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번째 아내 1
데이비드 에버쇼프 지음, 노태복 옮김 / 리베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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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 2도 아니고, 넘버 3도 아닌 자그만치 넘버 19란다.지금 기준으로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이지만, 19세기에도 제 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자신이 넘버 19이 되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낳은 아이들이 18명의 이모(?)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순순히 받아 들이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일을 과거에도, 지금도 허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인간은 그렇게 지독하다.멍청하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허용만 하나?그들은 집단으로 나와서 이렇게 말한다. 

"우린 행복해요. 그러니 우릴 그냥 이대로 놔두세요."하고... 

일부다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몰몬교에서 일탈해 나온 근본주의 말일성도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아직도 미국 유타주 사막 한 가운데서 신기루속에 갑자기 등장한 요새처럼 살고 있다는 이들의 이야기다. 남자들은 그들의 지위와 욕망, 상의 수단으로 받게 되는 곳이다. 8순의 할아버지가 미성년의 예쁜 소녀들을 신의 이름이란 명목으로 아내로 취하는 곳, 천국에 가기위해 선지자의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그저 순종하며 사는 사람들이 사는 곳, 강간, 비아그라가 일상화 된 곳이며, 부족한 여자 숫자를 메우기 위해 아들은 일치감치 밖으로 내치는 곳이며, 아내와 아이들이 받는 복지수당으로 남자들이 굳이 일을 하지 않으려는 곳이란다. 아내와 자식들 숫자가 보통 100이 넘는다니 그 많은 부양인구를 주신 신께 날마다 감사 인사를 올린다는 남자들이 이해가 되실 것이다.  

그런 곳에 19번째의 아내에게 한 남자가 살해당한다. 그가 죽기전 마지막으로 19번째 아내와 함께 있었다는 것이 목격되었기에 그녀는 즉각 살인피의자로 감옥에 갇히고 만다. 13살떄 거리에 버려진뒤 혼자 삶을 개쳑해왔던 그녀의 아들 조던은 우연히 인터넷에서 그 사건을 발견하고는 엄마를 구하기 위해 감옥으로 면회를 간다. 때려 죽어도 시원찮은 녀석을 죽였으니 잘했다고 하려던 그는 엄마가 자신은 절대 그를 죽이지 않았다고 하는 말에 김이 새버린다. 아, 엄마가 그를 죽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꾜, 어쨌거나 자신은 누명을 쓴 것이니 제발 누명을 벗겨 달라는 엄마의 요청에 그는 하는수 없이 변호사를 찾아간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파헤치고 다니는 동안 그는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한편 몰몬교의 창시자인 브리검 영의 19번째 아내로 일부다처제의 실상을 세상에 폭로함으로써 그 제도의 종식을 가져오게 한 앤 앨리자 영의 자서전이 교차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몰몬교에서 태어 났는지, 사이가 좋던 부부사이던 그녀의 부모가 어떻게 일부 다처의 함정에 빠져 들어 소원해 졌으며, 그녀도 거의 신의 모습에 흡사하다고 생각될 만큼 늙은 할아버지 브리검 영의 아내가 되었는지 하는 것들이 2권의 책에 서술되어 있었다. 

그렇다. 이 책은 일부다처제를 고발하는 책이다. 그들이 어떻게 노예처럼 살며, 그들의 삶이란게 얼마나 열악하고 비합리적인가 하는 것들을... 그래서? 재미 없다. 이 책의 저자는 왜 미국 정부는 이 사람들을 그래도 놔 누는가 간간히 항의를 하던데, 이렇게 멍청한 사람들을 구원해줄 가치도 없는게 아닐까? 아무리 쇄뇌를 받았다고는 하나, 세상에... 자신의 십대 딸을 남편이 강간하도록 돕는 여자들을 어떻게 하란 말인가? 그냥 그대로 그렇게 살라고 두고 싶었다. 그렇게 멍청한 것들은 동정해줄 가치도 없으니 말이다. 인간 같아야 어디 동정이라도, 에이, 퇘! 침이나 뱉고 싶어졌다. 그들 모두에게...

