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 하버드대학교. 인간성장보고서, 그들은 어떻게 오래도록 행복했을까?
조지 E.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이시형 감수 / 프런티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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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간 하버드 졸업생들 268명을 추적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행복의 조건을 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72년이면 한 인간의 생이 마감되어 사라질때까지라 볼 수 있는 긴 시간이다. 한마디로 그가 성장하고 늙어가는 전 과정을 스캔해 볼 수 있었다는 뜻. 단지 한 사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다 보니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통계를 내어볼 수 있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상식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예를 들자면 알콜중독자에 마약 중독자, 걸인으로 살면서도 행복하다고 주장하는건 물론 가능하지만서도 , 그걸 행복하다고 인정하진 않는다는 것이 연구자의 기본 자세란 뜻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도 행복의 조건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보게 됐는데...의외로 행복이란 단순한 것이더라.  인간으로 살면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것들을 누리고, 즐기며, 받아들이고 사는 것이 행복의 전부였으니 말이다. 거창한 성공을 하지 못해도, 백만 장자가 되지 못한다 해도, 석학이 되어 세계를 놀라게 하는 연구를 발표하지 않는다해도 한 인간으로써 누리는 행복의 양에는 상관이 없었다. 사람들이 광적으로 집착하는 성공도 사실 그다지 행복엔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하니, 보통 사람이라는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이냐. 이러한 정보조차 행복에 관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관념과 거리가 있었지만 다른 것들 역시 우리네의 생각과 다른 것들이 많았다.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보면...


1. 어린 시절의 불행이 장년의 불행을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버전이 가능하다는 것. 하니, 어린 시절 학대를 당하면서 자란 사람들이여, 좌절하지 말지니라. 인생 역전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그 반대도 사실이라는 것이었다. 행복한 어린 시절이 어른이 되었을 때의 행복을 보장하진 못한다는 것!  오, 이것이야말로 깜짝 놀란 결과였다. 어린 시절에 행복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한 인생을 꾸려 나갈 것 같은데 말이다. 학습 효과가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는 모양...

2.머리가 좋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인생을 꾸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 반대로 말하면 머리가 나쁜 사람도 얼마든지 행복한 인생을 꾸려 간다고 한다. 좋은 두뇌는 행복의 충분 조건은 될지 모르나, 필수 조건은 아니라는 것! 

3. 행복한 인생을 보장하는 가장 최고의 레시피는 좋은 배우자라고 한다. 좋은 배우자와 꾸리는 안락한 삶이야말로 모든 과거와 현재 미래의 불행을 없애거나 막거나 한다는 것, 다른 말로 하면 모든 불행의 시작은 인간관계에서 시작되기도 한다는 뜻이 되겠다. 하니 지금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감사하시길. 그건 다 당신 옆에 있는 착한 배우자 덕분일 수 있으니 말이다.

4. 아무리 좋은 재능과 부를 타고 태어 났다고 해도 알콜 중독, 중병등 건강을 상하게 하는 것에는 당할 장사가 없다고 한다. 하니 그런 것들을 만만하게 보지 마시길.

5. 행복은 개인 자신의 성장에 달려 있기도 하다. 즉, 정체되어 죽어 버리는 삶은 그 누구에게도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성년이 되면 자기 자신만의 독립된 삶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성장이란 자기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는 것이니 말이다.

6. 사회적인 압력도 행복을 좌우하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 성차별, 인종 차별, 장애인 차별등 갖가지 사회적 압박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한 개인이 행복하기 위해선 사회 분위기 역시 일조를 해야 한다는 말씀. 우리가 편견에서 자유로워져야 하는 또 한가지 이유다. 타인을 불행하게 하니 말이다.


