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니체 아포리즘 - 365일 니체처럼 지혜롭게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황국영 엮음 / 동녘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서적은 니체의 철학이 담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비롯해 5권의 원전에서 선별한 원전을 하루 한 장씩 읽으며 니체의 철학을 이해하고 삶의 의미에 대해 사유할 수 있도록 구성된 철학 관련 교양서라 하겠다.

 

서적은 한 페이지에 한 개의 짤막한 잠언을 인용하고 저자의 해설과 저자의 주장을 정리하여 독자들이 해석하는 데 도움을 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1일부터 81일까지는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 82일부터 160일까지는 <아침놀>, 161일부터 194일까지는 <이 사람을 보라>, 195일부터 211까지는 <도덕의 계보학>, 212일부터 365일까지는 니체 철학의 완성이라 평가받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구성되어 있어 단계적으로 일거나 자신이 이미 읽은 서적의 부분을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의 잠언에서는 인간이 느끼는 후회나 양심의 가책이 본인이 자유로운 것을 넘어 스스로 자유롭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하며 이 불만이 개선을 위한 건설적 사유라는 내용, 우정의 올바른 균형은 자기편의 저울에 아주 작은 부당함만 얹으면 된다는 내용, 결혼이 길고 긴 대화라는 잠언, 정치인을 정직한 사람인 양 뒤에 숨은 이리와 같은 위선자로 묘사한 잠언이 인상적이었다. 우리에게 결혼 생활, 우정을 비롯한 사회생활, 정치를 보는 시각을 넓혀 줄 내용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침놀>에서는 개인의 행복을 위해 고독을 통해 배우는 것에 대한 충고를 담은 잠언은 깊은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고, 빨리 많이 말하는 사람이 단시간의 교제만으로 신뢰를 급격하게 잃는다는 잠언에서 상대방에게 대화나 말의 품격을 위해 간단명료하게 말을 해야 내가 신뢰를 쌓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물을 멀리서 보는 게 잘 파악할 수 있듯 친구들의 우정도 혼자서 고독 속에서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여 그 가치를 파악해야 한다는 의미의 잠언이 나이를 먹으며 축소되는 인간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내용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인간의 인생과 삶에서 깊이 생각해 볼 니체의 잠언이 365개나 있다. 일부 주장이 모호한 은유적인 잠언의 경우 저자의 해설을 참고해서 자신의 철학을 정립할 수 있으며 저자가 정리한 니체의 철학을 이해하는 것도 가능한 서적이라 하루 한 페이지씩 읽으며 사유의 시간을 갖는다면 삶의 목표를 정립하고 정진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서적은 니체의 대표적인 서적 5권에서 엄선 잠언 365개를 하루 한 페이지씩 이해하며 사유의 시간을 거쳐 삶의 의미를 이해하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여 초인이 되는 데 도움을 줄 서적으로 많은 독자에게 다양한 사유의 시간을 제공할 서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수록된 원전 5권 중 2권은 일부만 읽었고 3권은 완독했으며 대표작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경우 여러 차례 읽어 본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게 용이했다. 하지만 니체 철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하루 한 페이지씩 읽으며 정리한다면 니체의 철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어 니체 철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가장 쉽게 읽을 수 있는 서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그렇게 니체의 철학에 내공을 쌓은 후 원전을 읽는다면 인생에 대해 본인만의 철학을 정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받은 서적을 읽고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서적은 버지니아 울프의 13개의 작품을 해설하고 작가가 작품에서 선정한 명문장을 영문과 번역문을 함께 수록하여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명문장은 필사하거나 사유하는데 도움을 줄 유익한 인문 도서라 하겠다.


서적은 크게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앞머리에는 버지니아 울프의 사진, 작품에 대한 사진과 프롤로그로 장식되어 있다.


