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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짐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6
조셉 콘라드 지음, 이상옥 옮김 / 민음사 / 2005년 3월
평점 :
어느 프랑스 작가의 소설속에서 난 처음으로 콘래드에 대해 들었다.도서관에서 근무를 했다는데, 800페이지 정도가 넘는 책이 되야 "그래, 이 정도는 되야지"하며 만족스러워하며 집어 들 정도로 독서광이었으며,지인이 왜 그렇게 글 쓰는 것에만 모든것을 바치는 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비명을 질렀다고 했다는 사람. 아마도 그 지인은 콘라드의 책의 가치를 잘 몰랐던가보다,그건 지금도 다를 바가 없긴 하지만서도.
작가가 자신의 영혼을 책 속에 가두는 것을 보는 것은 사실 드문일이다.
도스토예프스키, 니체, 프루스트, 실비아 플라스,조지 오웰, 부르스 채트윈...정도?그 작가들의 글을 읽을 때면 마치 지하의 관속에서 그가 책을 읽어 주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잡음 없이, 오해할 여지도 없이 ,마음에서 마음으로, 세월을 뛰어넘고, 공간을 뛰어넘으며,언어란 것이 사실 부차적인 것이라 느껴질 정도로 읽는 이의 영혼을 공명시킨다고나 할까.
<"밤이 되면 축복 처럼 어둠이 배 위로 내렸다..." >책속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순진하고 꿈이 많은 젊은 선원 짐은 배가 조난 당해 가라앉자 승객을 버리고 도망쳤다는 혐의로 고발 된다.가라앉을 줄 알았던 그 배가 무사히 항구로 들어 왔기 때문.자신의 힘이 어느정도인지 아직 가늠도 하기 전에 비겁자로 낙인이 찍힌 그는 고향에도 못 가고 어느 곳에도 정착을 못한 채 떠도는 신세가 된다. 이런 그의 고결함 간파한 사람들은 안스러움에 그에게 두번째 기회를 주는데, 그것은 살육이 진행중인 섬으로 보내 질서를 부탁하는 것이었다.
과연 그는 그가 그토록 바라던 자신의 힘과 자질을 발휘할 수있을까?
이것은 한 고독하고 고결한 젊은이의 영웅담이다. 바라보기 고통스러울 정도로 자신에게 정직한 사내의 성공기.물론 그는 자신의 그 결벽증 때문에 자살과도 같은 죽음을 맞이하지만 오욕속에서 사는 것을 못견뎌 하던 주인공이었으니 자살이 오히려 그에겐 맞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군더더기 없이,사색적이고 통찰력있게 서술하고 있는 작가의 목소리가 압권이었던 책.그 목소리를 들으라고 권해주고 싶다.
< 강추집단>
가벼운 연애 소설은 짜증이 나는 남자분들.바다로의 여행이 꿈이신 분들내성적이고 양심이며 남이나 자신을 속이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 선천적으로 자의식이 강하신 분. 통찰력을 보면 반가워 박수를 치고 싶은 분들,전쟁, 배신, 사나이다움, 인간다움에 대해 고찰하고 싶은 분
<비추집단>
연애 모험을 빼면 다른 모험은 관심이 없는 여자분들.무거운 주제는 하품이 나온다는 분들.어려운 주제는 이해가 잘 안 되시는 분, 진지한 건 진절머리 나는 분
<주의> --유머라고는 거의 없음...고로 우울한 분, 웃고 싶은 분은 삼가기를 바람.
<추신>--콘라드는 자신이 느낀 바를 적절히 표현할 수 없다면서 몹시 절망하고 툴툴댔다고 한다.
자신이 쓴 글이 현대에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조금은 만족해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