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역사
자크 엘리제 르클뤼 지음, 정진국 옮김 / 파람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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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현대인문지리학' 이라는 어려운 단어가 아니더라도, 오늘날의 현대인들 대부분은 산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산이 가지는 지형적 특징은 무엇인가, 그리고 산이 지닌 자원과 생태계가 결국 지구와 인간사회에 있어서 어떠한 가치를 가지게 되는가? 에 대한 그 많은 질문에 대하여 대략 그 답을 (교육을 통하여) 알고 있다.

그렇기에 1871년 집필한 이 '산의 역사'는 이른바 인문지리학의 시작점에 있어서 그 역사적 의의에 대한 가치는 높지만, 반대로 그 학문의 진보에 따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어쩌면 많은 아쉬움이 묻어나는 내용으로서 (오늘날) 독자들에게 다가 올 수도 있다고 생각이 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 책을 마주한 독자의 입장에 있어서, 나는 그 무엇보다 이 책 속에서 표현되는 산에 대한 정보가 아닌 그를 표현하는 문체에 대하여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그날이 오겠지! 산에서 신들이 떠날 날이. 자신들의 무능한 대변자인 왕들을 이끌고 떠날 날이 올 테지 (중략) 하지만 자유를 배운다면 실제로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 줄 알게 되지 않을까.

215쪽

그도 그럴것이 저자의 입장에서 '핍박을 벗어나려는 과정' 속에서 집필한 내용이기에, 이 많은 부분이 인간 사회에 대한 실망과 혐오... 그리고 스스로를 치유하게 해 준 자연과 산에 대한 경외의 마음이 묻어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허나! 그 감정을 오롯이 표현하는 과정에서, 이처럼 사랑이 느껴지는 문체들이! 때론 우아하고, 웅장한 감상을 들게하는 그 문체들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은 분명 이를 기록한 저자(자크 엘리제 르클뤼)의 프랑스적 감각이 보다 크게 작용했을지도 모를일이다.

여담이지만 나의 개인적인 입장에 있어서도 다양한 '역사서'를 읽는 와중에 있어서, 가장 이해하기 난해한 것이 바로 프랑스인이 쓴 역사의 표현이였다. 오롯이 사실과 증명...흐름과 해석의 딱딱한 진행이 아닌, 인간의 감정과 다른 풍부한 표현! 역사와 인문 그리고 휴머니즘이 폭넓게 녹아들어간 그 영역을 오롯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각설하고 결국 산에 대한 역사라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책 또한 인문학과 에세이라는 또 다른 가치의 개념이 섞이면서 보다 감정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책이 되어버렸다. 때문에 이는 앞서 언급한 지식보다 저자 나름의 산의 이해, 산을 주제로 한 이야기라고 인식되어야 마땅 할 것이다.

산이 지니고 있는 본래의 자원을 넘어! 도리어 인간 스스로가 오랜 세월동안 마주하고, 또 끝임없이 의미를 부여한 산의 역사 바로 그 (인간이 부여한) 산의 의미를 저자 나름의 문체로 이해하는 것이야 말로 거의 20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난 오늘날 내가 이 책을 읽는 가장 큰 목적(의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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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초니에레 51~100 작가와비평 시선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지음, 김효신 옮김 / 작가와비평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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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찬미하는 시. 이처럼 흔히 많은 사람들이 떠올릴 가장 평범한 주제일 수도 있는 이 책이 어째서 보다 특별하게 다가오게 될까? 혹 유명한 사람이 쓴 사랑의 시인가? 아니면 다른 유례가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문장으로 넘쳐나기에, 많은 독자들에게 보물로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을까... 이처럼 처음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의 감상은 "참으로 나는 시와 감성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사람이구나" 하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각설하고 결국 이 책이 나름의 가치를 지니는 것에는 '인간의 인식'이 흘러가는 와중에서, 이 책의 내용 자체가 그 순간을 증명하는 하나의 역사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과거 유럽의 오랜 암흑시대를 거치고, 아니! 그 기나긴 시간 가운데서 피어나기 시작한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시대의 첫발 아래서, 다시 인간 본연의 감정과 그 표현을 드러낸 인문학적 서정시가 등장했다는 것은 분명 카톨릭 중심의 공동체에 익숙한 당시의 세계관에 비추어보면 상당히 선구적인 인식과 가치관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기 충분하다.

그렇기에 이러한 '주제'와 '표현'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오늘날과는 다르게, 아마도 이 책의 진 면모를 엿보기 위한 과정에는 우선 과거의 중세시대의 인간관과 종교관에 따른 그 시대의 상식에 있어서도 공부 할 필요가 있겠다.

