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과 정보
이도경 지음 / 캔도리21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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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형체가 있는 것은 이해하기 쉽고 알아보기도 쉽다. 그런데 형체가 없는 무형의 '것'은 정의 내리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형체가 있는 유(有)가 아니고 형체는 없지만 존재하고 있는 것도 있고 아무것도 아닌 무(無)도 있다. 유와 무를 동시에 만족하는 것도 있다. 정보는 있는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 있는 것은 아니다. 사고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정보이고 정보가 있다는 것은 기억이 가능하다는 의미로도 본다. 두뇌에 접수된 정보를 내재해 있던 신이 술을 통해 기로 환산해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꺼내어 이리저리 재단하는 것이 정보이다. 생각은 정보를 조합해 구체화해 가는 일련의 정신 활동이라고 할 수 있고 생각하기 위해서 정보를 담을 수 있어야 하며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억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정과 기가 수축과 팽창을 하고 이 연쇄 반응에 의해 더 복잡한 질서가 일어나 끊임없이 몸집을 부풀리게 된다. 최초의 인류도 정보가 돌아 진화의 서막이 열렸고, 정보가 다시 돌아 결국 학습에 유리한 조건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리고 정보를 통해서만 진일보할 수 있다. 진화의 목적은 단지 생존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의 눈은 시각적 도구일 뿐 실제 그림은 뇌가 만든다. 눈을 통해 들어온 전자기파를 뇌가 조합하고 가공해 가상의 화면을 생산해 내게 된다. 나라고 하는 것은 몸에서 보낸 신호에 의해 만들어지고 신호가 없다는 나도 무(無)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3차원이란 가로, 세로, 높이가 분명한 입체 세상을 말한다. 정보는 오감을 통해 들어오고 괴는 이를 가공해 실재와 다르게 구성해 내면서 감각과 지각의 괘곡 현상에 그대로 노출된다. 3차원은 뇌가 거리와 음영을 입체적으로 환산해 펼쳐내는 공간이지만 시각적으로 사방이 막혀 있다. 4차원 세상은 정보에 국한된 공간이고 5차원은 공(空)의 세계로 만유 일체의 제한에서 벗어나 시공과 분별도 없는 세계이다. <실존과 정보>는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정보와 인간, 시간과 공간, 차원 등을 이해하면서 인문학적으로 존재와 우주론 등 다양한 이론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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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라
무옌거 지음, 최인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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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회에 일어나는 범죄를 보면 끔찍한 범죄의 이유가 상대가 나를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범죄들이 많다. 이런 범죄일수록 잔혹한 범죄들이 많고 범죄자들의 반성이 적은 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상대방이 나를 얕잡아 보거나 무시하지 않게 행동하게 된다. 보통 우리는 자신의 연약함과 쉽게 괴롭힘당할 수 있는 성향을 착한 모습이나 선량함으로 감추려 한다. 그러나 자신의 바람과는 달리 모든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착한 모습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문화에서 상대방의 제안을 거절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상대방이 제안을 하거나 부탁을 할 때 이미 우리는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고 힘들게 부탁한다고 미루어 짐작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실망하는 것을 찾지 못하며 모두가 자신을 좋아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더 잘 거절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도 바뀌었고 남들이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려면 똑 부러지게 거절하는 기술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거절을 통해 타인에게 자신이 그은 인간관계의 경계선을 명확히 알려주어야 한다. 상대방이 나에게 함부로 하는 것은 분명 내가 먼저 선을 제대로 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주는 경우들이다. 사랑하는 관계에서는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각자 자신의 일을 처리하며 상호 존중한다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 알게 모르게 남의 인생에 간섭도 많이 한다. 그러면서 모두 상대방이 잘 되라고, 상대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일방적인 관심과 도움을 받고 당황한 적이 있다. 마음이 약하고 착하며 순종적인 아이일수록 이런 사랑이라는 이름에 희생양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것도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부담이고 강요이다. 두려움과 불안함을 스스로 끌어안으면 오히려 용감해질 수 있다. 나약할 때 강해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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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 - 어느 페미니스트의 우한 생존기
궈징 지음, 우디 옮김, 정희진 해제 / 원더박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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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발생한지도 이제 1년이란 시간이 다 되어 간다. 코로나19가 처음 발병되고 전세계로 퍼지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우리의 생활을 제한할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는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우한에 살고 있는 한 페미니스트의 생존기이다. 당시의 뉴스에서 우한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본 기억이 나는데 중국 내에서 우한 봉쇄령이 내려졌을 때 또다른 전쟁터와 같았다. 코로나19의 전염을 조금이라도 막아보려고 도시와 사람들을 가둔 것이다. 하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우한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 이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본다.