본문의 형식은 저자가 선정한 서적의 개략적인 줄거리를 설명하면서 해당 내용에 해당하는 명문장을 영어 문장과 한글 번역문을 순차적으로 수록하여 줄거리를 단계별로 소개한다. 말미에는 저자가 책 전체에 대한 해설을 첨부하여 독자들이 서적을 이해하기 쉽도록 추가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는 서적에 직접 필사하고 독자 자신의 방식으로 의역한 것을 메모할 수 있도록 문장 한 개를 수록하고 여백의 공간을 제공한다.


파트 1에서 여성의 인권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는 서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9세기 초 성차별이 너무 심했던 시대상을 반영한 작품으로 <자기만의 방>, <제3기니>, <출항>을 소개한다. 그 중 독특한 형식의 <제3기니>는 여성의 차별은 물론 사회 문제를 지적한 서적이라 감명 깊게 읽었던 서적이라 반가웠으며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과 자유로운 정신을 권장하는 내용과 사회적 구조, 규율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는 <출항>은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파트 2에서는 인간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일까에 대한 주제로 버지니아 울프의 특징으로 널리 알려진 의식의 흐름에 따른 기법으로 집필된 최고의 작품인 <벽에 난 자국>을 비롯해 결혼과 인생에 대한 서적을 다룬다. 그 중 단연 최고의 작품은 버지니아 울프의 관찰력과 해석이 천재라고 느꼈던 <벽에 난 자국> 이었다. 우연히 벽에 있는 자국을 본 후 동물이 뜯어 놓은 자국이라 상상하며 그 사고의 흐름을 확장시키고 연상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마치 강물이 흐르듯 수려하게 펼치는 그녀의 문장은 다시 봐도 압권이란 생각이 들어 가장 인상적이었다.


파트 3에서는 아직 읽어보지 못한 <플러시>란 서적의 내용에 관심이 갔다. 반려 동물의 감정이 드러난 문장도 좋았으며 순종이 없는 이탈리아로 이주한 후 자유, 평등, 평화를 만끽하는 플러시의 시각과 버지니아 울프를 연상하게 한다는 주인 바렛의 감정 선이 궁금해서 흥미를 느꼈다.


파트 4는 내가 이미 수차례 읽은 서적을 소개해서 가장 가독성도 좋고 저자의 해설에 공감도 많이 갔다. 개인적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서적 중 가장 좋아하는 <파도>, <등대로>가 파트 4에 소개되는데 서적을 읽기 전에 저자의 해설을 두 번만 읽고 본 서적을 읽는다면 많은 독자들이 그동안 어렵다고 어겼던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이 서적에서 소개한 줄거리와 해설을 반드시 도서를 읽기 전에 먼저 읽을 것을 권장한다.


부록에는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 중 명문장을 소개하고 에필로그에서는 버지니아 울프의 친필 유서 사본과 번역문을 수록하여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다.


이 서적은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13편의 명문장을 소개한다. 고등학교 1학년 도서부 시절 일주일마다 하는 독서토론에서 우리를 가장 힘들게 했던 작가는 버지니아 울프와 마르셀 프루스트였다. 30대, 40대, 50대가 되면서 반복적으로 그들의 작품을 읽으며 이제는 어려운 작품에 대해서 내공이 쌓이게 되었지만 만일 당시에 이런 해설서가 있었다면 그토록 힘들게 반복해서 문장을 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수차례 읽었던 작품은 저자가 소개한 문장에 집중했으며 기억이 나지 않는 작품은 줄거리와 버지니아 울프의 메시지를 중점적으로 읽은 후 문장을 다시 보았다. 200여 페이지로 두껍지는 않지만 서적에 담긴 명문장이 주는 묵직한 울림은 다른 도서와 크게 차이가 난다고 느껴 책장의 넘김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한 문장씩 깊이 사유하며 읽었다. 영어 문장도 수록하고 있어 많은 독자들에게 필사하는 서적 중 가장 재미있으며 유익한 인문 도서로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딕 성당, 거룩한 신비의 빛
강한수 지음 / 파람북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서적은 저자의 전작<로마네스크 성당, 빛이 머무는 곳>에 고딕 양식 성당을 소개하며 고딕 건축의 흐름과 그 철학적 메시지를 가톨릭 교리와 연결해 설명한다. 유럽의 대표적인 고딕 건축물에 대해 해박하고 상세한 건축 지식을 통해 고딕의 역사를 흐름은 물론 유럽 각국의 다양한 성당의 특징을 파악 할 수 있는 매우 유익한 인문학 도서라 하겠다.


