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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숨결
박상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2년 2월
평점 :
오랜만에 읽는 한국 미스터리소설 <차가운 숨결>은 현직 의시가 쓴 소설로 이미 한국추리문학상 신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렇게 문학상을 받은 작품들은 어느 정도의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이라 좀 더 쉽게 선택하게 한다. 기대도 있긴 있지만 메디컬 미스터리가 아주 재밌을 수도 있지만 의학적인 지식을 많이 필요로 한다면 그만큼 흥미가 떨어질 것이다. 이 작품에는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하면서 어쩐지 잘 맞지 않을 것 같은 '감성 메디컬'이라는 수식어가 더 붙어 있다. 미스터리와 감성이라니 어울릴것 같지 않지만 또 잘 어울릴 수 있을 것도 같다.

지난달 외과 레지던트가 된 현우는 담당교수나 선배들에게 이쁨받는 후배는 아니다. 오히려 야단을 더 많이 맞고 혼나는 것이 일상이다. 그날도 수술방에 급하게 들어오느라 진동으로 해 두어야 할 핸드폰을 그대로 들고와 수술을 하던 김태주 교수님에게 야단을 맞고 수술방에서 쫒겨났다. 이런 경우 수술방에서 쫒겨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온갖 무시와 모욕적인 말을 들어야 한다. 물론 일차적으론 현우의 잘못이긴 하다. 그래서 현우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변명하지 않는다. 매일이 이렇게 정신없이 환자들을 만나고 선배들에게 혼나며 하루가 지나간다.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가 보니 수아였다. 수아는 얼마전 사망한 한재훈의 가족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복통은 급성충수돌기염으로 맹장염이었다. 그런데 수아의 행동이 이상했다. 상태를 확인하려는 의사의 진료를 완강하게 뿌리치고 있었다. 현우가 수아를 달래 수술을 한다. 수술 후 수아의 상태를 보러 간 현우는 수아에게 아빠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수아는 자신이 아빠가 죽은 날 밤 당직 여의사에게 엄마가 고맙다며 무릎을 꿇었던 것을 봤다고 한다. 아빠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왔고 금방 사망했던 일이었다. 엄마는 아빠의 죽음이 오히려 좋은 일이라도 되는 듯 의사에게 감사한다고 한 것이다. 그런 엄마의 행동이 수상한 수아는 엄마를 무척이나 미워하고 있었다. 수아의 말에 현우는 당시 한재훈의 차트를 찾아봤다. 자신의 담당 환자가 아니고 사망한 환자의 차트를 검색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쓰러지긴 했지만 아무래도 이상한 점이 있다. 사망진단서에는 선배 강나리 이름이 있었고 간호기록지에는 박다영 간호사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었다. 현우는 다영에게 한재훈의 사명 당시 이야기를 들었지만 별다른 일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수술을 마친 수아가 갑자기 병원에서 회복 중 사라진 것이다.

<차가운 숨결>은 이미 2020년에 출간한 소설로 개정판이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표지는 초판이 헐씬 더 스토리에 어울렸다. 아무래도 표지에서 너무 많은 정보(스포)를 보여주기 때문에 표지를 변경한 듯하다. 제목이 일본 미스터리소설 '달콤한 숨결'과 비슷해 표절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비슷한 제목이야 있을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보다 결말에 대한 말이 많다고 하는데 크게 충격적이지도 않지만 논란을 일으킬만한 것도 아니었다. 아마 스토리의 전개가 흡입력이 있다보니 독자들도 현우의 사건 해결 과정을 따라가는 듯했나 보다. 그렇다보니 그런 결말이 나오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오히려 반전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인기 드라마도 가끔 너무 인기가 많아 작가가 처음엔 의도한 결말 대신 시청자들이 원하는 결말로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소설은 이미 쓰여진 결말이기에 그 반전에 대해 논란이었나보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는데 현우의 '원맨쇼'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다 읽고보니 작가 찬호께이의 <기억나지 않음, 형사>가 생각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