지루했다. 추리 소설 형식을 도입해서 소설로써의 흥미를 가미하려한 작가의 의도가 별로 먹히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발만 샀으니 말이다. 오히려 이 책은 다큐나 르뽀로 쓰여졌으면 더 좋았단 생각이 든다. 이런 소설풍의 감정만 자극해 대는--아니, 이런 후레 자식 같은 넘들이!!! 외치게 하는---문장들이 아니라 이성적이고 차분하게 실상을 알려 줬더라면 훨씬 더 그들의 사정을 이해하기 좋았을 것이다. 분량은 한 1/10 정도로 줄인다면 딱이고. 왜냐면 그들이 개차반이라는 말의 동의 반복이 책 2권 내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물론 개차반인 것은 맞지만 한번 말하면 알아 듣는다. 그걸 독자들이 이해 못할까봐 그렇게 되풀이 해대나? 그러니 지루해지지...하여간 소설로써는 장황하고 지루하니 점수를 줄 만한 구석이 없었다. 거기다 천국에 가기 위해 일부다처제를 허용하는 곳이라니. 남자들 못지 않게 여자들이 바보 같아 보였다. 그런 바보들의 이야기를 굳이 들어야 하나, 더군다나 우리가 몰몬교도들도 아닌데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건진 것이라곤 내가 종교지향적 인간이 아니라는 것에 감사했다는 점일 것이다. 평소에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알기 위해 책 2권을 읽는건 낭비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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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 육아의 답을 찾다 -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고 싶은 83가지 이야기
토니 험프리스 지음, 강혜정 옮김 / 다산에듀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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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의 육아 심리 전문가였다는  토니 험프리스의 역작이다. 심리학을 전공한 그녀는 자신의 딸을 키운 경험을 통해 육아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고 있었다. 특히 우리가 대대로 전해 듣는 많은 육아 지식들이 실은 올바른 정보가 아닐 수도 있기에 늘 깨여 있는 자세로 육아에 임해야 한다는 말엔 속이 다 시원했다. 가끔 보면 당연하다는 듯히 아이들은 때려서 키워야 한다거나, 조기 교육이야말로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절제절명의 일이자,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라면 무조건 시작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변하는 엄마들을 만나게 된다. 사실 그런 엄마들과 토론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설득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내가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양반에 범생이 소릴 듣기 딱 알맞으니 말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절망하고 있을때 이런 책이야말로 참으로 귀중한 위안처가 아닌가 한다. 아이를 있을 그대로 키우는 것이야 말로 육아의 관건이며, 아이의 자아를 존중하는 것이 보모의 최우선 과제고--조기 교육이 아닌--아이와 진정으로 사랑을 맺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부모들이 고민해야 하는 과제라는 것을 들려 주고 책이니 말이다. 이런 책을 보면 육아야 말로 정말로 쉽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가장 기본적인 것만 지키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니 말이다. 거기에 유아란 어른들과 다르기 때문에--우선 그들은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기 힘들기에 울거나 떼를 쓰거나 무리수를 둘 수밖엔 없다.--그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들의 심리를 알면 편하다고 하는 저자의 말에 수긍이 됐다. 아이들이 어른들과 달라봤자 얼마나 다르겠어 ?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아이들과 24시간 정도 붙어 있어 본적이 없으신 분들이다. 아이를 한번도 키워 보지 못한 어른들은 아이와 30분만 함께 있는다 해도 답답해서 미칠려고 할 것이다. 도대체 왜 그러니?  말을 해, 말을! 하면서 이제 겨우 어버버를 하는 아이를 향해 소리를 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후후후... 그런 분들이야 말로 이런 책을 읽어야 한다. 아이의 심리는 물론, 육아 전쟁에 끼여들어 자신을 석연찮게 바라보게 되는 많은 부모들에게도 그들의 심리를 들려주니 말이다. 심리란게 뭐 별게 있겠느냐고? 글쎄...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을지 심리를 이해하게 되면 겉으로 드러난 행동을 수긍하게 된다. 야단을 치게 되기보다... 난 인간이 기본적으로 선하다고 본다. 선한 본능을 타고 태어 났지만 그것이 늘 올바른 방법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니라고. 그래서 누군가가 정말로 못 됐기에 욕을 먹고 비난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게 참 힘들다. 그것이 아이라면 더더군다나 그렇다. 그런 내 마음이 이 책을 통해 어느정도 해소 되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었다 .이 책에선 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우린 행동을 통해 마음을 짐작하지만 실은 그 행동이야말로 오해하기 쉬운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니, 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여! 세상에 태어나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를 붙잡고 생사람 잡기 전에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과연 애는 왜 이런 것일까? 이 행동 뒤에는 내가 모르는 어떤 사정이 숨어 있는건 아닐까? 아이의 심리를 들여다 보자. 그게 선천적으로 잘 안 된다시는 분들은 공부를 하자. 이런 책을 읽으므로써, 내 자신하건데, 육아가 주는 모든 부담감과 고민의 모든 것을 다 해결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한가지 정도는 배울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다시 말해 완벽한 부모가 될 수 있는 길을 알려 주신 못하겠지만 어제보단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 길은 보게 되지 않을까 한다.