서적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초기 고딕으로 고딕 초기 카페 왕조 등장의 정치적 배경을 설명한다. 프랑스가 분권제인 봉건사회에서 중앙집권적 군주 국가로 변화하면서 고딕 건축을 준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역사적 배경을 설명한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카페왕조가 교회의 도움을 받으며 왕권을 강화한 지역이 바로 일 드 프랑스이며 당시 가톨릭 교황의 파워가 강해지고 종교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도 고딕 성당 건축에 큰 영행을 끼쳤다는 역사적 평가까지 다룬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일 드 프랑스의 지리적 배경이 로마네스크 성당이 발전했던 부르고뉴 지역과 로마네스크를 주도한 노르망디의 중간 지역이라 기술의 집약이 이루어지기 좋은 장소였다는 설명은 처음 접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스콜라 철학과 고딕의 발전의 관계를 설명한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고딕성당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상스 대성당을 설명하면서 리브 그로인 벨트를 구조적으로 완성한 것이 사제이면서 건축가인 쉬제를 중심으로 한 일 드 프랑스의 건축가들이었으며 그로인해 천장의 하중을 70% 정도 줄여 더 높은 건축물이 가능해졌다는 상세한 설명은 성당을 소개한 다른 서적에서 접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그리고 초기 고딕의 발전적 모습을 보인 누와용 대성당, 본격적으로 수직성을 추구한 유명한 노트르담 대성당의 특징을 상세하게 소개한다.<레미제라블>의 저자인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파리의 노트르담>을 통해 성당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는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2장에서는 전성기 고딕에 대해 설명하는데 고딕의 요소인 포인티드 아치를 다른 구조와 그림으로 비교하며 포인티드 아치로 인해 아치의 높이를 자유롭게 조절하며 벽체의 두께도 줄인 장점을 가장 먼저 소개한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리브 그로인 볼트로 인해 천장의 두께를 반 이상 줄였다는 장점과 성당의 수직 경량화의 목적으로 버팀목인 플라잉 버트레스까지 3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이 접목되었다는 해설은 고딕 건축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설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고딕 DNA퍼즐로 아리스토텔레서의 ‘습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습성’(심적 습성), 습성의 연결, 명료성과 일치성 네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며 수직화와 경량화 상 호 모순의 두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건축물이 고딕 건축이라 높이 평가한다.

여기서 고딕 성당의 전성기인 성당으로 샤르트르 대성당을 소개하는데 지하성당에 김인중 신부가 작업한 스테인드글라스의 모습을 소개한 사진은 우리 국민들의 자부심이자 자랑이란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에서 가장 높은 고딕 성당인 아미앵대성당을 다른 성당과 비교한 부분과 ‘바 트레이서리’가 최초로 사용된 랭스 대성당, 소형 고딕성당의 대표적인 곳인 오세르 성당까지 건축학자로서의 지식을 제공하며 설명한다.

3장. 후기 고딕에서는 장식성을 강조한 플랑브아앙 양식의 적용된 성당을 소개하는데 플랑부아앙 양식이란 네이브월의 창이 트레이서리에 의해 꽃처럼 타오를 모양으로 분할된 장식 형태를 말하는데 13세기 중반부터 15세기까지 사용된 레요낭 양식을 대체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성당은 루앙의 생마클루 성당으로 그 장미창은 매우 화려한 모습을 띠고 있다.

4장. 영국의 고딕 성당에서는 캔터베리의 영국 전통양식과 프랑스의 보편적 고딕 양식을 수용한 웨스트민스터 수도원이 영국 고딕의 우위를 과시하며 프랑스와 경쟁해 대륙을 되찾으려는 의지가 성당 거축을 통해 드러난 부분이 기억에 남는 내용이었다.

