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요해지기 위해 씁니다>에는 다양한 책의 문장들을 필사한다. 제인 오스틴, 도스토옙스키, 한정원, 조지 손더스, 신영복, 카뮈, 캐서린 메이, 마쓰오 바쇼, 법상 스님 등 다양한 작가들이 책을 접할 수 있다. 필사책의 장점 중에 하나가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는 것이 아니기에 순서없이 눈에 들어오는 글귀를 필사했다. 제인 오스틴의 <설득>에서 사람들이 소음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글귀가 있다. 수레와 짐마차 따위가 요란하게 덜컹거리고 신물팔이, 빵 장수 등의 시끄러운 소리에도 불평하지 않고 오히려 이런 소음이 겨울이 가져다부는 즐거움의 일부로 여겼다라는 것이다. 제인 오스틴의 <설득>을 읽어보았지만 필사를 통하지 않았다면 이런 문장이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 박연준의 <쓰는 기분>의 글귀를 필사할 때는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공책을 잡초와 그늘이 어우러져 노는 뒷마당 같다고 했다. 공책에 엄마에게 꾸중을 들은 일을 적거나 작은 보물들을 숨겨두기에 좋은 곳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필사를 하는 그루기들은 글 전체를 읽고 필사하는 것이 아니라 글의 일부분만 발췌하기에 더욱 집중해서 글을 읽을 수 있다. 그렇다보니 문장의 의미나 내용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천천히 글귀들을 이해하고 따라 쓰면서 좀 더 마음에 오래 담아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