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동아시아를 어떻게 지배했나 - 일본의 사례, 1945-2012년 메디치 WEA 총서 1
마고사키 우케루 지음, 양기호 옮김, 문정인 해제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흔히 미국의 대외활동을 '세계의 경찰활동'이라고 쉽게 정의하고, 또 실제로

그러한 역활을 수행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오늘날 보여주는 미국의 모습은

세계의 경찰이 아니라, 무장한 사업가, 아니면 권력자(폭군)의 그것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하나의 예를들면 2003년 일어난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이 그 하나의 예가

될 수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미국의 역사는 과거의 로마제국과는 달리 현재 진행형이고,

무엇보다 '한국'이 미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을 생각할때, "미국은 그 누구보다 위험한

국가이다" 라고 주장하는 한 일본인의 이 글은 (보수주의자 입장에서보았을때) 미국을

깎아내리는 '음모론적 서적'으로 보일수도 있다.  

 

그래서 저자는 무엇보다 미국이 어떻게 극동아시아에 대한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가? 

미국이 의도한 정책과 대외정책의 천명은 그 주변나라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역사적 사실을 그 증명자료를 예로들며 하나하나 독자들에게 설명하는 투로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특히 이 책은 극동아시아에서 가장 미국의 영향력을 많이 받고있는 국가 바로

저자의 모국 '일본'을 주제로 이야기가 이루어지며,  결국 전쟁에서 진 일본국이 어떠한

방법으로 미군의 압박과 견재를 받았는가? 하는 사실과 더불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한 수상과,

나름대로 저항한 수상.. 그리고 자신의 소신을 다한 지혜로운 수상들의 '정치철학'을 접하고

또 그의 정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는데, 이 책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1945년 9월2일 전함 미주리호에서는 일본제국의 최종적인 종말을 상징하는 하나의 사건이

이루어졌다.     일본제국은 미국을 포함한 연합군에게 무조건 항복을 함으로서, 미군 군정의

지배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으며, 미군은 그 어느나라에도 요구하지 않았던 가혹한 요구

(사실상 명령)를 일본정부에게 통보하기에 이른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어렴풋이 아는 지식으로)점령군 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 가 일본을

일종의 동양의 스위스 즉 농업국가로 만들려고 했다는 일화를 떠올리며, 미국이 일본을 상대로

한 '처벌'은 영원한 무장해제에 국한한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에서 더욱 깊숙히

들어가면, 점령군은 일본..아니 일본민족 자체를 소멸시키려고 했는 것을 알 수 있다.     

                                              

1.일본을 미군의 군사관리 하에 두며 공용어는 영어로 한다.

2.미군에 대한 위반은 군사재판으로 처분한다.

3.통화는 미군의 군용수표로 한다.

 

이는 아무리 패전국이 어쩔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패자의 운명이라고 인식해도, 매우

가혹하고 굴욕적인 것이었다.     이러한 내용은 분명, 항복하는 그 순간까지 그 피해는

나가사키 & 오키나와의 선에서 해결한다.. 그 무엇보다 천황제는 사수한다... 등등으로

나름대로 사태를 낙관하고 있던 무능한 일본정부에 있어서, 머릿속에 심각한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러한 굴욕에 맞서 일본정부가 점령군에게 취한

행동은 '허리굽혀 복종하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저자가 들려주는 사건들을 하나하나

접하다 보면, 그들은 희한하게도 정복자에게 복종하는데 일종의 사보타주는 커녕,스스로

자진 납세하는 식의 열정적인 복종의 체스처를 취했다는것이 눈에 보인다.. 일본정부는

미군을 위해서 정부 스스로 1천명이 넘는 '여성 위안부'를 모집했고, 미군이 요구하는 엄청난

점령비용을 꼬박꼬박 헌상했으며, 미군의 지나친 요구에는 저항해야 마땅하다라고 주장하는 

일부 자존심 있는 공무원들을 스스로 좌천 시켰다.     

 

"생선이 도마위에 오르면 저항하지 않는 법이다."  이러한 그들의 이상한 외교 방침은, 세월이

흐른 오늘날의 일본 외교에도 그 잔재가 고스란히 남아, 오늘날의 일본을 '미국인에게 사육당한

민족' '미국을 위한 이데올로기적 방파제' '미국을 위한 불침항모' 라는 명칭을 부여하는

불명예의 원인이 되어 버렸다.       저자는 이미 경재대국으로서 당당히 세계의 선진국으로서

모범이되고,자주적인 외교적 신념을 지킬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서 있음에도,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 미국의 눈치를 보는 현재 일본의 위치에 적지않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는다.     

