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동물 팝업북 세트 - 전4권
신영선 그림 / 블루래빗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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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된 조카가 왠지 지루해 하는 것 같아서 재밌게 해줄 생각으로 고른 책이다. 사기 전까진 아기들 책이니 뭐, 대단한게 있겠어? 그냥 그림만이라도 그럭저럭 볼만하게 그려져 있으면 좋겠어, 라는 생각으로 주문한건데, 이거 의외로 괜찮다. 우선 팝업의 효과가 제대로 나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책을 열면 동물들이 짠하고 튀어져 나오는데, 그게 나름 정교하니 볼만하더라는 것이다. 그냥 대충 그려진 팝업들일줄 알았는데, 잘 그렸다. 각각의 동물들의 특징들을 세밀하게 잡으면서도, 또 재밌게도 그려졌고, 팝업이 주는 입체 효과도 뛰어 나다. 책 장들을 펼치면 생각지도 못한 풍성한 입체 동물들이 짠하고 등장하는 것이 압권. 어른인 나도 보면서 함께 감탄하면서  넘긴다. 다만 우리 조카는 아직도 아직 까까까까만 아가여서, 너무 감탄한 나머지 손으로 달겨 들어서는 냉큼 잡아 뜯으려고 한다는 것이 문제. 그 자그만한 손아귀 힘이 어찌나 센지, 몇 번 읽어줘봤다가 하마터면 동물들이 산채로 뜯겨져 나갈 뻔 했다. 어제만도 사마귀의 등장에 놀라 달아나는 귀뚜라미의 다리와 무당벌레의 날개, 그리고 기타등등의 손과 발을 내가 구해줬다. 7개월짜리 조카와 힘싸움을 해서 말이다. 녀석 표정이 왜 나를 방해하느냐, 정말 억울해하더라. 해서 결론은 아직은 조카를 읽어주긴 이르지만, 조금 개월수가 지나면 재밌게 읽을 수 있겠다는 것이다. 다른 책은 몰라도 팝업책은 사주길 잘 했다 싶다. 왜냐면 책이 제대로 남아나질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책 역시 나중에 읽어준다고 해도 페이지대로 잘 남아있는 것이 몇 개나 될까 싶다. 뭐, 어차피 딱 그 녀석만 읽으라고 산 것이니, 어쩌랴. 개발새발로 만들어도 좋다 이거다. 재밌게만 봐다오~~~이게 고모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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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헝겊책 : 꿈꾸는 달팽이 첫 탄생 까꿍
차보금 글, 최민정 그림 / 꿈꾸는달팽이(꿈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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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상에 뜨고 있는 사진에 그다지 신빙성을 가지고 있지 않는 내가 심히 의혹의 눈을 가지고 오랫동안 지켜보던 책(?)이다. 사진만 보면 마음에 드는데, 과연 이걸 샀을때도 마음에 들지가 짐작이 되지 않았던 것. 과연 이걸 실제로 받아들었을때 사진속에서 느껴졌던 이 비주얼과 똑같을까 라는 의혹때문에 그간 사기를 망사렸던 것인데, 받아들고 보니 그간 괜히 의심하면서 주저했지 싶다. 실제로 보니 사진보다 더 깜찍한데다, 헝겊이라는 재질때문에 보들보들 사각사각 촉감도 마음에 들었으며, 무엇보다 가장 재밌는 것은 앞에 있는 고리를 당기면 덜덜덜덜 하면서 움직인다는 것. 물론 뒤에 있는 헝겊들을 다 등위에 얹혀 놓고 가게 하면 똑바로 가는 것이 아니라 약간 삐딱하게 기울어져서 간다는 것이 함정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의 가격에 움직인다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효과는 충분하지 않는가 한다. 한마디로 가격 대비 만족도는 높다는 뜻.