이를 조합해 보면, 결국 한 세상 사는 것이 별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써야 할만큼 돈을 벌고, 좋은 사람과 인생을 함께 하며, 자식도 낳아 길러보고, 그 자식이 손자를 낳아오면 그들과 친하게 지내고,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사는 것, 그런 삶을 산다면 죽음이 다가오는 그 순간에도 별로 억울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참으로 간단한 수식 아닌가? 행복의 가장 기본적인 메뉴얼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반가웠던 책, 자신은 어디쯤 와 있을까 궁금하신 분들은 들어보심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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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사랑일까 - 불륜에 숨겨진 부부관계의 진실
리처드 테일러 지음, 하윤숙 옮김 / 부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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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인 저자가 불륜을 있는 그대로 까발려 주는, 불륜의 끝판왕이라고 할 만한 책이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들의 숨은 의도를 심도있게 분석해 준다는 점에서 믿을만 한데다,  비난이나 설교조가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의 탁월한 점은 불륜을 명확하게 이해하게 해 준다는 것에 있다. 저자의 견해에 의하면 불륜은 실패한 결혼의 징후일 뿐이라고 한다. 불륜때문에 결혼이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한 결혼이기 때문에 불륜이 생겨난다는 것! 사람들은 불륜이야말로 결혼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라고 생각하지만서도, 실은 사랑의 부재나 관계의 실패야말로 더 큰 폐해라고 한다. 한마디로 불륜을 저지르고 있지 않다고 해서 그 결혼이 성공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 물론 외도야말로 간과하기 힘든 실패 사례일테지만서도 말이다. 


" 불륜은 부도덕하지(만은) 않다." 라는 말을 해서 불륜 옹호자로 오인을 받기도 했던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그 이유를 설명한다.

간통을 비난하려는 사람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혼인 서약의 가장 기본은 사랑이라는 사실이다...여기서 강조해야 할 점은 불륜을 저지르는 쪽에서 먼저 배신을 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애초에 결혼 생활이 시작된 이유이자 둘 사이에 약속했던 사랑을 더 이상 지키지 못한 것이야말로 맨처음 근본적으로 배신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간통은 배신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배신에 자연스런 반응을 보인 것이다. --265


 부부관계를 저금 통장에 비유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잘 생각해보면 모든 인간관계가 그러하지 않는가 한다. 부모 자식이건 형제 자매이건 부부간이건 친구, 그리고 사제간이건 간에 나날이 확인해 보는 대차대조표에 오랫동안 한쪽으로 마이너스만 찍혀 있다면 언젠가 파산 선고를 받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것을 혈육이란 이름으로, 서약을 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쌓아온 우정이나 권위라는 말로 선고를 막을 수는 없다. 실체보단 외양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겐 그런 것들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서도, 이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실체가 없는 관계를 오래 유지할만큼 강하거나 무신경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는 점이다. 달리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인간적인 의미에서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던 책이라 보심 되겠다. 불륜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 보시길. 아마도 이 책 하나면 궁금증이 대체로 해소되지 않을까 한다. 비록 불륜을 중점적으로 논하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인간 관계를 설명하고 있던 책으로, 읽는 내내 저자의 통찰력과 휴머니티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도 여태껏 내가 본 불륜을 다룬 서적들 중 단연 최고인 듯... 책을 다 읽고 나면 나는 절대 불륜 옹호자가 아니라고 하소연하는 저자의 서문이 귀엽게 느껴지실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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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울타리 SE - 할인행사
필립 노이스 감독, 에블린 베나블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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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호주 원주민 보호 의장인 네빌은 호주 원주민들을 점진적으로 백인화시키겠다는 생각에서 혼혈 원주민들을 격리하는 정책을 실시하게 된다. 이로 인해 평화롭게 부모들과 살고 있던 많은 원주민 혼혈인들이 하루 아침에 부모와 떨어져 수용소에 격리된다. 그렇게 길러진 아이들은 대걔 백인들의 식모 살이를 하게 되거나 사망하거나 죽거나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거리를 헤메는 신세가 된다. 부모의 보호와 사랑이 필요한 시기에 자신의 의지완 상관없이 백인들에게 끌려가 격리되어 식모로 길러진다는 자체가 정상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무리가 있었을 것이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다. 193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자행된 이 정책으로 인해 원주민들의 가족들은 뿔뿔히 흩어졌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혼란을 겪게 된다. 그들이 " 잃어버린 세대" , 혹은 " 도둑맞은 세대" 라고 불리는 이유다.


