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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혜 - 천년 동안 전해져온 영원한 지혜
렁청진 지음, 김인지 옮김 / 시그마북스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오늘날의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두들 자신의 나름대로의 인생철학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한다. 물론 그 많은 철학 중에는 개인 스스로가 인생을 살면서 깨달은 진리도 있겠지만, 나는
그 무엇보다도 옛날부터 계속 생각하고 발전시켜온 '옛 사람들의 지혜'가 그 큰 영향력을 발휘했
으리라 본다.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의 삶을 예속한 '지혜'. 이에 사람들은 그러한
많은 지혜 중에서, 자신의 신념에 걸맞는 것을 이용하여 '좀더 인간적인 삶을 살기 위해' 그 지혜
를 이용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지혜가 각 지역과, 문화, 생각한 사람의 사상에 따라서, 그 성격이 각각 다
르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서양의 철학, 동양의 철학들이 다루는 최종적인 목표의식이 각각
다르고, 또 그 지혜가 추구하는 사회공동체의 이념 또한 각각 다르기에, 오늘날에 있어 '서양'과
'동양'의 지혜는 분명 개개인의 인식과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린다.
때문에 누군가는 고대의 플라톤 철학을 의지하고, 누구는 중세의 데카르트 철학에 의지한다.
그러나 많은 동양인들은 무엇보다 동양인의 철학, 즉 지금 이 책에서 다루는 중국의 지혜(철학)
에 많이 의지하고 있다. 실제로 나의 어린시절 (90년대)나의 아버지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했을
뿐만이 아니라, 한반도 사회 전체에 큰 바이블로 작용했던 책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중국의 '손자'
즉 '손자병법' 이였다. 분명 IMF이전 한참 상승세?를 이어가던 한국경제와, 넘쳐나는 자본주
의의 혜택 속에서, "목적을 위해서라면 상대을 속이는 수단도 필요하다" "싸움의 상책은 싸움없
이 지혜로 적을 굴복시키는 것" 을 주장한 손자는 당시 사회가 요구하는 분위기에 걸맞는 지혜가
분명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가치관도 변화했다. 때문에 사람들은 이제 무조건적인 손자
의 맹신에서 벗어나, 좀더 자유로운 사상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게 되었지만, 그래도 무한 경
쟁의 사회, 각박한 세상, 점점 비열해지고 흉악해지는 범죄에 휘둘리는 세상 사람들은, 그 해결
책을 바라며, 과거 진시황의 치세에서 발전했던 그 지혜를 따르려고 한다. 오늘날의 권력의 중
심, 바로 법치주의의 근간인 '법가' 바로 그것을 말이다!. 과거 중국에서는 그 법가가 지나쳤
기에,백성들이 분노했고 저항했으며 결국 통일국가 진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했다. 그러나 오
늘날에는 세세한 사건이 터지면, 정부는 사람들의 도덕을 일깨우고 계몽시키기 보다는, 특별법
을 만들어 강제하기에 여념이 없고, 심지어 시민들은 그것을 잘했다고 하니... 세상사 요지경이
란 말이 결코 빈말은 아닌 것 같다.
이처럼 중국의 철학은 그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같은 면이
있다. (떄문에 종황가가 존재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덕분에 중국의 역사에는 인간의 복잡한
삶을 그대로 투영한 다양한 고사가 등장했고, 또 그 가치를 국가의 통치에 사용한 다양한 군주들
이 등장했다. 중국사에 등장한 수많은 신하, 군주, 학자, 모사, 외교가들이 말하는 지혜
들은 모두 위에 언급한 유가, 법가, 도가, 병가, 종횡가를 통해서 설명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각가의 지혜가 가지는 차이점을 설명하는 것 보다, 그 지혜가
중국의 역사에서 어떠한 역활을 했는가? 하는 옛 이야기를 열거하는데 그 중점을 두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은 그야말로, 초한지, 삼국지, 춘주전국의 역사, 명나라, 청나라에 이르는 무궁무진한
나라의 역사가 들어있고, 또 한신, 유방, 증국번 같은 그 속에서 살아남거나, 죽어간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쭉 열거된다.
그러나 그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것은 "도데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책인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과거 중국의 통치수단이자,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
한 인생철학 이기도 했던 이러한 이야기를 설명하면서, 이 책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
루어야 하는 것은 그러한 지혜가 가지는 특징과 차이점을 분석하고 정리해야 하는 것이
다. 그러나 정작 이 책에는 그러한 분석보다 중국의 고사나, 옛 이야기가 잔득 들어서 있을 뿐
이다. 떄문에 독자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스스로 그 차이점을 나누고, 정리해야 하
는 숙제를 떠안게 되는데, 분명 그것은 중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문제 될 것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차라리 삼국지를 읽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는 감상을 남길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