 <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의 저자는 중국 우한에 살고 있는 페미니스트이자 사회 활동가이다. 2019년 11월 우한으로 이사를 한다. 그리고 한 달 뒤인 12월 우한에 심각한 폐렴이 유행하기 시작하고 1월 23일 우한은 봉쇄된다. 우한이 봉쇄되면서 우한에서의 일을 일기로 써보기로 하는데 SNS로 이 일기가 공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댓글을 달며 소통하게 된다. 1월 일기가 시작되고 댓글엔 최대한 장기간 집안에서 머물며 먹을 수 있을 비상 식량을 구비하라고 한다.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채소를 많이 사 두라고 한다. 이런 댓글들을 읽으며 우한에서의 매일을 버티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연재된 일기에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보내주거나 물품을 보내주고 싶어 한다. 대량의 마스크는 개인보다는 병원의 의료진들에게 보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받지 않는다. 우한은 봉쇄되었지만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생활했다. 매일 일을 하며 점점 올라가는 물가에 겨우 채소와 필요한 물품을 사며 살아가고 있었다. 점점 봉쇄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도 생겨난다.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되었지만 병원에서 더이상 받아주지 않자 막다른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런 안타까운 이야기는 무수히 많았다. 한 가정의 어른들 모두가 코로나19에 걸리게 되고 격리되어 있었고 집에는 어린 아이 둘만 남게 된다. 어린 아이들을 돌봐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마스크 구하기도 힘들어진다. 인터넷을 통해 마스크를 구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지만 마스크는 구할 수 없었다. 저자는 채팅방에서 친구들과 소통하며 우한 봉쇄가 풀리는 4월초까지 일기를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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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책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이유진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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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란 모든 인간이 느끼는 감정이다.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외로움은 누구나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유독 그 외로움을 못 참는 사람들이 있다. 외로움이란 오직 혼자 있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외로움이란 뇌의 감각으로 한 번 외로움을 느끼고 나면 외로움과 관련된 뇌 부위의 신경세포가 활발해져 다시 무리 속으로 돌아가도 감정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한다. 외로움의 실체를 더 알아보면 외호움을 느끼는 뇌 부위에 과잉된 전류가 흘러 표정을 컨트롤하는 뇌의 부분에 문제를 일으켜 무서운 표정을 만든다고 한다. 나만 외롭다는 생각은 자신도 모르게 화난 것 같은 표정을 만들어버린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 다가오지 못하고 더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책>에서는 나만 외롭다는 생각을 없애면 외로움은 사라진다고 조언한다. 나만 외롭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점점 깊은 생각으로 빠지고 외로움은 커진다. 모두 외로움을 느낀다는 생각으로 보면 누구든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되고 비교하지 않게 된다. 겉모습이나 지위는 아무 관계 없고 모두 똑같이 외롭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주위를 돌아보면 외로움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딸이 회사에서 한 일을 인정받아 손님에게 감사 편지를 받았다는 말에 엄마는 앞집 딸과 비교한다. 이런 일은 계속 되었고 엄마는 절대 칭찬하거나 함께 기뻐하지 않았다. 딸은 오히려 자신을 반성하며 상처 받는 것을 몇 번이나 되풀이하며 더 노력했지만 이것이 엄마의 외로움 때문이었던 것이다. 직장에서 자신의 안건에만 유독 반대를 하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동료가 있다. 다른 사람들에겐 다정하지만 유독 한 사람에게만 싫어하는 표현을 하는 것도 외로움의 발작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도 있고 외로움을 느끼는 것처럼 안 보였기 때문에 동료가 외로움을 느낀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또 자신의 가치관을 아내에게 강요하는 남편이 잇는데 이도 어쩌면 자신의 외로움으로 인해 발작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연인 사이에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데 연인 앞에서 혹시 자신이 버림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우는 연기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우는 연기를 해도 외로움은 해소되지 않는다. 연인에게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외로움은 해소될 수 있다.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나 외로움을 느끼고 그 외로움의 표현 방법이 다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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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만나는 한국신화
이경덕 지음 / 원더박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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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너무나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라 그 정확한 출처나 형식은 없다. 그저 구전되어 내려오던 이야기가 문자가 생기면서 이야기로 만들어진 것이다. 신화는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문화와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나라마다 비슷한 신화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새롭게 만나는 한국 신화>는 한국에서 전해지고 있는 한국 신화를 10편 모았다. <새롭게 만나는 한국 신화>에서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의 신화들을 모아 들려준다.


'바리데기' 신화를 너무 많이 알려진 신화로 교과서에도 등장한다. 바리데기 공주는 아들만이 왕이 되어야 한다는 편견을 가진 아버지의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나 버림받은 공주의 이야기이다. 오구대왕은 젊은 혈기 때문에 점괘를 무시하고 결혼식을 올린다. 오구대왕은 길대부인과 금슬이 매우 좋았지만 첫째 아이부터 시작해 일곱 번째 아이까지 모두 딸이었다. 일곱 번째 딸을 낳고 오구대왕은 아들이 아니라는 실망감에 일곱 번째 딸을 버리라고 한다. 바리데기 공주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신하들은 바리데기 공주를 옥함에 넣고 강에 던졌고 아이가 없던 거지 노부부가 바리데기 공주를 키우게 된다. 이후의 이야기는 알고 있듯 바리데기 공주는 자신의 친모를 위해 약을 구해서 돌아오게 된다. 이 바리데기 신화에서 바리데기를 옥함에 넣고 강에 버리는 장면은 성경에 나오는 모세나 그리스 신화처럼 버려진 이아기 세상을 바꾸는 장면은 동서양이 같다.   





'자청비'는 오곡의 씨앗을 받아 곡식의 신으로 제주도 농업신 세 명 중 하나이다. 자청비는 부자 김진국 부부가 오랫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자 절에 시주를 하고 얻은 딸이다. 자청비는 무척 현명하고 지혜롭기까지 했는데 열다섯 살이 되어 문도령을 만난다. 남장을 하고 문도령과 함께 글공부를 하다 문도령이 정혼자와 결혼을 하려고 집으로 돌아가고 자청비는 문도령이 다시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다 종인 정수남의 능욕을 피하기 위해 죽이게 되는데 이를 알게 된 아버지가 화를 내자 집을 나가게 된다. 집을 나간 자청비는 여행을 하며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되고 결국엔 문도령을 만나 혼인하게 된다. 자청비는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능동적으로 찾아가는 인물이었다. 물론 초반 자청비가 문도령을 만나고 떠난 문도령을 기다리기까지는 약간은 수동적인 성격이었지만 정수남의 죽음으로 완전히 바뀌고 자신의 삶은 개척하는 모습의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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