뭐, 책 안(?) (이라고 하고 등에 얹혀 놓은 달팽이 속이라고 읽는다.)에 이런 저런 그림들이 그려져 있고, 촛점 책도 있으며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아가들을 상대로 하는데는 그런거 다 필요없다. 그냥 호기심이 생기고 재밌고 무언가 독특해 보이면 된다. 한마디로 아이가 가지고 놀기에 좋으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교육 목적? 그런건 개나 줘 버리라고 하고...얼핏 머리 위에 달린 녹색 안테나 두 개가 깜찍하고 해서 갖고 놀기에 적당하겠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이 책은 그런 용도가 아닌 곳에서 소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특별한 책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앞에 고리를 당기면 덜덜덜 하면서 떠는데, 아기를 안고 아기에게 달팽이를 안게 하고 고리를 당기면 달팽이와 아기가 덜덜덜덜 떨게 되는 이중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때 아기를 꼭 안고 있는 자세로 무릎을 위 아래로 흔들면서 같이 덜덜덜덜 해주면 더 효과가 배가된다는 점도 잊지 마시도록...하여간 아이가 넘 좋아한다. 깔깔깔깔 이제 두 개 밖에 나지 않는 이를 한껏 자랑하면서 웃어댄다. 어른도 좋아서 웃어댄다. 아이가 웃는 모습이 귀여워서 말이다. 하니 결론은 아기 좋고 어른 좋은, 효과 만점의 책이라 하겠다. 아기를 위한 뭔가 좋은 장난감이 없는가 찾으시는 분들은 구입하셔도 좋을 듯...책으로도 좋고, 장난감으로도 좋은 이중 효과를 지닌 달팽이니 말이다. 헝겊이라는 점도 무시못할 장점. 어린 아가들에게는 책도 왠지 무기를 건네주는 것 같아서 조마조마한데, 이건 그렇지 않으니 얼마나 마음이 편하냐. 하여간 오랫동안의 망서림을 후회하게 만든 책. 다른 리뷰어 말에 의하면 빨면 솔기가 트어지기도 한다던데, 나중에 더러워 지면 손빨래를 얌전히 해야 할 성 싶다. 이 책만큼은 조카가 지겨워하다 잊혀질때까지 갖고 놀 생각이라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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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리리 - 꽥꽥 소리 나는 그림책
애플비 편집부 엮음 / 애플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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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오리 책이라는 말에 반신반의하면서 사본 책. 요즘은 여기저기 개나 소나 말이나 하여간 아무거나에 국민자를 붙여서 식상해진 면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과장 백만번쯤 해서) 인기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사 본 책이다. 만으로 7개월된 두번째 조카를 위해 산 첫번째 책으로,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아가들을 위해 무언가를 산다는 것은 참으로 곤혹스럽다. 첫번째 조카를 잘 키웠으니 조금은 노하우가 늘었지 않았을까 자신했는데, 알고보니 전혀 아니더라. 뭐, 첫번째 조카 태어나기 전보다야 훨씬 낫겠지만서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첫 조카보다 어린 아가를 가진 엄마들에게 이런 저런 책을 사라고 조언을 해줬는데, 이젠 두째 조카보다 더 나이 많은 엄마들을 붙잡고 어떻게 해야 하냐고 붙잡고 물고 늘어지고만 싶다. 하여간 양육에 관한한 큰소리 치는 것은 불가한 것이다라는걸 요즘 느끼고 있다. 하여간 무엇을 사야 할지 모를때 가장 유리한 것은 남들이 다 괜찮다고 하는걸 고르는 것, 해서 살짝 마뜩해하면서 고른 책이 이 것이다.(원래 나는 반골 기질이 있어서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것에는 의문을 품는다.) 첫 느낌은 국민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책의 질은 우수하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오리가 꽥꽥 하는 소리를 내줘야 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주둥에 부분에 손을 넣으면 저절로 빡빡 소리가 난다. 그닥 오리 소리에 가깝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어줄때마다 꽥꽥 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이라는걸 아는 나로써는, 나대신 꽥꽥 소리를 내주는 기관이 책에 달렸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었다. 거기에 그림체도 아름답다. 맨처음 장에 나오는 양들은 특히나 마음에 드는데, 우리나라 작가의 그림들이 대체로 약간은 촌스럽게 느껴지는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잘 그렸지 싶다. 내용은 간단하다. 용감한 아기 오리 리리가 농장에 산책을 나섰는데, 다들 그녀의 꽥꽥 하는 소리를 듣기 싫어한다. 하지만 무서운 여우였나 늑대가 나타나자, 그녀의 꽥꽥 대는 소리를 주인을 불러오는 기적의 싸이렌이 되고 만다. 덕분에 리리의 인기가 하늘로 솟아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는 그런 내용. 만 7개월짜리 읽어주는데는 딱이지 싶다. 내용? 상관없다. 그냥 그림만 좋으면 된다. 소리가 나면 좋다. 거기에 약간의 특수 효과까지 있으면 더 좋다. 왜 이 책을 엄마들이 국민 오리책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말못하는 아가들에게 다가가기에 좋은 책이라서 그런 것이라는 것을. 이런 책들을 더 많이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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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호텔리어입니다
제이콥 톰스키 지음, 이현주 옮김 / 중앙M&B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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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업종에 종사하건 간에 일과 관련한 비애나 고충이 없을리 있겠는가 만은, 난 정말로 호텔리어가 자신을 창녀처럼 느끼면서 살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진 말이다. 제목에서 암시하다시피, 그저 책을 읽기 전에는 늘 웃으면서 고객들을 상대하다 보니 화가 쌓인 모양이로구만, 이렇게만 생각했었는데 읽어보니 그 정도의 수준이 아니더라. 리뷰를 시작하자마자 결론부터 턱하니 내어놓는 것은 아무래도 예의가 아닌 것 같으니--이런 책을 읽고 나면 갑자기 내가 예의 바른 인간인지 아닌지를 의식하게 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이 책을 제대로 읽지 않은 것일 것이다.--일단 먼저 내용을 요약해 보기로 하자. 


