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모든 바에서
나카지마 라모 지음, 한희선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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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시간 감각을 잃고, 멍하게 눈을 감았다. 그러자 또다시 빨강이니 노란색이 강렬한 원색의 세계로 끌려갔다. 어지러운 원색의 세계를 걸으면서 나는 격렬한 두통을 느끼고 나락의 바닥으로 전락하듯 쿵! 하고 쓰려졌다. 그 순간이다.

'후드득, 후드득, 후드득!' 두개골이 깨져 흩어졌다.



"크, 큰일이다!"



나는 크게 소리쳤다. 이것 봐! 바닥 온통 내 뇌세포가 흩어져 있는게 아닌가. 그것들은 통로나 침대 밑에서 자잘한 파편이 되어 반짝이고 있었다.



"아아,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졌어!"



나는 절망적인 비명을 지르며 열중해서 파편을 주워 모았다. 그것들은 섬세한 톱니바퀴가 달린 볼품없는 "세포"로 보였다. 나는 그것들은 하나하나 내 머리에 끼워 맞춰 보았다. 참으로 정신이 아득해지는 작업이었다.



"부탁해, 누군가 도와주지 않겠어?"



스물 몇 명의 환자들이 숨을 삼키고 내 기행을 지켜 보고 있었다. 이윽고 남자 몇 명이 내게로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걱정스러운 듯이 내 얼굴을 들여다 본 것은 중년 남자였다.



"내 뇌세포가 산산이 튀어 버렸어. 미안하지만 저쪽 구석에서 빗자루로 쓸어와 줘."



"좋아,좋아,알았어."



중년 남자는 빗자루를 들고 파편을 쓸어 모으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나는 다른 남자들의 도움을받아 침대 밑에 흩어져 있던 파편을 모았다.



"어때 ? 이것도 맞지?"



" 오호, 있었군, 어디어디, 이 녀석은 오른쪽 앞면 세포인가,으흠.....아니면 왼쪽 후두부던가."



나는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상냥한 환자들이 내민 '보이지 않는 파편'을 하나하나 자신의 머리에 넣었다.



그것은 끈기가 필요한, 그러나 희망에 가득 찬 작업이었다. 나는 직접 재생 가능성을 향해 잃어버린 머리를 하나하나 되찾으러 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오른쪽 후두부의 세포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울면서 기어 다니다가 점점 절망했다. 그때다.



"화장실 앞에 떨어져 있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뛸듯이 기뻐하며 양손으로 머리를 꼭 받치고 복도로 뛰어 나갔다.



"있다!"



화장실 앞 바닥에 마지막 한 조각이 반짝이며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감동에 가슴을 떨며 나는 살짝 허리를 굽혀, 왼손으로 머리를 고정하면서 오른손으로 그것을 주워 들고 오른쪽 후두부의 결함 부분에 끼워 넣었다.



" 와! 딱 맞아!"



나는 조심조심 일어나, 양손으로 머리를 꼭 누르고 천천히 침대로 돌아가, 살짝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 순간 다시 번개가 스쳐 뇌세포가 산산이 튀어 흩어져 버렸다.



"아아, 이제 나는 틀렸어!"



나는 큰소리로 울며 소리치고 실신했다. 정신이 드니 눈앞에 백의가 오른거리고 있었다. 나는 자신의 협력자가 나타났다고 생각해서 "도와주세요!"라고 애원했다. 백의를 입은 사람은 "걱정말고 주무세요."라고 말하고 팔에 주사를 놓았다.



다음날 아침 나는 제 정신으로 눈을 떴다. 알콜중독의 금단 증상에 의한 환각은 그것을 뛰어 넘으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온다. 어젯밤의 악몽 같은 체험을 떠올리며 오싹해하는 나. '동지'들은 말했다.



" 구니야마 씨, 어젯밤에 박력있던데."



"초 A급 금단 증상이야."



