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솔로몬의 위증 1 - 사건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9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6월
평점 :
미야베 미유키를 추리소설 작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난 생각이 조금 다르다. 몇권의 장편소설을 읽어보았지만 미미여사의 작품들은 추리소설이 아니라 장편소설 속에 끼워져 있는 추리가 있을 뿐, 추리소설의 작가로 나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소설을 읽다보면 어찌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인지 보통의 추리소설처럼 속도감이 있는 전개나 반전이 있어야 하지만, 그런 것보다 인간의 내면의 묘사나 주위 환경이 범인으로 생산했다는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는 편이라 추리소설의 요소가 약간은 미비하다.
추리작가가 아니라 그냥 '작가'인 것이다. 사실 이런저런 장르를 구분할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1권 사건 한 권만 700여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사건이 해결되는 페이지까지 모두 합치면 보통의 장편소설 5~6권 분량은 되고도 남을 것 같다. 이런 분량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미미여사가 수다스럽기 때문이다. 사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주위 인물이나 배경등을 자세히 설명하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한 사건에 누구도 범인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만들어지고, 어쩔 수 없게 된다는 것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아마 '사람은 모두 선하다'라는 '성선설'에서 출발하지 않았나 싶다.
초반 70여 페이지까지는 아직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는 '가시와기 타쿠야'는 등장하지도 않는다.
등장은 눈이 많이 온 다음날, 옥상에서 떨어져 죽음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며 등장한다.
(이 초반 도입부 장면에서 '츠지무라 미즈키'의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가 생각난 것은 왜 일까? 하얀 눈과 학교라는 공간이 비슷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크리스마스 날 아침 눈쌓인 도쿄의 서민가 제3중학교에서 2학년 A반의 '가시와기 다쿠야'가 옥상에서 뛰어내려 사망한다. 학교와 아이들 모두 자살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경찰은 다쿠야의 학교 생활이 순탄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린다. 경찰은 교직원과 아이들, 아이들 부모까지 면담을 시작하는데 모두들 다쿠야가 왜 학교에 장기 결석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다쿠야는 친구도 없었고 그림자같이 존재감도 없었던 학생이었다.
그래서 모두들 다쿠야의 죽음이 자살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반전은 있다. 경찰관의 딸인 후지노 료코에게 의문의 고발장이 한장 도착한다.
타쿠야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며 옥상에서 '오이데' 패거리가 타쿠야를 밀었다는 내용이었다.
그것을 자신이 목격했다는 것이다. 이 투서의 내용이 매스컴에 알려지면서 사건은 점점 커져간다.
게다가 타쿠야와 같은 반이었던 미쓰코가 자살(?)을 하고 오이데 슌지의 집에 불이 난다.
왜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 것일까? 누구의 소행일까?
단순하게 학교 폭력에 관한 스토리로 보인다. 하지만 작가의 능력은 거기서 끝이 아니다.
오지랖의 여왕같이 모든 등장 인물에 주인공 같은 기운을 불어넣는 미미여사의 인물들은 사건의 발생과 해결에만 초점이 맞추어지는 추리소설엔 맞지 않는 인물들이다.
그들에겐 '사정' 또는 '상황'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 죽일 수 밖에 없는 상황.
인간적인 측면을 많이 부각시키는 스토리전개다. 어쩌면 지겨울 수도 있다.
하지만 미미여사에게 적응이 되면 이 흥미로운 이야기에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있다.
700페이지의 '사건'을 덮고 나서 줄거리를 생각하니 이제 겨우 사건이 일어난 것 뿐이다.
아직 사건의 실마리도 없고 증거도 없다.
지금부터 사건을 해결하러 가야한다. 2권으로 고고!!!
모아둔 미미여사의 원서. 오래전에 샀는데 요즘은 안사게 된다..원서;;;
'나는 지갑이다'가 저 중에 있을거임;;;
미미여사님의 책은 대부분 장편소설만 가지고 있음. 단편과 시대물은 안 사게 된다..
왜 일까...??? 근데 더 많지 않았나...;;;; 몇권이 안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