5장 독일의 고딕파트에서는 1990년대 중반 직접 방문해 거대한 성당이 나를 짓누르며 굴복시키려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한동안 한자리에서 꼼짝 못하고 위만 바라보게 만들었던 쾰른 대성당이 독일 고딕의 상징이자 현존하는 가장 높은 고딕 성당으로 아미앵의 수직성을 배워 더 높게 건축하고 생트샤펠에서 스테인드글라스이 보여준 최신 유행까지 수용하여 1506년에 준공해 무려 300년이 흐른 19세기 후반에 완성된 최고의 고딕 성당이란 해설이 인상적이었다.

6장은 이탈리아의 고딕성당을 소개하는데 유명한 피렌체 대성당과 밀라노 대성당의 특징을 소개하여 여행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서적은 고딕 건축물이 최첨단 기술과 새로운 양식을 발전시킨 건축사에서 매우 훌륭한 건축물이라는 소개를 위해 고딕 건축의 요소에 관해 깊이 있는 정보와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그리고 성당에 영향을 끼친 신학과 철학 분야도 다루어 고딕 성당과 중세 문화의 관련성도 언급하면서 인문학적인 내용을 많이 다룬 부분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하겠다. 저자는 사제이면서 건축학도로서 두 분야 관련 전문지식을 적절하게 융합해서 소개하여 독자들에게 새로운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건축지식을 전달하여 독자들의 교양 수준을 한 단계 올려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딕 성당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해외 여행 시 유명 고딕 성당 건축의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우 유익한 인문학 도서로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을 죽인 여자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푸른숲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서적은 30년 전 발생한 한 소녀의 시체 유기 사건을 30년 후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들 7명 각자의 1인칭 시점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사건의 전개, 심경을 다룬 독특한 스타일의 소설로 종교를 맹신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선택적으로 판단하고 단정하는 맹목적인 신앙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묵직한 주제의 소설이라 하겠다.


첫째 파트는 리아의 시점의 내용으로 30년 전 사르다 가족의 막내 딸 17세 아나의 끔찍한 시신이 공터에서 발견된다. 사건은 강간 살인사건으로 규정되고 빠르게 종결되면서 미제 사건으로 남는다. 그 사건에 충격을 받은 둘째 딸 리아는 무신론자가 되고 고향을 떠나 스페인 산티아고에 정착하고 서점을 운영한다. 가족 중 유일하게 아버지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두 사람은 아나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30년 만에 큰 언니 카르멘과 언니의 남편이 된 신학교를 중퇴한 훌리안이 방문해 자신의 아들 마테오가 여행 중 행방불명이 되었는데 리아의 서점에서 세 건의 거래가 확인되어 찾아 왔다며 마테오를 찾는데 도움을 달라 얘기한다. 그때 아버지마저 암으로 고생하다 돌아가셨다는 충격적인 소식도 듣는다.


두 번째 파트는 카르멘의 아들 마테오의 시점으로 전개되는데 그는 할아버지 알프레도의 영향으로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신론자로 발전했으며 할아버지가 남긴 세 통의 편지와 죽은 아나 이모의 친구인 마르셀라로부터 리아 이모의 행운의 반지를 받았다. 그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보낸 편지를 읽고 모든 SNS계정을 차단하고 부모와 연락을 끊었다. 할아버지의 가방에서 이모 아나 사건과 관련해 꾸준히 조사를 진행했다는 사실도 파악하고 리아를 만나 그 사건의 진실을 알려주려 스페인으로 왔다.