" 세 시간 정도 하셨지."                      <알코올 중독 지옥>에서, 구니야마 데루히코 작  ---91"

 
   



 

이렇게 강렬한 문장 근래에 보신 적 있으신가? 선망의 눈으로 다시 한번 글을 읽어 보았다. 날 것의 감정 그대로, 작가가 내뱉는 선명한 이미지가 적도의 이글거리는 태양을 맨 눈으로 쳐다 보는듯 어지러웠다. 완벽하군. 상상력 만으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문장이야. 혼자 말로 중얼거렸다. 그래, 자신이 경험한 것이 아니라면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반까지는 대충 그려낼 수 있을지 모르나 저런 마무리는 무리다. 단 세 줄이지만 동지들의 눈길이 "나"를 향해 있다는 것이 느껴지지 않으신가? 그들의 눈길을 받고 있는 나의 계면쩍은 심정과 그를 부드럽게 다그치는 동료들의 친절한 이해심도.  좋은 글이란 이런 것이다. 많은 것을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것은 짐작하게 한다. 더군다나 저토록이나 무자비한 정직성이라니...  진솔이라는 말을 어줍잖게 만든다. 읽는 독자들을 함구하게 하는건 말할 것도 없고.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실감이 났다. 난 알콜중독자가 아닌데도 말이다.

 

 

위의 문장은 이 책의 저자가 옮겨놓은 글이다. 자신이 읽을 것 중에서 최고의 금단 증상이라나? 어쩌면 유일무이할지도 모르겠다. 저런 문장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17세부터 시작한 음주가 점점 자신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고 생각한 저자는 알콜중독에 대해 꾸준이 연구를 한다. 어떻게 중독이 되며, 증상은 어떠한지 ,중독자들의 파괴 과정과 거기서 벗어나는 것이 왜 그리 어려운지에 대해...그것은 알콜중독에 대해 각성을 갖기 위함이 아니었다. 단지 아직은 더 먹어도 된다는걸 확인받고 싶어서였지. 그렇게 심하지 않으니 난 알콜중독이 아닐거야라고 자신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그는 알콜중독자다. 하지만 35살이란 나이에 간이 다 망가져서 병원에 입원한 그는 의사에게 묻는다. " 그러니까 나는 알콜중독인거지요?" 라고.

 

10년동안 남들이 평생 먹을 술을 먹었노라고 자인하는 그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마셔댔다는 그가, 취해 있는 것이 좋아 싸구려 독주를 목구멍에 콸콸 들이부었다는 그가, 아이큐 185에 야쿠자 르뽀 기사를 써대는 그가 , 알콜중독에 대해서라면 모든 책을 섭렵했다는 그가, 콜라색 소변이 간경변의 증상이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 그가 말이다. 의사의 빙퉁맞은 대답에 그는 살짝 삐치기까지 한다. 아마도 그는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왜 알콜중독자의 이미지 있지 않는가. 막무가내에, 남에게 폐를 끼치며, 거지같은 차림에 아무데서나 잠을 자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후안무치에, 인생을 제대로 살 마음이 조금도 없어 보이는...그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인생의 실패자라고 볼 것이 두려웠던 것일까? 아니,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그랬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가 알콜중독임을 부인한 이유는 술을 끊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간도 망가진데다, 친절할 생각이 별로 없는 의사로부터 '당연히 알콜중독이지 그럼 뭐겠냐?' 라는 말을 들은 그 순간, 유예기간이 끝났음을 인정할 수밖엔 없다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현실과 마주한 그는 병원에서 끊임없이 묻는다. 과연 어떻게 술을 끊을 것인가? 누가 대답해줄 사람? 어디 없나요? 하면서...

 