(자주.독립) 일본은 이 두가지의 가치를 (번영과 안정)을 위해서 희생했다. 이제는 달라진

인식으로 하나의 나라로서 자주성을 갖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셜록 홈즈처럼 생각하기 - 영국 최고의 추리 전문가가 말하는 홈즈의 추리법
다니엘 스미스 지음, 이미숙 옮김 / 아라크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탐정.. 이른바 추리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셜록홈즈는 그야말로 그들의

'대부'가 되는 아니, 마치 신처럼 추앙받는 위치에 있는 인물임이 분명하다.    

(개인적으로는 포와로가 더 좋다) 

 

코난 도일이 창조한 매력적인 인물 셜록홈즈는, 요즘 우리들이 '과학적 범죄수사'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현대적인 수사법을 기초로, 범인을 색출하는 보기드문 고전 탐정으로서,

독자들은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가 그 무엇보다, 단서와 증거, 그리고 사람을 직접 탐문하고,

그에 대한 함정과 진실을 발견하는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탐정, (심지어는 경찰견도 사용)

그리고 당시 '스코틀랜드 야드'의 경찰 수사법보다 더욱 체계화되고, 또 모험적이고, 매력적인

방법으로 범인을 가려내는 엉뚱하지만, 의외로 믿음이 가는 탐정이라는인식을 가지게 된다.

 

그 덕분에 셜록홈즈는 본거지 '영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에 자신의 팬 '셜로키언'들의 열혈한

숭배를 받는데, 그들은 그야말로 셜록홈즈를 추앙하는 사람들로서, 살짝! 과장법을 섞으면,

그들은 그야말로 셜록홈즈가 밖에 외출을 할때 입고 나가는 코트의 단춧구멍 갯수마저도

알아 맞출 수 있는 내공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셜로키언들이 말하는 홈즈의 매력의 중심은

 바로, 단서를 찾아내는 관찰력과 이를 가지고 진실을 우추해내는 직관력에 있다.     

 

이에 이 책은 이러한 장점중 '관찰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독자들을 '일일 홈즈' 로

만들어, '당신이 홈즈라면, 어떠한 사고방식과 관찰력으로 주어진 단어를 가지고 어떠한 사실을

발견하는가? ' 하는 일종의 두뇌 트레이닝을 시킨다.

 

나는 이러한 책을 읽으면서, 예전 국민학교 시절때 많이 읽었던 '추리시리즈'를 다시 한번

접하는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또 그 덕분에 과거에 대한 추억에 잠시 잠기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책속에는 그야말로 과거에 접해 보았던 초보자급의 추리코너도 있었고,

TV시리즈 CSI에서 익숙하게 보았던 범죄트릭도 있었으며, 우둔한 나의 머리로는 도저히

단시간에 풀수 없는 어려운 문제도 있었다.      이 책은 이처럼 수많은 범죄의 트릭과, 홈즈

시리즈에 등장했던 수많은 사건, 암호, 문제들을 들고 나오며, 독자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홈즈를.. 아니 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문제는 오히려

환영할 만한 것일 것이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쁜 세계사 - 제멋대로 조작된 역사의 숨겨진 진실
엠마 메리어트 지음, 윤덕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길이~길이~ 남기기 위해서, 사람들은 예전부터 지우기 어려운 곳에

자신의 업적을 기록하거나, 아니면'영광스러운 업적'이라는 행위에 심취하여 그에 매달리고는

하였다.       그러나 도전 하는자가 모두 그러한 성과를 거두는 것은아니다.     예를 들면

고대의 어느 왕처럼 무리한 영광을 쫓다가, 이도 저도 아닌 '멸망'의 길로 치닫는 경우가

그 성공의 예보다 더욱 많으며, 무엇보다 그 성과를 위해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소중한 목숨을

대가로 지불하여야 했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를 제외해도, 개인적인 업적이나, 공로로 사람들에게 '위인'으로 대접받는

경우도 물론 존재한다.   그들은 그야말로 일반적인 개념을 뛰어넘거나, 자신의 모든것을

단체(나라)를 위해서 희생한 사람으로서,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 받아 마땅한 인품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쌓은 그 사람들이 모두 사람들에게 정당한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알지못하는 많은 역사와 인물들은, 사람들의 무지와

편견의 이미지에 의해서, 그 사실이 아닌 거짓된 평가를 받고 있거나,  아니면 전혀 기억되지

못하는 수모를 겪는다.              이 책은 기억되지 못하거나, 거짓된 이야기의 변질에 의해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많은 '세계사'의 이야기를 열거하며, 당시 사람들의 따돌림에 의해서, 

아니면 당시 시대의 기술적 한계에 의해서, 그것도 아니면 후손들의 거짓된 선전공작에 의해서,

그야말로 살아남은 사람들의 필요성에 의해서 멋대로 쓰여진 '나쁜 세계사'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물론 이같이 책에 열거되어있는 수 많은 나쁜 세계사들 중에는 우리들의 흔히 상식으로 알고