사방으로 그대 발자국을 좇으면서 헛되이 많은 걸음을 낭비하였음에도 나의 발들은 닳지도 지치지도 않았다네.

138쪽

실제로 글쓴이가 표현하는 사랑으로 인해서, 그의 글은 감정적으로 벅차오르고, 또한 환희에 가득 차면서도, 결과적으로 그 순간의 감정이 모두 어느 절대적인 순리와 안식(죽음) 아래 끝을 맻을 것임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 중 특이 한 것은 그 감정의 틈바구니 속에서 (당시에는)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신의 섭리는 이 서정시에는 그리 잘 드러나지 않는다. 떠올리라! 중세의 민네장, 데카메론... 이 모든 서정시와 단편소설의 틀 속에서 보여지던 절대적인 종교의 색을! 그리고 단테의 신곡과 같은 서사시에 표현된 메시지와 같이 신앙의 믿음과 그 반대의 길이 결국 당시 대중의 인식에 그 얼마나 명확한 영향력을 미쳤는가에 대한 사실들을 하나 하나 따져 나아가면? 결국 페트라르카의 "모든 것에서 나는 이방인이다" 그 말의 뜻이 그 얼마나 큰 이정표가 될 수 있는지 다시끔 확실하게 알게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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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는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 물류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
다마키 도시아키 지음, 노경아 옮김 / 시그마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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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풍부한 인구와 (지하)자원을 소유한 국가. 과연 역사적으로 세계적인 영향력을 미친 제국의 조건 아래서, 앞서 언급한 조건은 과연 필수불가결한 것일까? 물론... 오늘날에 있어서는 그 제국이라는 단어 대신 선진국이 더 올바른 표현이 되는만큼 앞으로의 언급에 있어서는 이를 바꾸어 표현하겠지만, 그럼에도 본질적으로 따져 생각해보면, 결국 오늘날에 있어서도 또 세계를 앞서가는 방법에 있어서도 이는 절대적인 조건이 아니였으며, 또 더 나아가 과거나, 오늘날이나 그 본질적인 가치에 있어서도 그 방법론 등이 '그리 큰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 라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처럼 이 책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 또한 단순히 물류의 가치와 중요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어째서 고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세계사 속의 인류는 극단적인 '전쟁'을 동원해서라도 무역로를 탐했는가! 그야말로 고대 페니키아부터 개척하고 카르타고의 부흥 아래 다져진 해로를 차지하기 위해서, 최종적으로 로마가 카르타고의 땅에 소금을 뿌리게 된 역사의 모습을 살펴보자면? 결국 국가의 부흥의 뿌리라 함은 연결망과 무역로... 그야말로 유통망에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보다 확실하게 인지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 책이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과거( 또는 예)의 모습 또한 옛 고대 로마와 근대의 영국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먼저 로마제국이라는 강하고 집합적인 공동체를 유지하게 한 어마어마한 곡물의 수입을 가능하게 하고, 또 그 이후 영국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한 각 지역의 원자재수입 (또는 착취?) 을 가능하게 한 물류시스템의 개척과 발전사는 이는 어쩌면 흔히 세계사와 '역사'의 틈바구니 속에서 배워 나아가는 분쟁(전쟁)과 평화에 대한 고민과 함께, 보다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마땅한 한 역사의 교훈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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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의 신이 떠먹여 주는 인류 명저 70권
히비노 아츠시 지음, 민윤주.김유 옮김, 아토다 다카시 감수 / 허클베리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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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좀더 다양한 독서를 하고싶을때, 아니면 우연찮은 기회에 어떠한 책을 알게되었을때... 이처럼 좀더 독서의 지평을 넓히는 많은 방법에 있어서, 이 책이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일종의 메뉴판과 같은 역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진다. 그도 그럴것이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고전, 교양서로서도 이름높은 이 많은 책들의 존재에 대해서, 분명 많은 독자들 또한 이를 인지 할 수도 있겠지만, 정작 이 각각의 책들의 내용들을 '직접 접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쉽게도 많은 이들이 고개를 저을 수도 있겠다.

때문에 저자는 보다 많은 고전들을 소개하는 와중에 '대략 그 고전들이 드러내고자 하는 바'를 요약하고 또 독자들에게 이를 전달하려 노력한다. 예를 들어 단테의 신곡이 표현하는 지옥의 모습은 어떠한 것인가? 그리고 톨스토이가 그린 전쟁의 모습과 그 속의 인간의 삶을 엿보며, 저자 생예의 시대상은 과연 그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는가?... 그야말로 70권이라는 방대한 고전.명저의 요약글을 마주하고 또 이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 나름의 잡학?(또는 상식)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좀 더 마주하고픈 책들을 선택하고 또 깊이 빠져들게 하는 나름의 계기를 만들어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감상이 인다.