알콜중독자에게 비난을 가하기란 쉽다. 또 그것이 마땅해 보인다. 의지만 있으면 단박에 끊을 수 있어 보이는데 비해, 그들이 끼치는 민폐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으니 말이다. 한 사람은 마냥 좋은데 다른 사람은 그 뒤치닥거리를 해야 한다면 균형이 맞질 않으니 말이다.  왜 그들은 그렇게 의지박약인 거야? 남들 생각은 안 하나? 우리는 그들의 흉을 본다. 비명을 지르고, 야단을 치고, 인간 말종 취급을 하고, 걱정을 하며 , 협박을 한다. 그런 갈등 지점에서 우리가 간과한 것은... 바로 알콜중독자들인 그들도 술을 끊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단지 그들은 어떻게 끊어야 하는지를 모른다. 그냥 안 먹으면 되지가 아닌 것이다. 강한 의지만 있으면 된다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그건 주입식 교육과 다를바가 없다. 자발적이지 않기에 휘발성이 강하다. 그것만으로는 알콜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저자는 너무도 잘 안다. 단순히 결과 분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깊숙히 원인으로 캐묻는 것,  바로 그것이 이 책을 독특하게 만드는 점이었다. 이 책이 단순히 알콜중독자의 넋두리가 되지 않은 것도, 다분히 감상적이며 진부한 개과천선한 전직 알콜중독자의 성공담에 머물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질문을 한다. 그것도 끊임없이. 그것이 마치 술중독이란 마법을 푸는 반대주문이라도 되는 양, 그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의사에게 묻고, 책을 읽고, 주변을 둘러 보면서 그는 끊임없이 다그친다. 어쩌다 나는 중독자가 되었을까?  여기서 벗어나려면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그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본다. 머리가 쥐가 날때까지 생각을 해봤지만 마땅한 이유가 생각나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이 나를 알콜중독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인가 그는 갑갑해 한다. 구원이라도 바라야 하나?  자신을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중독사가 되풀이될 것임을 그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의사말처럼 조만간 알콜중독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죽을 것이다. 것도 고통스럽게... 문제는 고통이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수치스러움도 알콜 없이 사는 공허함보다 나아 보인다는 것이다. 도대체 그에겐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기나 한 것일까?  알콜중독에서 벗어날 길을 그는 도무지 찾을 수 없어 보이는데...

 

알콜중독자의 내면을 너무도 솔직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다고 하던데, 감히 태클을 걸 수 없는 것이--둔재인 나는 이런 사람들을 보면 질투심에 태클 걸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문장이 탁월하게 선명한데다 군더더기가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참으로 요령 있게 써내던데, 진짜로 머리가 좋은 사람이지 싶다. 더군다나 알콜중독을 다루는 그의 태도라니... 확실히 그는 지적인 사람이었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지적인 사람일거라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데, 사실 지적이라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알고, 그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서는 책이나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아는 능력이다.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싶어하는 그의 지성은 자신의 알콜중독에마저 영향을 미친다. 그의 그런 성향이 아니었다면 이런 책이 나오지 못했을테니 말이다. 단지 알콜중독을 다뤘기에 하는 말은 아니다. 그런 책들은 널렸다. 수기도 있고, 르뽀도 있으며, 매년 연례행사처럼 시사뉴스에도 등장한다. 진부한 질문에 식상한 대답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본질에 근접하고 싶어한 사람이었기에 이런 독특한 책이 나오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는 것이다. 서늘하게 느껴질 정도의 솔직함이 문장에서 눈을 못 떼게도 한다고 해서 이 책이 무거울거라 오해하진 마시길. 병원에 입원한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배경으로 그려 놨는데, 주변 사람들 면면도 재밌었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도 다분히 인간적이고 유머러스해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내가 일본 작가들에게 100% 공감을 하기란 좀처럼 어려운데도, 이 저자는 그렇지 않아서 무척 놀랐다. 아마도 이 저자가 전형적인 일본인에서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 않은가 싶다. 여운이 있는 책을 읽고 싶다시는 분들에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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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기
켄 피셔 & 라라 호프만스 지음, 곽보경 옮김, 김학균 감수 / 쿠폰북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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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의미심장하다. How to smell a rat, 쥐새끼 판별하는 법? 아마도 rat 이 영어에서는 사기꾼이나 협잡꾼이라는 의미로도 쓰이는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무슨 뜻인지는 단박에 알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쥐새끼를 알아낼 수 있을까? 우리가 피해를 입기전에 말이다. 