이 영화는 그 시대를 배경으로, 수용소에 감금된 몰리라는 소녀가 동생과 사촌을 데리고 수용소를 탈출해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실화란 것을 알고 봤기 때문인지 처음 납치되는 장면을 보는 순간부터 바라보기가 쉽지많은 않았는데, 나중에 메이킹 필림을 보니 그 씬을 찍는 장면에선 관계자 모두 울고 있더라. 연기임을 알고 있음에도 그들의 두려움과 기막힘과 억울함이 느껴지자 서럽게 부둥켜 안고 울 수밖엔 없는 듯했다. 인간이라면 남의 아이를 강아지 데려가듯 하는 그런 장면을 보면서 울컥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서도, 실제 그들의 조상이 그런 경험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원주민들로써는 남의 일 같지 않았겠지. 또 만일 지금이라도 백인들이 그런 정책을 실시한다 해도, 지금 원주민들 역시 다른 대처 방법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그때만큼이나 무기력한 것에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아 보인다는 뜻. 하여간 타인의 역사라고 해도 한 인간이 다른 인간들에게 자행하는 만행을 볼때마다 분노하게 된다. 그것이 무지에 의해서건 거만에 의해서건 이기심때문이건 간에 간에...


 대낮에 백인 경찰들에게 납치된 몰리 일행들은 당시 혼혈 아이들을 수용하던 곳으로 가게 된다. 자신과 같은 피부색깔의 아이들을 보면서 영문을 몰라하던 몰리는 그곳이 오래 있을 곳이 못 된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제 문제는 어떻게 탈출하느냐, 그리고 과연 집을 찾아갈 수 있는가의 문제. 수용소에서 집까지의 거리는 약 1500마일,  몰리가 14살이라고 해도 가장 어린 동생은 이제 막 7살을 넘어섰을 뿐이었다. 자동차를 타고 다녀도 위험하다고 일컬어지는 극단적인 자연환경에 무더위, 사막, 그리고 무엇보다 도망간 아이를 귀신같이 잡아오는 개코 아저씨까지...그들의 탈출계획은 아무리 낙관적으로 봐도 처음부터 불가능해 보인다. 그럼에도 몰리의 결심은 확고하다. 되도록이면 빨리 이곳을 나가야 한다고 판단한 그녀는 머뭇대는 동생들을 데리고 과감하게 탈출을 감행하기에 이른다. 과연 몰리 일행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토끼를 막기 위해 만든 토끼 울타리를 따라 수용소에서 집까지 천 오백 마일을 걸어서 돌아왔다는 호주 원주민의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다.한마디로 호주의 원주민들의 한이 서린 영화였는데처음엔 이런 이야기가 이제서야 영화화 되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런 기막힌 이야기라면 진작에 드라마화 되었어야 정상이여 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호주 원주민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기막힌 사연에도 불구하고 그냥 묻혀 버리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왜 그런 것일까? 그리고 호주 사람들은 왜 그들에게 미안해 하지 않은 것일까? 라는 의문이 이 영화를 보면서도 내내 들었는데, 어쩜 그다지 놀라운게 아닐지도 모른다 싶었다.


호주 사람들 입장에서 한번 생각을 해보자. 만약 우리 주변에 원주민들이 산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 그들은 현대 문명과는 몇만년 정도 떨어진 종족이다. 거의 벌거벗고 다니고, 정조 관념이 희박하며, 10대에 이미 아이 엄마가 된다. 아버지가 다른 무수한 아이를 낳으며, 그들 자신만의 고유한 문화속에서 살아간다. 그들이 존중받아야 하는 인간이라는 것을 모른다고 친다면, 과연 우리는 그들을 있는 그대로 살게끔 두겠는가? 편견이나 차별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에게 개입을 해서 무언가 달라지게 하려 노력하지 않겠는가. 과연 우리라면 호주 사람들과 다른 행동을 취할 수 있을까? 호주 사람들이 앱보리진에게 그렇게 무심하고 경멸에 가득찬 대응을 하는 것이 일면 이해가 갔다. 그들에겐 앱오리진들이 외계인만큼이나 다른 존재들이었을테니 말이다. 그런 문명간의 충돌에서 이렇게 한심하고 슬픈 역사가 시작된 것은 혹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 잔재가 아직까지도 남아 있고 말이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원주민들의 한이 화면밖에서까지 느껴지는 듯했다. 어린 아이들 셋이 엄마 만나겠다고 사막을 건너는데 가슴이 먹먹하지 않을 인간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그들의 탈출이 가능했던 데에는 단지 몰리의 영리함만 있는건 아니었다. 쉰들러 리스트에서 그랬듯이, 선한 보통 사람들이 그들을 돕는다.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입을 옷을 주며, 잘 도망가라고 길을 알려 준다. 그리고 그들 중엔 백인이 대다수였다. 호주 백인들이 모두 격리 정책을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걸 보면서 이 지구가 멸망하지 않은 것은 어쩜 그런 보통의 선량한 사람들 덕분이 아닐까 싶었다. 소극적이긴 하지만 언제나 정의의 편에서 소리 없이 지지를 해주는 사람들, 다름보단 공통점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니 말이다.


