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은 그곳에 있다

살인범은 그곳에 있다 - 은폐된 북관동北關東 연쇄 아동납치살인사건
시미즈 기요시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17년 11월

연쇄살인마를 쫓는 기자의 처절한 사투

 살인범은 그곳에 있다(시미즈 기요시 지음 /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펴냄)는 일본에서 발생한 다섯 소녀 유괴·살인 사건의 진범을 쫓는 기자의 이야기이다. 이 책을 처음 본 순간 추리미스터리 소설일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막상 책을 보니 소설이 아닌 한 기자의 진실을 쫓는 논픽션이었다. 니혼 텔레비전 보도국의 사회부 기자 시미즈 기요시는 어느날 시기모토 도시야 사회부장에게 점심을 먹자는 권유를 받는다. 그리고 탐사보도프로그램을 하자는 제의를 받는다. ‘일본을 움직인다’라는 테마를 가지고 미해결 사건들을 파헤쳐 보자는 것이었다.

 미해결 사건들의 리스트를 작성하던 그는 유난히 신경이 쓰이는 사건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파치코 점에서 유괴’를 당했다는 어린 소녀들, ‘요코야마 유카리 유괴사건’으로 불리는 사건이었다. 진범은 잡혔지만 어딘지 모르게 석연치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5명의 어린 소녀들이 비슷한 지역에서 유괴·살해 되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범인은 잡혀서 무기징역으로 감옥에 있었으나 그는 계속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하고 있는 있었다. 여기서부터 취재는 진행되어 간다.

 이 책을 읽을수록 과학이라는 명분하에 이루어지는 잘못된 수사에 대한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DNA검사로 범인을 특정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거론되고 있는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처럼 경찰의 잘못된 수사로 인해 무고한 사람이 범인이 되고, 재심으로 다시 무죄가 밝혀지는 사건들이 생각났다. 세상에 정의는 존재하고 있는가. 진정한 정의와 참언론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이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죄송하다는 한마디 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건가요?’

피해자의 엄마가 검찰에게 한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말이 가슴을 울렸다.

 이 책은 우리에게 잘못된 것을 밝히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말하고 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그것을 밝히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힘내고 있다는 것을 또 말해주고 있다.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 나는 손에서 이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지금도 진실을 위해 진범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미즈 기요시 기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죄송하다는 한마디 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건가여?’

그대 눈동자에 건배

그대 눈동자에 건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1월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소설모음집

그대 눈동자에 건배(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집 /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펴냄 )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소설들로 엮어진 소설집이다. 그동안 작가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책을 선택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하도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에 대해 많은 추천을 하는 것을 듣고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작품을 검색해 보니,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책의 저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읽게 된 이 책!!! ‘그대 눈동자에 건배’이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너무나 웃겼다. 아니 너무나 멋졌다. 표지가 너무 귀엽고 깜찍하다는 것에서 이미 나는 이 책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책을 펴고 읽기 시작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9개의 단편소설들의 모음집인 이 책은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 있다. 추리를 비롯한 미스터리, 멜로, 유머, 심지어 인간애 가득한 소설들이 가득차 있었다. 하루에 한편만 부담 없이 읽어야지 했는데, 읽는 순간 손을 뗄 수가 없어서 끝까지 완독해 버렸다. 작품 하나하나가 다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특히 ‘그대 눈동자에 건배’와 ‘고장난 시계’,‘크리스마스의 미스터리’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소설집이라 더욱더 부담이 없었던 이책!!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와 그의 다른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게이고라는 작가에 대한 입문책으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한권의 책으로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어 너무나 좋았다.

꽃처럼 신화

꽃처럼 신화 - 스토리텔링 세계신화 ㅣ 아시아클래식 7
김남일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11월

재미있는 신화 비틀기!!

 꽃처럼 신화( 김남일 지음 / 아시아 펴냄 )는 우리가 그동안 알게 모르게 접해왔던 이야기에 대한 책이다. 그 이야기는 다름 아닌 신화이다. 보통 신화하면 그리스·로마 신화가 떠오른다. 거기에 조금 더한다면 우리나라의 단군신화 정도이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신화부터 시작해서 알지 못하는 다른 지역의 신화까지 총망라하여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우선 제목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신화와 꽃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 곱디고운 제목은 어떤 뜻을 품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꽃과 신화!! 참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어울리는 묘한 제목이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꽃과 신화의 관계가 조금은 이해되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신화가 주는 의미와 새로운 인문학으로서의 신화를 보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비주류의 신화들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되어 흥미로웠다. 그리고 ‘건국신화, 영웅신화 삐딱하게 읽기’ 에서는 신화의 내용을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해석해 주어 신선했다. 신화라고 해서 많이 어려울 것 같았지만, 의외로 술술 넘어가고 재미있었다.

 신화는 그냥 신이한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역사를 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신화를 제대로 읽으면서 우리의 미래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해 주고 있다. ‘이 모든 질문이 곧 이야기였다.’ 이야기로서의 신화, 신화를 앎으로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더 자유롭고 여유롭게 대할 수 있다.

