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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도서관에 끌리다 ㅣ 선생님들의 이유 있는 도서관 여행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엮음 / 우리교육 / 2012년 8월
평점 :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은 광복절 행사에서 " 오늘 대한민국이 당당히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음을 확인합니다." 라는 선언을 했다.
한국은 더 이상 계발 도상국이 아닌, "선진국" 이 되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 한 것이다.
물론, 대통령이 선언한다고, 당장에 선진국이니, 위기니, 호경기니 하면서 법썩떠는 것은 좀 그렇지만, "선진국" 이라는 명칭을 얻기
위해 국민들이 그동안 감수해온 고생을 생각하면, 의외로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본인이 학생 일때만 해도, "선진국을 향한 질주"는 그야말로 광적인 것이였다.(지금도 그렇지만)
선진국이 되고 싶다는 국가의 바램은 곧바로 "당시의 문화"가 되었다.
그 문화의 등장으로 인해서 외국을 다룬.. 예를 들어 "내가 외국에 나가 봤는데.. 역시 선진국은 달라!! 역시 한국은 아직도 멀었어!!
한국인들은 의식을 바꿔야되!!" 와 같은 유럽, 북미 예찬 서적이 등장했고 그것이 우리들의 의식을 점령했었다.
나는 종종 뭐든지 세계최고!! 세계최초!! 최고!! 만을 외치며 달려온 국가와, 국민들에게, 우리들에게, 남아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그와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 서적 "북미 도서관에 끌리다" 는 그러한 "자기 반성의 의식"이 만들어낸 에세이형 서적이다.
다른 사람의 떡이 더 커보이고, 다른 사람것이 더 좋아 보이듯, 우리들은 자신의 환경, 직업에 따라 한국에 대해서 불만사항을
지니고 있다.
지식층인 "교사" "사서" 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도서관,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점점 적어지고, 교권은 추락하며, 상급클래스의 교육이란, "수능을 위한 주입식 교육"
이라는 고정관념이 성립되어 버린 한국의 교육환경에 대해서, 일종의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북미로 갔다. 그리고 그곳의 환경을 보고 듣고 느끼며, 한국이 앞으로 추구해야 할 교육의 비젼을
제시하는 책을 내놓았다
그러한 교육자들의 열의와, 취지을 담은 좋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어릴적 지겹도록 세뇌당했던 "외국은 훌륭한데 한국은 아직도 멀었다." 와 같은 류의 책에 불과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과 더불어
이성적으론 그들의 생각에 동조하지만, 한국이 외국에게 꿀리는 것이 탐탁지 않는 (감성적인 애국심) 마음이 드는 것이, 이 책이
불편해지는 중요한 이유중에 하나였다.
그러나 배울 것은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비록 교육자는 아니지만, 이 나라의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서 많은 의문을 가진 사람중 하나로서, 나는 이 책을 읽어 보기로 했다.
교육자들은, 북미 사람들의 "교육 의식" 에 대해서 놀라움과 부러움을 표현하고 있다.
캐나다 에선 도시를 계획할때 도서관, 학교, 공원등 시민들이 이용하는 "편의시설" 의 배치를 제일 먼저 정한다.
특히 도서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계몽적"이다. 그들 도서관에선 책 뿐만이 아니라, 만화, 비디오, 악보, 음반까지 빌릴 수 있고,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전용실, 컴퓨터실, 놀이방, 이 따로 있으며, 어린이를 위한 교육 유도 프로그램, 학생들을 위한 교육 클럽지원,
활동이 활발하다. 도서관의 문턱도 낮아, 전문.국보급 자료들도 16세 이상자라면 (예약자에 한해) 누구라도 열람 할 수 있다.
게다가 정보의 양도 광범위하다. 미국의 "미 의회 도서관" 같은 경우 "만약에 한순간에 문화가 소멸해도 미의회 도서관이 건재
하다면 복구는 시간문제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정보의 양은 광범위하고, 다양하다.
정보에는 적. 아군 좋은것 나쁜것이 없다. 심지어 도서관에는 북한에 대한 정보도 있다. 노동신문, 북한에서 출판되는 소설에
역사, 문화 음악, 정치에 대한 것 모두가 그곳에 수집되어 있고 열람에 제한도 없다.
어른들의 도서관 이용률도 상당하다. 기본적으로 개인당 대출수가 20~30권에 이르며, 그들에게 도서관이란 일종의 "공원" 과 같은
인식을 지니고 있다.
한국인들에게 도서관이란, (도서를 관장하는 관공서) 라는 인식이 강하다. 시설도 결코 적지않고. 이용률 또한 상당하지만,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에게 도서관이란, "공부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는 건물" "책을 빌리는 장소" 그 이상의 의미가 없다.
그야말로 "도서관이란 정보를 열람하고, 습득하는 장소" 인 것이다.
교육자들은 북미의 도서관에서 무엇을 보고 부러움을 느꼇는가?
단순히 대리석으로 웅장하고 화려하게 지은 건물도, 정부의 아깜없는 지원도,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교사에 대한 사회의 인식도... 분명!! 부러웠겠지만.... 교육에 대한 북미 사람들의 "인식" 그것이 제일 부러웠을 것이다.
그들은 교육을 "데이터. 정보" 라고 생각하는 한국의 교욱환경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다.
교육이란 한순간에 몰아서 습득하고 잊어버리는 정보를 필사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교육은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건강함을
지키는 원동력이자, 평생동안 함께 해야할 동반자이다. 교육은 공부가 아니다.
도서관의 건립을 위해서 재산의 절반을 내놓은 전설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도" 미의회 도서관의 건립을 위해 모든것을
걸었던 "토머스 제퍼슨"도 공부가 우대받는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자신의 신념과 재산을 쏟아부은 것이 아니다.
그들은 원래, 국가를 위해서 "정보를 모으는 장소" 를 만들었다.
암울하게도. 세계의 수도, 공화국의 위상은 높은 건물이 아닌 "정보가 정한다" 라는 인식이 도서관 문화를 만들었다.
편식없는 정보의 다양함, 광범위함은 장점이였지만, 엘리트를 위한 정보의 독점은 분명히 단점이였다..
민주주의 의 발전으로 정보의 문턱이 낮아짐으로 인해 사람들은 정보를 이용히고 누리는 방법을 깨우쳤다.
그 깨우침이 오늘날의 "선진국"을 만들었다.
그 점에서 한국은 아직 미숙하다.
한국은 정보의 신속함, 특히 인터넷 네트워크 구축망 에 대해선 독보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그러한 네트워크를 한국인들은 무엇을 위해서 쓰는가? 단순히 검색 엔진을 이용한 웹서핑, 커뮤니케이션이라고는 하지만,
공허한 문자질에.. 게임에..쇼핑에 쓰고 있지 않은가?
인터넷.. 정보의 신속함과는 다르게, 정보의 빈약함에 실망해 본 적은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