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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4
조라 닐 허스턴 지음, 이미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2월
평점 :
당신들은 오늘날의 세상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는가? 당신들에게 있어서 이 세상은 만족스
러운가? 아니면 불만스러운가? 그것의 답은 물론 단순하지 않다. 분명히 그 답은 각각의 가
치관과 현실의 갭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갈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때 세
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싫어하고, 저항한 '세상의 부조리'가 엄연히 존재했고, 또
그 부조리를 통해서, 인간은 스스로를 계몽시키고 더 나아가, 과거 낡은 국가관과 고정관념을 파
괴하는 정신적 지주로 삼아왔다. 때문에 오늘날의 세상에는 과거에 만연했던 부조리가 상당히
개선되었을 뿐만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스스로를 '문명인' 이라고 자부 할 수 있을 만큼의 법
률과 도덕심이 잘 구축되어 있다. 이제 이 세상에는 '폭력' '성차별' '인권유린'은 분명한 '잘못
' 이다.
그렇기에 오늘날의 시대의 흐름을 보면, 인간은 분명하고 활실하게 인도주의적 입장에 서서, 세
상을 변화시켜 오고있다고 정의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조금 반대로
해석하면, 과거에는 우리들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많은 것들이 당연시 되었으며, 인간은
그 오랜시간 동안 그 잘못을 받아들이며 살아왔다는 정의도 함께 내릴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역사에는 많은 사건이 있었다. 한국에는 '동학운동' 미국에는 '남북 전쟁' 중국에
는 '태평천국' 등과 같은 많은 사건이 일어나,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개선을 외쳤고, 이 책의 주
제 이기도 한 (여성)흑인들에 대한 인권신장은 마틴 루터 킹을 포함한 인물들의 노력과, 당시의
현실을 바꾸고자 했던 많은 사람들의 열망에 의해서 쟁취된 진득한 투쟁의 결과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의 주된 이야기(목적)은 당시 시대의 부조리였던 '흑인에 대한 차별이 존
재하는 사회와, 여성라는 이유만으로 자유를 억압받는 사회를 적나라하게 그려내며, 그
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하는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서, 그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요인은, 이 소설의 주인공인 제니의 삶 그 자체
이다. 그녀야말로 아름답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던 '이상(理想)을 위한 방황' 이라는 단어
가 어울리는 삶을 살았고, 또 오로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위해서, '안정된 삶' 도 '부유
한 삶'도 모두 져버리고 도박꾼이자 무일푼인 티 케이크와 늪지에서 함께하는 것을 선택 함으로
서, 분명 현대의 사람들도 누리기 힘든 진정한 자유를 추구한 인물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설이 만들어진 '당시의 사회' 와, 소설이 "어쩨서 굳이 이러한 삶을 추구하는
제니를 주인공으로 삼았는가?" 하는 이유를 생각하면, 어디까지나 그녀의 삶은 당시 여성들
이 꿈꾸었던 이상향에 불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소설이 등장한 이후 미국사회는
분명 제니와 같은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 의해서 점차 변화되어 왔다. 여성의 참정권이
인정되고, 사회진출이 본격화되었다는 오늘날의 현실이 분명히 이를 뒷받침 하지 않는가?
물론... 그런 제니도, 처음에는 흑인노예 라는 신분 때문에, 인생의 대부분을 짖밟히며 살았던 할
머니의 간청에 못이겨, 지극히 평범한 농부에게 시집을 간다. 그러나 그녀는 그 울타리가 만들
어준 안정의 틈바구니에선, 결코 자신을 위한 행복을 발견 할 수 없다고 결론을 짓고, 결국 자신
을 끔찍히 구애했던 조디의 품에 안겨, 결과적으로 시장(권력자)의 아내이자, 큰 상점의 안주인
이라는 신분을 얻게 되지만, 여기서도 그녀는 자신이 원하던 행복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다.
따스한 보금자리가 만들어주는 안전한 울타리...그것은 어디까지나 할머니가 원했던 가치관이
였고, 권력자의 아내라는 신분 또한 조디가 멋대로 자신에게 달아준 성가신 명찰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제니는 조디와 함께하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지못한다. 그러나 남들은 그녀를 보
고 '아릅답다' '가장 부러운 인생을 산다' '가장 성공한 흑인 귀부인'이라며 칭송을 아끼지 않을
뿐만이 아니라, 남편인 조디 또한 분명히 자신을 위해서 헌신하고 있는것이 사실... 그렇기에 제
니는 그렇게 하루하루 나이를 먹어가면서 서로 정을 함께 품어가면 좀더 만족스러울 것이라 스
스로 생각을 고쳐먹어보지만, 그녀의 마음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본심은 언제나 외롭고 슬픈 마
음을 우려낸다.
그렇게 꽃다운 16살을 시작으로 어느덧 40에 이른 제니는, 결국 남편 조디를 병으로 떠나보낸 가
장 부유한 '미앙인'이라는 신분을 새롭게 얻는다. 그리고 그녀는 그와 동시에 자신이 직접 스스
로 도박꾼이자,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영혼인 티 케이크와 사랑에 빠지면서, 주위 사람들이 '정
말로 멍청한 짓' 이라고 말하는 행동을 하고야 만다. 바로 티 케이크와 결혼하여 상점과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그를 따라 '습지'로 이주한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나이40의 제니에게 있어
서, 티 케이크와의 삶은 언제나 행복하다.
티 케이크는 과거 2명의 남편이 미처 주지 못한 것을 주었다. 그것은 바로 '자유' 그는 제니에
게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어울리고, 어디든지 갈 수 있고, 취미생활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자
유를 주었다. 그리고 언제나 제니만 바라보고 제니만을 숭배하는 열혈한 정열을 그녀에게 헌
상했다. 때문에 제니는 행복하다. 그녀는 따스한 집, 창고에 쌓아둔 막대한 재물과 베
이컨보다, 빈털털이와 함께하는 자유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