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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고전 살롱 : 가족 기담 - 인간의 본성을 뒤집고 비틀고 꿰뚫는
유광수 지음 / 유영 / 2020년 6월
평점 :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지는 가치관에 대한 정의의 과정에 있어서... 이에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어느 교훈적이고 교육적인 (어느) 긍정적인 가치를 제일 먼저 떠올리고는 한다. 예를 들어 한반도의 문화에 있어서도 그 가치는 인간본연의 기질과 공동체의 성격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관으로 자리잡으며, 이른바 '선행'과 '효도'가 만행의 근간이라는 고정관념을 만들고 또 정착화되는 과정을 겪은 바가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일인지는 모르겠으나, 본래 인간의 삶은 어느 고결함과 지성과는 다른 속되고 이기적인 것이 먼저 추구되고, 또 공동체로서도 단합되게 하는 현상을 쉽게 드러내고는 한다. 실제로 이 책 스스로가 드러내고자 하는 내용 또한 이른바 이기적인 인간들이 만들어낸 가십과 음담패설... 흔히 요즘 말로 풀이하자면 '썰' 이 가져다준 오랜 한반도의 구전.기록 문화의 내면 속에서, 과연 가장 인간적인 본성은 어떠한 것인가? 에 대한 저자 나름대로의 고뇌와 그 풀이가 가장 인상적인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각설하고 "쥐뿔도 모르는 0"이라는 비속어를 지금도 쉽게 입에 올리는 와중에 있어서, 이에 과연 그 말이 정확하게 어떠한 상황에서 쓰여지던 말인지? 그리고 어떠한 계기와 과정을 거치면서 오늘날까지 전해지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보다 진지하게 궁금해본 적이 있었는가? 물론! 이 책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결국 옛 부터 전해지는 이야기 등의 사례를 통하여 그 본연의 말과 그 속에 녹아있는 어느 추악한 본성의 본모습을 올바르게 마주하게 된다.
그야말로 이는 어느 잘못과 비극, 그리고 책임이 따르는 어느 불명예를 마주하면서,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오롯이 마주하는 용기보다는 핑계와 떠넘기기, 특히 어느 약자를 향한 돌팔매를 통하여 어느 책임에 대하여 자유로워지려는 여느 인간들의 행위 그 자체에 대한 가장 오랜 표현 중 하나로도 이해 될 수 있는 것이였다.
때문에 이 많은 내용들은 분명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주제로 하지만, 반대로 이를 한반도 문화권의 '고전'으로 비추어, (한국인으로서) 보다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결국 인간의 하는 짓은 같더라' 라는 가장 큰 이해를 돕는 책이 되어버렸다. 그야말로 이 세상을 선도하는 특별한 위인과 리더의 자질과는 다른 어느 흔한 밑바탕에 깔린 무언가... 아이러니하게도 음란함과 뒷담화 그리고 비방과 거짓말로 하나되고 또 가장 세속적인 민간문화를 형성한 인류의 발칙한 또 하나의 문화사! 이에 나는 이러한 결론을 바탕으로 나 스스로 또한 그 여느 세속적인 인간으로서 살아온 시간과 그 본질을 뒤돌아보며, 세삼스레 이를 새롭게 인정하고 또 깨닫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