메시지가 분명한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감정을 최대한 억제하고 다큐처럼 건조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려 한 듯 하다.  두가지를 조합해보면 그다지 재밌는 영화는 아닐 거라는 짐작이 되실 텐데, 실제로도 그렇다. 아무리 몰리 일행이 자기 집을 찾아가길 응원한다 해도, 지루하더라. 거기에 마지막에 실화속의 주인공인 몰리 할머니가 나와서 비록 그 탈출에서는 성공을 했지만, 나중에 다시 잡혀 갔다는 이야길 들려주시는데, 맥이 빠진다. 아마도 그렇게 탈출을 했으니 이제 백인들 손에서 벗어나 잘 먹고 잘 살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다시 잡혀간데다, 나중엔 자신의 자식들까지 수용소에 뺐기곤 그 뒤론 못 만났다고 하신다. 할 말이 없었다. 패배한 느낌이랄까. 그럼 이 영화는 왜 만든건데, 라고 조금은 성질이 나더라. 그냥 역사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그게 그들의 역사이니 말이다.


참, 실제 몰리는 늙었지만 굉장히 총명해 보이는 분이셨다. 그런 역사속에 살지 않으셨다면 아마도 행복한 인생을 누리셨었겠지.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나 인생 한참 꼬여 버린 그들을 보려니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들이 이런 영화를 찍은 것도 그런 경험만큼은 자신의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겠지...그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경계의 눈을 크게 뜨고 있어야 겠다. 인간의 역사는 진보만 하는게 아니니 말이다. 이런 야만이 가능한 역사로의 퇴보는 전혀 반갑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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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12
헬린 옥슨버리 그림, 피터 벤틀리 글,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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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운 상상력이 살아있는 동화책이다. 친구들과 함께 임금님 놀이를 하고 있던 잭은 밤이 되어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자 난감해진다. 혼자서 용과 괴물들을 상대해야 할 것이 무서워진 것이다. 그럼에도 씩씩하게 성을 지키면서 호기를 부리던 그는 그에게 다가오는 발자욱 소리에 겁을 집어먹고 만다. 과연 그를 찾아온 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용감한 잭 임금님은 괴물로부터 무사할 수 있을까?


지치지 않았더라면 보다 자세히 리뷰를 쓰면 좋겠지만서도, 동화책을 하도 들여다 봤더니만 글을 쓰기가 싫어져 버렸다. 이게 참 이 책에겐 부당한 것이, 오늘 읽은 책들 중에서 제일 나은 것이 바로 이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림체도 아름답고 완성도 높아서 이해하기 쉬울 뿐더라, 바라보는데도 무리가 없다. 색감도 지나치게 강렬하거나 연한 색이 아니라서 눈이 피곤하지 않고 말이다. 내용도 그 나이 또래 사내 아이들이라면 별 어려움없이 동감하게 되는 내용이다. 하루종일 친구들과 그런 상상을 하면서 노는게 그들의 일이니 말이다. 해서 제 정신인 상태에서 썼다면 굉장히 정성을 들여야 마땅한 책이나, 이미 지쳐 버린 관계로, 대충만 적어본다면...

