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가 말할 때 - 법의학이 밝혀낸 삶의 마지막 순간들
클라아스 부쉬만 지음, 박은결 옮김 / 웨일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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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특히 젊은 날 '죽을것을 생각하면' 더욱 더 스스로가 비참한 마음이 들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세상은 과거와는 비교해 화려함과 즐거움이 넘쳐흐르기에, 따로 분명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이 '주제'인 죽음을 생각하고, 또 그 본질을 추구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허나 조금만 주위들 둘러본다면, 결국 나의 주위에는 '죽음의 가치'가 떠돌아다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종교는 죽음 이후의 것을 말하고, 보험은 죽음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며, 철학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거나, 받아들이는데 있어 큰 전환점을 마련하여 준다. 그렇기에 책 속의 죽음이란 쉽게 철학에 가까운 가치가 녹아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의외로 저자 스스로가 몸담은 '특별한 직업'이 그 학문에 대한 보다 새로운 시선을 독자들에게 던져주는 양념 역활을 톡톡히 하고 있기도 하다.

나는 부검이 부담되거나 힘들지 않다. 내가 무뎌져서 그럴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전혀 다른 이유가 있다.

73쪽

저자는 법의학자다.

물론 과거에는 이러한 직업에 대한 지식이 없었지만, (비교적)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 직업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이때 방송 속에서 등장하는 법의학자들은 그야말로 '괴짜'가 많다. 특히 그들은 타인보다 자기중심적이고, 활발하며, 무엇보다 죽음에 대한 암울함을 극복한 인물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에 일부 사람들은 그것을 직업에 요구되는 하나의 천성이라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이들은 죽음을 가까이 해야 할 학자일 뿐이다. 때문에 저자 또한 매주 시체를 마주하고, 또한 범죄수사 등에 협조하는 하는 행위를 통하여, 흔한 의학이 아닌 사회와 죽음 사이에 만들어진 '특성'에 대한 매우 리얼한 현장을 묘사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법의학은 죽음에 대한 원인을 발견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자연사, 사고사, 더욱이 범죄로 인하여 생명이 빠져나간 몸뚱아리를 두고서, 오늘날의 사회는 분명히 그 원인을 빠지고, 또 의문점에 대한 철저한 탐구를 주문한다. 그렇기에 때로는 개인의 죽음이 사회 전반에 있어서 크나 큰 영향력을 미치기도 한다. 의문의 죽음과 억울하고 비참한 죽음! 그것에 대하여 사회가 진실을 밝혀내는 것과, 책임을 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국민은 '정의'와 '혁명'이라는 가치아래 그 책임을 엄중하게 추궁한다. 그렇기에 결국 이 책은 '죽음'을 말하지만, 이보다 더 큰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인문과 사회를 아우르는 광범위함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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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 : 재앙의 정치학 - 전 지구적 재앙은 인류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Philos 시리즈 8
니얼 퍼거슨 지음, 홍기빈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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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유행병 (코로나19)을 통해 당연히 전세계의 수 많은 국가와 사회 또한 재앙이라는 것에 대한 많은 성찰을 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미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는 질문은 그리 큰 공감을 사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결국 이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는 또는 개인은 어떠한 선택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이를 감내하고 극복하여 이후 미래를 혼란과 쇠퇴가 아닌, 진보와 발전의 방향으로 인류(또는 문명)을 이끌어 갈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의 탐구는 쉽게 '극복 이후'로 미루어지게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굳이 그 나름의 진단(또는 주장)을 드러낸 '상당히 두꺼운 책'을 지었다.

어떤 위기가 나타날 때마다 그것을 '전례 없는' 등의 용어로 묘사하는 사람들은 그 말을 통해 자신들이 역사에 무지하다는 사실만을 드러낼 뿐이란 점을 이 예는 알려준다.

136쪽

이때 역사는 매우 다양한 예를 드러내준다. 특히 과거 수 많은 문명이 쇠퇴한 사실... 그리고 그 멸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자연적이고 또 인위적인 상황을 통하여, 결국 인류의 역사는 끝임없이 재앙이라는 현상을 견디며 이어온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많은 재앙의 모습에서 보여지는 현상 중에는 언제나 무수한 희생이 동반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쟁은 무수한 희생자를 생산한다. 그러나 단순한 인위적인 전쟁이 아닌 자연적인 이유로 발생하는 기근에 있어서도 인류는 전쟁에 뒤지지 않는 희생을 치룬다.

