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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사랑하거나 쿨하게 떠나거나
미라 커센바움 지음, 김진세 옮김 / 고려원북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은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믿는다.지붕에서 떨어져도 자신은 멀쩡할 수 있다고...
그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면 또 다른 환상에 사로 잡혀 사는데,그것은 사랑만 있다면 극복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흠, 과연 그럴까? 과연 사랑만 있으면 우린 어떤 경우에도 헤쳐 나갈 수 있는 면역력이 생겨나 다치지 않을까?아니, 더 나아가 늘 행복할 수 있는 것일까.
대답은 아니다다.그리고 그건 사랑과는 관련이 없는 문제다.우린 사랑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지켜야 하는신성한 어떤 것으로 대한다.
그래서 정작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삶이란 것을 잊어 버린다.
바로 내 자신이라는 것을 망각한다.
행복이라는 것을 제쳐 둔다.
그렇게 사랑만을 쫓아가다 어느날 문득 우리는 우리 자신이 버려둔 것들의 역습을 받는 것이다.
난 그 대단하단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는데, 난 왜 이렇게 불행한거지? 과연 이 사랑은 지켜야 하는 가치가 있는것일까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이 책은 살기엔 너무 고통스럽지만 떠나려니 미련이 남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위한 탁월한 조언서다.연인 사이나 부부,동거하는 커플들을 겨냥한 책이긴 하지만,가족관계는 물론 친구,직장, 학업등 살아가면서 세상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한 책이기도 하다.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주체는 바로 내 자신이다.내가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그가 날 때리거나 상습적인 거짓말을 하거나 늘 질투를 하거나 모욕을 주거나 경멸어린 말을 하거나 부정적인 말로 분위기를 망치거나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끊임없이 바람을 피거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무시하는 언사를 계속 한다면 난 내 사랑을 다시 생각할 것이다.왜냐면 난 사랑하는 연인 이전에 인간이기 때문이다.사랑하니 모든 학대와 구속과 거짓말과 사상이 안 맞는 것을 견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우리가 그저 인간일 뿐이란 사실을 잊은 것이다.우린 슈퍼맨들이 아니다.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굉장히 특별한 인간이여서 모든 학대와 불행을 견딜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이 책은 읽으실 필요가 없다.이 책은 그저 평균적인 사람들을 위한 책이니까.
이 책의 장점은 우선 과학적이란 것이다.책의 저자는 수학공식처럼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고 어디로 나아가면 행복할 수 있는 것이지를 알려준다.저자는 우리가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전제에서 출발을 한다.이러 저러한 상황에선 우린 어떻게 느끼고,그럴 때 어떤 조치를 취한 사람은 더 행복을 느끼고 아님 불행을 느꼈다고 한다는 말로 객관화를 시켜준다.그래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명확히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 명쾌했고 신뢰가 갔다.
둘째는 저자의 통찰력이었다.인간관계의 정립이란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장이 열리는 것을 보았으니,어디서도 난 이 작가의 통찰력에 버금가는 글을 읽은 적이 없다.잘 쓰는 글엔 놀라긴 하지만 날 놀라게할 이론은 없을거라 자신한 내가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 읽어 내려갔다.내가 궁금해하던 인간관계의 해법이 대충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게다가 막연하지도 않다.믿거나 말거나는 읽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면서도 작가는 결코 자신이 알고 있는것의 논조를 흐리는 법이 없었다.
타협을 하지도 후퇴하지도 않는 그녀의 단호함이 그녀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려는 것으로 읽혀져 더 맘에 와 닿았다.물론 불합리해뵈는 분석이 없었기에 더 맘에 들었지만...
세째는 사례를 들어 가면서 알기 쉽게 설명을 했다는 것이다.그러나 사실 이 책에 나온 사례들은 별로 중요치 않다.그보단 그 사례를 분석하는 것들에서 배울점이 왕창 왕창 쏟아져 나오고 있었으니까.
저자는 말한다.바위 위에 씨앗을 뿌리지는 말라고.아무리 기다려도 씨앗이 싹터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을리 없다고.하지만 우린 사랑이란 마법의 주문을 외면 그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뀔 것이라 믿으며 시간과 에너지를 버린다.사랑했기에 그 시간과 에너지도 아깝지 않다고 당신을 말할 참인가?아니...그렇지 않다.우린 그 시간과 에너지를 아까워한다.그것이 바로 사랑에 대한 일반적인 믿음과는 달리 우리가 진정으로 느끼는 감정인 것이다.이기적이라고? 아니 인간적인것이다.이 책은 바로 인간인 당신을 위한 책이다.이데올로기나 지식,교양,가식,편견,종교적 독단,돈,허영,환상같은 것들로 당신을 무장시키기 전의 벌거벗은 당신을 위한 책.그러니 늦기전에 읽으시라고 난 권하고 싶다.
오해는 마셔야 할 것이 이 책이 이혼이나 이별을 권장하는 책은 아니란 것이다.
단지 건강한 관계를 진단하고 유지하는데 유용한 책이었다.더 나아가 각자 개인의 행복을 가꿔나갈 수 있는 조언이 담긴 대단한 책이기도 했다.그래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읽기를 권한다.당신이 사랑을 하고 있건 아니건 간에 가치가 있는 독서가 될 거라 믿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