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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히치하이커 - 제4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작품집 ㅣ 사계절 1318 문고 117
문이소 외 지음 / 사계절 / 2018년 11월
평점 :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며 인간과 닮아가는 로봇
마지막 히치하이커, 문이소, 남지원, 은이결, 민경하 지음, 사계절, 2018
한낙원과학소설상 네 번째 작품집으로 「마지막 히치하이커, 문이소」,「목요일엔 떡볶이를, 문이소」,「로봇과 함께 춤을, 남지원」,「절대 정의 레이디 저스티스, 은이결」,「잠수, 민경하」 모두 다섯편의 수상작품이 들어있다. 과학소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선정된 작품들은 각각의 다른 주제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우리와 청소년들이 꼭 한 번은 고민해봐야 하는 의미있는 질문을 던지는 내용이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어떠한 상황으로든 우리는 이미 로봇과 공생하며 살아갈 부분에 있어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미래를 이끌어가며 살아갈 우리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으며, 기성세대가 이루어낸 첨단과학에서 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해 볼 수 있기를 기대 해 본다.
[마지막 히치하이커] 문이소
“로봇이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캐나다 횡단에 성공하고 미국횡단에서 2주 만에 공격당하고 파손 되서 안타까움과 함께 여행을 끝내야만 했던 기사와 뉴스를 접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떠들썩하게 기사화 되었던 내용이 짧은 단편에 잘 소개되어 안타깝게 여행을 끝낸 히치봇의 사건으로 남긴 “로봇이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다시 한 번 떠올리는 시간이 되었다. 네 번째 히치하이커 ‘몰리오’가 우여곡절 끝에 보나라는 소녀를 만나 실패로 끝날 수도 있었던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연구소로 돌아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생명체로 우리 곁에 존재 할 인공지능 로봇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인간들이 불신하면서도 또 다른 경쟁자로 생명체처럼 받아들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게 된다.
[목요일엔 떡볶이를] 문이소
“로봇이 사람의 감정을 배워간다면.....?”
여기에 등장하는 로봇 루빈은 무연고 노인과 그에 준하는 노인들의 정서지원을 위해 만들어졌다. 지금으로 말하면 요양보호소나 주간보호센터의 역할을 말하는 것 같다. 요일별로 찾아가는 할머님, 할아버님을 대하면서 이런 저런 감정을 배워가는 아니 배운다기보다는 느끼는 이야기로 묘사되고 있다. 로봇이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것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지만, 어짜피 로봇은 프로그램화 되어 인간들이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입력하여 만들다 보니 로봇 나름의 방식으로 감정을 배워갈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들이 갖는 많은 감정중에는 나쁜 감정들도 많으니 어떤 사람과 어떤 프로그램으로 어떻게 교감하느냐에 따라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루빈이가 만나는 분들 중에 목요일의 할머니에게 가장 애정을 갖고, 감정을 느껴가는 것 같은 이유는 아마도 로봇이지만 가장 인간다운 대상으로 존중하며 대해줬기 때문이 아닐까?
[로봇과 함께 춤을] 남지원
평범한 가정이었지만 여동생을 잃고 실직하여 방황하는 아빠의 모습과 힘들어 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그 나이 또래의 학생들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풀어나가는 이야기 이다. 댄서였던 아빠가 로봇들에게 댄스를 가르쳐주는 자랑스러운 아빠로 돌아오지만, 사실은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90%이상 로봇이 되어 가족들과 일 사이에서 가슴아파하는 아빠의 모습이 그려지고, 준모에게 들켜 마지막 인간의 모습을 포기하지 않게 되는 이야기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고 첨단과학의 숨겨진 어두운 면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 준다.
[절대 정의 레이디 저스티스] 은이결
절대정의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로봇이 법정에 서서 판결까지 하며, 인공지능의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심장까지 이정도면 미래에는 로봇과 인간을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같아지거나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들이 인공지능로봇이 나타나면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인 인간을 심판하는 힘을 로봇과 나누고 언젠가는 인간보다 위에 설 수도 있다는 것일 것 같다. 로봇이 인간의 심장으로 판결을 하며 재심을 진행하며 일어나는 일들 속에 결국 로봇은 스스로 만들어지는 인공지능이 아니고 인간이 심어 놓은 대로 판단하고 진행한다는 것, 결국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 인간이 만드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가 아닐까?
[잠수] 민경하
하연이라는 소녀가 물속에 있는 것이 너무 좋아 제주도로 가서 해녀들과 해녀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묘사된다. 제주방언과 해녀들의 일상을 정말 잘 정겹게 잘 그려냈다. 물속에서 하연이가 만난 외계인을 해녀들은 용왕할머니쯤으로 생각하며, 사람들의 상상 속 인물을 자연스럽게 묘사 해 낸다. 하연이가 외계인을 만나 물속에 있었던 시간이 정확히 얼마가 흘렀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물 밖에서 무당이 굿을 하고 부모님까지 와 있는 모습을 통해 죽은 줄 알았던 하연이가 살아나온 것으로 생각하는 정도의 시간이 흐른듯하다. SF의 환상만큼이나 바닷 속 풍경이 멋지게 표현되어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을 받으며, 과학의 발전은 인간을 물고기처럼 바다 속에서 숨 쉴 수 있는 아가미를 몸에 만들어 넣을 수 있는 날도 머지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섯편의 이야기는 각각의 의미와 재미를 보여주며, 많은 생각들을 끌어내어준다. 제4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작품집이라는 글귀 앞에 붙은 ‘한국SF문학의 현재와 미래’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들은 SF지만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정감과 놀라운 상상력의 만남으로 읽는 이로 하여금 무언가 색다른 SF소설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묘미가 있는 작품집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