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Go to Sleep, Russell the Sheep (Board Book)
Scotton, Rob / HarperFestival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그러니까, 이 책을 쓴 동화 작가 롭 스캇튼에게 반했다는 말은 언젠가 했을 것이다. 한번 반하면 끝장을 보는게 원래 내 성미... 하여 그의 이름으로 나온 책은 몽땅 다 사 버렸다. 제목이 겹치지 않는다면 같은 책이 아닐거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거야 워낙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물론 <잘자, 러셀> 하고,< 양 러셀>하고 표지가 약간 비스드름 하긴 했지만, 같은 작가가 그린 것이려니 그러려니 했다. 받아보니 같은 작가가 그린게 아니라 같은 책이여서 표지가 같았다느걸 알게 됐다. 그렇다면 똑같은 책을 왜 제목을 바꿔서 팔았는게 화가 났다. 올케에게 물어보니 요즘은 책이 잘 팔리면 여러 버전으로 만든다고 한다. 왜 나만 그걸 몰랐을꼬...라면서 눈물을 삼킨 책이 되겠다. 아니, 왜, 똑같은 책을 다른 제목을 내냐구요, 엉엉엉...하면서.
물론 정확히 똑같은 책은 아니다. 원제와 비교하면 중간을 잘라 먹은 탓에 페이지 수가 적고, 표지 앞에 하얀 빈 공간에 양털 필이 나라고 털실을 붙여 놔서 복실복실한게 다르니 말이다. 거기다 겨우 잠이 든 러셀이 어떻게 자는지 마지막 페이지에 소리까지 나도록 제작이 되어 있었다.
말하자면 소프트웨어를 줄이는 대신 (내용을 줄였다는 말), 감각적인 면과(표지의 양털)과 청각적인 면( 마지막 페이지의 양 울음소리)를 덧붙였다는 것이다. 이름하야, 복합적인 감각을 통합시켰다고나 할까. 아쉬운 것은 원작보다 그림이 선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롭 스캇튼의 그림이 이 책의 하일라이트인만큼 선명하지 않은 그림은 우선 실망하게 된다. 뭐, 아이들이 뭘 알겟어 하는 심정으로 읽어주면 그뿐이지만서도 말이다. 하지만, 어른인 나는 , 눈이 나빠서 선명한 색상을 좋아하는 나는 저으기 실망이었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으려 애를 쓰면서 조카를 읽어 줬더니 나름 좋아한다. 특히나 음메에에...퓨휴...를 반복하면서 잠이 든 러셀의 잠자는 소리는 귀여웠다. 신나게 책을 되풀이 해 보면서 잠시나마 선명하지 않은 색상의 그림에 실망한 것을 만회했다. 작동이 멈추기 전까지는 그랬다는 뜻이다.
그렇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 들리는 양 울음 소리가 영원하지 않다는게 문제였던 것이다. 아니, 영원은 고사하고 하루를 넘길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실제로 그랫기 때문이다. 하여 두번이나 알라딘에 항의를 해서 바꿔 받아봤는데, 성심껏 교환해주신 알라딘 관계자분들의 성의가 무색하게, 여전히 그놈의 소리가 말썽이다. 하여 이젠 포기했다. 그냥 안 나오려니 하면서 넘기다 어쩌다 나오면 무지 반가운 점도 있으니 말이다. 하여, 좋은 책이라는 점에는 의문이 없으나, 굳이 러셀 양 책을 사고 싶으신 분은, 원작을 사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도 난 복합적인게 좋다네 하시는 분들은...3세 이전의 아가들에게 좋지 않겠는가 라는걸 알려 드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