금융사기라고 해서 조직적으로, 내진 시스템적으로  금융기관들이 우리들을 등쳐 먹는 것을 알려주는 것인줄 알고 집어든 책이다. 알고보니 단순히 금융사기를 말하는 것이더라. 단어 그대로 사기꾼들을 미리 알아내고 피해를 막지 않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일들을 적어놓은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금융규제가 심한 탓에(?) 미국과 같은 금융사기꾼이 활발하게 나돌아 다닐만한 시장이 되지 못한단다. 하지만 금융자유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만큼 언젠가는 우리도 미국의 매도프 같은 희대의 사기꾼이 나타나 우리를 경악하게 할지 모르는 일, 하여 읽는다고 해서 해가 되지는 않겠다 싶어 읽은 책이 된다. 

몇년 전 신문을 화려하게 장식하던 매도프라는 인물에 대해 기억하시는지. 유대인 금융가인 그는 한때 나스닥의 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존경과 유명세를 탓다고 한다. 그건 그가 고객들의 돈을 등쳐 먹는 사기꾼이었다는 것을 깜쪽같이 모를때 까지의 일로, 일명 폰지 사기인 돌려막기 방식으로 자신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던 그는 불경기가 심화되던 2008년 드디어 신규 자금을 투입하지 못해 사기의 전말이 들통나게 된다. 그가 없애버린 돈의 규모는 대략 650억 달러로 그 중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엘리 비젤 재단등 유대계들의 돈이 많았다고 하니, 완전히 자신들의 핏줄을 등쳐먹었다고 보심 되겠다. 믿거라 하고 맡겼더니 고양이에게 생선를 맡기고 있는 줄 그 누가 알았으리요. 내가 한국에서 들은 그의 사기 전모는 대략 이랬다. 

나와 상관이 없기에 흘려 들은 매도프의 사건은 켄 피셔에게는 대단한 충격으로 다가왔는가 보았다. 아마도 같은 투자와 금융계에서 30년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다 보니 사건을 보는 느낌이 남달랐던 모양이다. 그는 매도프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그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How to smell a rat 을 할 것인지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매도프의 경우엔 오래전부터 조심해야 하는 성향들이 두드러졌음에도 피해자들은 알아차리지 못했음을 안타까워 하면서. 그가 말한 금융사기를 피할 방법들을 요약해보면... 

1. 돈을 맡기는 수탁사와 돈을 투자하는 재무 설계사를 분리할 것. 한마디로 고양이에세 생선을 맡기지 말것. 우리나라에선은 정책적으로 이런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니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고민할 필요는 없겠다. 하지만 이 조항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견물생심,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지 마라는 것. 횡령을 막는 지름길은 인간의 한계를 알고 인간을 조금은 불신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인간은 유혹에 약하다. 아예 유혹에 지지 않도록 유혹에 빠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나중에 유혹에 빠진 사람을 비난하면서 그들을 욕하는 것보다는 낫다.  

2. 지속적으로, 늘 자신은 고수익을 올렸다고 자랑하는 사람을 경계하라. 투자는 들쭉날쭉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인간은 확실한 것을 좋아한다. 그것이 진실이건 거짓이건 간에. 사기꾼들은 그것을 노린다고 한다. " 저희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늘 안정적인 고수익을 누리고 있답니다."  라고 말하는 투자자를 만난다면 당장 멀리 도망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바로 그것이 사기꾼들의 단골멘트라니 말이다. 즉,  너무 좋은 것은  그다지 좋은 것이 아니라는 말씀. 

3. 투자 전략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알아듣기 힘든 용어를 나열하면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시 의심을 해봐야 한단다. 투자는 어렵다. 일단 투자 용어만 봐도 정신 사납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전문가라면 자신의 투자 방식을 쉽게 설명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상대를 속여 돈을 빼앗으려는 사기꾼이 아닌 한. 하니 당신이 이해 못하는 투자 전략을 읆고 있는 투자자를 만난다면 일단 경계를 하고 다른 사람을 알아볼 것. 