있는 '역사의 상식'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예를 들면, 미국 대통령 링컨이 원래에는 

노예해방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는 사실이라던가.. 미국 (루즈벨트)정부가 일본의 진주만공격을 

알고도 그를 모른체 하였다.. 라는 거짓된 이야기는 일반인에게도 상당히 그 입에 오르내리는 

유명한 이야기이지 않은가?  물론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이야기를 '루머' 아니면 '음모론' 같은

이야기로 치부하며, 그것이 진정한 역사인가? 아닌가?  하는데 옥신각신 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진실을 말끔하게 정리해 줄 일종의 '해답서' 의 역활을 수행하려고

한다.        이 책은 분명히 음모론이나 흥미위주의 이야기를 화잿거리로 삼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은 분명한  근거와 역사적 기록,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는

역사서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통신사의 길에서 오늘을 묻다 - 조선통신사 국내노정 답사기
한태문 지음 / 경진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학생시절, 조선통신사는 그야말로 단 한폭의 그림 하나로 설명이 가능한 존재.. 즉 '일본에

간 조선의 외교단체' 라는 인식에서 더하고 덜 할것 없는 고정관념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교과서에서 일본에 문물을 전하고, 국교를 이어주는 통신사에 대해서 '일본에게 무언가를

배푼다'는 인식을 받았고, 이러한 교육은 한국사회의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는 일본인들에게

선진문화를 배푼 자긍심이 있는 나라(민족)"라는 일종의 우쭐거림의 근거가 되어준다.

 

그러나 그들이 어떠한 직책이었는가? 그들은 일본에 무엇을 하러 갔는가? 그리고 한반도에서

일본까지 어떠한 여정을 하였는가? 무엇보다 통신사들은 어떠한 마음으로 통신사의 직책을

맡았는가? 하는 질문에는 대부분이 입을 다물어 버린다.    그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이다.       학교의 공교육에 충실했을뿐 그 이상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조선통신사의

가치는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 '조선통신사 행렬도' 그 이미지에 국한된다.       

 

화려한 깃발, 수많은 행렬, 행렬을 구경하는 사람들, 그리고 통신사가 탄 가마를 마치 신줏단지

모시듯 받들며 행진하는 일본인의 모습.. 마치 스승을 떠받드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림에서

우리는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고 그것에서 만족하며 이에 더이상 아는 것을 필요치 않아한다.

 

물론 나도 그러한 사람중 하나로서,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부산에 조선통신사 축제가 벌어지는

것도, 부산에 이와 관련된 역사관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정리하자면 나는 수박 곁핱는

얄팍한 지식으로, 모든 것을 아는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그저 곡학아세의 무리들에 끼어

무의미하게 입만 놀린 꼴이었다.       이에 이 책을 접한것은 나의 자만을 뒤돌아보는 반성의

계기를 마련하였을 뿐만이 아니라,  국왕의 명령을 받아 수도 한양에서, 한반도의 마지막 거점,

부산에 이르는 조선통신사의 행렬을 뒤쫓고, 이를 학술적인 지식을 토대로 하나의 '정의'를

내리려는 저자의 노력을 엿보고, 무엇보다 조선통신사가 어떠한 행렬을 이루어 부산까지,

그리고 다시 한양까지 거슬러 올라오는 공식'투어'의 전반적인 지식을 접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어 주었다.        

 

이 책 속에는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생각하지 못한 의외의 진실도 상당히 수록되어 있다.    

특히 일본으로 가는 통신사행렬을 마치 '죽으러 가는길' 과 같이 생각해 그 직책을 맡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결국 귀향을 가게 된 사실이라던가, 통신사 행렬이 국왕의 명령에 수행되는

공식적인 행렬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의 역관들이 그다지 호의적으로 그들을 대하지 않았다라는 

정보라던가.. 그리고 어명을 받는 수행원의 신분이라는 이유로 사리사욕없는 '딱딱함'을 지닌

통신사가 결국 지방에서 이불펴고 기다리고있는 지방의 애첩의 눈에 피눈물? 을 흘리게 했다는

웃지못할 이야기까지.. 의외로 자세하고 재미있는 단편적인 정보들이 지금도 나의 뇌리에

남아있다.                                              

 

그러나 저자는 수많은 지역을 답사하고, 그 관련자료를 열람하며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이어가며, 이러한 활동에 장애가 되었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한국인의 역사에 대한

무관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거론한다.     그는 조선통신사의 여정을 정리함은 물론, 그

여정에 관련된 지역의 문화재를 돌아보고, 또 사람들이 문화재를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하는가?

