇게 길어? 별 내용도 없구만 왜 이리 말이 많은거야? 라는 불만이 저절로 터져 나왔다.그렇다. 어쩌면 긴 문장보다 더 우려되었던 것은 내용이 별다른게 없었다는 것일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재미가 없었다는 뜻이다.


겨울이 되었다. 눈이 내린 숲에 적응하기 위해 하얀 옷을 입게 된 엄마 여우와 아기 여우, 난생 처음 겨울과 눈을 맞이하게 된 아기 여우는 마냥 신이 났지만, 엄마는 이런 저런 걱정이 많다. 무엇보다 손이 시릴 아기 여우의 손이 걱정이다. 걱정을 하던 나머지 아기 여우에게 털 장갑을 사주려 마음 먹은 엄마는 아기 여우를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보내기에 이른다. 과연 아기 여우는 털장갑을 무사히 잘 사올 수 있을까? 사람들을 조심하라는 엄마의 말이 아기 여우에겐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데...


내용은 일단 따뜻하다. 아기 여우의 손이 시릴 것이 염려한 엄마나, 아기 여우가 사람이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무서움을 꾹 참고 털 장갑을 판 사람의 이야기가 마냥 흐믓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여기저기 이야기의 헛점이 보인다. 왜 엄마는 사람들을 무서워 하면서도 아기를 혼자 보낸 것일까? 그리고 왜 장갑 파는 할아버지는 아기 여우를 무서워 할 것일까? 꼭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그림이 여전히 아름답긴 했지만서도, 뭐, 동화책 그림이 아름답다고 그게 전부는 아니니 말이다. 이야기가 조금은 그럴듯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그랬다면 훨씬 더 맘에 들었을텐데...아쉬운 대목이다. 이런걸 보면 이야기를 잘 만든다는건 아무래도 그렇게 쉬운게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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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 이빨이 흔들거려요! 주니어랜덤 세계 걸작 그림책
카르마 윌슨 글, 제인 채프먼 그림, 이상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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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을 일이 아닌데...조카는 현재 이를 가는 중이다. 이가 흔들린다 싶더니만, 벌써 하나둘씩 빠지기 시작해서 그 무섭다는 치과 나들이를 벌써 몇 번이나 했다. 조카를 보니 과연 나는 이를 어떻게 몽땅 다 갈았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별다른 트라우마가 없는걸 보면 수월하게 이를 간 모양인데, 이를 빼는 과정들이 어떻게 별로 기억나는게 없을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이의 이는 어른의 이와는 달리 한결 수월하게 빠지는 것일까? 아니면 오래된 기억이다 보니 별로 기억에 남는게 없는 것일까? 아니면, 반복되는 것이고, 재생되는 것이기에 결국엔 흔연하게 되어버린 것일까.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조카가 이를 갈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이빨을 가는 모든 동화책에 올인하고 있다. 재밌는 것은 조카는 별반 감흥이 없는데, 어른인 내가 난리를 친다는 것이다. 행여나 조카가 두려움을 갖게 되면 안 된다는 핑계로 이런 저런 책을 찾지만서도, 저 가슴속 밑바닥까지 들여다보면 조카의 두려움이 아니라 --조카는 전혀 두려워 하지 않으니까.--내 자신의 두려움이 아닐까 싶다. 치과는 절대 두려워 해선 안 되는 것이란다. 내진 이빨은 모든 동물들이 가는 것이니 두려워 하지 말아라고. 정작 당사자는 그럴 생각이 없는데, 지레 짐작으로 호들갑을 떠는걸 보면 나도 어지간히 불안에 떠는 사람이지 싶다. 


잡설이 길었다. 책의 내용은 이렇다.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식사를 하던 곰이 입속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한다. 무언가 미끈덩 흔들거렸던 것이다. 이빨이 흔들거린다는걸 알게 된 곰은 곧 어떻게 해서든 이를 빼기로 한다. 이에 동물 친구들이 나서서 도와주기로 하지만, 문제는 작은 친구들의 성의에도 불구하고 이는 빠질 생각이 없었다는 것, 이런 저런 소동을 벌인 다음 드디어 곰은 이를 빼기에 이른다. 과연 곰의 이는 어떻게 빠졌을까?


이는 빠지는 것이기에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는 것은 좋다. 그런데 이 책의 문제는 이 책의 아기 곰 시리즈와 내용이 지겹도록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잠을 자려는 곰이나, 아픈 곰이나 , 친구가 필요한 곰이나, 배가 고픈 곰이나 , 내용이 다들 비슷비슷하다. 사고를 치는 곰과 그 곰을 도와주려는 동물 친구들, 그리고 결국 문제를 해결하지만, 어쩌다 보니 사태가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시리즈의 내용이었으니 말이다. 한번정도는 색다르고 뻔하지 않은 내용을 써 줬다면 좋았을텐데 싶었던 대목이다. 처음 읽는데도 수백번은 읽은 듯한 기분이 드는건 아무래도 별로니 말이다. 아니나다를까. 역시 조카도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눈치였다. 차라리 조카의 치과 진료 이이야기 더 흥미진진했으니 말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입 벌리라고 하면 아~~~ 하고 잘만 벌리더니, 몇 번 이를 빼고 난 지금에는 이를 벌리라고 하면 더 꽉 깨문다고 한다. 이번엔 결국 치과 선생님 손을 꽉 물어서 피까지 나게 한 모양이었다. 죄송해요~~~ 치과 선생님! 다음번엔 꼭 입 잘 벌리라고 미리 다짐 받아 놓을께요. 그나저나 어떤 책을 읽으면 입을 잘 벌리게 할 수 있을지 찾아봐야 겠다. 그런 내용의 책이 과연 있을지, 있다해도 그런 내용을  읽어서 그게 고쳐질지 미지수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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