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걸작 - 밥 로스에서 매튜 바니까지, 예술 중독이 낳은 결실들
마이클 키멜만 지음, 박상미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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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 책을 달랑 몇자로만 끝내려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거야, 이거...내가 원하던게 바로 이거라구~~~! '라면서 읽는 내내 쾌재를 부르게 했던 책인데 말이다. 혹시 독서 슬럼프에 빠지신 분이나, 뭐 새로운게 없나 두리번 거리시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쉽게 읽히는데다, 지극히 뻔한 사실을 독창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책이니 말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자신감이 부족해 늘 웅얼대던 사실을 그는 확실하게 못 박아 주고 있었다고 할까. 왜 이 책이 그렇게 대단하냐고 물어 보신다면, 예술에 대해 내가 가장 혐오하던 진입 장벽의 문제를 깨부시고 있었기 때문이라 할 것이다. 왜 미술계의 " 니가 예술을 알아? 너 같은 무지렁이는 죽었다  깨나도 이해 못한당께. 왜냐면 우린 심오하니까요..."라는 거들먹대는 태도 있잖은가. 저자는 미술을 소개하는데 어려운 말이나 복잡한 서술이 꼭 필요한가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었다. 왜 쉽게 말하지 못하는데, 그건 네가 아는게 없다는 반증 아닐까? 예술은 그렇게 어려운게 아니야, 라는걸 이 저자는 10가지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아시다시피 우상파괴는 언제나 스트레스 확 날려 버리는 사건 아니겠는가. 하여 읽는 매 문장마다 공감을 표하면서 신나게 웃으며 본 책이 되겠다. 저자는 예술은 어렵거나 대단한게 아니며, 우리 인간이 열정이 존재하는 한 우리 주변에 늘 있기 마련인 것이라는걸 설득력있게 보여주고 있었다. 하니, 속 터지는 여름 날씨에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은 분에게 강추. 엄청난 이야기를 너무 너무 쉽게 풀어가는 저자의 글발이 화들짝 놀랄만큼 대단하다. 이야기를 어찌나 잘 풀어가던지 한순간도 책에서 눈을 떼고 싶지 않던데,이런 재능, 정말로 부럽다. 집중력 떨어지시는 분들은 힘들이지 않고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 그나저나 어디 우리나라 사람들중에는 이런 작가 없을까? 수배하고 싶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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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어스 포커 - 월가 최고 두뇌들의 숨 막히는 머니게임
마이클 루이스 지음, 정명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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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생생해서 소설같이 읽히는 회고록이다. 대학 졸업후 백수 신세이던 마이클 루이스는 연줄을 통해 '살로만 브러더스'에 입사하게 된다. 쟁쟁한 다른 신입사원들과 함께 살벌한 연수를 받고난 그는 채권 트레이더로 활약하게 된다. 돈 장사를 하면서도 돈에 대해선 말을 하지 말라는 불문율이 있는 살먼 부라더스, 곧 그는 채권트레이더로 성공하려면 포커 페이스가 있어야 한다는걸 깨닫는다. 트레이더란 기본적으로 라이어스 포커와 다를 바 없었던 것이다. 억대 연봉을 받는 화려한 겉보기와는 달리 실제 자신이 하는 일이 하이에나 같은 더러운 일이라는걸 깨닫게 된 루이스, 하지만 그 역시도 성공을 향한 기차에서 내리길 거부한다. 자신의 상사나 동료들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특이한 사람들임을 알게 된 루이스는 특유의 관찰력으로 그들을 분석해 나가기 시작한다. 낙하산이기 때문에 성공이 어렵지 않을까 하던 우려는 기우였음이 밝혀지고, 드디어 성공 가도에 오르게 된 루이스는 남부의 마지막 신사라고 할만큼 도덕의 화신인 변호사 아버지와 자신을 비교하게 된다. 아버지가 상상도 못하는 고액의 연봉을 받지만 실상은 그저 허울좋은 채권 세일즈맨, 연봉을 많이 받기 위해선 실적이 좋아야 하고, 실적이 좋으려면 자신을 믿는 고객들을 속여야만 한다는 사실에 그는 자괴감을 느끼게 되는데...