하는 것을 눈여겨보았다.     그러나 많은 문화재는 그야말로 먼지더미에 묻혀, 그 진가를

몰라보는 사람들의 틈에서, 하루하루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것이 많았다.     

그리고 특히 저자는 수십억원을 들여 스피드 발굴과 복원을 행하는 지방정부의 빠름~빠름~

행정에도 깊은 분노의 목소리를 낸다.

 

일본은 배우는 입장에서, 조선통신사 행렬을 자신들의 문화적 가치로 인정하고 이를 발굴하고

계승하는데 활발하다.    더욱이 한.일간의 조선통신사 행렬에 대한 연구협약을 제의한 것도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였다는 사실은 나에게 무엇보다 충격적인 사실로 다가온다.      

역사와 문화를 지키는 것은 수십억의 지금을 들이거나, 수많은 박물관이나 체험관을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한국인들이 자신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또 관심을 가지느냐에

달렸다는 당연한? 사실을 재확인 하는 순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 - J Novel
이누무라 코로쿠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공녀를 경호하며 단기로 적진 1만2천킬로미터를 돌파하라."

이 문장은 소설에서, 그야말로 모든 사건, 환경, 이야기의 무대를 하나로 묶어주는 존재, 

마치 로마의 (Via Appia) 아피아 가도와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소설에서 주인공인

(비공사)샤를르와 (차기황녀)파나는 신분도, 살아가는 방법도,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할

방향도 다르지만, 목적지 '레밤 왕국'으로 향하는 적지않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서로간의

차이를 벌려놓는 사회적 의무에서 벗어나, 푸른 하늘아래 인간대 인간으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또 사랑하는 법을 자연스레 배워 나간다. 

 

공녀가 비공사와 함께 하늘을 날기전,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사정에 의해서 자신을 짖누르는

사회의 의무에 순종했었다.     비공사인 샤를르는 그야말로 '천한 신분'을 타고나 자신의 비행기,

그리고 드넓은 하늘 위에서가 아니면 인간으로서 그리고 하나의 인격으로서 참된 자유를

누릴수가 없었고, 귀족출신인 파나 역시 왕족과 결혼한다는 기정사실 속에서, 이미 정해져버린

자신의 운명에 대해서 화를내거나, 그에 저항할 권리조차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나 계속되는

아마츠카미의 공세에 차기황녀를 대피시켜야 하는 급박한 상황은, 사실상 그들의 마음(욕구)에

강렬한 불을 당기는 계기를 제공한다.

 

아마츠카이 함대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리며, 비공사와 황녀는 일종의 전우애와 같은 감정을

나누다, 어느덧 건장한 남자와 여성이라는 이성간의 마음을 나누는 단계로 서서히 발전해

나간다.       그러나 샤를르에게 있어서 파나는 한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예비국모'의 자리를

차지할 사람이자, 평소대로라면 얼굴은 커녕 그 그림자조차 대할수 없는 존귀한 신분의 아가씨

이기도 하다.       그의 감성은 파나와 함께 레밤황국도, 제정 아마츠카미도 그리고 자신을

옥죄는'신분'도 없는 곳으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나 이세상에 존재하는

사회의 의무와, 신분, 나라의 존재는 언제나 그들 머리위에 군림하며, 그들에게 의무를

다하라 명령하는 존재이고, 개인은 이러한 속박에 쉽사리 도망치치 못한다.  

 

샤를르는 결국 자신과 떨어지기 싫어하는 파나를 뒤로하고, 목숨을 걸었지만, 명예, 아니 

감사의 말조차 듣지 못하는 익숙하지만,혹독한, 자신의 위치(현실)을 마주한다.       어자피

짐승처럼 취급받고, 미래의 부랑자라는 멸시를 받는데 익숙했기에, 결국 자신이'재주 부리는 곰'

에 불과했다는 현실을 마주하는 것도 그다지 불쾌하지는 않다.      게다가 이번에는 그 일에 대한

보수가 자신에게 두둑하게 주어지지 않았는가?  자신이 평생을 모아도 구경하기조차 못할 거금...

그야말로 인생을 3번이나 놀고 먹을 수 있는 두둑한 사금덩어리를 손에 쥔 비공사는 이제

부유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에만 몰두하면 된다.

 

그러나 그는 그 기회를 황녀의 '빛나는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파나를 위해서

모두 푸른 하늘에 흩뿌린다.    자신의 비행기로, 또 자신의 의지로 행한 첫 자유의지로서, 

이렇듯 레밤황국을 향해서 움직이는 전함을 맴돌며, 황금빛 축복을 흩뿌리던 그는 드디어 자신을

위한 최고의 보수를 받는다.     파나가 자신을 향해 말한것이다.  

 

'고마워 샤를르' 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