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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개정판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942년 출판된 소설 이방인은 분명한 고전이다. 때문에 민0사와 같은 고전문학을 중점적으로
출판하는 출판사나 이러한 고전을 '염가판'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다른 출판사의 서적들을 포함
해 다양한 버전의 '이방인'이 존재하는데, 특히 이 책은 그러한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제대
로 된 번역'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독자들의 호주머니를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어를 이
해 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그 편의를 도와주는 '번역'은 그 자체의 질이 매우 중요한데, 이
는 책을 읽는 독자에게 있어서 '저질 번역'의 존재는 생각지도 못할 낭패감을 가져다 주기 때문
이다.
이 글을 쓰는 본인도, 위의 '저질 번역'으로 인해서 많은 피해를 본 사람 중 하나이다. 한글은
한글이나, 도저히 글을 읽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책... 그야말로 그러한 그낌은 과거 대학생
시절 형법.소송법을 공부할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답답함을 전해주는 것이였다. 그렇기에 매
끄럽고 쉽게 쉽게 넘어가는 책의 존재를 만났을때 개인적으로 얼마나 반가웠던지! 이에 이 책의
이방인은 분명히 과거에 없었던 '소화가 잘되는' 품질을 가지고 있다.
과거 다른 출판사의 이방인을 보았을때, 나는 분명히 이 비방인의 매력(내용)을 오해했다. 말하
자면 나는 우선적으로 이 작품의 짧은 분량에 실망했고, 또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뫼르소의
성격을 바로보지 못한 것이다.
과거 내가 이해한 뫼르소는 매사 모든 일에 무감각하고, 삶에 의미를 두지 않는 '죽은 인물'에 불
과 했다. 그렇기에 그는 의미없이 일을하고, 의미없이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고, 최종적으로는
의미없이 사람을 쏘아죽였다. 때문에 뫼르소는 검사와 재판장이 어째서 권총을 4발이나 쏘았
는가? 하는 질문에도 무덤덤했고, 최종적으로 재판장이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 "나의 형 집행날 사람이나 많이 왔으면 좋겠다" 라는 태평한 생각만을 품는다. 세상에 3차
원의 인간이 존재한다지만, 과연 세상에 그러한 인간이 세상에 어디있겠는가? 아니... 도대체
소설가 카뮈는 이러한 인간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가? 나는 과거 이
러한 이방인을 읽으면서, 그러한 감상을 품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 이르고 나서, 이 책을 들여다 보니, 나의 그러한 과거의 감상은 그야말로, 번역
이 가져다준 오해가 무엇보다 컸다는것을 깨달았다. 그야말로 나는 현재 이 책의 역자의 주장
과 같이, 과거의 '선배'들이 마음대로 고치고, 의역하고, 스스로 만들어낸 가짜 이방인을 접했던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그렇다면 실제 카뮈의 이방인은 어떠한 내용일까?" 라
는 의문이 조금씩 고개를 쳐든다. 자...과연 진정한 이방인은 어떠한 내용을 품고있는가?
이책에서 이해한 이방인은 보다 인간의 내면에 대한 복잡한 내용이 더욱 돋보인다. 특히 주인
공 뫼르소는 현실에 무감각한 외계인? 이 아니라, 단순히 표현이 서투른 내성적인 인간
이라는 케릭터로 인식되면서, 보다 소설의 내용이 현실과 맞닿은 것이 큰 매력이라 하
겠다. 이 때문에 그를 둘러싼 '사건' 과 '재판' 역시 그 현실성을 더해간다. 뫼르소는 싸움
에 말려들어 사람을 쏘아 죽었다. 이에 검사와 재판장은 그가 '정당방위로 사람을 죽였는가?'
아니면 '그가 본래부터 살인자의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쏘았는가?' 하는 판단을 위해서 뫼르소
에 대한 심리를 계속한다.
재판도중 검사와. 변호사의 격렬한 공방전이 오가고, 뫼르소의 혼약자의 증언이 오가면서, 뫼르
소는 겉으로 드러내며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앞으로의 현실에 대하여 공포와 비슷한 마음
을 품었다. 그러나 말그대로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기에, 재판은 결국 그를 차디찬 영혼을 가진
살인자라는 판결을 내리고 만다.
결국 뫼르소는 사형을 선고받는다. 그러나 뫼르소는 그 판결을 받아들이지만, 이 책을 읽는 독
자들은 분명히 그 판결에 대해서 인정하기 보다는 그 판결에 대하여 '분노'의 감정을 품을 것이
라 장담한다. 그야말로 이 소설의 재판은 현대의 '재판'과 비교했을때, 상당한 종교적 편견
이 그 사형 판결과 직결되었기 떄문이다. 이처럼 사람이 위기에 빠졌을때 오늘날의 인간
은 그 상대의 완전한 몰락을 바라는 악마의 이면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뫼르소가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을때, 그를 둘러싼 많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차디찬 영혼을 가진 사람'이
라며 그의 유죄를 주장한다.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때 같이 밤을 지새운 수위, 양로원의
어르신들, 심지어 그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했던 마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그의 유죄를
주장한 것이다. 때문에 뫼르소가 항소를 하지않고 모든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
이 든다. 사회와 대인관계에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유죄'라고 인정받은 인간... 그렇기에 스
스로 무죄를 믿어봐야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 떄문에 그는 오기로라도 스스로 사형대에 오
를 결심을 한 것이 아닐까?
"나를 죽인 살인자는 바로 사회와 너희들이다!" 라는 그만의 감정을 품은 체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