 신화에서는 때로 신조차 죽음을 피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죽음이 더 이상 나아갈 곳 없는 막장인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니며, 더 나아가 새로운 시작을 뜻하기도 한다. 이것이야말로 신화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이자 가장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신화에서는 때로 신조차 죽음을 피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죽음이 더 이상 나아갈 곳 없는 막장인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니며, 더 나아가 새로운 시작을 뜻하기도 한다. 이것이야말로 신화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이자 가장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한 번쯤 일본에서 살아본다면

한 번쯤 일본에서 살아본다면
나무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7년 12월

묘한 설레임 간직한 일본!!

그곳을 가보다~

 한 번쯤 일본에서 살아본다면( 나무 외 지음 / 세나북스 펴냄 )은 일본을 직접 경험한 16명의 작가들의 일본 생활기이다. 어릴 적부터 일본이라는 나라는 나에게 묘한 설렘을 가져온 나라였다. 우리와 역사적으로 얽힌 일이 많았기에 밉기도 했고, 또 그들의 문화와 이국적인 풍경을 보며 동경을 가지기도 했다. 나에게 애증으로 얽힌 일본이라는 나라는 항상 묘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정말 한 번쯤 일본에서 산다면 어떤 느낌일까?’ 많이 궁금했다. 이 책을 보는 순간 읽고 싶은 열망이 가슴 가득 차올랐다.

 지금까지 일본 여행기라는 책들은 많이 보아왔지만 대부분 그저 그런 여행지에 대한 소개책이 많았다. 그래서 여행책이라고 하면 별다른 기대를 가지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 지금까지의 편견이 사라지게 되었다. 일본을 직접 경험해본 사람들만의 경험은 신선했다. 그들의 생활과 일본 적응기는 너무나 좋았다. 이 책은 4장의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있다.

1장 – 공부하며 일하며 일본에서 산다는 것(Study ＆ Work in Japan)

2장 – 사랑하며 산다는 것 (Love in Japan)

3장 – 일본에서 산다는 것 (Life in Japan)

4장 – 변주 (Playing a variation)

 각각의 주제에 맞는 이야기들은 좀 더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더 알게 해주었다. 생활의 냄새가 물씬 나는 일본이야기였다. 개인적으로는 3장과 4장이 좀 더 마음에 들었다.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지만, 쉽게 갈 수 없는 나라 일본!! 물론 일본뿐만이 아니라 여행을 간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이 책의 저자들의 공통점은 용감하고 무모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의식!!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많이 부럽고 또 부러웠다. 나는 왜 저들과 같이 저렇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의 삶이 후회되거나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아니다. 그냥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동경을 깊이 느꼈다. 그리고 아직 늦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들처럼 모든 걸 던지고 일본으로 향하진 못하지만,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나에게 준 책이다. 자~ 이제 일본으로 떠날 준비를 해보자!!

1장 – 공부하며 일하며 일본에서 산다는 것(Study ＆ Work in Japan)

2장 – 사랑하며 산다는 것 (Love in Japan)

3장 – 일본에서 산다는 것 (Life in Japan)

4장 – 변주 (Playing a variation)

마지막 순간에 선명해지는 것들

마지막 순간에 선명해지는 것들
이윤진 지음 / 생각활주로 / 2017년 12월

“What do you want?”(무엇을 원해요?)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행!!

 마지막 순간에 선명해지는 것들(이윤진 지음 / 생각활주로 펴냄)은 열 한 번의 방황과 열 한 번의 방랑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을 처음 본 순간, 제목을 보고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과 방황이라는 주제, 나를 찾아간다는 소재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우린 누구나 한번쯤 현실을 떠나 이상의 세계로 떠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버려두고 떠나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며 책의 저자에게 부러움과 질투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당장 나는 떠나지 못하지만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한번 뿐인 삶, 즐기며 재미있게 살자는 이야기이다. 너무나 평범하고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내용을 작가는 여행지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가벼운 에세이라고만 생각하고 읽은 책은 생각보다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마지막 순간에 선명해지는 것들”이라는 것은 이 책의 제목만이 아니었다. 저자가 우리에게 주는 질문과 답이었다. 작가가 보여주는 여행지를 따라가며 질문에 답하다 보니 지금 이 순간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가 보였다.

 이 책에는 인생에서 닥칠 수 있는 많은 질문에 대한 답에 대한 도움을 주는 글들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CPR(심페소생술)을 신체에 대한 것이 아닌 영혼에 대입해 보여주는 글은 인상적이었다.

Confide your difficult situation to someone else

(누군가에게 털어놓아라)

Promptly and

(신속하게 그리고)

Raise your self-esteem through empathy

(공감을 통해 자존감을 높여라)

 영혼의 응급 상황을 외부의 누군가에게 알린다는 것 그리고 당신의 마음에 공감을 불어넣는 것은 영혼을 다시 숨 쉴 수 있게 하는 영혼의 소생술인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삶’이라는 단어의 의미 그대로 우리가 아직 이렇게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남아 있는 삶 동안 진정한 인생을 살아내는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Confide your difficult situation to someone else

(누군가에게 털어놓아라)

Promptly and

(신속하게 그리고)

Raise your self-esteem through empathy

(공감을 통해 자존감을 높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