4.자신은 한정 고객만을 받아준다고 말하는 사람을 조심하라. 마치 당신의 돈을 받아주는 것이 대단한 특혜인양 떠벌리는 사람 말이다. 실제로 고객들을 삐까번쩍한 사무실에 데려다 놓고, 전문 요리사가 준비한 요리를 맡보게 하면서 유명인사들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사기꾼이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매도프 역시 예외는 아니여서, 누가 자신의 투자 전략을 물어보면 화를 냈지만 화려한 사교계 생활을 강조하면서 고객들이 돈을 받아준 것을 고맙게 여기도록 했다고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가 빼돌린 돈은 가난한 교사에서부터 돈 많은 영화감독까지 다양했지만서도 말이다.  

5. 당신이 직접 알아보고 잘못된 낌새는 없는지 살펴볼 것, 다른 말로 하면 남에게 조사를 맡기진 말라는 의미다. 

복잡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이야기는 간단하다. 상식선에서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투자사인지 알아보고 돈을 맡기라는 것이다. 화려한 외관도, 복잡한 데이타도,사교계의 명성이나, 기부금 내력서도 투자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걸 알아달라는 것, 투자를 한다는 것은 굉장한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는 일이므로 자신이 하는 일 외에 다른 것으로 신뢰를 주는 사람을 경계하라는데,  사기꾼에 관한한 전반적으로 옳은 말이지 않는가 한다. 돈이 많아서 주체를 못하는 분들은 한번은 보셔도 좋을 듯. 돈을 관리하게 위해선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테니 말이다. 사기꾼은 진화한다. 하니 자신이 똑똑하다고 절대 사기꾼에게는 당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못한다고 한다. 정말로 옳은 말이다. 하니 언제나 상식선에서 생각하고 거기서 벗어날 때는 경고등을 울릴 것. 그것이 피해를 당하고 나서 우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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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별이 서툴다 - 죽음에 대한 어느 외과 의사의 아름다운 고백
폴린 첸 지음, 박완범 옮김 / 공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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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치료라는 기술의 이름으로 죽음을 막기 위해 우리가 너무 노력하고 있는건 아닌지 묻고 있던 책이다. 의사들이 늘상 죽음을 다루면서도 환자 본인이나 가족들에게 죽음에 대해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현실에 주목한 저자는 그 현상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한다. 막연하게 다른 사람들을 돕는게 좋아서, 내진 유능한 사람이고 싶어서 선택한 의과대학을 선택한 저자는 시체를 해부하는 순간부터 앞으로 자신이 생명보다 죽음을 다룰 일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고 한다. 생명을 구하는 사람이고 싶었던 그녀는 의사들이 만나는 사람들의 90%가 죽음을 목전에 둔 가망없는 환자들일거라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의사들이 아무리 노력을 한다 해도 인간이 불사일 수는 없는 법.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저자는 죽음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곤 병원 밖에서는 보기 힘든 놀라운 사실을 깨닫는다. 불치의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사야말로 어쩌면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렇다면 우린 마냥 죽음을 두려워야만 해야 하는 것일까?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런 의문에 대해 그녀 자신이 천천히 답을 풀어놓고 있는 책이 되겠다.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 주고 있는 책인줄 알았다. 의사도 막막하고 서툴어서 잘 설명하지 못하는데. 이러저러하게 하면 좋을 것 같지 않냐는 메뉴얼을 적어준 줄 알았던 것이다. 내가 잘못 알았다. 저자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감도 못 잡고 있었다. 실은 그녀 자신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타인이 죽음을 많이 목격하긴 했지만 실제로 자신의 문제인 적이 없었기에 따로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나보다. 그런 이야기도 아니라면 과연 그녀는 이 책에서 무슨 말을 하고 있던 것일까? 

우선 저자는 의과 대학시절부터 인턴, 그리고 레지던트를 거치는 동안의 경험을 풀어놓고 있었다. 말하자면 자신이 쓸만한 의사가 되어 가는 동안 자신의 눈을 뜨게 해준 여러 사람들과 일들에 대해 나열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건 다른 의사들의 경험담과 다르지 않았기에 난 저으기 실망했다. 아시다시피 요즘 병원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좀 많은가? 현실이 아니기에 현실에서는 벗어나 있겠지만서도, 에피소드가 많다보니 안 들어본 일화들이 없다고 느껴진다. 한마디로 저자만의 고유한 경험이 그다지 새롭게 들려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좀 지루하구만, 하면서 그녀의 일화를 읽어내려 가다, 뜻밖의 문장을 만났다. 아마도 그 문장에 그녀가 이 책을 쓰게된 요인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대로 옮겨 보자면 이렇다. 