<밑줄 그은 말>

자신을 사랑할 의무, 그리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의무라는 인간의 중대 과제를 뚜렷하게 하려면,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을 탐굿할 수 있게 하는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어야 한다. 두가지 의무는 서로 맞물려 가야하며, 사회 전체적으로 이런 과정을 고무하고 지지하고 찬양해야 한다. 카톨릭 교회는 인간의 가장 신성한 의무가 자신을 사랑하는 일임을 숨겼고, 그 결과 사람들은 자신은 물론 남까지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사랑이 없는 당시의 문화는 그야말로 암흑과 같았다. 나날이 드러나고 있는 당시의 성적, 신체적, 정서적 학대들의 흔적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과거의 잘못된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자신과 타인에 대한 사랑이라는 견고한 토대가 있어야만 그런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해 해야 한다.--23

 

사회조직은 구성원에게 이중 잣대를 들이대지 말아야 하며, 조직내의 지위 때문에 일부를 다른 사람들보다 중요하게 취급해서도 안 된다. 신분 , 재산, 교육 때문에 고유한 개인의 가치가 높아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으며, 그 결과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깍아내리는 속물근성이 만연하게 된다. 사람의 가치는 개인의 됨됨이에 있는 것이지 행동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행동 ,업적, 재산은 고정불변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화하는 요소이다. 그러므로 그런 것을 자신의 가치척도로 삼으면 자신과 타인의 존재가 드러나는 것을 방해할 뿐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려면 자아와 타인에 대한 사랑은 필수이며, 이는 결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매우 현실적이고 쓸모 있는 개념이라고 믿는다.--24

 

깊은 생각은 우리를 현실적으로 만들어주면, 나무가 아닌 숲을 보게 하고, 진실해지고, 대담해지며, 무엇보다 자아에 충실하게 한다. 우리더러 순응주의자가 되라고 부추기는 세상에서 현실적이고, 고유한 자아 앞에 진실해진다는 것은 얼마나 아슬아슬한 일인가? '순응한다' 는 것은 거짓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실체가 없는 그림자 자아의 모습으로 산다는 의미다. 고유한 자아랄 감출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가정, 직장, 공통체 교회, 교실 , 학교 등에서 마주치는 못마땅한 상황의 실체와 진실마저 감추는 행위입니다.--26

 

숙고는 진실이 무엇인가를 찾으려는 노력입니다. 흥미롭게도 자아앞에 진실하려는 사람의 공통된 특징이 순응을 거부한다는 점입니다. 왜 사회는 이러한 성숙한 존재방식을 모범으로 삼고 장려하고 지지하지 않는 것일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두려움 때문이지요.---27

 

숙고해지고 진실해지면 많은 중독에서 해방되어 공허감이나 익명성으로부터 보호를 받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성공, 돈 , 특권, 비위 맞추기, 음주 , 흡연, 약물, 섹스, 타인에게 끊임없이 베풀기 등에 대한 중독에서 해방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현실에서는 이런 갖가지 중독이 진짜 삶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생활를 누리는 진짜 삶을...--29

 