물론 그러한 현상을 만든 주체 역시(거의)인류다. 인류...특히 국가의 정책으로 인한 무수한 요건이 재앙을 만든 예는 무엇이 있는가? 그리고 그 결과를 마주한 이후에는 이를 극복하는데, 얼마만큼의 희생이 필요했는가. 이에 적어도 현실적인 위협인 코로나19 역시도 무시할 수 없는 희생을 만들어내고 있고, 당연히 이는 진행중에 있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인류가 좀 더 지혜로워지기 위해서는 결국 과거에서 배우거나 좀 더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여 스스로를 속박하거나 하는 선택이 필요하다.

거리두기의 시대는 경제적 의미에선 침체의 시기, 그리고 심학적 의미에선 우울증의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Z세대의 우울함이 깊을 것이다. 이들의 대학 생활은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사실 신나게 놀아보는 것이야말로 대학을 다니는 목적 중 최소한 절반을 차지하는데 말이다.

614쪽 미래충격

그러나 현재의 인류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네트워크를 가지고 또 경제와 같은 현실적인 조건을 통한 긴밀하고 치명적인 관계를 통해 이어져 있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과거 유행병과 전쟁과 같은 재난에 대하여, 인류는 성문을 굳게 잠가두는 선택을 했지만, 현대는 그 선택에 따른 또 다른 (또는 치명적인) 후유증을 감내해야 한다. 이는 결국 역사를 통해 지혜를 구하는 가운데, 오늘날 현실에 부합하는 가장 희생이 적은 교훈을 뽑아내하는 것인데... 과연 그 해답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희생과 고뇌가 뒤따르게 될까?

감내하라... 내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결국 인류는 이후에도 끝없는 재난을 감내해야 한다. 과거 전쟁과 대기근그리고 흑사병을 포함한 치명적인 유행병은 분명 인류를 위협했지만, 결국 이 모두 감내한 역사는 이어져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또한 앞으로 진행되고 또는 언제 끝날지 모를 이 감염병도 언젠가 과거의 기억으로서 회상되고 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예가 될 것이다. 이때 오늘 어떠한 감내가 뒤따랐는가에 따라, (이후) 그 전염병에 대한 인식 또는 재앙에 대한 무게가 얼마나 달라지게 될 지에 대하여, 한번쯤 이 책을 통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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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의 과학 - 발사 원리와 총신의 진화로 본 총의 구조와 메커니즘 해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가노 요시노리 지음, 신찬 옮김 / 보누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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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대한민국은 총기를 철저하게 규제하고 있다. 이때 그 정책에 대한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민간에 총기소지가 가능해질 경우 일어날 수 있는 폭력사태, 즉 총기범죄가 일어날 경우 미치는 피해와 사회적 충격 (또는 비용)이 극히 심대해 질 수 있다는 염려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저자는 국제적인 입장에서 볼 때 총에 대한 지식을 익히는 것은 단순한 총기의 역사와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 뿐만이 아닌 타국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이해하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 사회에 '총기범죄'가 (비교적)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민간에 총기가 소지된다는 현실을 넘어, 미국이 가진 사회 속의 갈등과 빈곤 또한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각설하고 결국 (대한민국의)현실에 있어 총기를 마주 할 수 있는 것은 기록(또는 병역) 등에 한정되어진다. 때문에 개인이 총기 자체의 위력에 대하여 경험을 쌓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거의 같은 처지에 있는 저자는 '군인이자 총기 전문가라는 직업을 통해 이를 극복했으며, 특히 스스로 경험한 총기' 그리고 오래도록 열병기가 가진 특징 등을 마주하며, 결국 이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크게) '혁신'과 연관지으며 높게 평가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총은 과학 기술을 발전시켰을 뿐만이 아니라 사회 구조를 흔들기도 했다.