어린 시절부터 군인이었던 부모를 따라 이 도시 저 도시를 전전하며 살아온 저자는 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그 전공이 취직하는데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체로 자신의 전공에 대해서는 애정을 갖기 힘든 법인데, 그나마 현실에서 전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공부를 4년씩이나 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된 기분은 과연 어떨까? 괜한 것에 시간만 낭비했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취직이 되지 않는 통에 하는 수 없이 호텔 발렛 요원이 된 저자는 나름의 성실성과 인격 장애자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마약 테스트에 통과했다는 이유로 번듯해 보이는 호텔리어로 입성하게 된다. 호텔의 심장부인 프런트 데스크를 맡게 된 것이다. 뉴올리언즈의 럭셔리 호텔의 호텔리어라...어쩌다 보니 호텔리어가 되었지만 하다보니 자신이 잘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저자는 자신이 총 지배인이 되는 것을 그려본다. 그리고 그를 지켜본 상사도 그가 그럴만한 자질이 있다고 격려해준다. 하지만 자질이 있다고 해도 누구나 총 지배인으로 승진할 수는 없는 것. 점차 호텔리어로써의 능력도 일취 월장하고, 호텔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도 익숙해지며, 호텔 안에 공존하는 여러 사람들과도 친해지긴 하지만 방랑벽만은 버리지 못했던 저자는 유럽 여행을 위해 호텔을 그만 둔다.1년간 유럽에서 자유로운 생활을 만끽한 저자는 돈이 떨어져 하는 수 없이 뉴욕에 정착하기로 한다. 다른 직업을 알아보던 그는 자신을 받아 주는 곳이 호텔밖에 없다는 사실을 결국엔 받아 들이게 되는데...


현직 호텔리어가 호텔리어의 실체를 까발리던 책이다. 내부 고발서로써는 만점을 주어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가명을 쓴 것 외엔 대체로 솔직하게 있는 대로 써 내려 간 것이 마음에 든다. 아마 이 저자의 폭로가 아니었다면 호텔 뒷면에 이런 사정들이 숨겨져 있는 것을 나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원래 호텔에 갈 일이 없기도 하지만, 원래 남이 보여주는 것 이상은 잘 상상하지 못해서 말이다. 해서 그가 털어놓는 호텔리어의 실상은 좀...심각하더라. 타인에게 서비스를 해주고 돈을 받는 직업은 결국 자신을 창녀처럼 느끼게 만드는구나 싶었다. 그가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그 돈으로 근사한 집과 이름난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낸다고 해도 자신이 하는 모든 것에 값어치를 매겨 그것의 댓가를 받아내야 한다는 것이 그렇게 모욕적인줄은 몰랐다. 아니, 어쩜 내가 순진하게도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을 오해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적어도 정규 봉급을 받는 사람들은 자신을 창녀라 비하하진 않지 않겠는가. 상대방이 줄지 안 줄지 모르는 팁에 목매달고 사는 것은 필연적으로 그런 자괴감을 갖게 되는가 보다 싶어 씁쓸했다. 뭐, 그렇게 치자면 내 직업도 마찬가지다라고 하면서 결국 노동을 해서 벌어먹고 사는 일들이 다 창녀 같은 것이라고 한다면 할 말 없지만서도...


