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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의 땅
앤 패칫 지음, 조은경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항공우편으로 날라든 동료 애크먼의 사망 소식에 머리나는 망연자실하고 만다. 그가 미네소타와 현저하게 기후와 문화가 다른 아마존으로 출장을 갔다고는 하나, 요즘 같은 시대에 사람이 그렇게 간단히 죽을 수 있을 거라고는 짐작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더군다나 애크먼의 사망 소식을 알리는 편지는 어찌나 퉁명스러운지 머리나는 충격과 함께 분노를 느끼게 된다. 같은 공간에서 7년동안 일한 가장 친한 동료라는 이유로 사망 소식을 전하러 가게 된 머리나는 사장 폭스로부터 사실은 그 일이 머리나에게 배당된 것이었다는 말을 듣게 된다. 남자라는 이유로 애크먼이 가게 된 것이라는 사실에 머리나는 죄책감을 느끼게 되고, 이는 애크먼의 아내 캐런이 남편의 마지막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거절 못하게 하는 이유로 작용하게 된다. 애초에 애크먼이 아마존으로 가게 된 것은 70이 넘어서도 임신을 할 수 있다는 신비한 부족을 연구하기 위해 그곳에 머물고 있는 스웬슨 박사를 찾아가기 위한 것이었다. 신약 개발에 돈을 하염없이 퍼붓고 있음에도 전혀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회사측 입장을 전하러 갔던 애크먼. 단지 말만 전하고 오면 됐었는데, 어쩌다 밀림에서 나오지 못하고 죽게 된 것인지, 당최 소식이 없는 스웬슨 박사의 연구는 정말로 어느정도 진행이 되고 있는 것인지 알아 내기 위해 머리나는 하는 수 없이 아마존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게 되는데...
요즘같이 집중력이 떨어진 시기에 한눈 팔지 않고 끝까지 읽게 만드는 저력이 있던 작품이다. 흔연스럽게 마치 있는 일을 서술하듯 막힘없이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것이 정말 상상으로 만들어낸 이야기인지 아니면 어느정도는 사실에 기반한 것인지 아리송할 정도였다. 죽기전까지는 임신이 가능한, 폐경이 없는 부족이라니...제약 회사는 그들의 비밀을 알아내 언제든지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 시약을 만들어 내려 혈안이 되지만, 정작 그것을 연구하겠다고 내려간 스웬슨 박사는 함흥차사다. 이것만으로도 독자들에게 호기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거기에 메신저가 죽어 버리는 미스테리한 사고까지... 궁금해 궁금해를 연발하면서 끝까지 안 볼 수 없게 만들던 작품. 등장인물들이 다 흥미진진한 편이지만, 특히나 무엇이건 설득력 있게 들리게 만드는 재능이 있는 스웬슨 박사는 이 책의 백미였다. 임신 시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한다는 마법같은 약의 존재가 만일 현실화 된다면 그게 축복일까 아니면 저주일까? 과연 우리는 우리의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것에 아무런 회의가 없어도 좋은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어 좋았다. 재밌고 생각할 것을 던져줄만한 책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