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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발견 - 문화인류학자 케이트 폭스의 영국.영국문화 읽기
케이트 폭스 지음, 권석하 옮김 / 학고재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분명 재밌게는 봤는데. 쓰려 보니 별로 쓸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끝에 가서 약간 지루하긴 했지만 그래도 저자의 출중한 유머 감각 덕분에 잘 읽은 책인데도, 이거 뒷간 갈때 마음 다르고, 나올때 다르다더니, 그 말이 딱 맞지 싶다.
표지가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 가슴을 강조한 브라자에 담배를 피고 있는 여인, 거기다 썬그라스라... 약간 건방진 필이 날지는 모르겠으나, 그녀를 이 책에 의해 분석해보면 이렇다. 그녀는 내성적인 성격에 타인과의 소통을 힘들어 하며, 하류 계급이거나 아니면 최 상류 계급일 가능성이 많고--피부가 보이는 정도에 따라 계급이 내려 간다고 보면 된단다.--가슴을 좋아하는 영국 남자들에게 최대한 잘 보이게 차려 입은 것이라는 것을. 뭐, 이 정도면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영국인에게 관심이 많냐고 물으신다면 뭐, 딱히 그렇지는 않았다. 단지 책이 재밌다고 해여 본 책, 역시나 저자의 필력은 여자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유머러스했다. 자신과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의 조국인 영국을 안주삼아 적절히 자신이 발견한 것들을 설명하고 있는데, 영국 사람 답게 겸손하게 말해서 그렇지 글을 이해하기 쉽게 쓰는 저자이긴 했다. 그게 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자신이 말하려는 바를 유머까지 섞어 가면서 명확하게 이해시킨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그런면에서 이 저자는 자신을 자랑스러워 해도 되지 싶었다. 읽는 내가 감탄했으니 자랑스러워해도 되는 거 맞다.
하여간 인류학자로써 영국인을 분석해 본다면--내성적인 성격에 타인과 소통을 힘들어 하고, 그런 고로 자신의 사생활 보호와 계급에 목숨을 거는 인간들로 정의를 내릴 수 있었다.--아,대충 그 비슷한 내용이었는데, 정확한게 생각이 안 나네. 며칠전에 본 책인데도 말이다. 혹 정확한게 궁금하신 분은 책을 보시길...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이라는 것은 뭐, 이해가 가지만 계급에 신경 쓰는 나라라는 것에는 충격이었다. 외국인들에게는 자신들은 아닌 척 최대한 보여주면서 실은 그 누구보다 신경을 쓴다니 의외다. 속물이라는 말이 듣기가 싫어서 원래 그런 것은 전혀 없다는 듯 행동을 하지만 그들의 모든 행동에 계급주의의 한계가 그어진다는 것은 놀랍더라. 그런것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돈만 있으면 되니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쩜 한국 사회가 영국보다 내가 자유스럽다고 느끼는 것이 단지 계급의 상층부와 부대낄 일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도 알고 보면 그 누구보다 더 계급주의일지도 모른다는 뜻.
영국인을 분석한 것이지만 그들을 보면서 의외로 우리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아마도 우리 인간은 많이 달라 보인다고 해도 거기서 거기인 모양이다. 그렇기에 전혀 다른 인종 같아 보이는 영국인들을 보면서 우리는 분석할 수 있는 것이겠지. 그런 면에서 나름 유익한 책이긴 했지만, 아마도 영국인들이 보면서 환호한 것에 비하면 그 소리는 적지 않을까 한다. 원래 우리 이야기가 아니니 공감을 하기도 어렵고 말이다. 끝에 가서는 살짝 지루해지는 통에 읽는 것이 조금 버겁기도 했다. 하여간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곰곰히 따져서 읽어보심 되는 책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