거두절미하고, 이 저자가 호텔에서 좋은 대접을 받고 싶으면 하라고 하는 조언들은 이렇다. 팁을 후하게 쳐주라는 것이다. 호텔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어맨에서 벨 보이, 주차요원, 그리고 특히나 프런트 객실 담당원에게 말이다. 그들은 당신의 호텔 나들이를 단박에 업그레이드 시켜 주면서 건네 준 20달러짜리 푼 돈이 전혀 아깝지 않는 서비스를 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 외에도 타인에게 무례하지 말 것과 예의를 지킬 것, 호텔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아랫사람 취급하지 말 것등을 조언하던데, 그건 물론 당연한 것이니 안 지키는 사람들이 잘못이라 할 것이다. 혹시나 그런 곳에선 그래도 된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으셨던 분들은 이런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바로 잡으시길 바란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일 뿐이다. 그저 호텔에서 일하는 것이 그들의 직업일 뿐, 그들이 아랫사람이라는 뜻은 어디에도 없다. 만약 그들을 그렇게 취급했는데도 당신에게 앙심을 품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면 그건 전적으로 당신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하여간 호텔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간접적으로 알게 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수확이다. 무엇보다 팁이란 것이 그렇게 강력한 소통 수단이 되는 줄은 이 책을 보고 알았다. 아마 앞으로 내가 호텔에 묵게 되는 날이 오게되면 적어도 팁에 관한한 짜게 굴지는 않을 것이다. 업그레이드를 바라서가 아니라, 그것이 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다. 그들에게 친절은 돈으로 환산된 것이라서 , 그것의 값어치를 제대로 매겨 주지 않는다는 것은 무임승차와 다를바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것이 의도된 것이건 아니면 무지에서 기인한 것이건 간에... 하니 호텔에 묵게 된 당신이여~~~팁을 주시라. 팁을 줄 생각이 없으시다면, 아예 호텔에 묵지 마시길...그것이 내가 이 책을 읽고 나서 얻게 된 결론이다. 언젠가 미국에 살다 온 선배 언니가 우리나라에 팁이란 제도가 없는게 얼마나 편한건지 모른다고 하더니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타인의 친절에 얼마를 줘야 하는지 늘 계산해야 하는 것은 얼마나 신경 곧두서는 일이겠는가. 그런 점에서 우리나란 아직은 정이 많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후진국이라서 자신의 이권도 찾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야 하는 것일까? 하여간 결론은 호텔에 가게 되면 팁을 많이 주자는 것이다. 그리고 예의 바르도록 노력합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수많은 서비스 종사자들이 분노 조절 세미나에서 시간을 보낼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 서비스 종사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애환을 토로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이 책은 가치가 있을 거라 본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저자가 솔직한 점은 좋은데, 간혹 밉상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뭐, 그가 성직자나 교육자도 아니니 인격 수양까지 바란다는 것은 무리겠지만서도, 인간적으로 이해는 가지만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 작가로써 치명적인 단점이지 않을까 한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늘어놓으면서도 마구 마구 사랑스러운 작가들이 있다는 점과 비교해 본다면 그 점에서만큼은 점수가 내려갔다. 글도 잘 쓰는 편이고 유머 감각도 있는데 인간적인 매력은 별로다. 솔직히 이 책을 읽고는 호텔에 가기가 무서워졌다. 이렇게 팁을 바라면서 눈을 붉히고 있는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는 전쟁터인줄은 예전에 미처 몰랐어서 말이다. 하긴 자신을 창녀 취급하는 사람을 좋아하기란 어렵긴 하지. 아마도 그것이 이 책의 최대 딜레마가 아닐까 한다. 과연 호텔리어들은 자신을 창녀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일까 라는...호텔리어가 된 이상, 벨 보이가 되고, 도어맨이 된 이상, 우리는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게 될 수 밖엔 없는 것인가 라는 것 말이다. 아니었음 하고 바란다. 그 누구도 자신이 하는 일을 가지고 그렇게 비하하는걸 원하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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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사계절 : 한겨울의 제물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Four Seasons Murder 1
