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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게임한다 고로 존재한다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21
이동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평점 :
예전엔 '게임'이라는 것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지, 나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물음을 자주 했다.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게임이 쓸모가 없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래전엔 게임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한 것이다.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으로 일상의 삶에서 멀어지고 오히려 게임 세계에 빠져 현실 사회와는 담을 쌓게 된다고 생각했다. 플레이어는 현실 세계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고 게임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바뀌었다. 성인도 게임을 많이 하고 프로게이머나 프로그래머라는 직업도 있어 이제 게임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게임 프로게이머나 프로그래머라고 답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 이미 게임을 하나의 산업으로 만들어 e-스포츠라로 인정받고 그 시장 규모도 엄청나다고 한다. 이런 시대에 게임이 무익하고 해롭다는 말은 틀린말이 되었다.
<나는 게임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게임을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풀어보는 것이다. 인간은 원래 놀이를 좋아하고 게임은 그 놀이 중 하나로 게임만이 가지는 특별한 여섯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게임은 현실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게임 세계는 현실과는 다른 모습으로 장조되고 우리는 그 차별화된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게임 세상으로 탐험을 떠난다. 둘째, 게임은 가볍지만 진지하기도 하다. 심각하지 않은 상태로 존재하는 매우 유희적인 특성을 가진다. 게임은 얼마든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기를 반복하는 것이 유희성의 대표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셋째, 게임은 어느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되는 자발성을 가지고 있다. 넷째, 게임은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즐거움을 준다. 이를 몰입성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데 몰입은 자발성을 전제로 한다. 다섯째, 게임은 플레이어가 자신을 감추고 역할놀이에 빠져들게 한다는 것이다. 역할놀이는 비일상성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는데 일상과는 다른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다. 백 가지 캐릭터로 백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특정한 역할을 연기하는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통해 특별한 모임을 만들기도 한다. 집단성이라고 볼 수 있는데 모여서 놀면 더 흥미롭고 재밌게 느껴진다. 지속적으로 유대 관계를 갖는 길드와 같은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된다.


우리가 접하는 게임 속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게임은 왠지 모르게 익숙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캐릭터 이름도 친숙하고 캐릭터가 대적해야 하는 적도 어디선가 본 것 같다. 이는 어릴 적 우리가 봤던 신화 이야기와 닮았다는 것이다. 근대 문명이 시작되면서 신화를 푸대접을 받지만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신화를 재탄생하고 있다. 비과학적이고 비이성적인 이야기, 원시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신화는 주술적인 마법이 난무하고 꿈과 같은 판타지가 주를 이루는 게임의 세계와 잘 맞았다. 신화적인 요소가 게임의 세상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캐릭터가 가지는 환상적인 매력 때문일 것이다. 북유럽 신화나 켈트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게임이 많은데 북유럽 신화와 켈트 신화가 시작된 지역은 따뜻하고 풍요로운 지중해에서 꽤 떨어진 북족에 위치하고 있다. 삶 자체가 전투와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화에 등장하는 신은 차갑고 투박하고 어둡고 컴컴한 미지의 세계와 싸우는 문화, 혼돈과 무질서의 세계, 무엇보다 탄생과 죽음, 창조와 멸망, 경쟁과 전투, 승리를 핵심 가치로 생각하는 게임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