표지

각설하고 총기는 병기로서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보다 치명적인 살인을 위하여 정교해지고 강력해진 기술의 발전은 어쩌면 어느 독자들에게 있어서는 그리 달갑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전쟁의 역사가 존재하는 한 역시나 화약병기 또한 그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중세의 봉건제가 점차 붕괴하는 계기가 된 것은 물론 '계몽주의'도 그 역활을 다했지만 무엇보다 '누구나 봉건기사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총기'의 위력이 무척 치명적이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는 이 책을 통하여, 위의 가치를 접하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저자는 좀 더 다른 혁신을 다루려고 한다. 실제로 책은 개인 총기의 메카니즘 그 발전의 과정을 표현한다. 과연 총기는 어떠한 형태로 발전했는가? 그리고 화약과 탄환의 발전 또한 총기와 함께 어떠한 발전과정을 거쳐 진행되었는가? 그리고 전쟁의 시대를 거친 오늘날에는 민간에 있어 총기가 어떠한 문화에 사용 (또는 소비)되고 있는가... 이에 대한 무수한 이야기를 마주하며, 저자는 그 완성에서 사격과 사냥의 문화를 권하고자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의 일상에 있어서는 조금 거리가 먼 권장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나는 적어도 책에 표현된 메카니즘에 대한 지식을 얻는데 만족한다. 실제로 앞서 언급했던 국가등의 성격에 따라 병역이 아니면 마주하기 힘든 실물과는 달리 지식만큼은 독자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라 서로 얼마든지 공감하고 교류 할 수 있는 길이 있지 않은가? 지식을 통해 이해를 구하고 공감대를 얻는 방법... 이에 민간사회의 총기는 폭력 이외의 다른 가치를 더하기도 하는 아이러니?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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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미 다카히로가 알려주는 손 그리는 법 - 압도적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작화법 가가미 다카히로가 알려주는 손 그리는 법
가가미 다카히로 지음, 박현정 옮김 / 이아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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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학창시절... 스스로 그려온 만화 뿐 만이 아니라, 학업의 일환이였던 데생과 서양화(유화)를 그릴때를 떠올려보았을때 역시나 스스로의 실력이 (적나라하게)드러난 것은 역시나 '손'을 표현할 때였다. 실제로 해부학적인 지식을 넘어 일상 생활에서도 변화무쌍한 손의 움직임을 표현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였다. 이를 단어로 하면 섬세함이라 해야하나? 그저 열개의 기나 긴 손가락과 바닥면에 불과한 것이 그 구부러짐의 각도에 따라 수 많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니... 결국 더 나아가 주름과 힘줄, 특히 그림에서의 현실감을 실현하는 수준에 이르기까지의 경지는 끝끝내 이루지 못한 개인적인 한?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그러나 적어도 만화의 표현은 다른 것에 비하여 비교적 쉬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는 애니메이터로서 손쉽게 그리는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으며, 특히 손이 가지는 신체적 특징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미술의 이론'을 쉽게 넘겨버렸다.

다시 말해 이 책의 내용은 '미술 해부학적 차원에서 해설하는 손 작화 기법'이 아니라 '멋진 외양의 완성도를 중시하여 그리는...

3쪽 들어가며

때문에 책의 내용의 대부분은 선으로 표현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그리고 손이 할 수 있는 수 많은 상황과 표현에 대한 방법론에 해당하는 자료들이 많다. 그렇기에 이를 마주한 독자들은 또한 이를 크게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익히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에 있어서도 만화 또한 손이 표현이 가장 어럽다. 특히 나름대로의 기교와 얼버부림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 또한 손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결국 스스로가 목표로 하는 전신?의 완성은 이룰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다.

