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 그러나 이미 연합국의 승리가 당연시되어 점차 전후 세력구도에 대한 관심과 조정의 필요성을 모두가 인정하고 있었던 과정 속에서 얄타 회담은 성사되었다. 그러나 전쟁사에 있어서, 얄타회담이 가지는 의미는 분명 다른 수 많은 회담과 사건에 비교하여 그다지 비중은 떨어진다. 그도 그럴것이 전쟁을 마치지 많은 시기에 열린 회담이였을 뿐만이 아니라, 당시 국가와 국가 사이에 타협과 약속으로 제시되었던 원칙조차도 (대부분) 정작 전쟁이 끝난 이후 모두 휴지조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전후 처리의 실질적인 영향은 과거의 약속보다는 당시 점령군 사이의 힘과 정치적 입장 등이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하고야 말았다.
그럼에도 처칠과 루즈벨트 스탈린과 같은 역사 속 연합국의 최고의 수장과 수뇌들이 모여 향후 '세계의 질서'를 논했다는 상징성은 분명 당시에도 커다란 사건이였을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소위 얄타회담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게 음과 양으로 노력했던 사람들은 분명 그 역활을 다 했다는 부분에 있어서, 크게 인정받아야 마땅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존재는 역사속의 그림자에 가려져 세세히 알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이 책은 그나마 주인공이 아닌 부외자, 즉 역사의 주류와는 다른 존재들을 통하여, 당시 회담의 또 다른 모습을 비추는 렌즈로 활용하고 있다. 그야말로 수장들의 딸들을 비추어 그들이 겪은 경험 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보고 느낀 전쟁의 참상에 이르기까지... 의외로 전쟁의 논리와 정치적 입장에서 벗어난 (비교적) 자유로운 감상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보다 새로운 시각에서 역사적 사건을 들여다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