몬스 칼렌토프트 지음, 강명순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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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포르스 형사 시리즈중 겨울 편. 열혈 여형사이자 싱글맘인 말린은 기괴하게 매달린 시체를 발견했다는 소식에 현장으로 향한다. 인간의 짓이라고는 전혀 믿겨지지 않는 시체의 모습, 그가 누구인지 왜 그런 모습으로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인지,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그렇게 처참한 모습으로 죽었어야 했는지가 궁금한 말린은 신원미상의 죽은 피해자에게 꼭 범인을 잡아서 댓가를 치르게 해주겠노라고 다짐을 한다. 하지만 일단 신원조차 파악이 되지 않는 막막한 상황...얼굴 복원을 통해 간신히 신원을 파악한 경찰은 그가 벵트라는 자이며, 오래전부터 정신적 장애로 노동력을 상실하고 생계 보조비로 생활해온 외톨이 였다는 것을 알아내게 된다. 평생 타인과 접촉을 피한 채 은둔자처럼 지낸 정신박약아 타입. 말린은 살아 있을때도 그렇게 비참한 생을 살아왔었는데, 죽어서도 그런 조롱을 당한 것에 대해 연민을 느낀다. 그가 누구에게 해를 끼칠만한 사람이 못되었다는 것을 명확해 보였으나, 그에게도 그의 성향을 의심하게 하는 범죄가 있었으니, 어린 시절 아버지를 찔러 소년원에 갔었다는 것과 그에게 잘해준 사회복지사가 심하게 강간을 당한 뒤 정신병동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말린은 벵트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모양이 동물을 제물로 바친 모습과 흡사하다는 것을 알아내고 그런 제례를 올리는 모임을 찾아 나서게 된다. 거기에 몇 년 전 강간당한 뒤 정신병원에 있다는 여자의 가족들을 만난 말린은 어쩌면 벵트를 강간 용의자로 생각해 그를 그렇게 죽인 것이 아닐까 추측하게 된다. 여자의 가족들은 마을에서도 유명한 막가파 무르발 가문...그들은 한사코 범죄와의 연관을 부인하면서도 무언가 미심쩍은 분위기를 연신 내 뿜는데...과연 벵트를 그렇게 잔혹하게 죽이고 매단 범인은 누구일까? 그는 도대체 왜 그런 일을?


북유럽 스릴러의 인기 작가답게 처음부터 몰입감이 대단하다. 끔찍하게 살해된 채 매달려 있는 시체가 주는 으스스한 느낌에, 유난히 혹독한 한파가 밀려온 한 겨울이라는 상황까지 더해져서 이보다 더 불편할 수는 없다 싶을만치 사건 전개가 이어지는데...중간까지는 그래도 끔찍해 끔직해 하면서 봐줄만했는데, 문제는 결론에 다다르면서부터였다. 수십년 전의 아동학대가 불러온 참사라는 것이 이 소설의 핵심 키워드였는데, 그 문제의 아동학대라는 것이 심해도 너무 심한 것이었다. 그저 만들어 낸 이야기라고 친다해도 해도 해도 너무 했다. 이런걸 상상해 내는 작가가 도무지 제 정신인걸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복지국의 대명사라는 북유럽에 이런 아동학대를 그린 소설이 나왔다는 자체가 대단히 이례적이었다. 그 복지국이라는 것이 워낙 했다 하면 심하게 해서 예방 차원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의 아동 학대는 극을 달하더라. 그리고 그런 아동 학대의 피해자가 그것을 극복 하지 못하고 정신적인 노예가 된다는 설정 역시 바라보기 불편하긴 마찬가지 였다. 


스릴러 소설을 보면서 마음이 편하길 바란다는 것은 어쩜 어불성설이겠지. 하지만 그것에도 정도가 있는게 아닐까? 나찌의 만행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그런 마음이 들었는데, 과연 스릴러 소설 하나를 쓰면서 이렇게까지 끔찍한 상황들을 늘어 놓아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었다. 그저 우린 잠깐의 여흥을 즐기려 스릴러 소설이나 추리 소설을 읽는 것이니, 기괴하고 경악스러운 인간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대리만족하자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하여간 너무도 극을 달해 주셔서 심하게 불편하던 이 작가...앞으로 지켜 봐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내 이런 식이라면 아마도 다음 편을 이후로는 잊혀지고 말 듯 싶다. 뭐, 어떤 범죄가 마음 편할 수 있겠는가 만은,  그래도 아이들을 볼모로 학대하는 모습을 가지고 정의를 논하는 소설은 이제 그만 나와 줬음 한다. 읽는 것만으로도 힘들다. 감정적으로 고문받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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