이에 책의 자료는 그 완성을 위한 노력에 있어서 극히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앞서 언급한 섬세함의 완성... 그에 인간의 신체에서 중요한 손의 표현방법은 분명 여러개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 역시 손쉬운 방법의 하나로서 받아들일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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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자 시바 료타로
산케이신문사 지음, 이한수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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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처음으로 접했던 역사소설은 과연 어떠한 것이였을까? 이에 (아마도) 기억이 정확하다면 1981년판으로 제작된 '대망' 그 중 '언덕위의 구름' 이였을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나는 이 인물의 작품에 빠져들었다. 실제로 이후 나라훔친 이야기, 료마가 간다, 타올라라 검 등을 거쳐 지금도 나의 책장에는 시바 료타로의 번역본들이 그 나름의 공간을 차지하며 옛 기억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당시 나의 주변의 둉료들은 작가 시바 료타로를 그리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것이 한 시대를 그리는 역사소설은 분명 그 시대에 대한 작가의 이해와 표현이 중요하지만, 과거 한국의 많은 이들이 생각했던 '일본의 역사관' 즉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역사의 판타지는 어떠한 이유로 형성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에 있어서, 결국 이 시바 료타로는 그 현상에 무관하지 않은 작가이자, 심지어는 제국주의의 시대상을 표현한 이데올로기 작가가 아닌가? 하는 눈총을 곧 받기도 한 인물이었다 기억한다. (허나 나는 그러한 인식을 불신한다)

신문기자는 그 무명성과 신문의 공공성을 무기로 권력과 권위의 중추에 용이하게 접근해 취재할 수 있다.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기밀성, 의외성은 일반인이 미칠 수 없다.

-중략-

시바 료타로 역사소설의 매력은 늘 무명의 지성이 아무런 선입견 없이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는 저널리즘과 서로 공명하는 것에 있을 것이다.

210 신문기자를 말한다

각설하고 이 책은 그 작품의 저자인 역사소설의 대가 시바 료타로의 일생 한 면을 드러낸 일종의 평전이라 이해해도 좋을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책은 점차 본격적으로 소설의 세계에 발을 디디려 할 때의 시간 '신문기자 후쿠다 데이이치'(본명) 이후로 점차 시바 료타로(필명)이 되기까지의 시간을 쫒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이는 어느 특집과 같이 산케이 신문이라는 회사 공동체가 한 사원이였던 인물 시바 료타로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었는가를 엿 볼 수 있는 자료가 되기도 할 것이며, 때로 뛰어난 작가 라는 명성을 얻기 이전의 신문기자로서, 그가 점차 어떠한 가치관을 쌓아올려 작품을 짓게 되었는가? 라는 그의 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바 료타로는 일본의 역사소설이라는 분야를 넘어, 일본사회의 역사관에 있어서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 인물이 되었다. 과거 료마가 간다를 기준으로 실제 인물 '사카모토 료마'가 국민적인 영웅으로서 떠올려지게 된 점은 결국 그 작품이 얼마만큼 뛰어난 것인가를 엿보게 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일본사회에 있어서 빈약한 역사관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때가 있다.

신문기자 생활로 전혀 다른 교우관계나 인맥을 구축해 기량을 쌓았다. 그것은 기자실이나 신문사에서 기자 동료나 부원들과 서로 이야기하면서 그 풍부한 역사와 문학지식으로 상대를 매료시켜 '시바 팬'을 만드는 것이였다. 동시에 그런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런 사람들로부터 배워 자신 안에 '시바 사관' 이라는 세계를 구축했다.

186쪽

그러나 그 역사관... 즉 '시바 사관'은 단순한 역사왜곡이 아닌, 시대를 이용한 저자 나름의 비전을 제시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여긴다. 특히 저자가 표현한 수 많은 역사적 인물과 시대는 결국 역동적이였던 당시의 기질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다만 그 역동성과 낙천주의가 결과적으로 자국과 타국에게 있어 침략의 역사로 변질되었지만, 이 또한 저자는 그 사실에 외면하지 않았고, 도리어 앞서 언급한 신문기자 다운 냉철함으로 '시대의 번영을 먹어치운'과오 또한 신랄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때문에 '시바 료타로를 떠올린다' 라는 주제를 가진 이 책은 결국 '이 시대에 시바 료타로를 남긴다' 는 의지의 표현도 될 것이다. 이에 그 선배들이 기록한 이유를 마주한 다른 세대... 즉 내일의 다른 시대를 살아가야 할 사람들은과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그리고 혹 '시바 사관'을 받아들인 일본은 결국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어쩌면 이는 분명 역사소설가에 대한 평가를 넘어, 훗닐 다른 미래에 대한 나름의 기대를 품을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감상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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