   
 

 


같은 인간에게 어떻게 그렇게까지 하실 수 있나요?"

맥스가 죽은 후 몇 달 동안 나는 그애의 죽음에 대한 의사들의 책임을 생각했다. 에릭은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고, 맥스에게 가장 열정적인 의료진이 되고자 하는 경쟁에서 나를 능가했다. 하지만 그 작은 아이의 마지막 한 달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릴 수는 없었다. 아이의 열린 복강, 너덜너덜해진 피부, 그리고 주렁주렁 달린 장치들...우리는 치료 노력이 지나치지 않는지 양가 감정을 느낄때조차 그것을 되돌리거나 우리의 불편한 감정과 견해 차이를 해소할 수 없었다. 우리는 맥스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해주고 있었을지 모르는데, 우리는 그저 기술에 얽매여 있었다.--193

 

적극적인 의사들조차 희망에 이끌려 시행한 치료에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 많은 의사들은 동료나 자신이 기술에 심취해 내린 진료 결정에서 비롯된 참담한 결과를 직접 목격하고 나서 스스로를 과잉치료때문에 절망에 빠진 환자처럼 여긴다.만약 의사가 가망없는 환자로 진단받는다면 자기 자신에게 과연 어떻게 할까? 십중팔구는 생명 유지 요법을 제한하거나 거부한다. 따라서 이런 의사들이 진료 중단을 요구하는 환자의 의견을 당연히 들어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의사들은 법적인 문제에 휘말리는 것을 두려워 하려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낄 수 있다....우리는 의사로서 ,보호자로서, 환자로서, 언제 치료를 중단해야 하고 언제 완화 요법을 시작해야 할지를 어떻게 알겠는가. 만약 이런 질문을 환자나 내 가족에게 한다면 대답은 너무나 명확하다. 희망이 없으면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196

 

 

 
   

저자는 말하고 있었다. 우린 너무 지나치게 노력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과연 그것이 누구를 위한 노력일까 묻고 있었다. 환자를 위한다거나 그들의 가족들을 위한 것이라면 저자가 고민하지도 의문을 품지도 않을 것이다. 저자는 그것이  환자는 무조건 살리고 봐야 한다는 의사들의 무조건 반사 작용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내가 환자 자신이라면, 내진 환자가 내 가족이라면 절대 저런 처지는 하지 못하게 하겠어 라고 중얼거리면서도, 환자에게는 대량의 불필요한 처치를 해대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싶은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녀를 일깨운 것은 수술을 담당하던 한 간호사였다는 점이다. 그에 관한 일화는 이렇다. 

미숙아로 태어나 얼마나 문제가 많던지 엄마조차 포기한 맥스란 아이가 있었다고 한다. 신생아 집중 치료실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그는 의사들은 그야말로 경쟁하다시피 헌신적으로 치료한다. 누가 더 잘하나 피말리는 의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맥스는 생명의 줄을 놓기로 작정한 듯 이런 저런 증상을 나타낸다. 맥스가 새로운 증상을 나타낼 때마다 수술과 처지를 반복하던 의사들은 결국 수술로 너덜너덜해진 맥스가 죽자 망연자실한다.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을까, 궁리하던 저자는 간호사의 한마디에 충격을 받게 된 것이다. 

" 같은 인간에게 어떻게 그렇게까지 하실 수 있나요?" 