이 책을 고전이라는 드넓은 바다를 건너기 위한 해양지도처럼 써 주기를 바란다.

머리글

실제로 나 나름대로의 지식에 비추어 책을 들여다보면, 이 요약의 많은 부분은 마치 평면도와 같다. 분명 보다 많은 명저들의 존재를 인지하고, 또 이에 대략적인 이해와 함께 지식욕?을 불태우게 된다는 것은? 어쩌면 이 책 스스로의 역활을 다했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만약에 그와 달리 이 책의 요약만으로 만족하려는 독자들이 있다면, 과연 그 결과가 만들어낸 지식과 인식은 각각 어떠한 장.단점을 지니게 될까?

'요약의 신' 이는 저자 스스로가 자신을 비추어 표현한 단어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명저가 탄생하게 된 계기, 그 명저가 표현하려는 메시지! 이 모든 부분에 있어서, 저자는 그야말로 교과서에 표현될 법한 '요약'을 드러내지만, 이에 따른 저자 개인의 '해석'과 '감상'을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결국 이 책은 유익하지만 그만큼 삭막하기도 하다.

그러니 이에 메뉴판의 그림과 설명에 만족하지 말자, 그보다 너 너머! 주문과 기다림의 시간과 바꾸어 맛보는 그 요리들의 진짜 맛을 느껴야 하듯이, 이후 스스로가 몇몇의 명저들을 직접 고르고 또 읽어본다면? 결국 이후 독자들은 단순한 지식이 아닌, 본래의 책이 표현하고 픈 무언가를 직접 흡수하고 또 해석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오롯이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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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사로잡는 만화 컷 분할 교실
후카야 아키라.도쿄네임탱크 지음, 황미숙 옮김 / 삼호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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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애니메이션 등의 연출과는 달리, 그야말로 지면에 고정되어 있으면서도 보다 역동적이고 또 강렬한 느낌을 살려내야 하는 만화의 컷 분할은 분명 아주 오래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가장 익숙하면서도 또 발전하고 있는 어떠한 기법이라고 나는 생각하고있다. 물론 이러한 이론을 이해하지 않아도 그저 단순한 독자라면 각각의 만화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것을 오롯이 느끼도 또 즐기면 그만이다. 그러나 아주 오래전 학창시절부터 그림을 그리고, 또 친구들끼리 '연습장'을 주고 받으면서 채워나간 단순한 낙서들과 만화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자면, 그때 좀 더 화려하게! 또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그 많은 포즈와 (만화 속) 이야기들이 마냥 부족하고, 안타까우며, 미완성과 비슷한 아쉬운 것으로 생각되게 되는 일면이 있는 것 같다.

전문가의 노하우를 보고 익히게 하는 책

그렇기에 결국 나의 입장에 있어서는 이 많은 노하우가 보다 실용적이라는 것을 떠나서, 나름의 추억과 함께 빛바래버린 어느 열정을 자극하게 하는 책으로 다가온다. 이에 저자 스스로도 표현하는 바지만, 만화란? 분명 그 창작자와 독자 모두에게 있어서도 완벽이 아닌, 무언가의 끝없는 개선을 요구하는 무한한 주문과 가능이 열려있는 것이다. 실제로 만화의 다양한 컷 씬을 설명하는 와중에서도, 저자는 과거 스스로의 작품 뿐만이 아니라, 기법을 표현하는 모든 페이지에 있어서도 모두 "어떻게 보여주느냐" 에 대한 풍부한 해석을 드러낸다.

물론 이에 수강생 (아마추어들이 그린) 만화들이 모두 기법 등에 미숙한... 예를 들어 공식적인 입장에서 불합격을 받을 만한 작품들이라고 감히 정의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니! 도리어 만화는 수학이 아니기에, 저자 또한 "이것이 완벽한 만화의 표현이다" 라고 감히 주장하지는 않는다. 결국 그저 저자는 이를 읽는 많은 독자들에게 '도전 할 것'을 권할 뿐이다. 끝임없이 그리고, 표현하고, "어떠한 표현이 더 자연스럽고 또 인상적일까?" 하는 보다 다양한 예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 이에 나는 그 도전의 권장을 접하면서 세삼스럽게 옛 연습장을 다시끔 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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