세 번째 파트 아나의 친구 마르셀라의 이야기에 드디어 아나가 살해된 것이 아니며 임신 중지 수술을 받고 상태가 악화되어 함께 있던 성당 의자에서 죽음을 맞았으며 그녀의 죽음에 도움을 요청하려다 성당의 청동상이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치고 그날 이후 모든 기억 능력에 장애가 생겨 영구 장애로 남았다는 내용이 전개된다. 하지만 아나의 죽음까지의 기억은 너무 또렷하고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는데 아나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육체적인 관계를 맺고 임신을 하고 중지 수술까지 받은 후 사망에 이르는 과정을 너무 정확하게 기억한다. 하지만 그 애인이 누군지 모르고 임신과 중지수술의 비밀을 아나와 신에게 맹세하여 그녀는 그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그 이후 파트의 내용은 사건의 스포일러에 해당하기 때문에 밝히기 어려운 내용이다.


아나가 사망하고 그의 애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성당에 나타나 그녀의 시신을 토막 내고 특정 부위를 태워버렸다. 아나의 임신 사실을 감추기 위해 시신을 훼손한 사람은 누구이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연루되어 있을까?


책을 읽으면 종교 중 가톨릭 신앙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임신 중지라는 악을 행하도록 유도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그것을 권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죄가 없다고 자위하는 모습과 누군가를 임신시키고 유산시키는 것을 막지 않고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받고 보석을 행하며 자신의 죄를 씻었다고 생각하는 모습, 자신이 보석을 해준 신도를 보호하기 위해 고해성사를 하지 않은 아나를 죄인으로 낙인찍고 거짓을 행하고 사건을 빨리 덮으려는 종교인의 모습은 무신론자이면서 평생 고통을 받으며 지옥과 갚은 현실에서 살고 있는 무신론자이거나 무신론자에 가까운 리아, 마르셀라, 알프레도, 마테오와 대비된다. 나도 모태신앙으로 성당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성사 중 종부성사만 빼고 다 받았고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은 가톨릭 신앙을 게속 유지하고 있지만 나는 20대 충격적인 두 건의 사건 후 결국 무신론자가 되었다. 신이 정말 있을까? 신에게 반성하고 속죄하면 정말 저지른 죄가 사해지는 것일까? 대다수의 종교인들은 모범적인 신앙인으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자신을 합리화하거나 지은 죄를 쉽게 용서 받기 위해 취해진 종교가 그들에게 쉽게 죄를 사해주는 것은 종교로서의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소설은 매우 독특하게 화자가 전개되면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도록 구성되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이기적이고 자신의 행동과 판단을 합리화한 악인들이 그럴듯한 종교인으로 포장되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게 하여 피할 수 없는 선택을 강요하고도 직접적인 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자위하는 주변 인물과 자신이 보석한 신도를 보호하기 위해 두 번이나 죽임을 당한 아나를 보호하지 않고 죄인으로 낙인을 찍은 신부의 이기심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충격이었다. 사건의 진실을 넘어 맹신에 가까운 신앙심이 얼마나 큰 악마가 되는지 사유의 시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교, 신앙, 믿음에 대해 경종을 울릴 충격적이면서도 가독성이 매우 우수한 소설로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곱 명의 술래잡기 스토리콜렉터 111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서적은 일본 호러 미스터리 소설의 대부 미쓰다 신조의 소설로 전화 통화에서 아이의 노래 소리가 들린 후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다룬다. 어린 시절 같은 동네에서 함께 놀았던 친구들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의 전개는 독자들에게 극도의 궁금증과 공포를 선사할 소설이라 하겠다.


자식과 남편을 잃은 누마타 야에는 생명의 전화 상담원으로 18년 동안 근무하며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상대하며 지옥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중이었다. 토요일 걸려온 전화의 남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어린 시절의 친구들과 전화를 시도해 통화가 안 되면 자살하려 했다며 토요일에 이곳으로 전화해 다행히 연결이 되어 자살을 미루게 되었다며 자신의 처지와 과거의 이야기를 토로하며 전화를 끊는다. 야에는 그의 이야기에서 자신도 잠시 살았던 그곳이 사내가 초등학교 친구들과 놀았던 신사를 특정할 수 있어 정신보건 복지센터에 연락해 표주박산이라 불리는 다루마 신사에서 자살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하여 직원들이 일요일 심야에 그곳으로 가지만 절벽아래에서 다몬 에이스케의 지갑과 그의 혈흔을 발견하지만 시체를 찾지 못한다. 복지센터 직원 요시미츠는 수풀 속에서 꿈틀거리는 누군가의 소리를 들어 공포감에 사로잡혀 마쿠마 과장과 그 장소를 도망친다.