 그녀는 비로서 자신들이 헌신이 전혀 다르게 비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더불어 그들의 시선이 옳을 수도 있다는 것도. 오랜 시간동안 생각해본 그녀는 죽음이 두려워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질문한다. 죽음을 담담히 맞아 들이게 하는 것도 의사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그녀의 질문에 대해 나의 생각은 비교적 뚜렷하다.난 천년만년 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한 평생을 살아가는 이 순간에  죽기전까진 되도록이면 남에게 피해를 안 줬으면 좋겠고--정말로 희망사항이다.--인간으로써 최소한의 것은 누릴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한다는 것이다. 죽음을 하루나 일년 미루기 위해 산소기를 주렁주렁 달고 의식불명인채로 지내긴 싫다는 말이다. 난 생명이란게 그렇게까지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아니 다르게 보면 존중받고 싶어서인지 모르겠다. 고통을 연장하며 의료장비에 의지해 살고 싶지는 않다는 뜻이니까. 난 나를 심하게 다뤄본 적이 없다. 그러니 남들도 나를 심하게 다뤄주지 않았음 하는게 내 바람이다. 내가 세상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일까?  

 죽음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감당할 수 없다고 한들 어쩌겠는가. 그건 내가 어쩔 수 없는 것인데...내가 어쩌지 못하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그게 인생이니까.  냉정해 보이는 것이 실은 인간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저자는 생각하게 해줬다. 글을 그다지 일목요연하게 쓰지는 못하는 양반이었지만, 그래도 그녀의 신념에는 동조한다. 죽음은 받아들이는 것도 인간적이라는 것을...우린 배워야 하는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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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 사막의 망자들,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5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앞의 <실종>을 길게 쓸 필요가 없음에도 길게 썼더니만 체력이 바닥났다. 하여 대충 쓰려 하니 이해하시길... 

시인 사건 이후 베스트 셀러 작가로 등극한 잭 매커보이는 연봉이 많다는 이유로 신문사에서 해고된다. 나가기전 신참 여기자를 훈련시키라는 말에 안젤라 쿡과 동행하게 된 잭은 한 할머니로부터 기사를 잘못 썼다는 항의를 받는다. 16살 소년이 스트립댄서를 강간하고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았다는 기사였는데 알고보니 그는 절도만 인정했을뿐 살해를 자백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다. 해고 뒤에 책이나 써 볼까 하던 잭은 그 살해 사건을 재조명해보기로 한다. 열성적인 신참기자인 안젤라 역시 특종을 노려 잭을 도와주기로 한다. 살해된 여자가 차 트렁크에 있었다는 단서를 잡아 인터넷을 뒤진 안젠라는 비슷한 사건이 네바다 주에서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안젤라의 정보에 이 사건이 연쇄살인범의 소행이라고 단정한 잭은 사건을 캐기 위해 사막으로 달려 가는데... 

아, 연쇄 살인범이라면 이제 질려 버렸다.비록 저자가 추리 소설 작가라고는 하나, 왜 연쇄 살인범, 특히나 여자를 강간한 연쇄 살인범에 그렇게나 집착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우리가 강박적으로 그런 것에 호기심을 갖는다는걸 알아서일까? 450여 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분량에 뭔가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있는 듯 요란한 문구로 표지를 장식하고는 있었지만---더군다나 사막의 망자들이라는 부제는 또 뭔가? 내용하고 아무런 상관도 없으면서도 말이다.--분위기 드립다 잡고 있는 별볼일 없는 소설이다. 하긴 별볼일 없으니 표제라도 요란 벅쩍지근 해야 하겠지만서도. 책은 또 왜 이렇게 두꺼운지..이런 책을 보면 Less ls More! 가 진리임을 깨닫게 된다. 뭐, 저자의 스타일이 그러하니 그걸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서도. 

