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살려 하지 않는 도시 이에 그 원인을 발견하려는 노력은 비단 과거에 국한 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경우에도 지방소멸이라는 단어를 통하여 주변 여러도시들의 쇠락을 넘어 소멸의 진행을 걱정하게 되었다. 이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제는 과연 어떠한 것이 있는가? 그리고 그 문제가 고대의 바빌론과 앙코르 그리고 폼페이와 비교하여 그 무엇이 유사하고 또 다른가? 이에 이 책을 참고하면 결국 인간의 삶과 도시가 가지는 연관성 그 밀접함은 그 공동체의 부흥과 소멸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인구의 이동'은 그 문명과 사회의 변화 등을 예측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된다. 물론 세상에는 오래도록 문명의 중심지로서 굳건히 지위를 누려온 수 많은 도시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도시들이 품고 있는 (켜켜이 쌓인) 유적과 유물들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찬란함이 지속되고 또 발전되었음을 알고 또 그에 경외의 마음을 품는다. 허나 그와 반대로 사람들이 떠나간 자리들의 역사는 그와 비교해 초라하고 또 볼품없어 보일수도 있을것이다. 고고학적 의미와는 별개로 무너진 흙더미와 돌덩이, 그리고 사람들이 먹다버린 동물의 뼈나 배설물... 더욱이 이미 오래도록 망각된 도시의 형태와 그 '한계'에 대하여 오늘날 큰 흥미를 보일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는 개인적으로 도시의 이동을 겪은 사람으로서, 덩달아 소멸의 역사에 궁금증을 가진 인물이다. 예를들어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경제적 충격으로도 사람들은 개인의 쇠락 뿐만이 아니라, 공동제의 구성에도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흔히 (오늘날)경제 공동체의 부재와 변화가 지역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소위 21세기형 소멸의 이유에는 고대 신석기와 철기문명을 아우르는 절대적인 폭력과 그 수단과는 다른 또 다른 이유가 더해졌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기에 소멸은 단순히 물과 먹을것이 부족하여 진행되는 것부터 시작하여, 가장 복잡한 사회적 현상과 그 (나름)시스템의 문제로도 진행이 되어간다는 것이 이 책의 주제가 아닌가 하는 감상을 받는다. 이전 사회 공동체의 구성과 번영 속에서 사람들의 신분과 문화의 독창성이 만들어진 것이 역사라고 한다면? 반대로 그러한 독창성이 지속되지 못하고 소멸할때 보여준 인간의 선택은 이후 역사에 어떠한 현상을 만들어내는가... 이에 나는 이 책을 통하여 그 질문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얻으로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