호러 소설 작가인 고이치는 ‘일곱 명의 술래잡기’소설을 준비 중에 에이스케 형사의 방문을 받고 그가 다몬 에이스케의 얘기를 꺼내자 금요일 심야에 받은 전화가 떠올라 그가 자살했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이 그를 미처 챙기지 못했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형사에게 초등학교 시절 남들이 꺼리는 표주박산의 다루마 신사에서 자신이 주도해 어울렸던 6명의 친구에 대해 30년 전 이야기를 진술한다. 당시 친구였던 다몬 에이스케, 아리타 유지, 우치하라 사토시, 고야나기 사야카, 오오니타 다츠요시와 친구가 된 상황과 그들이 신사에서 주로 다루마 놀이(우리나라의 무구와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놀이)를 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고이치는 혼자 표주박산의 신사를 찾아가 이상한 느낌을 받으며 과거의 어떤 사건이 안개처럼 뿌옇게 느껴 그것이 사건의 열쇠라는 느낌을 받는다.

여섯 명의 친구 중 아리타 유지가 심야 시간 전화를 받자 수화기 너머에서 “다레마가 죽였다”란 아이의 음성과 그 시절의 별명을 듣고 공포에 빠진다. 전화를 끊은 후 잠을 재촉했지만 잊고 싶었던 과거의 흉측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다음날 교통사고로 사망하는데 누군가 일부러 밀은 것 같다는 진술이 나온다. 그리고 경시청의 엔카쿠라는 경부가 고이치를 찾아와 그 소식을 알려준다.

그리고 사야카가 지하철 선로 추락 사고로, 사토시는 다리위에서 떨어져 사망하면서 고이치의 친구들이 누군가에게 의해 연쇄 살인을 당한다. 고이치는 어린 시절 다루마 놀이를 할 때 발생한 사건이 연쇄살인과 관련이 있다 생각하고 표주박산을 찾으며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려 노력하는데 마침내 드러난 30년 전의 사건과 현재 사건의 연관성은 독자들에게 섬뜩한 공포를 선사할 것이다.


이 소설은 사건의 전개와 더불어 고이치와 친구들에 대한 인생을 정리하며 다양한 인생사를 서술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한 인간의 인생 스토리에 몰입하다 갑자기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으로 더 공포를 극대화 시켰다는 생각이 들어 좋았다. 그리고 간간히 수화기 너머 들리는 아이의 울림을 묘사하는 부분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오싹했다. 30년 전 아이들이 감당하기 힘든 공포의 순간을 벗어나기 위해 다루마 놀이 중 움직이지도 않은 친구들을 움직였다며 자신의 곁으로 인도했던 다츠요시로 인해 6명은 그 공포에서 벗어나고 그 기억을 봉인해 버렸다. 한 통의 전화로 그 봉인이 풀리며 친구들은 그 공포의 순간을 떠올리 죽임을 맞이한다. 과연 그 공포의 대상은 무엇이며 연쇄 살인마의 정체는 무엇일까?


오랜만에 호러의 세계에 빠져 들었다. 호러 소설의 베테랑 미쓰다 신조의 작품답게 구성이 탄탄하고 가독성이 우수하다. 초반 인물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조금 지루하게 여겨졌지만 과거의 사건이 조금씩 풀리며 독자들에게 서서히 공포의 시간을 제공하는 전개가 우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토록 잊고 싶었던 과거가 떠오르며 악마로 돌변하는 설정은 독자들에게 안쓰러운 마음마저 들게 만든다. 호러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거나 미쓰다 신조 스타일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크게 환영을 받을 미스터리 소설로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