 

증권회사가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알고 싶으신 분들은 꼭 읽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정말로 두말할 필요도 없이 탁월한 책이다. 묘사 자체도 그렇지만 인물을 파악하는 면에서 마이클 루이스는 이보다 더 통찰력 있을 수는 없다 싶을 정도다. 거기다 분명 살아있는 사람이건만 상사건 상사의 아내건 속시원히 까발려 주는데는 두손 두 발 다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로 쓰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을텐데, 적어도 그는 그런 것에서 자유로운 것 같아서 무척 부러웠다. 하긴 너무 적확한 표현들에 당사자들이라도 오히려 감사를 하고 싶지 않을까 싶었다. 책 속에 이름이 등장한 것만으로도 감사를 해야 할 정도로 수작이니 말이다. 증권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속에서 성공을  움켜쥐려는 인간군상들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 흥미로운 인물들의 뒷담화가 듣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추!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해주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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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까 뽀끄 - 마요르까로 떠난 한 가족의 행복한 스페인 이야기
안나 니콜라스 지음, 윤미나 옮김 / 북노마드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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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자여서 좋은 점중 하나는 여자를 쉽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성이라는 프리미엄이 전혀 붙지 않기 때문에 눈에 콩깍지가 낄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해서 내가 만약 어떤 여자를 좋아한다고 하면 그건 그녀가 정말로 괜찮은 여자란 뜻이다. 그만큼 내가 좋아하는 여자들을 고르는 기준은 까다롭다. 착해야 하고, 멍청하지 말아야 하며, 세상에 호락호락하지 않아야 하는 반면 친절의 힘은 믿는 사람이여야 한다. 불평쟁이나 ,허드렛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불친절 하다거나, 높은 분들이라고 아부하는 속물은 볼것도 없이 탈락이다. 결혼을 했건 안 했건 간에 타인의 가족들이 꾸려가는 경계선을 함부로 비난하거나 침범하는 사람도 별로다. 이 정도가 대충 기본적인 것이고, 몇 개 안 되는 기준 같아 보이지만, 사실 이 몇 개 안 되는 바(bar)에도 걸리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내가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바로 이 책의 저자가 이 모든 바를 충실하게 넘어선 사람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멋지던지...만약 내가 능력이 있다면 딱 내가 살고 싶은 그대로 살고 있는 여자였다.그녀처럼 살고 싶은 마음 굴뚝 같지만 능력이 달려서 못 산다고나 할까. 하여간 작가의 인간적인 매력만으로도 책의 가치가 차고 넘치는 책이다. 한가롭게 읽을만 하고,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책을 구하시는 분들은 솔깃하셔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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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오스카 - 어느 평범한 고양이의 아주 특별한 능력
데이비드 도사 지음, 이지혜 옮김 / 이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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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노인을 모시는 요양원의 애완묘인 오스카는 평소에는 사람들에게 별로 친절하지 않은 고양이일 뿐이다. 하지만 곧 간호원들과 간호조무사들은 그가 죽음을 맞이한 노인들과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간호사로부터 그 이야기를 들은 데이비드 도사 교수는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웃어 넘긴다. 그러나 곧 운명이 임박한 노인의 침실을 지키는 오스카의 모습을 목격하게 되면서 그 역시도 반신반의 하게 되는데...치매에 걸린 가족을 모시고 있는 분들은 꼭 보시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치매가 인간을 얼마나 황폐하기 하는지 불평하고 하소연하는게 다인 치매를 다룬 다른 책들과는 달리 배울 게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문장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이 악화되는걸 바라보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다. 대부분의 가족들은 많은 시간이 흘러야 현실을 받아 들이고 삶을 지속내 나갈 방법을 찾는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우아하고 품위있게 대처하기도 한다. 메리는 치매인 어머니를 모시면서도 언제나 생기 넘쳤던 어떤 아들의 이야기를 늘 들려 주곤 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 아, 저는 오래전에 우리 엄마에게 작별 인사를 고했어요. 지금은 이 귀여운 아가씨와 사랑에 빠졌고요!"

