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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평점 :
'상상력'이라는 것이 참 경이로운 것이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걸리버 여행기>를 읽다보면 그런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이 소설 <걸리버 여행기>는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이며 1667년에 태어나 1726년에 총 4부로 된 <걸리버 여행기>를 출간하게 된다. 1726년은 우리나라 조선의 영조 2년의 해로 영조시대에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상상력을 가진 책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당시엔 호평을 받지 못했다. 워낙에 영국 정치와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한 탓인데 지나친 풍자와 비판은 삭제한 후 아이들도 읽을 수 있는 동화로 재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다시 성인용으로 출판하길 바랐고 결국 다시 출판하게 된다. 비행기도 나오기 전의 사회에 하늘을 나는 섬이라는 상상력과 거인국, 소인국이라는 설정 등은 대단한 상상력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걸리버 여행기>의 세번째 이야기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는 상상력과 과학이 만나 지금 보아도 대단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애니 '천공의 섬 라퓨타'는 많이 알려진 애니메이션으로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하늘을 나는 섬의 이름이 '라퓨타'로 애니는 <걸리버 여행기>를 기반으로 또다른 상상력을 발휘한 것이다. 섬이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반중력' 때문이라고 하는데 <걸리버 여행기>에서는 라퓨타를 통해 반중력의 개념을 제시하고, 화성의 달이 둘이라는 사실을 예측하기도 했고, 또 정교하게 묘사된 자동계산기는 컴퓨터의 원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라퓨타'는 하늘을 나는 섬 나라 말로 '높다'의 '랖'과 '통치자'인 '운타'의 합성어인 '라푼타'가 변형되어 '라퓨타'가 되었다. 그리고 이들은 아주 똑똑한 사람들로 수학과 음악을 좋아하고 지식이 많았다. 특히 모든 칭찬을 수학적인 지식으로 비유하는데 여자나 동물의 아름다움을 칭찬할 때 사다리꼴이나 원, 타원 등의 기하학 용어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학문적인 지식은 많았지만 비합리적이며 그들의 마음은 수학과 음악에만 갇혀 있어 다른 것들은 배척했다.
사실 이런 모든 것들이 알고보면 당시 영국 정치판을 비판하고 꼬집은 것들이다. 국민들이 보기엔 아무렇지도 않은 것으로 싸우기만 하는 정치가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자신이 신은 신의 굽이 높은지 아닌지는 중요한 것이 아닌데도 정치인들의 바보같이 그런 것으로 싸우기만 한다. 우리나라도 당쟁으로 많은 피를 보기도 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어 영국 정치사가 전혀 남의 나라 이야기는 아니게 보인다.
물론 정치적인 비판과 풍자를 떠나 <걸리버 여행기>는 상상력이 풍부한 아주 훌륭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