이야기에 비약이 심하고, 전지전능한데다 사악하기까지한 의족애호주의자 범인의 실체가 다소 의문스럽더라고 하더라도, 뭐 그래도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은 있다는 점만은 높이 사야 할 듯...욕을 하면서도 읽게 만든다는건 그만큼 필력은 있다는 뜻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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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 사라진 릴리를 찾아서,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4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천재이자 일 중독자로 30대 중반의 나이에 큰 성공을 거둔 헨리는 애인에게 결별을 선언받는다. 둘의 관계를 돌이키기엔 너무 멀리 왔다는 것을 깨다른 그는 하는수 없이 새 집을 얻어 따로 나온다. 새로 건네받은 전화 번호에 릴리를 찾는 남자들의 전화가 폭주하자 그는 흥미를 느낀다. 자신의 전화 번호의 전 주인인가보다 하던 그는 호기심 삼아 그녀를 찾아나선다. 그녀가 성인 사이트의 인기있는 에스코트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헨리는 아직도 자신의 전화 번호가 릴리의 성인사이트에 남겨져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릴리의 매력적이고 섹시한 모습에 남자들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온 것도 이해가 된다고 생각한 그는 릴리에게 번호를 바꿀 것을 요구해야 겠다 마음 먹는다. 하지만 그녀를 찾을때마다 그는 막다른 골목처럼 그녀가 얼마전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듣게 된다. 노파심 반, 집착 반 이런 저런 심정으로 그녀의 집까지 찾아간 그는 릴리의 엄마 전화번호를 알게 된다. 릴리의 엄마로부터 릴리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헨리는 자신의 회사 사활이 걸린 프로젝트를 앞둔 시점임에도 릴리를 찾아 거리로 나서는데...과연 릴리를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리고 생판 모르는 여자가 걱정이 되서 거리를 헤매는 이 남자 헨리의 속사정은 과연 무엇일까? 

새로운 전화 번호를 받고나서 타인을 찾는 전화를 받게 되는 경험 누구나 한번쯤은 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 전화 번호가 바뀌었습니다."라는 말을 하면서 과연 내 전화번호의 전주인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궁금했던 적 혹시 없으신가? 난 있었다. 왜 그 사람은 이 전화번호를 버린 것일까? 라는 생각과 함께...그런 기억때문인지 책 줄거리를 읽어보면서 왠지 호기심이 생겼다. 과연 나라면 전 전화번호의 주인에게 찾아 나서는 불편을 감수할만큼 호기심을 느끼게 될까? 찾아 나설 정도로? 얼핏 흥미진진한 추적이 되긴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완전히 쓸데 없는 일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어두운 과거를 지닌 남자다. 누이를 연쇄 살인마에게 잃은 충격을 간직하고 있던 그는 릴리라는 여자가 매춘부라는 것을 알게 되고, 더군다나 그녀가 안 보인다는 말에 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서기 시작한다. 애인조차 불평하면서 떠나가게 만은 그 귀중한 시간을 내주면서 말이다. 하지만 선한 사마리아인의 심정으로 나선 일들이 점차 꼬이기 시작하면서 형사는 오히려 그를 릴리의 살인범으로 몰게 된다. 이젠 릴리를 찾는건 고사하고 살인 혐의를 벗기 위해서라도 머리를 굴려야 하는 헨리, 과연 이 모든 사건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었을까? 

사건 발상 자체는 신선했다. 자신에게 걸려오는 모종의 전화에 흥미를 느낀 주인공이라. 왠지 뭔가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잘만 연결이 된다면 좋은 소설이 될 수 있는 착상이라고 느껴졌다고나 할까?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이야기는 지지부진하게 흐르기 시작한다. 마이클 코넬리가 좋아하는 연쇄 살인범이 나오고, 헨리의 누이가 그에게 살해를 당했다는 복선에, 그런 충격을 이겨내고 그가 성공을 하게 된 과정과 성공한 그를 파멸시키려는 모종의 그림자라는 것이 별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해 저자가 알고 있는 모든 트릭들을 모아 억지스럽게 연결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데, 웃음이 나오더라. 하도 어이없어서....착한 독자들이라면 그래도 결론이 어떻게 내려질지 몰라 끝까지 보기는 하겠으나 , 잘된 소설이라고 보기엔 여러모로 부족하지 않는가 한다. 이런 소설을 보면 깨닫는다. 완벽한 추리 소설을 쓴다는 것도 쉬운게 아니라고. 마이클 코넬리가 상상력이 부족해 헉헉 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던 소설, 돈을 많이 벌었음에도 이런 빈약한 소설도 내는 것을 보면 아마도 코넬리 자신이 말이 무척 많은 양반인 듯... 다다익선이라고, 쓰다보면 그중에서 하나 정도는 수작이 나오겠지 하는 자세 말이다. 뭐, 시간때우기용 책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은걸 감안하면 뭐라할 사안은 못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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