정신 건강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단 두 단어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무시하지 마십시오.--162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부모가 대신 해줄때마다 부모에게는 채워지기를 바라는 무위식적인 욕구가 있습니다. 그런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보무는 아이보다 크고 우수하며 유능하고 솜씨가 좋고 노련하며 아이보다 중요한 존재로 보여야 하는 것입니다. 부지 중에 부모는 아이가 자시에게 완전히 의지해야만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지요.  부모가 이이를 대신해서 모든 것을 해주면 아이는 저도 모르게 의존적이며, 무기력하고, 열등하며, 무능력하고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결과적으로 독립을 향한 성숙한 발걸음을 완전히 막아버린다는 점입니다.--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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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 내인생의책 그림책 6
낸시 틸먼 지음, 이상희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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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책의 내용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구구절절히 어쩜 그렇게도 내가 하고 싶을 말만 골라 하던지... 아이가  태어 나던 날에 우리가 모두 얼마나 기뻐하고 좋아했는지 그걸 제대로 설명할 길이 없던 어른들에겐 이 책이야말로 적격이다. 달도 미소를 짓고, 곰은 덩실덩실 춤을 추었으며, 개구리는 펄쩍 뛰고, 오리는 꽥꽥 거렸으며 기타등등... 아이가 태어난 그 기적같은 날에 느꼈던 그 엄청난 감격을 본인들보다 더 잘 묘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핵심을 잘 찌르고 있었다. 어른인 내가 보면서 그래, 바로 이런 기분이었지. 세상에 다 환하게 웃고 있는 기분이었고, 특별해진 느낌이었으며, 세상을 다시 얻은 기분이었어. 공감이 되면서 맘에 확 들어 버렸다. 그런데 문젠, 그게 어른만의 기분이라는 것이다. 아기가 과연 "태어난다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 할 수 있을까? 이제 겨우 자신의 존재를 파악해 나가는데 온 하루를 보내는 녀석들에게 말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네가 태어난 날에는...이란 말이 과연 먹힐까? 그 녀석들은 생일이 어떤 날일지도 모르는 녀석들이란 말이지.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겠다면서 종종 이런 책들이 나오는 것을 본다. 네가 있어 얼마나 우린 행복하고, 네가 태어나 우린 얼마나 기뻤으며 ,넌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가 라는걸 알려 주는 책. 

