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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기
켄 피셔 & 라라 호프만스 지음, 곽보경 옮김, 김학균 감수 / 쿠폰북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How to smell a rat, 쥐새끼 판별하는 법? 아마도 rat 이 영어에서는 사기꾼이나 협잡꾼이라는 의미로도 쓰이는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무슨 뜻인지는 단박에 알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쥐새끼를 알아낼 수 있을까? 우리가 피해를 입기전에 말이다.
금융사기라고 해서 조직적으로, 내진 시스템적으로 금융기관들이 우리들을 등쳐 먹는 것을 알려주는 것인줄 알고 집어든 책이다. 알고보니 단순히 금융사기를 말하는 것이더라. 단어 그대로 사기꾼들을 미리 알아내고 피해를 막지 않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일들을 적어놓은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금융규제가 심한 탓에(?) 미국과 같은 금융사기꾼이 활발하게 나돌아 다닐만한 시장이 되지 못한단다. 하지만 금융자유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만큼 언젠가는 우리도 미국의 매도프 같은 희대의 사기꾼이 나타나 우리를 경악하게 할지 모르는 일, 하여 읽는다고 해서 해가 되지는 않겠다 싶어 읽은 책이 된다.
몇년 전 신문을 화려하게 장식하던 매도프라는 인물에 대해 기억하시는지. 유대인 금융가인 그는 한때 나스닥의 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존경과 유명세를 탓다고 한다. 그건 그가 고객들의 돈을 등쳐 먹는 사기꾼이었다는 것을 깜쪽같이 모를때 까지의 일로, 일명 폰지 사기인 돌려막기 방식으로 자신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던 그는 불경기가 심화되던 2008년 드디어 신규 자금을 투입하지 못해 사기의 전말이 들통나게 된다. 그가 없애버린 돈의 규모는 대략 650억 달러로 그 중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엘리 비젤 재단등 유대계들의 돈이 많았다고 하니, 완전히 자신들의 핏줄을 등쳐먹었다고 보심 되겠다. 믿거라 하고 맡겼더니 고양이에게 생선를 맡기고 있는 줄 그 누가 알았으리요. 내가 한국에서 들은 그의 사기 전모는 대략 이랬다.
나와 상관이 없기에 흘려 들은 매도프의 사건은 켄 피셔에게는 대단한 충격으로 다가왔는가 보았다. 아마도 같은 투자와 금융계에서 30년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다 보니 사건을 보는 느낌이 남달랐던 모양이다. 그는 매도프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그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How to smell a rat 을 할 것인지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매도프의 경우엔 오래전부터 조심해야 하는 성향들이 두드러졌음에도 피해자들은 알아차리지 못했음을 안타까워 하면서. 그가 말한 금융사기를 피할 방법들을 요약해보면...
1. 돈을 맡기는 수탁사와 돈을 투자하는 재무 설계사를 분리할 것. 한마디로 고양이에세 생선을 맡기지 말것. 우리나라에선은 정책적으로 이런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니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고민할 필요는 없겠다. 하지만 이 조항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견물생심,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지 마라는 것. 횡령을 막는 지름길은 인간의 한계를 알고 인간을 조금은 불신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인간은 유혹에 약하다. 아예 유혹에 지지 않도록 유혹에 빠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나중에 유혹에 빠진 사람을 비난하면서 그들을 욕하는 것보다는 낫다.
2. 지속적으로, 늘 자신은 고수익을 올렸다고 자랑하는 사람을 경계하라. 투자는 들쭉날쭉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인간은 확실한 것을 좋아한다. 그것이 진실이건 거짓이건 간에. 사기꾼들은 그것을 노린다고 한다. " 저희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늘 안정적인 고수익을 누리고 있답니다." 라고 말하는 투자자를 만난다면 당장 멀리 도망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바로 그것이 사기꾼들의 단골멘트라니 말이다. 즉, 너무 좋은 것은 그다지 좋은 것이 아니라는 말씀.
3. 투자 전략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알아듣기 힘든 용어를 나열하면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시 의심을 해봐야 한단다. 투자는 어렵다. 일단 투자 용어만 봐도 정신 사납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전문가라면 자신의 투자 방식을 쉽게 설명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상대를 속여 돈을 빼앗으려는 사기꾼이 아닌 한. 하니 당신이 이해 못하는 투자 전략을 읆고 있는 투자자를 만난다면 일단 경계를 하고 다른 사람을 알아볼 것.
4.자신은 한정 고객만을 받아준다고 말하는 사람을 조심하라. 마치 당신의 돈을 받아주는 것이 대단한 특혜인양 떠벌리는 사람 말이다. 실제로 고객들을 삐까번쩍한 사무실에 데려다 놓고, 전문 요리사가 준비한 요리를 맡보게 하면서 유명인사들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사기꾼이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매도프 역시 예외는 아니여서, 누가 자신의 투자 전략을 물어보면 화를 냈지만 화려한 사교계 생활을 강조하면서 고객들이 돈을 받아준 것을 고맙게 여기도록 했다고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가 빼돌린 돈은 가난한 교사에서부터 돈 많은 영화감독까지 다양했지만서도 말이다.
5. 당신이 직접 알아보고 잘못된 낌새는 없는지 살펴볼 것, 다른 말로 하면 남에게 조사를 맡기진 말라는 의미다.
복잡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이야기는 간단하다. 상식선에서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투자사인지 알아보고 돈을 맡기라는 것이다. 화려한 외관도, 복잡한 데이타도,사교계의 명성이나, 기부금 내력서도 투자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걸 알아달라는 것, 투자를 한다는 것은 굉장한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는 일이므로 자신이 하는 일 외에 다른 것으로 신뢰를 주는 사람을 경계하라는데, 사기꾼에 관한한 전반적으로 옳은 말이지 않는가 한다. 돈이 많아서 주체를 못하는 분들은 한번은 보셔도 좋을 듯. 돈을 관리하게 위해선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테니 말이다. 사기꾼은 진화한다. 하니 자신이 똑똑하다고 절대 사기꾼에게는 당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못한다고 한다. 정말로 옳은 말이다. 하니 언제나 상식선에서 생각하고 거기서 벗어날 때는 경고등을 울릴 것. 그것이 피해를 당하고 나서 우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