사내 아이들이 읽기에 좋지 않을까 한다. 의외로 동화책에도 일찍부터 성차가 존재한다. 나도 그럴거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조카는 3살 무렵에서부터인가? 분홍색 일색인 공주가 나오는 책은 거뜰떠도 보지 않는다. 정말 신기할 노릇이었다. 그게 본인에게 재미없다는 것을 어찌 아는지 모르겠지만서도, 알더라 ,자신과 상관없는 이야기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보니 아이들이 용이나 숲속 괴물들과 싸워 성을 지킨다는 이런 류의 이야기는 당연히 남자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소재다. 주인공들도 다들 남자 애들이고, 여자애들이 보면서 환호성을 지른다면 뭐, 그건 그녀의 취향이라고 하면 되는 것이고, 하여간 남자 아이들이 읽기에 적당한 책이라 생각되고 , 완성도 역시 높다. 아이들 잠자리 용 동화책을 찾으시는 부모님들이라면 참고하셔도 좋을 듯...내용이 무리가 없으니 말이다. 부모의 아이 사랑이 드러나는 것도 그렇고, 아이들의 상상력이 발휘되는 순간들을 잡은 것도 그렇고, 괜찮은 책이다. 그것만은 틀림없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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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화장실에서 똥 눌까?
안야 프뢸리히 지음, 게르겔리 키스 그림, 유혜자 옮김 / 소담주니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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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라면 물론 당연히 질색을 하겠지만 아이들이라면 어떨지 몰라서 집어들어 온 책, 바로 이 책이 되겠다. 아이들의 경우는 한때 똥이 무척 중요한 단어이자 놀이다. 방귀나 똥 이런 말들에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이 있다면 딱 정신연령 4살에서 7 살 미만이라도 보면 되는데, 그게 성장 과정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아무리 점잖은 어른이라고 해도 그걸 막으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때는 그렇게 놀아야지나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똥똥 거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소홀히 하면 곤란한 것이 바로 똥에 관련된 이야기다. 해서 전혀 똥과 관련하고 싶은 마음 없지만서도, 조카가 나이가 나이다 보니 골라온 책이 바로 이건데, 안타깝게도 제목을 봤음에도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벌써 똥에 환장할 나이가 지나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흐릿한 글자에 제대로 책 제목을 보지 못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서도, 나로써는 아쉬울게 없는 선택이었다. 난 전혀 화장실이나 똥에 관련된 이야기를 읽고 싶은 마음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골라온 책이다 보니, 이것만 빼긴 그러해서 내용을 적어 보기로 하자면--공정이야말로 나의 모토요, 선입관이나 편견에서 벗어나자는 것 또한 나의 모토이니 말이다. 물론 이런 말을 공개적으로 하려고 보니 심히 찔리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서도--하여간 내용은 이렇다.

 공원 관리 아저씨는 공원에서 자꾸 똥 냄새가 나자 숲속에 화장실을 설치한다. 동물들이 아무데나 똥을 누지 못하게 하려는 생각에서였다. 이에 숲속 동물들이 모여서 화장실 사용에 대해 토의를 벌이게 된다.다른 동물들에게 자신의 용감함을 보여주고 싶어했던 동물들은 서로 앞 다투어서 화장실에 들어가 보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각자의 체형때문에 화장실 사용에 곤란을 겪는다는 것, 해서 단 한 명의 동물도 실제로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했음에도 다들 나와서는 화장실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게 된다. 이렇게 아름답고 편리하고 멋진 화장실은 본 적이 없다고 말이다. 과연 그 화장실의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공원 아저씨의 바람대로 동물들이 공원 여기저기에 똥을 누게 되는 일은 더이상 벌어지지 않게 될 것인가?


아~~~ 한달치의 똥 이야기를, 아니 1년치던가? 를 하룻만에 한 느낌이다. 이제 더이상 똥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되겠지. 리뷰를 읽어보심 알겠지만, 똥 이야기가 필요한 얼라들 용으로 나온 책이다. 어른들에게 전혀 상관이 없는 그런 책 되시겠다. 그러고보면 동화책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긴 해도, 아이용과 어른 용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지 싶다. 아이의 눈 높이에서 아이용의 동화책을 만들어 내는 어른이야말로 진정 위대한 동화작가일지도. 자라지 않은 동심을 가진다는 것이 모든 어른들에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 난 별로였다. 똥 이야기가 자꾸 나와서 그런 것은 아닌 듯. 이야기가 그다지 재밌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뿐이다. 신선하긴 하지만 재미는 없다 정도? 하지만 그건 전적으로 동심을 오래전에 잃어버린 어른의 입장에서 내린 결론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길. 아이들은 어쩜 무척 재밌어 할지도...그렇다고 조카에게 읽어줄 생각은 여전히 없지만서도 말이다. 이젠 조카도 한글을 읽으니 꼭 읽고 싶다면 본인 스스로 읽으라고 해야 겠다. 으하하하~~~ 드디어 나도 똥에서 해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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