그런 내용의 책을 읽을때마다 난 이게 누구를 위한 책일까 의문에 휩싸이게 된다. 아이를 위한 동화책이라기보단 우리 어른들을 위해 감격하라고 만든 책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역시나 이 책을 조카에게 들려 줬더니 별 반응 없다. 왜 곰이 춤을 추는데? 라고 묻는 조카에게 그냥 머리에 뽀뽀나 해줬다. 그래! 맞아. 조카. 곰이 춤을 출리 없지. 하지만 아마도 이 고몬 춤을 추고 싶었을 거야, 아니 실은 감격에 겨워 울고 있었지만...하지만 그걸 너에게 말해주고 싶은 생각이 지금은 들지 않는구나, 왜냐면 네가 이해할리 없을거라 생각이 들기 때문이야. 이런 이야기를 네게 들려주지 않았다고 해서 네가 자존감이 떨어지는 아이로 클리도 없다고 생각하고... 이미 넌 자존감이 엄청난 아이니 말이야. 언젠가, 네가 커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고, 결혼을 하고 첫 아이를 낳는다면, 그때 난 네게 들려주고 싶구나. 네가 태어난 날 내가 이 고모가 얼마나 기뻤는지를... 이 책의 표지속에 나오는 행복한 곰처럼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어 했다는 것을 말이야. 그때 이런 이야기를 해줘도 늦지는 않을거라 생각해. 어때? 이 고모 말이 맞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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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철리가의 여인 Medusa Collection 12
로스 맥도날드 지음, 이원경 옮김 / 시작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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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을 읽은 듯한 기분이 들게 하던 작품이었다. 사립 탐정 루 아처는 한 마을을 지배하고 있는 거부 호머 위철리의 의뢰를 받게 된다. 자신이 유람선을 타고 2달간 여행을 하는 사이 외동딸인 피비가 사라졌다는걸 알게 된뒤 혼비백산 한 그는 루를 찾게 된 것이었다. 딸을 사랑한다면서 꼭 찾아줄 것을 당부하는 호머는 그러나 조용히 딸을 찾아줄 것을 루에게 명령한다. 실종된 딸을 찾기는 찾되 조용히 찾아달라는 그의 부탁에 어딘지 석연찮은 기운을 느낀 그는 피비의 가족사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의 뒤를 캐본 루는 피비의 부모가 평생 보여준 것이라곤 싸우는 모습밖엔 없었으며, 엄마 캐서린의 불륜을 고발하는 편지가 날라든 적이 있었다는 것과 그후  떠들썩한 이혼이 이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피비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피비의 엄마 캐서린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루는 그녀를 찾아 헤매나 정작 만난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 시체였다.캐서린의 집을 팔아준 부동산 업자가 그녀의 집에서 살해된 채 발견되자, 루는 그것이 단지 우발적인 살인이 아니라 피비의 실종과 모종의 관련이 있음을 직감한다. 한층 더 캐서린을 찾아야 겠다고 마음 먹을 즈음 단서를 캐던 그는 그녀가 허름한 호텔에 묵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부유한 가문에 드리워진 불운의 그늘, 그 그늘 아래서 불안하게 커버린 딸, 그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와 아버지를 위해 살인자가 되기로 마음 먹은 딸, 그리고 애인을 위해 상상도 못할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남자등... 비교적 짧긴 하지만 인간적인 등장인물들로 인해 꽉 짜였다는 느낌이 들게 하던 추리 소설이었다. 오래전 쓰인 소설이긴 하지만 지금 봐도 그다지 어색하지 않다는 점이 장점.분위기나 침착한 탐정이나 불륜으로 범벅이 된 가족사의 비밀등 챈들러의 다른 소설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결론이 비극적이지 않다는 것도 마음에 든 비교적 잘 쓰인 추리 소설이 아닌가 한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보셔도 실망은 안 하실 듯. 아니, 어쩜 너무 흔한 줄거리라고 실망하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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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책 + 인형) : 한정판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한솔수북 편집부 지음 / 한솔수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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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누군가 구름빵 구름빵 하길래 한번 들여다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림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었다. 엥, 그림이 별로네 하면서 내용은 들여다 보지도 않고 던져 버렸더랬다. 그런데... 조카 어린이집 선생님이 조카에게 이 책을 읽어 준 모양이었다. 어찌나 좋아하던지... 녀석이 좋아하는걸 보니,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다시 한번 들여다 볼 수 밖엔 없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럴 수밖엔 없더라. 내용이 괜찮았던 것이다. 아이들도 좋은 내용을 선별해낼 줄 안다는걸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벌써 읽어줌을 당하는 객체가 아니라 읽고 싶은 것을 골라내는 주체가 되었다는 사실에 저으기 기특했었다.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는 것만큼 흐믓한 것도 없으니 말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어느 흐린 날 동생과 함께 마당에 나온 나는 나무에 걸린 구름 두 조각을 모아온다. 그것을 엄마에게 전해주자 엄마는 이것 저것을 넣고 구름빵을 만들어준다. 구름빵이 구워지길 기다리던 45분 사이 , 아빠가 늦었다면서 헐레벌떡 출근을 하신다. 맛있는 구름빵을 먹고 구름을 날게된 나와 동생은 아침을 거르고 나간 아빠가 걱정이 된다. 결국 아빠에게 구름빵을 전해주려 나간 나와 동생, 과연 둘은 구름빵을 아빠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던 책이다.나무에 걸린 구름을 가지고 구름빵을 만든다는 발상이나 그 구름빵을 먹으니 너무 기분이 좋아서 두둥실 날게 되더라는 상상이 기발하기도 하지만 너무도 자연스럽고 그럴 듯 하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평소에 우리가 구름을 모아 구름빵을 만들어 먹는 것이 일상사인듯 느껴졌으니 말이다. 거기에 엄마가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 아이들이 아빠를 위하는 마음등이 그대로 전해지던 것도 좋았다. 아이들도 부모에게 사랑을 전달해주고 싶어하는 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아니었겠는가 싶다. 아직도 이 책으로 모르는 부모님들이 있으신지는 모르겠지만, 어쨋꺼나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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