보통 사람들에게 쉽지 않은 고난도의 대응 능력이었다. 죄책감이나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 또는 치매가 서서히 불러 일으키는 퇴행을 지켜보는 비통함 때문인지 몰라도,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쓰려지면 마치 자기 자신의 생이 다한 듯 자취를 감추려 한다."-- 32

 

이런 문장들을 보면 책을 읽는 보람을 느낀다. 주위를 둘러보면 늘 배울 점이 있다는 것도 발견하게 되고. 고양이 오스카의 능력이 우연인지 아니면 실재하는 것인지, 그것이 만약 실재하는 것이라면 어디서 온 것인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삶을 마감하는 많은 노인들이 그의 배웅을 받았다는 것이며, 부모를 잃은 지옥같은 충격과 슬픔을 이겨내도록 그가 가족들 곁에 있어 주었다는 점이었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신비스런 능력을 가진 고양이에 대해 읽게 되는 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그보다는 오스카라는 존재가 주는 위안에 흠뻑 빠지게 됐다. 평소에는 불친절하지만, 삶에서 죽음에 이르는 불가해하고 두려운 시기에 내 곁으로 와서 괜찮을 거라고 다독여 주는 친구라. 인간이 죽음 앞에 얼마나 비겁한 존재인지 혹 아시는가? 내 죽음이건 가족의 죽임이건 간에 말이다. 이별이라는 주제에 인간보다 더 서툰 존재가 또 있을까 싶다. 그런면에서 죽음에 대처하는 면에선 인간보다 나은 능력을 지닌 고양이 오스카를 보면서 어쩜 이 지구상에 인간만 남게 된다면 그것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겠다 싶었다. 인간이 대단하다고? 참으로 무지스런 발언이로다...

 

술술 읽힌다. 너무도 특이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 있는 점이나, 군더더기 없이 골자만 골라 서술한 태도도 마음에 든다. 혹 이거 아시는가. 아무리 환자들을 많이 치료한 의사라고 해도 자신의 틀을 깨는 하나의 사실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란 것을. 난 진심으로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의 소소한 발견이야말로 세상을 진보시키는 작은 발걸음이라고. 왜냐고?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시작이니 말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직 우리 자신마저도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 아니겠는가. 그런면에서 작지만 흔치 않은 지혜를 나눠주신 저자와 고양이 오스카에게 감사를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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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트릭스 포터의 집 - 피터 래빗의 어머니
수전 데니어 지음, 강수정 옮김 / 갈라파고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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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트릭스 포터가 어떻게 해서 피터 래빗 같은 주인공을 창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신 분은 들여다 봐도 좋을 듯 하다. 비록 정규적인 교육은 받지 못했다 하다, 자신의 재능만큼은 유감없이 키운 것 같던데, 이런 양반을 보면 과연 학교 교육이란게 필요하긴 한걸까 의문을 품게 한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거 가르치려다 아예 품성을 해치는건 아닐까 싶은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게끔 그녀의 재능은 어린시절부터 출중했다. 놀라운 예리한 관찰력에 동물들의 귀엽고 특징적인 표정들을 포착해 내는 능력, 그걸 큰 그림으로 아름답게 표출해내는 면에서 가히 천부적이더라. 흥미로운 것은 그것이 하루 아침에 생긴 능력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그녀에게 있었던 능력이라는 점이었다. 어린 시절 그린 것이나 커서 그린 것들에 별 차이가 없다. 물론 기법이나 색채는 놀랍도록 풍성해졌지만, 그 기본 바탕이 되는 것들은 어린시절부터 갖고 계쎴던 듯.... 

포터가 자신의 집을 서서히 꾸며간 일들과 내셔널 트레져에 유산들을 팔게 된 배경들이 세세히 펼쳐진다. 포터의 전기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그녀를 꼼꼼하게 스케치 한 것이 장점이나, 또 그것이 단점이기도 했다. 종내 지루해졌으니 말이다. 무뚝뚝한 여인이었다는 분이셨던 만큼 대단한 이야기 거리가 있으리 없는 것도 당연하다. 언뜻 인상으로는 소박하고 겸손하게 한 세상을 잘 사신 분 같다. 선견 지명도 있으셨던 것 같고. 그런 여인이 이런 동화집을 만들었다는 것이 놀랍지도 않은 듯. 사진 속의 포터의 집은 그야말로 동화속에 나오는 딴 세상인 듯 아름답고, 그녀가 그녀낸 그림 역시 사람의 마음을 흐믓하게 할만큼 아름답다. 그뿐이란게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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